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9.24
오늘 당신의 삶이 무료하게 느껴지나요? 그럼 성수동으로

요즘 서울에서도 가장 핫한 동네가 바로 성수동이다. 성수동 수제화 거리는 물론 자동차정비소, 철공소, 가죽가공 등 다양한 공장들이 즐비한 이곳에 카페가 하나둘 생겨나면서 어느새 문화 아지트로 부상하며 이곳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삥~ 둘러진 아파트 사이로 마치 섬처럼 자리하는 성수동. 시끄러운 소음과 좁은 골목을 바삐 움직이는 자동차들 때문에 산책을 하기엔 조금 힘들 수도 있다. 그러나 늘 다니던 길만 다니는 건 너무 재미없지 않을까? 일상이 조금 무료하다고 느껴진다면 정신없이 걷는 성수동을 권해본다.

 길을 걷다
건대에서 성수동까지 모험을 나서다
우선 당부의 말이 있다. 한번에 성수동을 모두 보겠다는 생각은 절대 마시길. 흔히들 ‘성수동 간다’고 하면 보통 성수역을 기점으로 움직인다. 그러나 뚝섬역이나 서울숲역에서 내린다고 해서 그곳이 성수동이 아닌 것은 아니다. 다만 성수동의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니 가벼운 산책을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무리하지 않는 것이 좋다. 거리도 그렇지만, 중간마다 꽤 괜찮은 문화공간들이 많으니 충분히 보고 느끼며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수동이 처음이라면 건대입구역 6번 출구에서 성수동 대림창고까지 가볍게 걷기를 권해본다. 약 20분 정도 걸리는 거리다. 건대입구역 6번 출구에는 파란 컨테이너로 유명한 ‘커먼그라운드’가 있다. 지난 2015년, 30년 동안 택시 차고지로 사용되던 곳에 약 200개의 컨테이너를 쌓아 만든 쇼핑몰로 우리나라 사람은 물론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들이 꼭 들러서 사진을 찍고 갈 정도로 유명한 ‘포토 스팟’이다. 특히 이곳 3층에 위치한 소규모 서점‘인덱스’에 꼭 방문해보시길. 홍대의 땡스북스의 또 다른 서점으로, 감각적인 도서 선정은 물론 맛있는 커피 한 잔의 여유도 느낄 수 있다. 커먼그라운드에서 멋진 사진 한 장 남겼다면 천천히 성수동으로 발길을 향해보자. 본격적으로 성수동 산책은 지금부터다.
건널목을 지나 성수동 골목으로 접어들면, 이때부터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자동차정비소나 철공소들이 있어 좁은 골목 사이로 오가는 차가 많기 때문이다. 공장과 공장 사이 식당이나 작은 점포가 길게 자리한 골목길. 그렇게 심심할 틈이 없이 걷다가도 ‘어, 이게 뭐지?’ 하는 곳들과 만나게 된다. 주위 공장과도 전혀 이질감이 없는 건물에 카페가 있고, 트렌디한 가게들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그 길 끝에, 성수동에서 가장 유명한 공간인 ‘대림창고’가 있다. 이전에 창고 건물이었던 상호명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이곳을 시작으로 성수동의 카페 역사는 새롭게 만들어졌다. 창고였던 건물답게 내부 공간이 꽤 넓다.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커피, 그리고 전시를 볼 수 있는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가져보자.

성수동 카페 문화를 이끈 ‘대림창고’ 내부

1_ 지금은 사라진 ‘모카책방’의 흔적이 남겨진 벽화
2_ 건대입구역 6번 출구 파란색 컨테이너로 둘러싸인 ‘커먼그라운드’
3_ 천천히 걸어보는 서울숲은 그 자체로도 힐링이 된다.

 그곳에 가면
변화무쌍, 위험천만, 그러나 즐거운 골목
서울숲 옆에 자리한 ‘언더스탠드애비뉴’ 성수동은 마음 놓고 걸을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늘 주위를 살피며 걸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또 성수동의 매력이다. 사실 이곳에 카페나 문화공간이 많이 생기기 시작한 것은 도심의 높은 임대료와도 관계가 있다. 입지가 좋고 깨끗한 곳은 당연히 임대료도 비싼 법. 그래서 비교적 저렴한 임대료를 찾고 찾은 곳이 바로 이곳 성수동이다. 이곳은 문을 닫는 오래되고 낡은 공장 건물이 많으니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굳이 새로 지을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고 큰 간판을 달아 주위 건물들과 이질감을 두지도 않았다. 어느새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가 되었기 때문이다.
성수동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은 성수동 수제화 골목을 지나 서울숲으로 향하는 길이다. 지하철역으로 보면 성수역-뚝섬역-서울숲역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꽤 먼 거리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더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는 길이다. 세상에 무슨 문제가 있느냐는 듯 고양이 한 마리가 유유히 걷고, 아주머니 여럿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가게와 공장 안에는 오늘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트렌디한 패션 피플들이 마치 런웨이를 걷듯 길을 걷는다. 묘한 이질감. 그래서 혹자들은 이곳 성수동이 매력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의 시선에는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성수역에서 뚝섬역은 성수동 수제화 거리로, 수제화와 관련한 가죽전문점이 많다. 자동차보다는 오토바이가 더 많이 다니는 골목이다. 골목마다 오래된 식당과 가게들 사이로 크고 작은 세련된 카페들이 카페인 듯 아닌 듯 자리하고 있다.
그렇게 찬찬히 서울숲으로 걷는 길은 약 30분 정도 걸린다. 요즘같이 산책하기 좋은 계절, 무엇이 문제일까? 초록빛 나무와 꽃들 사이로 천천히 걸어보자. 그렇게 걷다 마주친 곳에서 예상치 못한 풍경과 만난다.
해가 넘어가는 시간, 마치 동화 속의 한 장면같이 여러 컨테이너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청년들이 모여 창업과 창작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인 ‘언더스탠드애비뉴’다. 특히 이곳에서는 청년창업가, 소상공인, 크리에이터가 참여하는 ‘마주치장’이라는 마켓이 5월 12일(오후 2시~8시)에 열릴 예정이다. 농산물과 핸드메이드 공예품을 직거래하는 ‘마르쉐’도 5월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고 하니, 시간을 내어 방문해도 좋겠다.

