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9.21
완벽 그 이상을 추구하는 품질전문가
중소기업人 열전 ㈜서영피엔아이 양경수 품질관리팀장

 

정해진 기준에서 한 치의 어긋남도 용납해서는 안 되는 품질관리자는 숙명적으로 누군가를 괴롭힐 수밖에 없다. 남들이 독종이라고 부르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양경수 팀장은 앞으로도 타협할 생각이 전혀 없다. 깐깐하기로 유명한 ‘양경수표 품질관리’의 지향점은 단 하나다. 정해진 기준에서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온전한 제품을 만들어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 그것이 지난 15년간 품질관리자로서 살아온 양 팀장의 간단하지만 어려운 목표다.

임숙경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독종과 오지랖 사이
“우리 직원 중에 저 좋아하는 사람 없을걸요.”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이렇게 말하는 양경수 팀장은 품질관리 업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직원들과의 회식자리도 기피한다. 관계가 친밀해지면 아무래도 업무상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경계한 것이다. 그는 제품 입고에서부터 생산, 출하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하고 있어 사실상 친해질 수 있는 직원이 없다. 그래서 특별한 일을 제외하곤 집과 회사만 오간다. 그렇다고 집에서 환영을 받느냐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니다. 밤늦게 퇴근해 잠시 눈만 붙였다가 새벽같이 출근하는 일이 잦다보니 아내로부터 “집이 여인숙인 줄 아느냐”는 타박도 듣는다. 일 때문에 100일 가까이 집에 들어가지 않고 회사에서 먹고 자는 대담함(?)까지 갖춘덕에 하마터면 쫓겨날 뻔하기도 했다.
양 팀장은 이 모든 것을 자신의 오지랖 탓으로 돌린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꼭 알아야 직성이 풀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반드시 원인을 찾아내 해결해야 하는 성격 탓이란다. 태권도 선수시설부터 마음속에 품어왔던 ‘나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는 좌우명은 품질관리팀장의 자리에 오른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싸움에서 누구를 이겨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품질관리팀장이라는 직책이 회사 업무 전체 프로세스를 알고 참견해야 하는 자리다 보니 여러 분야에 대해 알아야 하고, 많은 사람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합니다. 해결점을 찾을 때까지 많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찾아내자는 것이죠.”
양 팀장의 이런 깐깐함에 못 견딘 거래처에서 “같이 일 못하겠다”는 불평을 쏟아내기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저 기준대로만 하라”는 것이다. 품질 기준을 철칙처럼 지켜온 고지식함 덕에 양 팀장은 제품검수원으로 출발해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며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남몰래 피나게 공부한 노력의 대가
부상으로 그만두기 전까지 태권도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뽑혀 태릉을 드나들기도 했던 양 팀장에게 지난 15년은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었다. 운동밖에 모르던 초보 신입사원에겐 생산현장에서 사용되는 용어 하나, 문서양식 하나 모두 새롭지 않은 것이 없었다.
공부를 시작한 것은 검사원으로 근무하면서부터였다. 하루 11시간씩 꼬박 웅크리고 앉아 한 곳만 응시하고 불량을 잡아내는 일도 힘들었지만, 초보 검사원에게는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더 어려웠다. 바쁘게 돌아가는 생산 현장에서 모른다고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메모해두었다가 퇴근 후 인터넷을 뒤져가며 공부했다. 공부하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인터넷에 나온 자료와 동영상 등을 보며 밤이 새는 것도 모르고 공부에 열중하다 2시간도 채 못 자고 출근하는 경우도 많았다. 품질관리부서 업무의 상당 부분이 문서로 이뤄진다는 것을 알고는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도 섭렵해나갔다. 스스로 찾아 공부하느라 남몰래 눈물도 흘리며 피나는 노력을 했다.
그러나 공부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았다. 품질관리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나니 오히려 ‘대체 어디까지가 품질관리인가’라는 의문에 부딪혔다.
품질관리(QM:Quality Management)는 제품개발 단계에서부터 자재 입고(수입), 생산, 출하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관여한다. 개발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잠재적 불량을 사전에 개선하는 개발 단계를 거쳐 자재와 가공품이 입고되면 정밀 측정기를 이용해 품질관리자가 일일이 직접 치수와 형상을 확인한다. 생산 단계에서는 양품과 불량품이 나오는 설비조건과 방법을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원자재가 만들어지는 과정, 불량이 발생하는 원인도 밝혀내야 한다. 당연히 생산 과정과 기술까지 꿰뚫고 있어야 한다.
출고되었다고 해서 품질관리 업무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완벽하게 만족할 수 있도록 보증 업무도 담당한다. 그야말로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피부로 만지는 등 오감을 총동원해야 한다. 직급이 올라가면서 품질 계획, 관리, 보증 및 개선에 이르기까지 품질관리 전반에 걸쳐 방대한 일을 커버해야 하므로 품질 매뉴얼과 직무 프로세스, 각종 인증제도까지 해야 할 공부가 끝이 없었다.

