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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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스마트 공장
금형 프랜차이즈를 꿈꾼다
재영솔루텍㈜

‘스마트 공장’이라는 개념조차 없던 10년 전, 금형 기업인 재영솔루텍㈜은 홀로 스마트화를 시작했다. 직원들이 가진 노하우를 매뉴얼로 만들어 금형 공정을 표준화하자는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금형 설계에 3D 오토캐드를 도입한 것, 생산관리시스템(MES)을 자체 개발한 것, 금형에 QR코드를 도입한 것 모두 재영솔루텍이 처음 시도한 것들이다. 그 노력의 결과를 사람들은 ‘스마트 공장’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point 1
금형 정보를 QR코드로 간단하게

스마트폰용 금형 제조 정보 열람 앱인 ‘파노라마M(Panorama M)’을 자체 개발. 재영솔루텍에서 발급한 QR코드만 있으면 고객사는 자신의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앱을 실행해 현지에서 발주한 금형 제조 과정과 규격, 부품 리스트, 시험사출 결과, 담당자 등의 정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다.

point 2
금형 설계의 디지털화

금형 설계 과정을 최적화해 자동 설계하도록 지원하는 람데스(RAMDES) 프로그램을 개발해 3년 전부터 도입. 제품 설계 데이터의 기하학적 요소를 참조한 인공지능형 몰드베이스 자동 설계, 오류 검증 기능, 기초소재 크기를 자동 연산해 웹 ERP로 전송하고 발주하는 일련의 프로세스 자동화 등을 통해 금형설계 과정을 디지털화했다.

 

금형과 스마트폰의 만남
묵직한 쇳덩어리 금형에 부착된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가져다대자 금형과 관련된 정보들이 줄줄이 표시된다. 누가 설계했는지, 영업 담당자가 누구인지, 어떤 테스트 과정을 거쳤는지, 어떤 도면에서 나온 결과물인지 등 원하는 정보를 간단한 터치만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을 켜고 앱을 실행한 후 터치만 몇 번 하면 될 뿐, 다른 것은 아무것도 필요 없다. 대표적인 뿌리산업인 금형과 가장 핫한 IT기기인 스마트폰의 만남. 얼핏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이들의 ‘똑똑한 만남’이 이제 막 시작됐다.
금형에 QR코드를 도입한 주인공은 40년 차 금형 기업인 재영솔루텍㈜(대표 김학권)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스마트 공장의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재영솔루텍은 금형업계로는 처음으로 QR코드를 도입했다. 물론 단순히 QR코드를 도입한 것 때문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재영솔루텍이 스마트 공장의 선구자로 꼽히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국내에는 스마트 공장이라는 개념조차 없었지만, 재영솔루텍은 이미 10년 전부터 독자적으로 스마트화를 시작했다. 한두 해 전부터 정부 차원의 지원사업을 통해 스마트 공장 구축 사업에 나선 다른 기업들과는 시작부터가 달랐다. 그만큼 치열한 시행착오의 과정을 거쳐야 했지만, 김학권 대표의 강한 의지를 통해 대기업 부럽지 않은 생산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자동화가 어렵다고 알려진 금형 설계에 자동화 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자체적으로 생산관리시스템(MES)을 개발해 8년 전부터 생산현장에 적용했다. 국내 뿌리산업 업계에서는 이제야 비로소 MES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른 움직이었다. 그러니 QR코드를 금형에 도입한 주인공이 재영솔루텍인 것은 너무도 당연한 얘기다.

10년 시행착오, 스마트 공장을 향한 집념
변화는 위기감에서 시작됐다. 금형산업은 대표적인 수주산업이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양산 제품이 아니다보니 표준화가 어려워 사람 손에 의존하는 부분이 많다. 금형 자동화가 어렵다는 것이야 예나 지금이나 금형업계의 공통된 과제이지만, 당면한 문제는 중국의 추격이었다. 근면성실은 일본과 우리나라의 강점으로 꼽혔지만, 이제는 중국이 그것을 더 잘한다. 여기에 저렴한 인건비와 무서운 기술 발전 속도로 우리 기업을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 기존처럼 노동력에 의존해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해답을 자동화와 표준화, 더 나아가 스마트화에서 찾았다. 뛰어난 금형기술을 가진 직원의 노하우를 매뉴얼화하여 누구나 동일한 표준에 따라 설계와 공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전담팀까지 꾸려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 10년 전의 일이다.
3차원 금형설계 자동화 프로그램인 ‘람데스(RAMDES)’는 순전히 독자적으로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개발하는 데에도 2년 이상이 걸렸고,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3년 전부터 금형설계에 적용되었다. 기존에 수동으로 해야 하는 설계작업을 최대한 표준화한 것이 핵심으로, 가령 예전에는 일일이 도형적인 요소를 그려야 하는 작업을 표준화해서 제공함으로써 설계자들의 수고를 덜고 작업시간을 줄이며, 정확성을 높여준다. 람데스는 자체 개발한 웹 기반 공정관리 플랫폼인 ‘엠파스(MPAS)’와 연동되어 설계 결과가 자동으로 전산에 입력된다.
설계자는 설계 데이터를 개별적으로 서버에 올릴 필요 없이 엠파스라는 저장 창고에 한번에 올릴 수 있다. 설계시간을 단축할 뿐 아니라 설계 정보를 올리거나 열람하는 것도 훨씬 편리해졌다. 이 정보는 계정만 있다면 협력업체에서도 열람할 수 있어, 데이터를 주고받기 위해 일일이 전화를 하거나 이메일을 보낼 필요도 없어졌다.
금형산업의 경쟁력은 설계 능력에서 좌우된다. 람데스를 통해 금형 설계시간을 대폭 단축한 것은 물론이고, 설계 표준화를 통해 인적 요인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여 품질도 안정화됐다. 금형 품질이 높아지니 당연히 대외 경쟁력도 높아졌다. 중국 기업의 추격과 대기업의 금형사업 진출 등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재영솔루텍이 꾸준히 금형 선두기업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다. 더욱이 뿌리기업의 공통된 고민거리인 인력 문제도 개선됐다. 예전에는 신입사원이 설계에 본격적으로 투입되기까지 1년 이상이 걸렸지만, 지금은 석 달 정도면 충분히 실무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람데스 덕분에 최단 기간에 상향평준화가 가능해진 것이다.

