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9.21
옴부즈만! 발로 찾아내 바꾸고 고친다
중소기업 옴부즈만

 

변하지 않으면 멈추거나 퇴보한다. 사람도 기업도 법과 제도도 마찬가지다. 시대가 바뀌고 환경이 변하면 달라져야 한다. 특히 기업 활동과 성장을 저해하는 불합리한 제도나 규제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2009년 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중소기업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했다. 7년이 지난 지금,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불합리한 규제 및 애로 발굴 개선
A사는 개인기업에서 법인기업으로 전환하여 2015년 처음으로 폐기물부담금 부과 대상이 된 케이스. 하지만 폴리에틸렌 필름제품 모두를 B사에 납품하고, B사는 전용 재활용 업체와 계약을 체결하여 재활용을 실시하기 때문에 당연히 부담금을 납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더욱이 자사제품 재활용 비율이 80% 이상이므로 당연히 부담금 면제대상이라 생각했던 것.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2015년 4월에 2,000만 원의 부담금 납부 명령을 받았다. 이에 부담금 면제신청을 하고자 했지만, 기한은 1월 말로 이미 지났다는 답변을 받았다. 국내의 경우 유해성이 적거나 내구성이 긴 종류의 플라스틱에도 일률적으로 부담금을 부과해 A사처럼 업체들의 불만이 상당히 누적된 상황이었다.
이처럼 현실과 괴리된 규제 개선에 옴부즈만이 나섰다. 기술개발 및 경제환경 변화 등을 고려하여 부과업종을 조정하고, 환경적 유해성과 재활용 용이성을 반영하여 부담금 품목을 조정하는 한편, 폐기물부담금 재활용 감면 신청기한도 다음해 3월 말로 연장했다. 또 부담금 부과도 다음해 4월 말에서 6월 말로 바꾸는 등 재활용 감면제도를 현실화시켰다.
법과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한번 만들어지면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경영 환경은 시시각각 변화하므로 현실에 맞지 않는 고질규제는 개선되어야 한다. 정부는 각종 규제로 인해 중소기업들이 부딪히게 되는 불합리한 규제 및 애로를 상시적으로 정비하고자 지난 2009년 미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새로운 제도를 도입했다. 바로 ‘중소기업 옴부즈만’이다.

총 10,150건 발굴 9,855건 처리
서울시 종로구 우정국로에 자리한 중소기업 옴부즈만(제2, 3대 김문겸)은 총괄운영팀, 규제기획 및 홍보팀, 기획협력관 소속 규제개선팀, 관리협력관 소속의 현장소통팀, 애로해소 1, 2팀 등 총 6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규제개선을 위해서는 각계 전문가와 정부 각 부처의 협업이 필수조건이므로 이곳에는 10명의 전문위원들을 비롯해 중기청, 기재부, 행자부, 환경부, 지자체 등 공무원과 유관기관 파견직원 등 총 24명의 인력이 함께 일한다. 또 중소기업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개선이 필요한 규제를 발굴하기 위해 현직 기업인 72명으로 구성된 명예옴부즈만들이 전국 각 지역에서 동참하고 있다.
지난 7년 동안의 중소기업 옴부즈만 활동 실적은 주목할 만한 결과를 낳았다. 2009년 개소 이후 지난해 말까지 발굴한 규제애로 과제는 총 10,150건으로, 이 중 9,855건을 처리했다. 이에 따라 1,840건의 제도가 개선되었고, 그중 67.1%가 중소제조업에 적용되는 기술, 입지, 환경 분야다.
개선 성과 중에서 특히 인증비용 절감을 통해 중소기업이 활력을 얻은 것은 눈에 띄는 부분이다. 규제 및 제도 개선을 위해 핵심인증 전면정비, 인증통폐합, 인증비용 대폭절감, 인증가수요 방지, 인증관리시스템 보완정비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여 113개 정비가 진행됐고, 이로 인해 인증을 활용하는 23만 중소기업의 부담 경감이 예상된다. 올 연말에는 인증 수가 10년 전 수준인 131개로 감축돼 수수료, 시험검사, 인건비 등을 따져서 고려할 때 무려 1조 6,260억 원의 비용절감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기간단축을 통해 제품을 조기 출시할 때에는 매년 8,630억 원의 매출 증대도 예상된다.

 

