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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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식히려면 이산화탄소를 모아라

최근 들어 지구 온난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UN 세계기상기구(IPCC)는 2100년까지 세계 온도가 3~5℃ 더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온도 상승의 원인이 되는 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더욱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기 중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분리해내는 DAC 기술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기술은 비효율적이고 비용이 많이 들어 현실에 적용하기 어려운 기술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그동안의 기술 개발과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에 비추어 그 상용화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실정이다.

온난화 돌파구로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재조명
작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사상 최고치인 370억t을 기록했다. 이제는 이미 대기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까지 제거해야 될 상황이다. 세계기상기구(IPCC)는 온도 상승치를 1.5~2℃로 제한하려면 매년 공기 중에서 80억~100억t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야 한다고 추산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기 중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분리해내는 DAC(Direct Air Capture) 기술이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DAC는 주변 공기로부터 직접 이산화탄소만을 분리해서 따로 수집하는 기술이다. 대형 팬을 이용해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이산화탄소와 결합할 수 있는 화학제가 코팅된 필터를 통해 이산화탄소만을 분리해서 수집한다. 문제는 이 기술에 드는 비용이 너무 높다는 데 있다.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 함유량이 0.04%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이긴 하다. 대량의 공기를 이동시키고 이산화탄소를 분리, 농축시키는 공정에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비용에 대해 MIT 에너지연구소의 하워드 허족(Howard Herzog) 선임연구원은 지난 2011년 이산화탄소 1t당 600~1,000달러로 추산한 바 있다.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잔류시간이 수백 년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DAC 기술보다는 차라리 청정에너지 기술에 투자해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법이 훨씬 더 경제적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카본엔지니어링의 파일럿 공장캐나다 스쿼미시에 위치한 카본엔지니어링의 파일럿 공장에서는 2015년부터 공기 중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포획해왔다.(출처 : Stephen Hui, Pembina Institute/Carbon Engineering)

카본엔지니어링 대규모 공장 조감도카본엔지니어링은 최근 쉐브론, 옥시덴탈, BHP 등의 투자 유치에 힘입어 2021년까지 연간 100만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매일 2,000bbℓ의 합성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출처 : Carbon Engineering)

