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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 자연 심으면 창의력도 생산성도 쑥쑥
자연주의 사무실, 바이오필리아

자연친화적 환경, 21세기 들어 많은 기업들이 부르짖는 화두 중 하나다. 최근 출간된 《식물예찬》의 저자 예른 비움달은 인간은 수백만 년 동안 햇빛, 초목, 바다, 공기를 접하며 자연 속에서 진화해왔지만 안타깝게도 현대인들은 90% 이상의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며 자연에서 멀어져 있다고 말한다. 콘크리트 벽 속에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이야말로 자연을 갈구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지고 있다. 일터에서 자연과의 공존은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확대보기벽천화분벽면을 인테리어 개념으로 활용한 벽천화분은 2~3개 층이 하나의 벽면으로 개방된 공간이나 빌딩의 1층 로비에 적합하며,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보는 즐거움도 크지만 가습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바이오필리아가 뭐야?
자연이 곁에 있을 때 심리적 안정 느낀다
‘바이오필리아(Biophilia)’를 부르짖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집보다 회사에 있는 시간이 많고 외근보다는 사무실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직장인들일수록 더욱 그렇다. 바이오필리아는 우리말로 ‘녹색갈증’을 말한다. 자연을 좋아하는 생명체의 본질적이고 유전적인 소양으로 살아 숨 쉬는 생명과 자연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자연에 대한 애정과 갈증은 곧 인간의 본성임을 강조하는 가설인 바이오필리아는 1984년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Edward Wilson)이 처음으로 제시했다. 그는 인간은 태초부터 자연과 함께 공존했고, 이로 인해 인간은 자연이 곁에 있을 때 심리적 안정을 느낄 수밖에 없는 DNA를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환경으로부터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과학문명의 발달로 모든 게 편리해진 세상이지만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는 불안정한 존재라는 윌슨의 말처럼, 설령 직장인이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자연을 갈구하는 것이 사실이다.
바이오필리아는 그간 다양한 관찰과 실험, 연구를 통해 가설의 유효성을 확인받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세계그린빌딩협의회(WGBC : World Green Building Council)가 지난 2014년에 발표한 〈기업 내 근로자들의 건강과 웰니스 및 생산성에 대한 보고서〉를 꼽을 수 있다. WGBC 보고서에 따르면 건물 내 웰니스 환경을 결정 짓는 9가지 요소 중 하나가 바이오필리아이기에 기업은 업무, 학습, 치료 등 정신 집중이 필요한 곳에서 자연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확대보기화분들

그린오피스! 왜 필요한 거야?
창의력 15%, 생산성 6% 증가
현대인들이 바이오필리아를 갈망한 것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도시화로 인해 빌딩숲에서 일하는 사무직 근로자들에게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기계소음이나 온갖 화학약품 냄새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산업현장은 물론이고, 청결과 자동화가 이루어진 스마트공장의 근로자들마저도 한결같이 부르짖는 것이 ‘자연 속의 힐링’이다. 최근 들어 기업들은 근로자들의 근무 여건에 자연친화적 환경을 더욱 강조하며 나섰고, 직장인들은 여가시간을 활용해 피톤치드가 많이 뿜어져 나오는 숲이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천혜의 관광명소들을 앞다퉈 찾는다.
영국산업연맹(CBI : Confederation of British Industry)의 조사 결과는 바이오필리아를 갈망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대변한다. CBI는 2013년 영국의 기업 내에서 발생한 전체 병가 중 12%는 신체적 질병과 무관하다고 발표했다. 영국 랭커스터대학의 연구자료 또한 눈여겨볼만 하다. 전 세계 1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연적인 환경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8% 이상은 실내에서 녹색을 보지 못하고 있고, 47%는 햇빛이나 창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자연 요소와 일광이 있는 환경의 사람들은 창의력 및 웰빙 감각이 15%, 생산성은 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자연으로부터 멀어진 직장인들의 심리적인 건강 문제가 그만큼 심각하며, 기업 입장에서 볼 때 바이오필리아의 필요성은 매우 중요한 현안 과제라는 얘기다. 근로자들의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하고 회복탄력성을 기를 수 있는 자연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근로자의 심리적 건강과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확대보기사무실의 화분자연에 대한 애정과 갈증은 인간의 본성이므로 기업 실내에 식물이 많을수록 직장인들의 건강은 물론이고 정서와 창의성에 도움이 된다.

