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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미국
와이파이 전력소모를 1만 분의 1로

 

모바일 기기를 사용할 때 가장 불편한 점은 역시 배터리 수명이다. 특히 24시간 착용하고 다녀야 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경우 충전은 꽤 번거로운 일이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할 기술이 개발됐다. 모바일 기기의 배터리 잔량이 거의 남지 않은 상태에서도 수 시간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 기술로, 웨어러블 제품의 보급은 물론이고 사물인터넷 시대의 도래를 앞당길 혁신적인 기술로 관심을 끌고 있다.

충전문제 해결할 새로운 통신기술의 등장
손목에 차고 생활하면 사용자의 움직임을 탐지해서 전반적인 피트니스 정보를 알려주는 피트니스 밴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제품은 밴드 안의 소형 센서가 컴퓨터나 스마트폰 앱과 연결될 때마다 센서가 수집한 데이터를 토대로 걸음 수, 이동거리, 소모된 칼로리, 수면 시간과 수면 패턴까지 다양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손목시계처럼 차기만 하면 되니 편리할 뿐 아니라 운동량을 늘리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니 매우 유용한 제품이다.
그러나 사용하다 보면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다. 간단한 센서임에도 배터리가 쉽게 닳는다는 점이다. 닷새에 한 번은 꼭 센서를 빼서 충전을 해야 하는데, 이는 24시간 착용하게 되어 있는 제품으로서는 꽤 번거로운 일이다. 이러한 불편을 해소할 방안으로, 최근 미국 시애틀의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수시로 통신해야 하는 센서의 전력 소모를 대폭 끌어내려 보다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통신방법을 발표했다. ‘패시브 와이파이(Passive Wi-Fi)’라고 명명된 이 통신기술은 피트니스 밴드와 같은 웨어러블 제품은 물론이고, 그동안 전력공급 문제로 지체되고 있던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도래를 앞당길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되면서 큰 관심을 끌고있다.
사물인터넷은 IT분야에서 앞으로 혁신적인 돌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기술이다. 모든 물체나 장비에 다양한 목적의 센서와 소프트웨어, 통신용 칩을 탑재하여 데이터를 수집하고 컴퓨터에 연결하여 광범위한 정보를 제공하게 한다는 것으로, 이러한 제품들은 수 년 전부터 이미 실생활에서 선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이 1년 전에 선보인 ‘대쉬(Dash)’는 필요한 생필품을 새로 사야 할 때 버튼만 누르면 직접 아마존에 연결되고 자동으로 제품을 주문해준다. 평소 물건을 쉽게 잃어버린다면 물건의 위치를 알려주는 트랙커를 물건에 부착할 수도 있다. 또한 버튼에 여러 가지 기능을 지정할 수 있어 누르기만 하면 음악을 틀거나 사진을 찍거나 문을 열거나 전화를 걸 수 있는 스마트 버튼도 있다. 이밖에도 스모크알람, 집안의 조명 스위치, 도어록, 자물쇠, 보안카메라 등 다양한 스마트홈 장비들에 센서가 탑재되고 컴퓨터에 연결되어 제어가 가능하다. 이러한 무선 네트워크는 앞으로 자동차, 건물, 산업장비 등 더욱 광범위한 분야로 확장될 전망이다.
그러나 안정적인 네트워크의 구축을 위해서는 이러한 센서들에 어떻게 전력을 공급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데이터 송신에는 많은 전력이 소모되는데, 대규모 네트워크의 센서를 일일이 충전하거나 배터리를 교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전력 소모하는 아날로그 조작을 디지털과 분리
이번에 워싱턴대학 컴퓨터과학공학과의 쉬암 골라코타(Shyam Gollakota) 교수팀이 개발한 패시브 와이파이 기술은 전력 소모가 큰 와이파이 통신의 전력 효율을 대폭 높임으로써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기존 와이파이 칩의 아날로그 기능과 디지털 기능이 전력 소모에 있어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데 주목했다. 이를 비교해보면 반송파를 생성하는 아날로그 RF 송신기능은 아직도 수백㎽ 단위의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하는 반면, 지난 수십 년간의 실리콘 기술의 발전 덕분으로 반송파에 디지털 데이터를 실어 보내는 디지털 기능은 전력 소모량이 수십㎼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착안해, 연구진은 아날로그 기능은 따로 분리해서 일반 전원 케이블로 전원을 공급받는 중앙장치에서 수행하게 하고, 패시브 와이파이 칩에는 디지털 베이스밴드만 남겨 디지털 기능만을 수행하는 시스템을 구상했다.
이러한 시스템에서 패시브 와이파이 칩은 신호원으로부터 송신된 신호파를 입력된 방향으로 반사시키는 ‘백스캐터링(backscattering)’ 원리에 기반하여 데이터를 송신하게 된다. 중앙장치는 기존 와이파이 채널과 간섭효과가 없는 특정 주파수에서 반송파를 생성해 패시브 와이파이 칩으로 보내고, 패시브 와이파이 칩은 간단한 디지털 스위치를 이용해 이 신호를 단순히 반사(‘1’)하거나 흡수(‘0’)함으로써 데이터를 실어보내는 것이다.
간단한 비유를 들자면, 기존 와이파이 장비가 각각 플래시 라이트를 탑재하고 이를 서로 비추어 통신을 한다고 할 때, 패시브 와이파이 칩은 플래시라이트 대신 거울을 탑재하고 입력된 빛을 선택적으로 반사해 보냄으로써 데이터를 송신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연구에 함께 참여한 전기공학과 박사과정의 밤시 탈라(Vamsi Talla)는 이를 “네트워킹과 많은 전력을 요구하는 모든 기능은 단일 중앙장치에서 수행하고, 패시브 기기는 단지 신호를 반사함으로써 와이파이 패킷을 생성하게 하여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통신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패시브 와이파이칩의 전력 소모를 최신 와이파이 칩의 1만 분의 1까지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제까지 사물인터넷에는 와이파이보다 전력 소모가 훨씬 적은 블루투스 LE나 지그비(ZigBee) 통신기술을 이용해왔는데, 패시브 와이파이 칩은 이와 비교해도 전력 소모가 1,000배는 더 낮다.