‘S.O.S Talk’로 숨은 규제 발굴
지난해 옴부즈만이 처리한 규제애로는 총 2,054건이다. 이 중 규제제도 개선은 499건으로, 수용률은 24.3%에 달했다. 이는 전년대비 7.1%p 증가한 것으로, 발로 뛰는 기업과의 소통을 통해 규제발굴 및 애로 청취에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벌인 결과다. 2009년 개소 이후 매주 1회 이상 간담회 및 현장 방문으로 소통한 기업인이 3,600명이 넘는다.
2015년은 유관기관과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도서지역, 신산업 등 소외지역·분야에 대한 규제발굴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주요 분야별 기업 현장의 바닥규제 발굴을 위한 업종·업태별 릴레이 규제장터(간담회)를 열었다. 31개 기업특성별 간담회를 집중 개최하여 현장의 이슈를 공유하며 개선활동을 벌인 것으로, ‘규제장터’란 기업의 규제애로를 중소기업 옴부즈만에게 팔아주면 옴부즈만이 잘못된 규제애로를 적극 없애겠다는 뜻으로 사용한 명칭이다. 31개 업종·업태별 간담회는 2개월간 릴레이 형태로 진행돼 핵심 규제 167건을 발굴하는 실적을 거뒀다.
또 숨은 규제 발굴에도 적극 나섰다. 옴부즈만의 제한된 자원을 극복하고 지역 현장의 기업 접점 확대를 위해 기관 간의 협업을 통한 규제 발굴을 적극 추진하고자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진흥공단, 제주도,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과 규제애로 발굴·개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중소기업진흥공단과 함께 ‘S.O.S(중소기업 Small business, 옴부즈만 Ombudsman, 중진공 SBC)Talk’를 집중 개최하여 경남 ‘가업승계 차세대기업’, 강원 ‘바이오산업’, 서울 ‘청년창업가’, 대구 ‘자동차부품산업’, 전북 ‘귀금속보석산업’ 등 5개 권역 현장의 숨은 규제를 집중 발굴했다.
전문인력 증대와 협업 역량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올해의 경우, 옴부즈만은 중진공과 함께 ‘S.O.S Talk’를 전국적으로 확대하여 실시하고 있다. 지난 3월 제주(청정헬스푸드)를 시작으로 4월에 경북 남부(성형가공), 5월에 경기 북부(건강기능식품) 행사를 실시한 데 이어, 앞으로 서울(6월/정보기술), 경기 서부(7월/금속가공), 전남(8월/바이오식품), 대전(9월초/무선통신융합), 충북 북부(9월 중/동력기반 기계부품), 강원 영동(10월 초/웰니스 식품), 부산 동부(디지털 콘텐츠) 등 총 10회에 걸쳐 이어간다. 이 행사는 일반 기업간담회와는 달리 지역의 뛰어난 강소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노하우 및 발전 전략을 공유하고,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 발굴과 개선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규제 개선 기관인 옴부즈만과 현장 전문기관인 중진공의 협업을 통해 규제애로 해소를 위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문겸 옴부즈만은 “규제는 기업에게 곧 비용이자 제약이죠. 규제개선의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한 건이라도 기업 현실에 부합하게, 기업이 만족할 때까지 고쳐야 합니다. 중소기업인 여러분들은 규제 장벽에 좌절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옴부즈만을 두드려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전한다.

■ 두드리세요 ‘옴부즈만’
대표전화 : 02-2100-4900
온라인 접수 : www.osmb.go.kr, 이메일 : bizhomin@osmb.go.kr

옴부즈만이 이렇게 개선했습니다

불합리한 인증 때문에 기회 박탈 ‘NO’
유아용 카시트를 제조·판매하고 있는 P사는 원래 자동차부품을 제조·판매하던 업체였지만, 2년 동안 제품개발에 매달린 결과 2011년 탈·장착이 쉽고 안전한 어린이용 안전벨트를 만들 수 있었다.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벨트 장치를 장착한 영아용 카시트 제품(W3)은 인증을 받고 출시됐다. 신제품에 대한 반응은 꽤 좋았다. 차량에 카시트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어린이집과 계약을 체결하고 납품을 시작했다.
매출 증대를 청신호라고 여겼던 P사의 즐거움은 오래가지 못했다. 어린이집으로부터 갑자기 납품을 취소하겠다는 연락을 받게 된 것. 2014년 복지부가 어린이집 평가인증 안내 지침을 개정하면서 어린이집에서 사용해야 하는 카시트 규격을 몸무게 18㎏ 미만인 영아를 대상으로 하는 W1, W2 제품으로만 제한했기 때문이다. 3년 만에 시장에서 퇴출되면서 반품으로 인해 재고는 쌓여만 갔다. W3 제품은 15㎏ 이상 유아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W2 제품과 큰 차이가 없는데도 비현실적인 규제가 발목을 잡은 것.
이에 중소기업 옴부즈만이 나서서 실태조사를 한 결과, 15㎏ 이상 영아가 많은 어린이집에서 W3 제품을 구매하더라도 안전문제 등의 발생소지가 없으므로 이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돼 규제개선을 추진했다. 이로 인해 36개월 미만 영아가 15㎏ 이상인 경우에 한해 W3 제품이 사용 가능하도록 ‘어린이집 평가인증 안내 지침’을 개정 및 시행하도록 조치했다.

관·민 갑을관계 창업 저해 ‘NO’
1968년 지적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지적관리 담당 공무원 생활 10여 년 등, 50여 년 가까이 지적업계에 몸담아온 K씨. 그는 관이 독점해오던 측량시장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적측량은 지적공사(국토정보공사)가 독점 수행해오던 분야로, 2000년 헌법 불합치 판결에 따라 2004년부터는 일부 업무에 대해 민간 참여를 허용했다. 10여 년이 지난 현재 전국 150여 개 민간업체, 1,500여 명의 직원이 참여 중이다. 하지만 전체 측량시장은 5,000억 원 규모인데 민간은 10분의 1만 참여하게 돼 있어 전체 시장의 6.5%(약 330억 원)에 불과하다. K씨는 민간업체나 공사 모두 국가가 인정한 지적측량 기술자격증 소지자가 같은 장비를 사용해서 지적측량을 하는데, 공사에게 90%의 일을 밀어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K씨는 옴부즈만의 규제개선 실천을 통해 민간 지적측량 시장을 활성화 시키고, 2만여 지적측량기술 자격자의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그 결과 도시개발사업 등의 완료에 따른 지적확정 측량에 대해서는 2018년부터 민간 지적측량 업자만 참여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현재 법령 개정 추진으로 올 하반기에는 입안 및 국회에 제출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공표하도록 할 예정이다. 민간업체들의 고용 창출 및 매출 증대가 크게 일어날 전망이다.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2016-05-27]조회수 : 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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