 

제조 그 이상을 생각하다
지금도 여전히 람데스와 엠파스를 수정 보완 중인 재영솔루텍이 QR코드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2014년이다. 국가뿌리산업진흥회의 지원사업 과제에 참여해 지난해 말에 개발을 완료하고, 올해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과제를 통해 자체 개발한 ‘파노라마M(Panorama M)’은 스마트폰용 금형제조 정보 열람 앱으로, 세계에서 처음으로 QR코드를 금형 물류에 활용한 사례다.
우리나라 금형은 수출 효자 종목이다. 재영솔루텍에서 제조된 금형 대부분이 해외로 수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고객사에서 도면 등의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는 수작업으로 일일이 모델번호 정도만 새겨 넣어 고객사에 납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고객사의 요청이 있을 경우엔 일일이 도면 등의 정보를 이메일 등으로 보내야 했다. 전담인력을 따로 둘 수 없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이러한 업무가 만만치 않다.
파노라마M은 이 과정을 몇 번의 터치로 실행할 수 있게 했다. 출고되는 금형에 앱을 깔 수 있게 해주는 QR코드와 금형에 대한 정보가 담긴 QR코드 명판을 부착하면 누구든 관련정보를 볼 수 있다. 고객사에서 굳이 재영솔루텍에 따로 연락을 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QR코드만 찍으면 도면 등은 물론이고 각 공정의 작업자, 테스트 내역, 시뮬레이션 정보, 관련부품 정보까지 다양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PC보다 조작이 빠르고 간단하며, 누구나 손에 들고 다니는 개인용 디바이스로서 스마트폰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시스템이다.
지난해 말까지 시범운영을 통해 시스템을 보완한 재영솔루텍은 올해부터 선적되는 금형에 본격적으로 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QR코드를 내부 생산현장에 이용할 수 있는 앱도 개발했다. 금형 개별부품의 위치추적 앱인 ‘타임라인M(Timeline M)’은 QR코드를 개별 부품에 부착해 실시간으로 해당 부품이 어디에 있는지, 어떤 공정이 진행 중인지를 보여주는 시스템으로, MES와 연동되어 생산에서 입출고, 더 나아가 회사를 벗어난 금형의 위치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올해도 스마트화를 위한 개발은 계속된다. QR코드를 이용해 공작기계 무인가공 현장을 스마트폰으로 볼 수 있는 감시시스템, 금형 제작 관련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 게이트 선정의 근접값을 제시하는 플랫폼 등을 올해 안에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재영솔루텍은 2017년까지 품질, 납기, 비용을 각각 50%씩 절감하는 단기적인 비전을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금형업에 최적화된 스마트형 공장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인데, 재영솔루텍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있다. 단순히 제품을 만들어 파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김 대표는 몇 년 전부터 ‘금형산업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금형사업을 희망하는 잠재고객을 발굴해 그동안 개발해온 금형 제조 시스템을 판매한다는 것. 예를 들어 인도나 베트남 현지에 재영솔루텍의 설비와 시스템을 구축해주고 엔지니어 교육을 시켜준다면, 한국에서와 똑같은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제조업의 서비스화가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 그 이전부터 제조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는 재영솔루텍의 이야기에서 국내 제조기업들이 읽어야 할 행간의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렇게 달라졌어요!  금형사업부문 선행기술팀 김민기 수석연구원
스마트 공장,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죠
스마트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해서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금형업계에서는 처음으로 IT를 현장에 도입하려다 보니 지난 10년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죠. 금형 생산 현장에 맞도록 철저하게 최적화하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이렇게 고생하며 만든 보람은 분명히 있습니다. 람데스의 경우, 초기에 자신의 기존 습관을 고집하려는 설계자들로부터 불평도 많이 들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잘 정착되었습니다. 특히 다른 회사에서 이직한 설계자들은 피부로 그 차이를 실감하죠. 설계 시간이 4분의 1로 단축되었고, 에러도 크게 줄었습니다. 이렇게 편한 설계 툴을 가지고 일하다 다른 회사로 이직하면 적응을 못 할 수도 있다며,‘람데스’를 안 쓰겠다고 농담하는 직원이 있을 정도니까요. 요즘 스마트 공장이 이슈인데, 가만 들여다보면 그동안 우리가 해온 것들과 결과가 비슷하더군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스마트 공장을 만들고 있었던 겁니다. 10년 이상의 경험이 쌓이다보니 이제 다른 업체보다는 훨씬 쉽게 IT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장의 결과보다는 좀 더 긴 호흡을 가지고 차근차근 접근해보는 게 어떨까요.

임숙경 전문기자 사진 김윤해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685기사작성일 : 20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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