월등한 보안 기능까지, 2년 내 상용화 목표
패시브 와이파이 기술의 장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연구에 참가한 박사과정의 브라이스 켈로그(Bryce Kellogg)는 이 센서가 “와이파이 칩셋을 내장한 어떤 라우터, 스마트폰, 태블릿 등과도 통신할 수 있으며, 반사해서 만들어진 와이파이 패킷을 이러한 모든 기기들이 디코드할 수 있어 특별한 장비가 따로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교통카드에 쓰이는 기존의 RFID 기기들도 백스캐터링 원리로 동작하지만, 이러한 RFID 기기는 반사된 신호를 읽기 위해 특수 리더가 필요할 뿐 아니라 신호가 너무 약해서 가까운 거리에서만 동작할 수 있다. 반면에 패시브 와이파이 칩은 반사되는 정보를 와이파이 채널의 주파수로, 직접 802.11b 와이파이 패킷을 생성해 보낸다. 즉, 기존 와이파이 칩셋을 내장한 모든 기기들과 통신이 가능한 것이다. 이 신호는 벽을 통과해서 전송될 수 있으며, 최고 30m 거리의 장비와 통신할 수 있다. 전송 속도는 최고 11Mbps로, 일반 와이파이보다는 느리지만 블루투스보다는 11배나 더 빠르다. 또한 와이파이 기술에 토대를 두고 있으므로 블루투스보다 월등한 와이파이 보안 기능의 혜택까지 제공한다.
더 나아가 패시브 와이파이 칩은 일종의 에너지 형태인 반송파를 흡수함으로써 자체 회로를 구동할 전력도 보완할 수 있다고 한다. 2015년에 골라코다 교수 팀은 센서에 작은 안테나를 탑재하고 와이파이 라우터에서는 신호를 상시 송출하게 함으로써 그 에너지를 받아 센서 구동에 필요한 전력을 만들어내는 ‘PoWi-Fi(Power over Wi-Fi)’라는 무선충전기술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센서 주변의 TV 신호, 라디오 신호, 와이파이 신호 등으로부터 전력을 얻을 수 있어 배터리를 탑재하지 않고도 원거리의 센서를 구동할 수 있는 무전력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에 적용시킨다면 앞으로 신호의 송수신과 관련된 전화통화, 문자전송, 인터넷 연결 등의 기능에서도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골라코다 교수 팀은 패시브 와이파이 기술의 상용화를 위해 지바 와이어리스(Jeeva Wireless)라는 신생업체를 창립하고, 앞으로 2년 내에 패시브 와이파이칩을 생산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 칩은 1달러 이하의 아주 낮은 비용으로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한다. 이 시도가 성공한다면 패시브 와이파이 기술은 현재 사물인터넷의 통신기술보다 전력 소모를 1,000분의 1로 낮추고 통신속도는 11배 더 높이며, 센서의 크기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보안 기능도 강화할 수 있는 혁신적인 통신기술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대중화되어 있는 와이파이 기술을 이용하여 기존의 와이파이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이 기술의 전파력을 더욱 높여 사물인터넷 시대를 훨씬 앞당기는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장점을 바탕으로 패시브 와이파이 기술은 미국의 기술 전문지인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의해 2016년 혁신적인 10대 기술 중의 하나로 채택된 바 있다.

고병희 미국 현지 객원기자​

조회수 : 1,387기사작성일 : 20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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