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12.11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넷플릭스에 질 수야 없지! 변화하는 독일 미디어 산업

넷플릭스의 인기는 독일에서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단순히 저렴한 구독료 때문만은 아니다. 자국 TV 프로그램이나 드라마보다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영미권 콘텐츠가 압도적으로 사랑받는 상황에서 넷플릭스의 등장은 대단히 좋은 선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독일 넷플릭스 Top 30 드라마 중 2편만을 자국 제작사에서 만들었다. 이는 장기적으로도 문화 콘텐츠 소비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양질의 콘텐츠와 수익성을 보장할 수 있는 견실한 플랫폼 구축이라는 두 가지 숙제에서 아직 독일이 자유롭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스트리밍 서비스 일러스트

스트리밍 서비스의 대약진
인터넷 시장조사 회사인 유고브(YouGov)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18~34세)는 방송국에서 송출하는 TV나 영화프로그램보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스카이고(Sky Go), 셀렉트(Select)와 같은 플랫폼을 압도적으로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방송국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는 다시보기 또는 온라인 뷰 서비스를 포함하면 젊은 세대의 70%는 인터넷 기반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이보다 높은 연령 그룹인 35세 이상의 경우 인터넷 기반 미디어 사용이 52%로 확 줄어든다.
유고브의 데이터에 따르면 이미 2015년에는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용하는 빈도가 3% 내외였지만, 2019년에는 33%까지 늘어난 것만 보아도 미디어 소비 유형이 얼마나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전체 인구 중 이러한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독일 소비자연구협회(GfK)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사분기 기준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 수는 독일 인구의 27%인 2,270만 명이다. 물론 이러한 성장에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넷플릭스의 약진이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14~39세 그룹에서 매우 인기가 높다. 그러나 특이한 점은 지난 1년 남짓 사이에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빠르게 다각화되었다는 점이다. 가령 평균 이용자 연령이 35세에서 37세로 늘어났으며, 여성 가입자 수도 대폭 증가했다. 또 대도시 외부 지역에서는 다인가구 시청자 수도 늘어나 미디어 소비의 대중화 및 개인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미디어별 콘텐츠 주당 이용시간 변화
2018년과 2019년 미디어별 콘텐츠 주당 이용시간 변화 그래프
연령대별 미디어 콘텐츠 주당 이용시간 비교
14~29세 그룹과 전체그룹의 미디어 콘텐츠 주당 이용시간 비교 그래프

콘텐츠 소비 다변화 속 전통 미디어 신뢰는 여전
최근 독일 2대 공영방송인 ARD와 ZDF가 공동으로 발표한 〈매스미디어 커뮤니케이션 트렌드〉 자료는 더 상세하다. 2014년에 이어 5년 만에 새롭게 발간된 이 보고서는 14세 이상 독일 내 독일어 사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심층 설문을 기반으로 작성한 것으로, 독일인의 미디어 소비 성향과 트렌드를 관찰하는 데 매우 유용한 자료로 알려져 있다. 이 자료에서도 14~29세 연령대는 유튜브, 넷플릭스 그리고 공영방송에서 제공하는 인터넷 다시보기 서비스 등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전통적인 텔레비전 프로그램 시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모든 조사대상 연령대에서 방송국 TV 및 라디오 프로그램의 영향력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주당 420분을 미디어 소비에 사용하고 있으며, 이 7시간(420분) 중 202분은 영상 콘텐츠에, 186분은 음성 콘텐츠에, 나머지 54분은 활자 콘텐츠를 이용하는 데 사용한다고 응답했다. 또 매일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사람은 67%, 라디오를 청취하는 사람은 71%로 전통 미디어의 소비는 여전히 견실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가장 활발한 미디어 콘텐츠 소비 그룹인 14~29세의 특성을 살펴보면 전통적인 텔레비전의 역할이 점차적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다소 급진적인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전체 인구의 주당 미디어 소비시간 평균값인 420분보다 낮은 수치인 357분이지만 그 채널과 이용 양상은 더욱 다채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가령 TV 시청은 이 중 33%에 불과하고, 인터넷을 통한 TV 시청과 방송사가 아닌 다른 채널을 통한 영상 시청의 비중은 67%로 크게 증가했다. 오디오 콘텐츠 소비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반 공중파 라디오 프로그램은 전체의 43%, 다른 형태의 오디오 콘텐츠는 57%로 양분했다. 이 중 대부분은 애플뮤직과 같은 스트리밍 음악 서비스, 팟캐스트가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공중파 중심의 콘텐츠 소비 선호가 줄고 있고 젊은 세대일수록 이를 기피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14~29세 그룹은 공중파 방송과 라디오 프로그램에 대해 높은 신뢰성과 정론성, 취재 내용 및 콘텐츠 자체의 질, 그리고 지역적 특성을 고루 반영하고 있음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유튜브나 트위치 또는 팟캐스트 등의 군소 개인 미디어 채널에 대해서는 주로 엔터테이닝이나 흥미탐구 위주로 소비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전통적 미디어 채널과는 그 역할을 정확히 구분 짓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튜브 다큐멘터리 채널 〈STRG_F〉공영방송에서도 새롭고 참신한 시도를 할 수 있음을 보여준 유튜브 다큐멘터리 채널 〈STRG_F〉

