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09.17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거세지는 외풍에 캄캄한 하반기 경제

반도체 웨이퍼

믿었던 반도체마저…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말 2019년 경제정책 방향을 설정할 때에는 2019년 성장률을 전년과 유사한 연 2.6~2.7%로 전망했다. 세계 교역 둔화,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통상 마찰의 영향으로 수출이 전년보다 둔화될 것은 예측됐으나, 재정 조기집행 등 정책적인 노력을 통해 성장세를 보완한다는 전제 아래 설정한 전망이었다.
이번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발표 때에는 2019년 성장률을 전년대비 2.4~2.5%로 낮췄다. 지난 전망 때 예측했던 상황들이 해결의 실마리 없이 계속 진행되고 있고, 상반기 중에 회복세가 시작될 것으로 믿었던 반도체 경기 위축이 심화되면서 수출이 크게 줄어든 영향이 크다. 특히 지난 전망 때에는 2019년 수출이 전년대비 3.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2018년 수출 증가율은 5.4%로, 전년보다는 성장 폭이 줄어들겠지만 성적이 좋지 않았던 선박,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등이 개선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반기 전망 때 올 수출은 전년대비 5% 하락할 것으로 수정됐다. 이미 상반기 수출이 전년대비 8.5%나 떨어진 것을 반영하면, 그나마 하반기는 상반기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내다본 수치다. 설비투자율도 이전에는 전년대비 1.0% 증가할 것으로 보았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4% 감소할 것으로 수정했다. 설비투자율은 상반기에 17.4%나 하락했던 탓에 하반기에 설비투자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져야 이 전망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설비투자의 경우 수출과 연동되는 성향이 매우 크다. 수출이 증가하면 설비투자도 늘어나고, 수출이 줄어들면 설비투자도 따라서 줄어들곤 한다. 지난해 상반기 설비투자율이 매우 높았던 것도 반도체 호황으로 반도체 수출이 크게 늘면서 설비투자가 늘었기 때문이었다. 전년 상반기에 투자가 매우 많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올해는 투자가 조금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도 부진 이유 가운데 하나다.

반도체

예상보다 길어지는 반도체 단가 하락 추세
어쨌든 올 성장 전망이 낮아진 데에는 수출 부진의 영향이 크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예컨대 2분기 수출의 전년대비 감소액이 약 127억 달러인데,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 감소액이 75억 달러였다. 전체 수출 감소액의 약 60%가 반도체 몫이라는 이야기다. 2018년 수출 증가도 반도체 호황 덕분이었지만, 올해 수출 부진도 반도체 침체 때문이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반도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단가 하락이다. 반도체 단가는 전년 동기에 비해 약 60% 이상 하락했다. 2분기 정도엔 하락이 마무리될 것이란 게 올 초 많은 전문가들의 전망이었다. 지난해에 가격이 너무 급하게 오른 측면이 있어 단가가 얼마간 떨어지는 것이 오히려 ‘정상화 과정’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그런데 반도체 단가 하락 기간이 예상보다 더 길어지고 있다. 어떤 제품의 단가가 하락하는 것은 수요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도 있지만, 기업들이 설비 확충을 통해 공급량을 크게 늘렸을 때 많이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단가 하락이 중단되기 위해서는 수요가 공급량을 넘어서야 한다. 수요가 공급이 늘어나는 것보다 적게 늘어나면 단가는 계속 하락할 수밖에 없다.
올 초에 많은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는 미뤄졌던 기업들의 투자가 다시 재개되면서 가격 하락도 중단될 것으로 전망했다. 빅데이터 시대가 되고, 5G 시대에 맞춰 영상 데이터가 늘어나는 등 데이터의 양이 커져 설비와 기기에 더 많은 반도체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그래프

무역분쟁, 브렉시트 등 곳곳이 지뢰밭
그런데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불확실성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장은 알려진 악재보다 불확실성을 더 싫어한다고들 이야기한다. 이런 경우, 즉 향후 시장이 얼마나 더 성장할지 예측하기 어려울 때 기업들은 일단 투자를 유보한다. 나중에 어떤 어려움이 생길지 모르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돈을 쓰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예상보다 반도체 수요 진작이 늦춰지고, 반도체 가격 하락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가 내년 상반기에나 회복될 것 같다는 수정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수출 몫이 큰 우리 수출도 하반기까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바뀌었다.
다행히 지난해 매우 저조했던 선박 수출은 올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선박은 수주에서 수출까지 약 2년여의 기간이 소요되는 탓에 수주량을 통해 수출액을 근사할 수 있다. 2016년 선박 수주는 매우 저조했지만 2017년부터 수주가 늘어나면서 올해 선박 수출액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도 전기차와 같은 환경 친화 차량과 SUV 차량의 글로벌 수요가 늘면서 수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다른 품목들에서는 뚜렷하게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 수출은 세계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으로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무역분쟁, 영국의 브렉시트 등 악재들은 넘쳐난다. 나 홀로 호경기를 누렸던 미국조차 금리 인하 시기를 논할 정도로 강력한 성장 동력이 없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정부가 의욕적으로 재정을 집행해 어려운 대외 여건을 얼마나 보완할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부도 발표문에 ‘추경, 투자, 수출 활성화 등 활력 제고 노력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 보완 예상’이라는 문구를 통해 그런 의지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2019-07-30]조회수 :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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