 마주치다 #1
재즈를 통해 소통하는 포지티브 제로 라운지
지난 12월 21일 오픈해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매일 새로운 재즈 공연이 펼쳐지는 곳이 있다. 바로 ‘포지티브 제로 라운지’가 그곳이다. 이미 5년 전에 성수동에 복합문화공간 ‘플레이스 사이’를 열어 운영하고 있다는 김시온 대표는 “플레이스 사이가 아티스트들의 낮의 아지트라면, 이곳은 밤의 아지트”라며 그간 플레이스 사이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로 공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재즈와 와인을 즐기는 재즈바가 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음악 장르를 재즈로 잡은 것은 아니며,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장르를 고민하던 끝에 재즈를 선택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이는 그가 처음부터 이곳을 ‘살롱’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앤디 워홀 팩토리나 유럽의 카페 살롱은 당대의 예술인들이 만나 소통하는 공간이었습니다. 저는 포지티브를 현대적 아트 살롱으로 재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EDM(Electronic Dance Music)이나 힙합을 해서는 이야기를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재즈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 소식을 가장 먼저 반겼을 사람들은 아무래도 뮤지션들이 아닐까? 5월까지 이미 라인업이 완료된 상태다. 현재 60석의 좌석이 마련된 포지티브 제로 라운지에서는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저녁 9시 30분에 재즈 공연이 펼쳐진다. 11,000원(와인이나 음식을 제외한 음료 제공)만 지불하면 수준 높은 공연을 한 시간 동안 즐길 수 있다. 수요일에는 뮤지션들이 즉흥으로 연주하는 JAM이 펼쳐지기도 한다. 금요일과 토요일은 스탠딩을 해야 할 만큼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 “포지티브 라운지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김 대표는 공간을 하나씩 채우며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공연 횟수도 더 늘릴 계획이라고.
소규모 공연장의 장점이 그렇듯 뮤지션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호흡하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좋은 사람들과 마시는 와인 한 잔까지. 조금은 성수동과 맞지 않는 분위기지만 그래서 더 매력적이다.

주소 :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14-2, 지하1층 / 오픈시간 : 18:00 ~ 02:00(월요일 휴무) / Tel. 02-462-5994

뮤지션과 관객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한 ‘포지티브 제로 라운지’. 아트 살롱을 표방하는 포지티브 제로에서 재즈를 들으며 와인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자.

 마주치다 #2
카페와 책방이 함께하는 사진 스튜디오 Layer 57
오래된 공장을 개조해서 만든 성수동의 다른 문화공간들이 그렇듯, ‘Layer 57’도 공장을 개조해 만든 공간이다. 그래서 그런지 마치 미국의 외곽에 자리한 주유소 같은 느낌이 난다. 400평 규모에 인더스트리얼 분위기가 살아 있는 사진 스튜디오는 대관을 통해 광고와 같은 다양한 사진 촬영은 물론이고 행사, 공연, 패션쇼와 같은 무대로 변신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넓은 공간에서는 다양한 컨셉트의 촬영이 가능하다. 특히 이곳은 공장 특유의 거침과 빈티지한 느낌으로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스튜디오 한쪽에는 흰색 건물이 있는데, 이 공간은 카페와 책방이다. 사진 스튜디오답게 사진 관련 책을 판매하는 책방에서는 일반 서점에서 보기 힘든 외국 서적을 볼 수 있다. 물론 분위기가 책방이라고 하기엔 워낙 조용해서,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아 바깥에서 주춤거리게 되지만 말이다. 직원이 친절하게 “책 구경하세요”라고 말해주니 걱정하지 말고 구경하시길. 구입뿐만 아니라 편하게 보고 갈 수도 있고, 시원한 커피 한 잔 들고 책을 보기 위해 들러도 좋겠다. 특히 책을 보고 있으면 규칙적으로 들리는 지하철 소리가 인상적인 곳이다. 마치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주소 : 서울시 성동구 성수이로 20길 57 / Tel. 070-4203-7722

Layer 57 사진 스튜디오는 공장 특유의 인더스트리얼 분위기로 다양한 행사가 가능하다.

1_ 빈티지한 분위기의 책방 전경
2_ Layer 57의 책방에선 시중에서 보기 힘든 사진 관련 책들을 만날 수 있다.

하정희 객원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2018-05-03]조회수 : 1,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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