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8.09
황금연휴로 발생하는 ‘여가의 경제학’

황금연휴 득일까 실일까?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유례없이 긴 황금연휴가 펼쳐졌다. 긴 휴일이 발생하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효과가 적지 않아 휴일 지정 여부는 매우 조심스럽기 마련이다. 긴 휴일로 인해 기업의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부정론과 연휴 동안 여가 활동이 늘어나 국내 내수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긍정론 사이에서 정확한 저울질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기업 생산과 수출 감소에 더 무게를 둔 부정론의 목소리가 컸다. 일하는 날이 줄어들면 생산 감소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최근 우리나라 일평균 수출액은 19억~20억 달러 내외다. 월 수출액을 그 달의 조업일수로 나눠 계산한 수치다. 만약 조업일수가 하루 줄게 되면 일평균 수출액도 20억 달러가량 줄고, 월간으로 환산하면 약 4~5%의 수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수출의 경우 일반적으로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연휴가 발생하면 미리 생산을 해서 재고를 비축하기 때문에 이런 효과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월 단위로는 영향이 생길 수 있지만 납품일을 연휴 전후로 당기거나 미루는 경우가 많아 연간 규모로는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 공장들은 징검다리 휴일이 발생하면 그 앞뒤 휴일과 연결해 계속 공장 가동을 멈추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런 설명을 보완해준다.

임시공휴일 하루 경제효과 약 5조 원
오히려 최근에는 소비 진작과 내수 경기 활성화라는 문제가 중요해지면서 연휴의 소비 증진 효과에 더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쉬는 날에는 소비 활동이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만큼 내수가 진작되고 경제 활성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특히 최근 한국경제의 상황이 수요 부족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 더 큰 문제인 탓에 휴일을 통해 ‘유효 수요를 얼마나 진작할 수 있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지난 2015년 광복절에 8월 14일 금요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을 때, 한 민간연구소에서는 휴일 지정의 경제효과를 5조 1,600억 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전체 인구의 절반인 2,500만 명이 휴일에 1인당 7만 9,600원씩 소비지출을 한다는 가정에서였다. 이때 발생하는 소비지출의 구성비는 숙박(23.9%), 교통(28.2%), 식비(34.1%), 오락문화(13.8%)로 가정했다. 이와 같은 수치들은 대부분 기존의 관련 설문조사, 통계수치 등을 통해 드러난 평균 금액 및 구성비들을 활용한다.
특히 이 경우 임시공휴일 하루의 전체 소비지출액은 1조 9,600억 원(2,500만 명×7만 9,600원)이지만, 이러한 소비지출이 유발하는 생산유발액이 3조 8,500억 원에 해당해 총 5조 원 이상의 경제효과가 추정되었다. 생산유발액이란, 특정한 분야에서 생산이 늘게 될 때 그 생산 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주변에서 늘어나는 각종 활동들의 경제적 가치를 모두 합한 개념이다. 예컨대 초코파이 생산액이 1억 원 늘어난다고 가정한다면, 그 초코파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원료를 수송하고, 제품을 운반하며, 그러한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노동자들이 밥을 사먹고 휴식을 하는 일련의 활동들의 경제적 가치를 모두 합하는 것이다.
이때 각 산업에서 1단위의 생산이 늘어날 때마다 유발되는 생산유발액은 산업마다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유발되는 활동량이 산업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행에서는 해마다 산업연관표를 통해 산업별 ‘생산유발계수’를 발표하고 있어, 이를 활용해 추정할 수 있다.

해외여행 많아졌지만, 지출액은 하락 추세
그런데 휴일이 그냥 하루 발생하는 것과는 달리, 긴 연휴가 발생되면 계산이 조금 복잡해질 수 있다. 연휴가 길어지면 국내에서만 소비 활동을 하는 게 아니라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경우가 많아서 국내 소비 진작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서는 이와 관련, 2007년 이후 출입국 통계 자료를 통해 연휴기간이 증가할수록 연휴 첫날 해외 출국자 수가 늘어나는 것이 통계적으로 유효함을 밝혔다. 3일 연휴의 첫날에는 1일짜리 휴일보다 출국자가 38% 증가하고, 4일 연휴 첫날에는 51%, 5일 연휴 첫날에는 100% 이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즉, 연휴기간이 길어질수록 해외여행을 가는 여행자들이 실제로 많아진다는 분석이었다.
또한 국민여행실태조사 등을 활용해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공휴일이 하루 더 늘어날 때 우리나라 전 국민이 지출하는 국내 여행액은 400.5억 원, 해외 여행액은 146.9억 원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때 해외 여행액의 21.6%는 국내에서 지출하기 때문에, 공휴일이 하루 증가할 때 여행으로 인한 국내의 경제적 가치는 432.2억 원(국내 여행액 400.5억 원+해외여행 국내 지출액 31.7억 원)으로 추정했다. 연휴기간이 길어지면 해외여행을 많이 가기는 하지만, 국내 지출액이 해외 지출액보다 3.8배 높다는 결과다.
앞서 소개한 연구 결과와 수치 차이가 큰 것은 직접적인 여행 관련 소비액만 추정했을 뿐, 여행 이외의 다른 소비 지출과 이에 대한 생산유발액은 포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들 때문에 연구 결과들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조금 어렵다. 특히 이 연구에서 활용한 국민여행실태조사는 해마다 실시되는데, 매우 재미있는 분석들이 많다.
2016년 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여행 경험자들의 국내여행 평균 1회 지출액은 10만 원이 조금 넘고, 평균 국내 여행 횟수는 연간 5.51회였다. 즉, 15세 이상 국민 1명이 1년에 대략 56만 원 정도를 국내 여행에 쓴다는 이야기다. 반면, 해외여행 경험자들의 1회 평균 여행 지출액은 170만 원 정도였다. 저가항공, 저가여행상품 증가 등으로 1회 지출액이 전년에 비해 30만 원가량 하락한 것도 눈에 띄는 결과였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2017-09-28]조회수 : 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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