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9.24
한 달에 자동차 100대 이상 판 글로벌 마케터
㈜오토위니 안드레 멘데스

 

입사한 지 이제 7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요즘 그는 ‘물 만난 고기’라는 말을 듣는다. 8월과 9월, 두 달 사이에 무려 216대의 자동차를 중남미에 팔았다. 남다른 성실성과 실적으로 회사에서도 인정받는 직원이 됐지만, 아내에게도 장모에게도 ‘멋진 남편’, ‘능력 있는 사위’로 사랑받고 있다. 글로벌 오토트레이딩 플랫폼 스타트업 ㈜오토위니의 브라질계 스페인 사람 안드레 멘데스가 그 주인공이다.

3개 국어 구사하는 글로벌 마케팅 인재
“안녕하세요? 저는 안드레입니다. 1년 전부터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국어는 조금밖에 못해요.”
매일 한 시간씩 학습지로 한글 공부를 한다는 안드레 멘데스(Andre Mendes). 한국어는 아직 유아 수준이지만 영어,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3개 국어는 자유롭게 구사하는 글로벌 마케터다. 올해 서른 살인 그의 이력은 좀 남다르다. 브라질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후 스페인으로 이민을 갔다. 10대 청소년기에는 한동안 미국 유학생활도 경험했고, 대학은 브라질에서 다녔다. 졸업 후엔 영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체험하고 필리핀에서 직장생활도 했다. 브라질계 스페인 사람으로 국적도 둘 다 갖고 있으며, 지금은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경기도 성남시에 거주하고 있다.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경험한 그는 지금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남다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8월에는 122대를 팔았고, 지난 9월에는 94대를 팔았어요. 그래서 사장님한테 칭찬받았어요. 아직은 넘버 투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제가 꼭 1등을 할 겁니다.”
안드레는 서초구 양재동에 자리한 ㈜오토위니(대표 한지영) 고객지원팀에서 일한다. 오토위니는 ㈜SK엔카에서 사내 벤처로 출범해 지난 2014년 4월에 분사한 글로벌 스타트업. 전 세계 200여 개국의 고객이 방문하는 글로벌 오토트레이딩 플랫폼인 오토위니닷컴(Autowini.com)을 운영하는 회사로, 2만여 명의 바이어가 방문해 판매자들과 활발히 인콰이어리(inquiry)를 주고받는 온라인 중고차 수출 전문업체다. 글로벌 장터이다 보니 고객지원팀은 몽골, 온두라스, 아프리카, 콜롬비아, 브라질 등의 외국 인력들이 각 지역별 마케팅을 담당한다. 그는 칠레, 도미니카, 과테말라 등의 중남미 고객들을 응대한다. 고객들과의 소통은 이메일, 페이스북, 홈페이지, 전화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이루어진다.
오토위니는 2016년 ‘No Claim Award(노클레임상)’를 받은 회사로, 신뢰성과 인지도가 높아 실시간 상담고객도 넘쳐난다. 고객이 많다고 해서 담당직원의 능력이 저절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안드레가 지금 이 회사에서 주목받는 인재인것은 분명하다. 입사한 지 불과 7개월 밖에 안 됐지만 그는 회사와 업무에 대한 적응력이 빨라서 남다른 판매실적을 보여주고 있다. 이 회사의 한지영 대표는 “해외인력이기 때문에 다각도로 업무 편의를 지원하지만, 그래도 나름의 애로점이 있을겁니다. 그런데도 안드레는 적응력이 무척 빠른 데다 성실한 청년입니다. 성격이 활달하면서도 심성이 고와요. 곧 고객지원팀에서 판매실적 넘버원이 될 만한 인재죠”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회사 대표가 믿고 인정하고 있는 직원으로서 안드레의 기분은 어떨까?
“중고자동차를 구매하려는 해외 고객들의 주문과 상담에 응하는 지금의 일이 정말 만족스럽고 즐거워요. 차가 잘 팔리니까 기분도 좋아요. 해외에 있는 고객들과 소통해야 하기 때문에 퇴근시간 이후에도 오버타임으로 일할 때가 종종 있죠. 그런데도 괜찮아요. 제가 해야 하는 일이니까요.”
지구 반대편에서 살았던 그가, 그것도 한국에 온 지 1년밖에 안 됐는데도 일하는 즐거움에 빠져 있으니, 그를 지켜보는 회사 임직원들과 가족들은 한껏 더 응원을 해주고 싶다는 입장이다. 소년 같은 순수한 동안과 미소가 한눈에 드러나는 안드레는 표정만 봐도 그가 지금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맞이하고 있는지를 느낄 수 있게 하는 인물이다.