상용화 발목 잡은 고비용 문제 해결 실마리
그러나 지난 2018년 하버드대학교 물리학과의 데이비드 키스(David Keith) 교수는 DAC 기술의 비용을 1t당 94~232달러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아 이 기술의 상용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이 분석은 카본엔지니어링(Carbon Engineering)의 연구 성과와 그 파일럿 공장에서의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다.
카본엔지니어링은 키스 교수가 2009년에 창립한 DAC 기술 사업체이다. 이들은 캐나다의 스쿼미시라는 마을에 파일럿 공장을 세우고, 2015년부터 공기 중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왔다. 이들의 DAC 공정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우선 지붕에 설치된 지름 10m의 대형 팬으로 대량의 공기를 끌어들이고, 벌집 모양의 플라스틱 그물을 거치면서 수산화칼륨 용제를 접촉시켜 이산화탄소가 결합된 탄산가스 혼합물을 얻어낸다. 다음 공정은 이 혼합물에 수산화칼슘을 가해 소형 알갱이 형태의 탄산칼슘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알갱이에는 50% 순도의 이산화탄소가 포함되어 있다. 이제 이 알갱이에 1,600℃ 이상의 열을 더 가하면 순수한 이산화탄소와 산화칼슘의 성분으로 분리되어 이산화탄소를 따로 수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공정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 수집된 이산화탄소를 이용하여, 물에서 분리한 수소를 결합시켜 탄소량이 매우 적은 액화 합성연료를 생산하는 방법까지 개발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공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물에서 수소를 얻어내어 합성연료를 생산,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이 공장은 현재 하루 1t 가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고 한다. 2017년부터는 합성연료 생산 공정도 통합해 운영 중이다. 이 합성연료는 가격이 기존 휘발유보다 20% 정도 더 비싸긴 하지만, 정유 과정을 거쳐 트럭, 항공, 선박 등을 포함한 운송수단의 저탄소 연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성과를 통해 카본엔지니어링은 최근 쉐브론, 옥시덴탈, BHP 등 기존의 에너지, 석유, 광산 기업으로부터 6,8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고, 이를 기반으로 2021년까지 미국이나 캐나다에 매일 2,000bbℓ(배럴)의 합성연료 생산 용량을 갖춘 첫 공장을 세울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 공장에서는 연간 100만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키스 교수는 전 공정을 이렇게 대규모로 운영할 경우 청정에너지를 사용하고 합성연료를 판매하는 과정까지 최적화시켜 1t당 100달러 이하 비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t당 100달러대 진입 가시화
이밖에도 현재 DAC 사업에는 스위스의 클라임웍스(Climeworks)와 미국의 글로벌 서모스탯(Global Thermostat)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형 공장 규모로 운영되는 카본엔지니어링의 기술과는 달리, 두 기업은 소규모의 확장 가능한 조립식 설비로 운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먼저 2009년에 설립된 클라임웍스의 DAC 기술은 대형 의류건조기 크기의 이산화탄소 수집기를 기반으로 한다. 한쪽에는 대형 팬, 반대쪽에는 공기 출구, 안에는 흡착제를 코팅한 필터를 탑재한 구조로, 팬이 공기를 계속 빨아들이면서 필터에 충분한 이산화탄소가 흡착되면 필터를 100℃로 가열해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따로 수집하는 원리이다. 클라임웍스는 2016년 매년 150대의 수집기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췄고, 2017년부터는 비록 작은 규모이지만 스위스 힌빌에서 세계 최초의 상용 DAC 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 공장은 쓰레기소각장 위에 위치해 그 잔열과 전력을 이용하는데, 18대의 대형 수집기로부터 연간 900t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다고 한다. 이렇게 수집된 이산화탄소는 인근의 그린하우스로 보내 채소를 재배하는 데 사용한다. 최근 추가로 설치된 12대의 수집기는 코카콜라 공장에 판매할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계획이다. 이들의 수집기는 아이슬란드에도 설치되어 지난 1년 반 동안 50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바 있다. 포집량은 모두 지하 깊은 곳에 매장되었으며, 같은 목적으로 올해 말까지 50대의 수집기가 더 설치될 것이라고 한다.
전 세계의 탄소 감축만을 두고 보자면 이러한 방법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이들의 기술은 1t당 500~600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그러나 5년 후에는 이를 200달러까지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기술 개선과 대량생산을 통해 1t당 100달러 이하로 비용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판매하는 방법도 다각도로 논의 중이다. 더 나아가 더 다양한 산업으로 판매처를 늘리는 한편, 교통수단과 난방 등의 에너지원으로서 합성연료를 생산하는 방법도 개발 중이다.
한편, 컬럼비아대학교의 두 교수가 2010년에 공동 창립한 글로벌 서모스탯은 에너지 사용량이 낮아 비용이 적게 드는 DAC 기술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기공성 상자형 세라믹 컨택터를 이용해 표면적을 최대한으로 넓히고 여기에 아민 기반 흡착제를 결합시켜 마치 탄소 스펀지처럼 동작하도록 한 것으로, 자동차의 촉매변환장치에서 아이디어를 따왔다고 한다. 현재 앨라배마주의 헌츠빌에 선적 컨테이너 2개 크기의 수집설비가 설치되었는데, 상부의 대형 팬이 빨아들인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탄소 스펀지 판을 통해 흡수되면 매 15분마다 판을 회전시켜 가열함으로써 98% 순도의 이산화탄소를 수집하게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공기의 흡인 거리가 매우 짧은 구조 덕분에 팬의 동력을 낮출 수 있고, 이산화탄소 분리에 필요한 가열 온도가 80℃에 지나지 않아 다른 기술보다 에너지 비용이 훨씬 낮다고 한다. 이들의 설비는 손쉽게 확장이 가능하고 석탄발전소와 같은 배출원 근처는 물론, 공기 중의 포집이 필요한 현장 또는 이산화탄소가 필요한 공장 어디에도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의 판매를 감안해서 담수화 공장, 드라이아이스, 건축자재, 플라스틱 산업 등을 위한 상용 규모로 더 확장시킨다면 최대 100만t의 포집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헌츠빌의 설비에서는 1t당 150달러의 운영비로 연간 4,000t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는데, 그 비용은 앞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클라임웍스의 클라임웍스클라임웍스는 2017년 스위스 힌빌의 쓰레기소각 발전소 옥상에 18대의 DAC 수집기를 설치해 연간 900t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인근의 그린하우스로 보내 채소 재배에 사용한다.(출처 : Climeworks)

클라임웍스가 이탈리아에 설치한 3대의 수집기지난해 클라임웍스는 이탈리아에 3대의 수집기를 설치해 연간 150t의 이산화탄소를 포획함과 동시에 태양광에너지로부터 수소를 분리, 액화합성연료를 생산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출처 : Climeworks)

각국 정부의 지원정책 뒷받침돼야
그러나 이러한 기업들의 개별적인 노력만으로는 그 성공을 확신하기 힘들다. DAC 사업과 그 성공의 기반이 될 이산화탄소 시장의 확산을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탄소방지정책과 기술 연구 개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동안은 청정에너지 산업을 성장시켜 탄소 배출을 아예 줄이는 방법에 무게가 쏠렸지만, 이제는 DAC 사업에도 주목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태양광, 풍력 등의 청정에너지 발전이 현실화되기까지 지난 수십 년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했던 것처럼, DAC 기술에도 민간 투자는 물론이고 정부 투자와 탄소 규제, 보상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운송 연료에 함유된 탄소 기준치를 낮추도록 하는 캘리포니아주의 저탄소 기준 규제는 앞으로 탄소 함량이 낮은 합성연료의 판매를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서 판매하거나 땅속에 매장할 때 미국 연방정부가 일정액의 세금공제 혜택을 주기로 한 정책도 탄소를 배출하는 다양한 산업에서 탄소 포집의 동기를 부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캘리포니아주에 본사를 둔 쉐브론과 땅속에 숨어 있는 더 많은 석유를 추출하기 위해 지하 주입용 이산화탄소를 필요로 하는 옥시덴탈이 카본엔지니어링에 투자하게 된 것도 이러한 정책 변화에 기반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DAC 기술로 인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기존의 노력이 소홀해질 수 있고,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기보다는 재활용해서 대기로 다시 내보내게 된다는 이유로 DAC 기술에 대해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 속도를 조금이라도 늦추려면 총 탄소량을 어떻게든 줄이기 위해 DAC를 포함한 가능한 모든 방법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앞으로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고병희 미국 현지 객원기자

[2019-06-04]조회수 :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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