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11.17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전기스쿠터 타고 출근해볼까?

자동차 중심의 모빌리티는 다양한 이동수단의 출현으로 그 양상이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전기스쿠터나 전동휠이 대표적인 예다. 미래 교통수단이라는 이미지, 높은 휴대성과 친환경적 이동수단이라는 매력,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 덕분에 시장 규모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여전해 규제 정비가 시급하다.

면허증 없이 당당하게, 전기스쿠터와 전동휠
전기스쿠터는 조용하고 실용적이며 친환경적이어서 편리한 보조교통수단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차를 운전해서 가기에는 너무 가까운 거리일 때 매우 좋은 대안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물론 독일에는 전기자전거가 어느 정도 보급되어 있지만, 전기스쿠터의 목표 시장은 조금 달라 보인다.
전기자전거는 출퇴근용으로 가장 각광받는 친환경적 교통수단이지만, 버스나 지하철에 싣기에는 약간의 불편함이 따른다. 많은 도시들이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출퇴근 시간에는 전기자전거를 가지고 대중교통 수단에 탑승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단히 접어서 휴대할 수 있는 전기스쿠터나 전동휠은 이런 불편을 해소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심지어 소형 오토바이를 대체할 수 있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주행속도가 느리다는 점만 감수하면, 운전면허증 없이도 문제없이 도로를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전동휠 시장 규모 그래프

완성차 기업들 전기스쿠터 시장 속속 진출
이에 발맞추어 폭스바겐을 필두로 많은 완성차 기업들이 전기스쿠터를 개발해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전기스쿠터를 직접 판매하지 않고, 도심 내에서 자동차와 택시, 버스를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공유 플랫폼의 일부로 사용할 것을 고려하는 중이며, 도르트문트에 본사를 둔 공유 플랫폼 제공 회사인 위셰어(We Share)를 통해 시중에 선보일 계획이다. 그밖에 중국 스타트업 니우(Niu)와 협력해 현지 시장에도 공격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사실 폭스바겐은 이미 2018년부터 이 시장의 잠재성을 포착해 프로토타입 ‘시티스케이터(cityskaters)’를 시중에 공개한 데 이어, 전문 매체를 통해 또 다른 프로토타입 ‘스트리트메이트(streetmate)’를 선보였다. 스트리트메이트의 양산형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35㎞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최대 시속 45㎞로, 현재 보급된 전기스쿠터보다 탁월한 성능을 지닐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은 다른 완성차 기업들에서도 마찬가지다. 세아트는 eXS를, BMW는 X2City를, 아우디는 e-Tron으로 불리는 전기스쿠터 프로토타입을 각각 공개해 공유 플랫폼을 통해 보급할 예정이다. BMW와 다임러도 ‘하이브(Hive)’란 이름의 전기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지난 4월부터 독일 함부르크와 뮌헨에서 시범운영 중이다.

폭스바겐의 전기스쿠터 스트리트메이트와 경량형 전기스쿠터 시티스케이터1_ 폭스바겐의 전기스쿠터 스트리트메이트. 외관은 오토바이와 흡사하다.(출처: 폭스바겐 홈페이지)
2_ 폭스바겐의 경량형 전기스쿠터 시티스케이터. 최대 시속 20㎞/h. 최대 주행거리 15㎞ 정도로, 스트리트메이트에 비해 떨어지지만 휴대성을 고려하면 더욱 특별하다.(출처 : 폭스바겐 홈페이지)

작지만 강력한 14인치 접이식 전동휠 ‘우르모’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전동휠 시장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 독일 뮌헨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스타트업이 개발한 접이식 전동휠 ‘우르모(UrmO)’가 대표적이다. 여느 경쟁 모델처럼 핸들바 없이 체중을 싣고, 내장된 자이로스코프와 연동해 속도 조절과 조향이 가능하다. 우르모가 특별한 이유는, 지능형 인공지능(AI) 칩을 내장해 사용자의 움직임을 보다 빠르게 인식하기 때문에 단 몇 분 만에 수월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래도 불안함을 느끼는 사용자들을 위해 정면에 안전막대를 장착하는 편의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 수초 내로 접어서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고, 최대 시속 15㎞, 최대 주행거리 20㎞를 자랑한다. 무게가 6.5㎏밖에 안 되기 때문에 접은 후 한 손으로 손쉽게 운반이 가능하다. 완전 충전에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공간절약형 디자인에 손잡이를 통한 수납과 휴대성도 매우 뛰어나다. 주행감을 놓고 보면 보다 매력적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바퀴의 크기는 경쟁 모델보다 큰 14인치로, 요철이나 작은 돌도 가볍게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르모의 창립자들은 BMW와 테슬라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렸으며, 이동성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미래형 도심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했다고 현재 언론을 통해 평가받고 있다.