탁월한 능력과 참한 인성으로 장모님 사랑도 듬뿍
안드레의 아내 이여은 씨는 한국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남편을 보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진단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를 앞두고 병원에 재직 중인 자신보다도 더 많은 상여금과 상품권을 선물로 받아와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신혼이어서 행복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안드레가 직장생활에서 자신감과 보람을 찾고 있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다행스럽다고.
사랑의 열매가 하나둘씩 익어가고 있는 이들 부부의 인연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크리스천인 이 씨는 대학에서 물리치료를 전공한 후 2014년 9개월의 일정으로 영국에 자원봉사활동을 떠났다. 장애인과 간병인 혹은 보호자들에게 짧은 휴식과 여유를 선사하는 영국의 자선단체 ROCKUK센터였다. 전 세계에서 온 20여 명 안팎의 젊은이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는 이 센터에서 두 청춘남녀는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이끌렸다고 한다. 안드레는 그때의 느낌을 이렇게 말했다.
“여은 씨와 저는 성격이나 유머 코드가 잘 맞아요.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이면서도 조용한 스타일이죠. 제가 찾던 여성이었어요. 센터에는 정말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있었는데, 제 눈에는 여은 씨만 들어왔다니까요.”
여은 씨가 귀국한 후 2015년부터 올해 3월 결혼식을 올리기 전까지 안드레는 네 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했다. 일자리도 알아보고 데이트를 하면서 사랑을 키우는 과정이었지만, 나름의 애로점도 따랐다. 결혼 후 한국에서 살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나 결혼 이전에는 취업비자가 나오지 않는 게 최대 문제였다. 이 때문에 한국에 오기 전, 1년 가까이 생각지도 못했던 필리핀의 글로벌 유통 기업에서 일을 해야 했다. 결국 지난해 7월에야 혼인신고와 함께 비자를 얻을 수 있었다.
이제는 국제결혼이 특별한 얘깃거리는 아니다. 하지만 결혼은 당사자들 둘만의 일이 아니기에 안드레의 노력 못지않게 아내 여은 씨도 한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친정어머니는 대학병원의 연구직원으로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가진 딸이 정확한 직장도 없는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에 대해 그다지 탐탁해 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결혼 후에도 얼마간은 보이지 않는 갈등이 존재했다. 그러나 안드레의 신나는 직장생활은 장모님의 염려를 깔끔하게 해소시켜줬단다.
“안드레가 직장에서 인정받고 자리를 잡아가니까 친정어머니가 제일 좋아해요. 요즘은 언제 오냐고 전화하실 만큼 사위를 아끼고 살갑게 대해주시니까 제 마음이 한결 편합니다. 안드레의 성실성과 열심히 살려고 하는 면면을 인정하신 거죠.”
시간이 흐를수록 남편에 대한 점수를 높게 줄 수밖에 없다는 여은 씨는 안드레의 한국에 대한 애정 또한 남다르다고 말한다. 한국인인 자신보다도 오히려 더 한국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많고, 고궁을 비롯한 수도권의 명소도 안드레의 재촉으로 다시 둘러보게 됐을 정도란다. 음식은 물론이고 문화와 역사 그리고 하는 일에서도 한국인 못지않게 잘 적응하며 만족하고 있으니, 남편에 대한 사랑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단다.

 

단란한 가정 꾸리는 소박한 꿈을 꾸는 사나이
한국생활이 1년밖에 안 됐지만 안드레는 한국에서 꾹 눌러살겠다고 못을 박았다. 브라질, 미국, 스페인, 영국, 필리핀 등 다양한 나라에서 공부하고 그 나라의 생활을 경험한 그가 한국을 특히 좋아하고 제2의 고향으로 뿌리를 내리려고 하는 이유는, 단지 아내의 나라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은 사람들이 친절하고, 생활면에서도 모든 것을 고루 갖춘 나라잖아요. 교통도 편리하고 자유롭고 안전합니다. 스페인에 비해 일할 수 있는 현장도 더 많아요. 그래서 저는 한국을 떠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외국인으로서는 드물게 한글 학습지 방문교사로부터 한국어를 체계적으로 배우려고 하는 그의 남다른 면모가 이해되는 이유다. 한국에서의 그의 꿈과 소망은 특별하지 않다. 평범한 삶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는 것이란다. 아내와 함께 열심히 일해서 ‘내 집 마련’을 하고, 아이는 반드시 셋을 낳아서 단란하고 화목한 가정을 꾸려나가는 게 바로 그것이다. 그는 열심히 일하다보면 얼마든지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아니겠냐고 말한다.
이런 안드레에게 요즘 딱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 브라질에서 태어난 남자답게 그가 가장 좋아하는 취미는 축구인데, 이것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에 온 후로 결혼하고 취업하여 회사 일에 적응하느라 바빴던 데다, 그나마 여가시간에는 한글을 배우느라 여념이 없다. 게다가 최근에 그는 무릎 인대 파열로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다리 건강이 회복되면 그는 동네 조기축구에라도 가입해서 자신이 좋아하는 호나우두처럼 멋지게 공을 차고 싶단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안드레는 손에 쥔 휴대폰을 연신 훔쳐보고 있었다. 급한 약속이라도 있는 걸까? 아니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젊은이들처럼 그도 ‘휴대폰 중독’에 걸린 걸까? 기자의 이런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그가 말했다.
“저는 글로벌 무대를 상대하는 오토위니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우리 고객은 실시간으로 문의를 해오죠. 잠자는 시간이 아니라면 당연히, 수시로 확인해봐야죠.”
역시 그는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다웠다. 그를 성실한 일꾼이라고 칭찬한 회사 대표의 말이 그제야 실감이 났다. 직장에서 그의 희망사항인 판매실적 넘버원이 되는 그날이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만 같다.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2017-11-01]조회수 :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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