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8.09
국민소득 3만 달러의 의미

 

11년째 2만 달러대, 국민소득이 뭐라고
2016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국민소득이 27,561달러로 발표되었다. 국민소득은 평가방법 등에 따라 여러 가지로 구분되는데, 대표적인 지표가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NI)이다. 국내총생산은 한 국가 영토 내에서 거주하는 경제 주체가 창출한 부가가치의 합을 의미한다. 영토 기준이기 때문에 외국인이 우리나라 안에서 벌어들인 소득도 포함된다. 반면, 국민총소득은 한 국가의 국민이 생산 활동에 참여한 대가로 받은 소득을 말한다. 국민총소득에서의 기준은 ‘국민’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이 외국에서 받은 소득은 포함되고, 우리나라 안에서 외국인에게 지급한 소득은 제외된다. 일반적으로 국민들의 평균적인 생활수준을 비교하기 위해 사용되는 지표는 1인당 국민소득으로, 이번에 발표된 수치가 이에 해당한다.
1인당 국민소득을 구하기 위해서는 명목 국민총소득(GNI)부터 추산해야 한다. 명목 GNI는 전년 GNI에 실질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의 합을 곱해 산출한다. 작년 경제성장률이 2.8%였으므로 여기에 물가상승률 1.2%를 합한 4%를 2015년 GNI에 곱해 2016년 GNI를 구하는 식이다. 이렇게 원화로 구해진 GNI를 우리나라 총인구수로 나누면 원화표시 1인당 GNI가 구해진다. 또 이것을 연평균 환율로 나누면 달러표시 1인당 GNI가 산출된다. 1인당 국민소득은 국제적으로 비교를 하기 위해 보통 미국 달러화로 표시하기 때문이다.
계산 과정을 살펴보면 어떤 요인이 1인당 국민소득을 오르고 내리게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일단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1인당 국민소득이 올라가게 된다. 그런데 여기에 덧붙여 환율이 상승하거나 인구가 증가하면 1인당 국민소득은 내려가게 된다. 원화로 표시된 국민총소득을 총인구수로 나누고, 또 환율로 나누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환율과 물가상승률이 최대변수
따라서 2016년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는 데 실패했다는 기사를 잘 해석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를 따져봐야 한다. 보통 이런 기사들은 우리 경제의 성장률에 문제가 생겨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식으로 보도되곤 한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이 11년째 2만 달러대에 머물며 선진국의 기준이라는 3만 달러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그런 가정에서 작성된다.
그런데 작년 국민소득 산출 과정을 보면, 모든 게 경제성장률 저조 때문이라고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우선 국민총소득의 증가율을 살펴보면 2015년엔 6.5%이고, 2016년엔 4%였다.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두 해가 모두 2.8%였다. 2.8%라는 숫자가 증가하지 않은 것이 문제일 수도 있지만, 두 해의 증가율 차이는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때문이니 꼭 성장의 문제라고 이야기하기 어렵다.
또, 2016년 원화표시 1인당 국민총소득은 3,198만 4,000원으로 전년보다 4% 증가했지만, 달러 표시로는 27,561달러로 전년보다 1.4% 증가했다. 이런 차이는 환율 상승 때문이다. 2016년 1인당 국민소득에는 최근 5년(2012~2016)간 연평균 환율인 달러당 1,113원이 적용되었다. 2016년 평균 환율이 1,1160.4원으로 전년의 1,131.5원보다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에 적용된 연평균 환율이 높았다. 지난해 연초에 중국의 금융 불안, 국제유가 급락과 이에 따른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 등으로 환율이 1,238.8원까지 오른 적이 있어 환율이 꽤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진입의 최대 변수는 환율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예를 들어 올해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아래까지 떨어지고, 경제가 3% 정도 성장하면 올해 말에라도 당장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환율은 우리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라 외부 변수이기 때문에 우리 의지대로 되지 않곤 한다. 각 기관마다 예측하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 시기가 제각각인 것도 환율 수준과 경제성장률 전망이 다르기 때문이다. IMF는 우리나라의 국민소득 3만 달러 진입 시기를 2020년으로 예측한다.

숫자보다 경제의 질 개선이 우선
이렇게 환율 때문에 1인당 국민소득 수준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은 과거에도 많이 나타났다. 예를 들어 2007년의 1인당 국민소득이 23,062달러였는데, 이 수준을 다시 회복하는 데 4년이 걸린 적이 있다. 2008년부터 환율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 당시에도 원화표시 국민소득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PP(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1인당 국민소득을 비교하기도 한다. 구매력 평가는 각국의 생활수준과 구매력에 맞춰 적정환율을 계산한 것이다. 예를 들어 네이버에 ‘세계 GDP 순위’를 치면 IMF가 집계한 세계 GDP 순위가 ‘명목 기준’과 ‘PPP 기준’으로 모두 나온다. 명목 기준 세계 GDP 1위 국가는 미국(18조 5,619억 달러)이지만, PPP 기준으로는 중국(21조 2,690억 달러)이 1위다. 생활수준과 구매력 기준으로 환산한 환율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PPP 기준 1인당 국민소득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이미 2011년에 3만 달러를 돌파했고, 증가세도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물론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률이 그리 높은 수준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지만, 선진국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오히려 3만 달러라는 숫자보다 우리가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국민소득은 늘어가는데 불평등은 심화된다거나, 가계 가처분 소득 비율이 떨어지는 것 등이다. 별 의미 없는 숫자 공약에 솔깃하기보다는 늘어난 국민소득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돌아와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2017-04-26]조회수 :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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