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12.11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장단기 금리역전은 경기둔화의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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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의 美 금리역전에 경기침체 우려 수면 위로
지난 3월 말 미국의 장단기 금리역전이 화두가 됐다. 미국의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은 12년 만에 나타난 것으로, 일반적으로 장단기 금리역전은 경기침체의 전조로 여겨져 많은 관심과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보통 금리는 단기보다 장기가 조금 더 높다. 1,000만 원을 빌릴 때 3년 동안 갚는 조건과 10년 동안 갚는 조건이 있을 경우, 3년 금리가 2.4%라면 10년 금리는 2.5% 정도 되곤 한다. 돈을 빌려 오랫동안 가지고 있으면 그 돈으로 여러 수익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같은 금액을 빌려주더라도 기간이 길수록 금리는 높아진다. 그런데 미국에서 10년간 빌려 쓰는 국채 금리가 3개월 동안 빌려 쓰는 국채 금리보다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다시 며칠이 지난 4월 초에 10년물 금리가 다시 오르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은 해소되었지만, 금리가 엎치락뒤치락하며 안정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낮아진 것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까닭은 금리가 경기 상황과 전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국채’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채는 국가에서 발행하는 채권이다. 채권은 돈을 빌릴 때 쓰는 차용증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쉽다. 국가가 민간에서 돈을 빌리면서 쓰는 차용증의 금리가 국채 금리인 셈이다.
모든 이자는 위험도에 비례한다. 국채 금리도 마찬가지다. 국채는 국가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자산 가운데 하나인 데다, 일반 시중은행 금리보다는 낮다. 하지만 국가의 신용 등급에 따라 금리 차이가 발생한다. 국가의 신용도가 떨어져 위험도가 높아지면 금리가 올라가고, 신용도가 높아 위험도가 낮다면 금리가 내려간다. 돈을 떼어먹을 가능성이 높은 나라에 돈을 빌려줄 때에는 높은 이자를 받고, 돈을 떼어먹을 가능성이 낮은 나라에 돈을 빌려줄 때에는 낮은 이자를 받는다는 이야기다.

경기침체의 공포

스멀스멀 올라오는 ‘R의 공포’
국채는 금리만큼 먼저 할인을 해서 판매하므로 국채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게 된다. 즉, 국채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커지므로 채권 가격이 하락한다. 반대로 국채 금리가 내리면 할인율이 작아지므로 채권 가격이 상승한다고 이야기한다. 안전한 국채일수록 금리가 낮아 비싸고, 위험한 국채일수록 금리가 높아 가격이 싸다.
그런데 한 국가의 국채라도 장기, 단기에 따라 금리가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장기가 단기보다 높은데, 두 가지의 경우일 때 이것이 역전하곤 한다. 하나는 단기 금리가 상승하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경우이다. 두 가지의 원인은 조금 다르다. 단기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시중에 유동성이 부족하다는 의미일 가능성이 높다. 경기 악화로 자금이 단기화되면서 단기 채권의 금리가 높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것은 사람들이 경기를 좋지 않게 바라보는 경향이 많아져서일 가능성이 높다. 경기가 불확실해짐에 따라 안전한 장기 채권으로 수요가 몰리는 것이다.
이번의 경우에는 후자, 즉 장기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나타났다. 특히 이런 현상이 나타날 때는 1~2년 안에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던 터라 이 현상을 두고 ‘경기침체’가 나타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경기침체(Recession)의 첫 자를 따와서 ‘R의 공포’라 칭할 정도로 이 현상에 대한 우려는 큰 편이다.

WALL가 팻말과 미국 국기

힘 받는 ‘금리인하 메시지’ 주장
하지만 이번 장단기 금리역전의 경우에는 조금 다른 의미도 있다는 의견이 많다. 장단기 금리역전 현상이 경기침체의 전조가 아니라 현재 미국 기준금리를 인하하라는 시장의 신호라는 의미다. 대표적으로 전 미국 연방준비위원회 의장이었던 재닛 옐런이 이런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을 이해하려면, 장기 국채 금리와 달리 단기 국채 금리는 중앙은행 기준금리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장기 국채 금리와 달리 3개월물과 같은 단기 국채 금리에 시장의 전망까지 담기는 어렵다.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초단기 국채 금리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그대로 따른다. 미국 중앙은행 금리가 내려갈 것 같으면 3개월물 국채 금리도 따라 내려가고, 기준금리가 고정되면 단기 국채 금리도 유지된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지난 12월에 한 차례 오른 뒤, 올해에 2~3회 인상을 예고하며 유지해온 터였다. 즉, 장기 국채 금리는 경기 전망을 반영해 하락하는데 기준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버티고 있던 셈이었다. 하지만 10년 장기 국채 금리가 단기 국채 금리를 하회하면서 현재 단기 국채 금리, 즉 기준금리 수준이 부적절하며 곧 떨어져야 한다는 신호를 주었다는 의미다. 옐런은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일정 시점에 인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시장이 보여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힘을 받는 이유는, 현재 미국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3월 20일에 있었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미국의 경제활동 성장세가 지난 4분기보다 둔화됐다며, 계획대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유지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미국의 성장률 전망도 2.3%에서 2.1%로 낮췄다.
이래저래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경제 상황이 연초에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더 좋지 않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 수출 등 대외의존도가 높아 세계 경제 흐름의 영향이 큰 우리 경제 역시 이런 상황 속에서 홀로 독야청청하기 어렵다. 우리 내부 상황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외 환경 변화의 움직임을 기민하게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때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2019-05-02]조회수 : 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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