접이식 전동휠 우르모우르모는 한번에 접어서 노트북 가방처럼 손쉽게 휴대할 수 있고, 조작이 서툰 사용자를 위해 보조 막대기도 부착할 수 있다.(출처 : 우르모 공식 홈페이지, Mucbook)

편의기술 vs 안전 놓고 줄다리기 중
그러나 독일 및 유럽 각국은 전기스쿠터나 전동휠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접근을 취하고 있다. 스웨덴은 지난 5월 29일에 전기스쿠터 운행을 합법화했지만, 그 다음날 헬싱보리에서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던 스쿠터 운전자가 차와 충돌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국은 즉각적으로 전기스쿠터 운행에 대한 금지 조치를 요구했다. 전 세계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비즈니스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리스크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 사건이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여전히 아동용 전동 킥보드는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잘 바뀌지 않고 있다. 전기가 동력보조장치 역할을 수행하지만, 모터에서 소리가 나지 않아 빠르게 달릴 경우 보행자나 운전자들에게 적지 않은 위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포틀랜드 교통국의 조사에 따르면, 전기스쿠터는 자동차보다 22배, 오토바이보다 44배나 사고가 많다고 한다. 오스틴 시의 사고 통계 역시 전기스쿠터나 전동휠 사용자 3명 중 1명 꼴로 사고나 부상을 당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가 높으며, 실제로 2018년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일시적이지만 사용금지 조치를 내린 적도 있었다.
법률적인 리스크를 크게 고려하고 있지 않은 스타트업의 움직임도 지적받고 있다. 법적으로 금지도, 허가도 하지 않은 과도기적 상태에서 수많은 전기스쿠터가 시장에 나타났고, 당국에서는 이를 검토하고 보완하기 위한 각종 조치들을 뒤늦게라도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다소 보수적인 독일도 지금까지는 전기스쿠터를 교통수단이 아닌 장난감의 일종으로 분류해 도로가 아닌 사유지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가, 올해 5월 연방의회를 통해 전기스쿠터 사용과 관련된 조례를 승인했다. 이 규정은 전기스쿠터가 자전거 도로나 그에 준하는 길에서만 주행할 수 있도록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기존의 독일 법규는 인도(보행자로)에서도 전기스쿠터 주행이 가능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했기 때문에 다소 모호한 점이 많았다.
이번 법규 정비를 통해 자전거 도로가 없을 경우 전기스쿠터는 일반 도로(자동차로)에서 주행해야 하며, 이는 자전거와 동급으로 취급되는 셈이다. 또한 최저 운행 가능 연령은 14세로 확정되었고,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헬멧 착용은 의무사항이 아니다. 이외에도 제동장치가 작동해야 하고, 조명장치와 보험 및 식별용 스티커를 부착해야 하며, 일방통행 도로에서 자전거와 마찬가지로 역방향 주행이 가능하다는 조항도 추가됐다.
흥미로운 사실은, 연방 상원이 전동휠처럼 안장과 손잡이 없이 서서 타야 하는 모든 이동수단에 대해서도 예외조항 도입을 거부했다는 점이다. 즉, 자전거와 동일하게 간주하며, 정밀한 법규 적용을 위해서 보다 자세한 안전 규정을 정비하도록 연방의회에 요청했다.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동차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만, 교통수단으로 인정하기 위해서는 법으로 정한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동휠과 전기스쿠터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는 도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조향용 손잡이의 유무이다. 전기스쿠터의 최대 높이는 1.4m, 최대 무게는 55㎏, 최대 길이는 2m, 폭은 최대 70㎝이다. 또한 운전자의 나이에 따라 시속 6~20㎞의 속도 제한을 두고 있다. 현재 출시되어 있는 보급형 모델은 배터리 1회 완전 충전으로 최대 20~30㎞까지 주행이 가능하며, 고가의 모델은 100㎞까지도 주행이 가능하다. 안전을 위해 전조등, 브레이크 2개, 경음기, 그리고 반사경이 필요하다. 상황에 따라 조명을 제거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다. 최대 성능은 500W이며, 자체 밸런싱 기능이 있는 전기스쿠터는 1,400W까지로 규정하고 있다. 운전자는 반드시 자동차보험에 가입된 상태여야 하며, 스쿠터 후방에는 보험사가 제공한 식별용 스티커가 부착되어 있어야 한다. 만약 보험 없이 운전할 경우 범죄행위로 간주되어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안전에 대한 우려 불식과 이를 위한 규제 정비가 시급한 시점이다.

안현섭 독일 현지 리포터

[2019-07-01]조회수 : 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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