요즘 기업들은 어때?
헵시바㈜, 실내정원 갖춘 친환경의 롤모델
실내 업무공간에 식물이 있을 때 직장인들에게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굳이 전문가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그 장점과 효과를 모르는 이가 없다. 관엽식물을 비롯한 식물들이 근로자의 곁에 함께 자리하면 실내 공기 정화, 미세먼지 농도 낮추기, 가습효과, 시각적인 즐거움과 심리적 안정, 인테리어 대체 등 다양한 효과가 나타난다.
그렇다면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세먼지 흡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농촌진흥청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실내 식물은 미세먼지 농도를 무려 90% 가까이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엽식물의 경우 미세먼지가 잎의 매끈한 부분에 달라붙거나 잎 뒷면 기공으로 흡수된다. 사무실의 대표적인 화분으로 선호되는 벵갈고무나무를 넣은 실험용 박스 안에서 미세먼지를 일으키자 처음에 620㎍였던 미세먼지 농도가 5시간 뒤 104㎍으로 낮아졌다. 산호수 실험에서도 마찬가지로 미세먼지 농도가 83%와 87%씩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다.
식물이 실내에서 사람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가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자연 요소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식물 렌털 서비스 전문기업들이 관리해주는 회원사들을 보면 주로 외국계 기업이나 대기업, 그리고 IT 관련 기업들이다. 업계 소식통의 말을 빌리면, 기업들이 식물에 대한 관심은 많으면서도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렌털 관리 서비스 비용에는 인색한 편이라고 한다. 몇 달 서비스를 받다가 멈추는 기업들이 부지기수라는 것. 말로만 자연친화적 환경의 중요성을 떠들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는 얘기다.
보기 드물게 근로자들의 자연친화적 환경 조성에 돈을 아끼지 않는 기업도 있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 자리한 산업용 냉난방기 전문기업 헵시바㈜는 사무실에 야외정원 같은 실내 정원을 꾸며놓았다. 꽃과 관상수들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실내정원은 책상에서 일을 하면서도 눈을 즐겁게 해준다. 걸음 몇 발짝만 옮기면 식물들과 교감을 나누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직원들이 평생 눌러앉고 싶은 안정적인 일터를 추구한다는 이명구 대표는 사내 곳곳을 근로자 중심의 친환경 공간으로 꾸미려고 노력했고, 여기에 투자된 비용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말한다. 이 회사의 제품이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이자 시계시장 3위를 달리는 데는 역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말이 아닐까?
이제는 기업들도 달라져야 한다. 회사 로비에 관상수 화분 한두 개 들여놓는 보여주기식 쇼가 아니라, 일하는 직원이 자연과 한자리에서 공존하며 호흡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적어도 직원들의 건강이 기업의 자산이고 그들의 창의력이 곧 성장동력이라고 생각한다면 친환경 근무여건 조성에 들어가는 돈이 아깝지 않을 것이다.

Interview
에코플랜트 최용일 부장

잎사귀 넓은 관엽수가 Good!
파티션 화분 인테리어도 추천


작은 화분들 위주로 베란다에서 직접 키우는 가정에서와는 달리 기업에서는 로비나 복도 사무공간에 대형 화분들을 배치해 관리하는 편이다. 따라서 굳이 구입을 하기보다는 화분을 빌려주고 주기적으로 관리까지 해주는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다. 기업 화분 렌털 서비스 10년 경력의 에코플랜트 최용일 부장에게 업무 공간에 적합한 식물과 벽천화분, 파티션 화분에 대해 들어보았다.

확대보기최용일 부장 기업의 실내 업무공간에 적합한 식물은 어떤 것들인가요?
잎이 넓고 많은 관엽식물이 좋습니다. 잎이 크면 그만큼 산소를 많이 내뿜으면서 공기정화 기능이 우수하고 미세먼지 제거에도 효과가 좋기 때문입니다. 떡갈잎고무나무, 극락조, 해피트리, 벵갈고무나무, 킹벤자민 같은 식물들입니다. 야자수나 녹보수도 고객들이 선호하는 식물입니다.

최근에는 벽면을 이용한 식물(벽천화분)도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되던데요?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나죠. 사무실보다는 2~3개 층을 하나의 벽면으로 개방된 공간에 주로 설치합니다. 보기도 좋지만 가습효과가 뛰어나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보통 작은 화분 200여 개 이상이 설치되어야 합니다. 다만, 물주기 자동설비를 해야 하거나 주 1회 전문인력이 방문하여 포터를 일일이 빼서 물주기와 관리를 해줘야 하므로 손이 많이 가는 게 단점입니다.

관엽식물도 지속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만큼 기업들로서는 렌털 서비스를 받는 게 유리하겠죠?
그렇습니다. 기업의 경우 수량이 많이 필요한 데다, 특히 관엽식물은 전정도 해줘야 하고 떡잎도 제거해주는 등 관리가 필요한 식물입니다. 물만 준다고 해서 잘 자라는 게 아니기 때문에 렌털 관리를 선호합니다. 주로 도심에 있는 대기업 사무실이나 고객 방문이 많은 기업들이 주 고객이고, 중소기업은 전자파 피해를 줄이려는 게임이나 전산 관련 업무 중심의 기업들이 회원사들입니다.

일반적으로 렌털 서비스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고객 입장에서는 식물을 구입하지 않고 계약을 통해 매월 렌털 비용만 내면 됩니다. 매주 방문하여 물주기와 관리를 해주고, 6개월 정도 지나면 다른 화분으로 교체해주는 편이죠. 관엽식물의 경우 크기가 170㎝ 이상의 대품과 150㎝ 정도의 중품입니다. 10~15개 정도를 서비스 받는 데 월 25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갑니다.

여러 개의 화분들로 파티션 역할을 대신하는 것도 신선한 느낌이 들던데요.
대형 화분 대신 규격화된 작은 화분으로 파티션 인테리어를 하면 단순한 파티션을 설치했을 때보다 실내 분위기가 한결 신선하고 아름답죠. 햇빛을 보지 않아도 잘 자라는 스킨답서스나 화이트사파이어 같은 식물들로 꾸미면 좋습니다. 특히 내근직 인력이 많은 사무공간이라면 권장하고 싶은 식물 인테리어입니다.

자체 구입했거나 선물로 들어온 화분과 식물 관리에 대해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식물의 성장에는 통풍, 햇빛, 수분, 이 세 가지가 기본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능한 한 바람이 잘 통하고 빛이 들어오는 공간에 놓아야 합니다. 난이나 다육식물이 아닌 경우라면 물은 충분히 자주 주어야 합니다. 사무실에 흔히 자리하는 관엽식물들은 잎이 크고 왁스층이 있어 윤택이 나는 식물이 많습니다. 이 식물들은 기공에 먼지가 잘 흡착됩니다. 관음죽과 팔손이나무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잎에 붙어 있는 미세먼지를 자주 닦아줘야 공기정화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3,595
등록일 :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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