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9.21
“나는 이사가 될 터이다”
㈜코에삼코리아 기획마케팅실 최유리 과장

 

창업한 지 5년 된 유기농화장품 회사 ㈜코에삼코리아의 ‘로즈힙’ 브랜드는 프리미엄 제품으로서 발 빠른 해외시장 개척과 함께 국내 백화점 진출에도 성공한 사례다. 이 회사의 신제품 기획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최유리 과장은 워킹맘이다. 자칭 ‘멀티플레이어’라고 말하는 그는 경단녀(경력단절여성)에서 재취업을 통해 관리자이자 전문가로 변신한 직장인이다.

입사 4년 만에 기획실 과장이 되다
“7월말쯤이면 제가 기획한 두 번째 신제품이 나옵니다. 이번 제품엔 육아 경험을 한껏 되살린 제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했죠.”
신제품 개발 기획자이자 마케터로 일하는 최유리 과장은 요즘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다. 들장미 열매인 로즈힙을 주원료로 화장품과 건강식품을 개발, 판매하는 ㈜코에삼코리아가 야심차게 시리즈로 선보일 신제품은 ‘맘앤베이비 라인’. 임산부 오일과 베이비워시 및 오일 핸드크림 등으로 구성된 이 제품 시리즈는 휴대 시에 용기의 꼭지만 갈아 끼우면 내용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용기도 크지 않아 휴대가 용이하다. 여행이나 목욕 시에 용기가 커서 불편한 데다 내용물이 흘러나오는 펌프식 제품의 단점을 차단시킨 것이다. 또 임산부용 제품이기에 여느 화장품 용기와는 한눈에 구분되는 반달을 세워놓은 듯한 디자인을 고집했다. 임신과 육아를 경험한 최 과장의 실용적인 아이디어와 남다른 디자인 감각이 녹아들었다. 용기 디자인만으로도 임산부 제품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했으니, 회사도 최 과장도 대박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그가 입사한 것은 만 4년 전. 결혼과 출산으로 몇 년을 쉬다가 다시 일하게 된 것만도 행운이었다. 생소했던 화장품 분야의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을 전담하는 부서의 과장이 되어 이제 시리즈 제품 개발까지 했으니, 직장 안착과 사내에서의 입지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꽉 잡은 셈이다. 여기에는 처음부터 그를 믿고 이끌어준 이혜영 대표의 신뢰와 동기부여가 큰 힘이 됐다.
“면접 때 사장님이 이런 주문을 하셨어요. 아이엄마도 직장에서 뭔가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달라고요. 이 메시지가 저에게는 새로운 에너지이자 도전의 자극제가 됐습니다.”

당돌한 경단녀의 재취업, CEO와 통했다
최 과장은 이 회사의 신제품 개발 기획자이자 마케터이기 이전에 서른세 살의 애엄마다. 대학졸업 후 2년간, 당시 잘나가던 IT회사에서 소셜마케팅에 전념하다가 경력을 쌓기도 전에 결혼을 했다. 출산과 육아에만 매달리다가 2011년 다시 일을 찾아 나섰지만 취업은 쉽지 않았다. 그의 입장에서는 출퇴근 시간이 정확한 회사여야 했고, 가능한 집과의 거리도 가까워야 했다. 또 아이가 유치원과 학교에 가면 챙겨야 할 일이 많아서 유연한 근무제도가 절실했다. 경력은 단절된 데다 능력 면에서 내세울 게 없는 주부에게 이런 여건들까지 충족시켜주면서 ‘어서오세요’라고 받아주는 회사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반드시 일을 해야 한다는 각오를 했습니다.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의 인생을 위해서죠. 제 성격이 외향적이어서 매사에 적극적이다 보니 일에 대한 열정도 강하다고 자부했지만, 일단 회사가 채용해줘야 하는 거잖아요. 여기저기 이력서를 많이 냈습니다.”
구직활동 중에 마침 집에서 10여 분 거리에 위치한 화장품 회사의 경리담당자 채용 모집공고를 봤다. 대학에서는 러시아어를 전공했지만, 소기업의 단순 경리 업무이기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 하나로 지원했다. 딱히 어떤 업종의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보다는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식이었다. 문제는 또 있었다. 당시 그의 나이 만 29세였는데, 채용 대상자 연령은 28세 미만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오기로 과감하게 이력서를 제출했다. 스스로도 ‘당돌한 여자’라고 할 만큼 매사에 겁 없이 덤벼드는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합격이었다. 회사의 대표 또한 어린 자녀를 둔 엄마였기에 일하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를 강하게 보여준 그에게 후한 점수를 주었다. 입사 후 알게 된 사실이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시험적인 채용 사례였다. 경리 업무 경력도 없고 나이도 걸리는 기혼여성이지만 회사 대표는 일단 사람을 믿고 일을 시켜본 후 그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을 택한 것이었다. 최 과장은 회사 측의 이런 기대에 적극 부응했다. 무엇이든 배우려는 자세가 남다르고 화장품을 보는 감각도 있는 데다, 성격도 화통해서 소통도 잘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회사에서는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관련 업무까지 하나둘씩 맡기기에 이르렀다. ‘어딜 가도 제 하기 나름이다’라는 말이 잘 맞아떨어진 케이스였다.