내 사전에 ‘적당히’란 단어는 없다
불량의 원인을 두고 빚어지는 생산부 직원과의 마찰도 피할 수 없었다. 독기를 품고 공부하던 양 팀장은 실제로 그 독기때문에 몸에 독이 올라 고생을 하기도 했다. 불량 원인에 대해 생산부 직원과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답답한 마음에 그대로 생산 라인으로 기어들어간 것이다.
“430m짜리 핸드폰 UV 코팅 공정 라인이었는데, 보호장구를 하고 들어갔는데도 몸에 UV 독이 오르더군요. 며칠 고생은 했지만, 덕분에 결국 생산 현장의 문제라는 것이 밝혀졌죠. ‘징그러운 놈’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이후 저를 대하는 생산부 직원들의 자세가 달라졌어요.”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지식을 쌓고 경험을 늘려가다 보니 이제는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하고, 그 예측 결과를 기다리는 스릴을 느낄 정도의 경지에 도달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해당 업무 담당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회사의 발전과 성과를 위해 협의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그리고 문제를 완벽하게 처리했을 때 품질관리 담당자만이 누릴 수 있는 성취감도 즐길 수 있게 됐다.
“품질관리는 회사의 존폐를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부문입니다. 제조업이 존재하는 한 필수적이죠. 부적합품이 고객에게 인도되어 불만이 발생하면 회사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입힐 수 있습니다. 더욱이 고객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사고는 어떠한 보상으로도 처리할 수 없습니다.”
품질이 곧 ‘기준’이라는 생각으로 어떤 경우에도 타협 없이 달려왔지만, 양 팀장에게는 지금 생각해도 등골이 서늘한 실수담이 있다. 잘못된 품질관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비싼 대가를 치르고 깨닫게 된 이른바 ‘노비문서 사건’으로, 찰나의 실수로 불량제품이 발생해 회사에 2억 원에 이르는 손해를 안길 뻔했던 일도 있었다. 어마어마한 금액에 넋이 빠진 양 팀장은 사직서 대신 노비문서를 사장에게 내밀었다. ‘이번 사건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피해 금액인 2억 원에 대해 앞으로 회사에서 노비처럼 일하겠다’고 쓴 것이다. 노비문서를 보고 어이없는 표정을 짓는 사장을 뒤로하고, 그는 그 길로 거래처 품질관리 팀장을 찾아가 무릎을 꿇었다. 다행히 큰 불량이 아니어서 거래처의 양해로 일이 해결됐지만, 한창 품질관리에 자신감이 붙었던 양 팀장에게는 다시 한 번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품질은 곧 기준입니다. 제품이 한계점을 넘어서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완벽한 제품으로 가치를 발휘하도록 정의를 내려주는 것이죠. 고객의 요구사항이 명확히 전달되는 것이 바로 그 기준이 됩니다. 그 기준에 맞게 생산되어 검사된 제품만이 고객 만족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품질관리자란 직책이 주는 책임의 무게
양 팀장은 올해 누구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올해 1월 자동차 도어락 부품 제조업체인 ㈜서영피엔아이로 자리를 옮긴 후 눈 코 뜰 새가 없다. 상반기 내내 사내 품질관리체제를 재정비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랐다. 그는 TS16949(자동차 특별요구사항), MSQ(MOBIS Supplier Quality)인증 취득 준비를 코앞에 두고 여름휴가도 반납한 상황이다. 그러나 인증 업무가 마무리되어도 한가하게 여가를 즐길 새가 없을 것이 분명하다. 회사의 전반적인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해 실제로 개선효과를 매출로 연결시키려면 아직 양 팀장의 손을 거쳐야 할 일이 산더미다.
양 팀장 본인 스스로도 “목숨 걸고 일한다”고 할 만큼 개인의 모든 시간과 노력을 일에 쏟아붓고 있다. 그 힘은 결국 고객 만족에서 나온다.
“양경수 팀장이 하면 역시 달라.”
이 한마디를 듣기 위해 그는 밤잠을 줄여가며 일을 한다. 열심히 일한 덕분에 까다롭다는 거래처로부터 그는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런데도 이 까다로운 완벽주의자는 아직 만족을 못한다. 품질관리 하면 ‘양경수’라는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양경수 팀장이 말하는 품질관리자의 자질은?

생각은 올바르게, 결정은 정확하게 쉽게 가려고 잔머리를 굴리는 순간 문제가 생긴다. 품질은 기준이다. 바른 생각을 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 올바른 생각을 했으면 결정은 정확하게 내려야 한다. 어정쩡한 결정은 회사에 손실을 초래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기록 또 기록 품질의 무기는 데이터다. 자신의 업무에 대해 정확히 기록하고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그래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 근거를 내놓을 수 있고 해결점을 찾을 수 있다. 주변을 정리하고, 메모하고 기록하면서 관리하는 능력은 품질관리자에게 필수다.

언제나 “네” 하는 자세 ‘내가 최고’라는 생각은 품질관리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자세다.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본인의 생각을 이해시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지시에 “싫어”, “이건 아닌데”, “안 돼”보다는 먼저 “네” 하고 대답하고 직접 행동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2014-09-02]조회수 : 1,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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