Joyn의 첫 화면Joyn의 첫 화면. 넷플릭스처럼 단순하지만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사용하고 있다.(출처 : Joyn 홈페이지)

Joyn의 콘텐츠 JerksJoyn에서 킬러 콘텐츠로 알려진 오리지널 드라마 Jerks(출처 : Joyn 홈페이지)

독일판 넷플릭스 Joyn에 거는 기대
ZDF의 디렉터인 토마스 벨루트(Thomas Bellut)는 이 조사를 발표하면서 더 많은 사용자가 개별 접속이 가능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디지털 공간을 더 선호하고 있음을 다시 확인했다. 전통 미디어 제공 사업자들이 이를 위한 준비를 적절하게 하고 있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비록 미래에 전통적 TV 채널이 사라질 수도 있지만, 이 사실이 전통적 TV와 라디오 네트워크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미 많은 TV 채널이 유튜브와 같은 동영상 포털에 미디어 라이브러리나 별도 채널을 개설해 자사의 미디어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대표적인 채널이 공영방송 NDR이 젊은 층의 감각을 파격적으로 입힌 팝 다큐멘터리 채널인 〈STRG_F〉와 독립채널로 시작해서 공중파 네트워크로 그 영역을 넓힌 〈Y-Kollektiv〉다. 두 채널 동영상 모두 20분 내외로 구성되어 있다. 시사성과 재미 또는 호기심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독일 전통 미디어 채널이 지향해야 할 바를 대표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자 독일의 최대 민간 방송·미디어 사업자인 프로지벤자트아인스 미디어그룹은 지난 6월에 자사의 독자 스트리밍 서비스 ‘조인(Joyn)’을 시작,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Joyn은 와츠앱과 비슷한 무료 문자 서비스였지만 ‘독일을 위한 올인원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표방한 종합 스트리밍 서비스로 새롭게 태어났다. 현재 시범서비스 중이지만 11개 방송 미디어 라이브러리와 TV 라이브 스트림을 통해 공중파 TV도 간편하게 인터넷에서 시청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무료 사용자는 광고 클릭을 통해 기본 채널에 접근 가능하며, Joyn 오리지널 콘텐츠는 1편만 관람할 수 있다. 고화질 시청 및 다운로드 또한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조만간 영화 스트리밍 플랫폼 Maxdome과 스포츠 스트리밍 플랫폼 Eurosport player는 물론이고 분데스리가 축구경기도 프리미엄 콘텐츠로 시청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미국 사업자들의 대규모 콘텐츠 공세, 그리고 최근 디즈니와 애플이 각각 넷플릭스와 유사한 가입형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해 넷플릭스보다 더욱 저렴한 비용으로 전 세계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킬러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독일 미디어 산업이 가진 틈새시장을 전략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점도 큰 숙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안현섭 독일 현지 리포터

[2019-10-31]조회수 :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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