중기 직원! 멀티플레이여야 한다
중소기업 직장인들 중 소신이 강하고 꾸준히 승진 계단을 밟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중소기업의 장점은 똑같다. 기업경영 전반에 거쳐 A부터 Z까지 두루두루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 과장의 직장생활 예찬론도 마찬가지다. 입사 당시만 해도 화장품 제조나 성분에 관심조차 없었지만, 어느새 전문가 수준이 되어 있다. 저절로 얻어지는 게 있을까?
최 과장은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에 주력하긴 하지만 지방의 OEM 제조업체의 생산현장을 찾아가 품질 체크도 하고, 매장관리를 위해 백화점에 나가면 직접 고객을 응대하며 제품을 팔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쇼핑몰 고객들의 주문제품은 일일이 배송을 해야 하므로 다른 직원들과 함께 패킹 작업에도 직접 참여했다. 자고로 중소기업 직장인이라면 멀티플레이어로 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일손이 부족한 회사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임엔 틀림없지만, 열심히 두루두루 일한 만큼 다양한 실무지식을 익힐 수 있었으니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커리어와 노하우를 쌓는 일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자신의 열정과 의지와는 달리 직장생활에서 한계에 부딪히는 일도 발생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적인 일들이다. 이를테면 아이들이 심하게 아프면 반차나 월차를 써서라도 챙길 수 밖에 없다. 올해는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한동안 아이 학교생활을 챙기느라 정시 출퇴근을 못하는 일들이 잦았다. 회사 대표나 동료직원들에게 눈치가 보이는 일이었지만, 이 또한 회사 측의 배려가 있었기에 별 무리 없이 넘어갔다.
“사장님도 자녀들을 둔 엄마여서 제 입장을 많이 이해해 주십니다. 3년 전에는 아이가 병원에 한 달간 입원해서 회사에 나올 수가 없었어요. 아이가 어린 데다, 시댁도 친정도 아이를 돌봐줄 입장이 못 되어서 어쩔 수 없었지요. 그런데 제 책상을 치우지 않았더군요. 눈물 나게 감사했습니다.”
가정이나 아이들 일에 관한 한, 코에삼코리아의 이 대표는 사장 입장이기보다는 육아선배 입장에서 최 과장을 챙겨주고 도와준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했던가. 이 때문에 그는 더더욱 회사에 애정과 책임감을 갖고 일하게 됐다고. 일이 많고 바쁠 때는 휴일에도 종종 아이를 데리고 나와서 일할 정도로 회사 일에 올인하는 ‘직장맘’으로 입지를 굳힌 것이다.

회사도 키우고 나도 커야 한다
“제 꿈은요, 이사가 되는 겁니다. 그러려면 일단 회사를 키워야겠지요. 시대 흐름에 맞는 차별화된 유기농 제품과 로즈힙 원료를 사용하는 회사로는 국내에서 유일한 만큼, 우리 회사제품은 경쟁력이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데도 당당하게 백화점에 직영매장을 갖고 있고 수출도 하잖아요. 창업 5년 만에 이 정도면 대단한 거 아닌가요?”
마치 대표가 말하듯이 회사 자랑을 늘어놓는 최 과장. 올해 5월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IBE뷰티박람회에서는 가져간 물량을 완판하는 등 해외 마케팅에 더욱 가속도가 붙고 있어 마케터로서 일하는 만족도가 한결 커졌단다.
코에삼코리아는 창업 이후 3년 동안 신제품 개발 및 홍보마케팅에 있어서 시행착오를 되풀이했다. 일례로 미스코리아 출신을 홍보모델로 활용하기도 했으니, 그간 경영수업료(?)로 쏟아부은 돈이 만만찮다. 자금, 인력, 경험, 노하우, 모든 게 힘든 가운데서도 회사는 신제품 개발, 해외전시회 참여, 민간 네트워크사업 활용 등을 통해 고군분투했다. 신제품 개발 기획자이자 마케터인 최 과장도 관련 세미나와 교육은 빼놓지 않고 찾아다니는 등 부지런을 떨었다. 그러자 지난해부터 하나둘씩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일, 크림, 스킨토너, 마스크팩 등 본격적인 퓨어 신제품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으며 칠레, 홍콩, 일본, 대만 등지로의 수출도 시작됐다. 이에 중기청으로부터 중소기업 판로 활성화 우수기업으로 인정받아 수상도 했다.
코에삼코리아는 올해와 내년을 사세 확장을 통한 도약의 시기로 정하고 있다. 회사의 전반적인 운영을 주도해가는 핵심 인력인 최 과장의 역할도 매우 중요해졌다.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몸도 마음도 바쁘다. 휴일에 가족들과 대형쇼핑센터를 가도 화장품 매장을 먼저 둘러보면서 신제품 트렌드와 가격대를 확인하는 등 시장조사에 열을 올릴 정도다. 경단녀에서 이사를 꿈꾸는 커리어우먼으로 변신한 최 과장의 모습. 바로 기업도 키우고 나도 크는 열정적인 중소기업 직장인의 진정한 자화상이 아닐까?

최유리 과장이 말하는 화장품 기획자·마케터의 자질은?

멀티플레이어가 되어라 제품을 잘 만들고 제대로 팔려면 기획, 디자인, 홍보, 마케팅, 고객상담, 판매, 패킹 등 상품과 관련된 모든 과정을 두루두루 알아야 한다. 직접 경험하고 그 과정에서 얻어진 노하우와 살아 있는 지식을 기획 마케팅에 활용하라.

사람 만나기를 즐거움으로 삼아라 사람도 제품도 성공의 기본은 사람(고객)에게 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스타일을 즐기는지 알려면 많은 사람들과 만나 소통하고 그곳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사람 만나는 일 자체를 즐기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부터 꾸밀 줄 알아야 한다 메이크업의 기본은 그 사람의 장단점을 보완하고 잘 살리는 것이다. 화장품 기획마케터라면 적어도 자신을 스스로 꾸밀 줄 알아야 한다. 자신도 못 꾸미는 사람이 누굴 아름답게 만들 수 있겠는가? 따라서 흔히 말하는 ‘감’과 ‘센스’가 필수다.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2015-07-28]조회수 : 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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