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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마주치다
이곳, 예술이다 오직, 영화다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박물관·영상도서관

 

진수성찬이 차려졌다. 영화의 성찬이. 가늠할 수 없을 만큼의 깊이와 넓이를 쉽지만 정교하게, 단순하지만 구체적으로 담아낸 솜씨가 최고 수준이다. 굴곡 많은 근대사와 맥락을 같이한 우리나라 영화의 희로애락, 그리고 어제와 오늘을 이야기하는 한국영상자료원. 범접하기 어려울 만큼의 화려함은 거두고 문턱을 한없이 낮추었으니, 이제 느긋하게 걸음을 옮기며 즐길 차례다.

담담하게 펼쳐지는 한국영화의 역사
이곳은 오래된 것들의 파라다이스다. 그때 그 시절 영화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희미해진 과거가 현재로 소환되며, 반들반들 손때 묻은 영사기가 위풍당당한 주인공이 된다. 손님 없는 극장 영사실의 외로운 신세가 아니라 의미 있는 역사의 일부로서 말이다. 바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영화 아카이브인 한국영상자료원 내에 위치한 영화박물관이다.
영화박물관은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곳으로, 이름처럼 우리나라 영화의 과거부터 현재까지를 전시해 놓은 공간이다. 요즘이야 익숙하다 못해 흔하기까지 한 게 영화다. 하지만 극장에서 보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 그 이면에는 더 흥미진진한 지난날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 공간은 조근조근 이야기한다.
이곳은 크게 기획전시실과 상설전시실로 구분된다. 기획전시는 비정기적으로 주제가 바뀌는데, ‘이탈리아 영화 오리지널 포스터전’, ‘하길종 감독 30주기 추모전’을 비롯해 영화의 변천사와 주요 기법 등에 관련된 전시가 진행됐다. 현재는 영화 「암살」에서의 프로덕션 디자인을 전시하고 있다.
상설전시실은 섹션별로 나누어져 있다.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한국영화 시간여행’ 섹션은 1903년부터 현재까지의 한국영화사를 시대별로 총 4기로 나누어 소개한다. 주요 작품부터 수상 역사, 관련 제도는 물론 극장요금 변천사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총망라한다. 특히 안종화 감독의 「청춘의 십자로」는 관람 중 절대 빠뜨리지 말아야 할 전시작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이 지난 2007년 발굴해 2008년에 대중에 공개했는데, 현재 필름이 남아 있는 우리나라 영화 중 가장 오래된 작품이다. 「청춘의 십자로」는 무성영화 시대의 한국영화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질산염 오리지널 필름이라는 점에 의의가 있으며, 영화를 통해 1930년대 서울의 풍경과 문화를 엿볼 수 있다.

 

오감을 열어 보고, 듣고, 느끼는 공간
수탈과 억압의 식민지시대에 자라난 무성영화 전성기, 발성영화 등장과 함께 이루어진 세대교체, 한국영화 르네상스로 기록되는 1960년대, 텔레비전 보급과 엄혹한 검열 등의 이유로 불황을 겪은 1970년대 등 지금의 한국영화를 있게 한 어제가 벽면을 따라 담담하게 펼쳐진다. 실제 영화 필름과 대본, 카메라와 영사기도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데, 당시를 겪지 않았더라도 의미는 충분히 와 닿는다.
이처럼 오롯이 집중하게 만드는 공간의 힘은 역사의 깊이와 맞닿아 있기 때문일 터. 시간과 함께 흘러온 한국영화의 생생한 숨결을 따라 걷다보면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영화가 아니라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이어지는 ‘애니메이션의 방’ 섹션은 애니메이션의 제작원리부터 한국 애니메이션의 역사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대형 조에트로프(zoetrope)를 통해 애니메이션의 원리를 체험하고 애니메이션 제작과정을 익힐 수도 있다.
비교적 쉽게 설명되어 있지만 보다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서는 전시해설을 듣는 것을 추천한다. 약 30분 동안 한국어로 진행되며, 예약 없이 현장에서 바로 참석하면 된다. 외국어 전시해설을 원할 경우에는 안내데스크에서 영어, 일어, 중국어 오디오가이드를 무료로 대여해 이용할 수 있다.
영화박물관 관람 후 지하로 내려가면 ‘시네마테크KOFA’다. 국내외 고전·예술·독립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관으로, 심도 깊은 주제의 기획전은 물론 감독과의 만남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공간의 가장 큰 매력은 평소에 흔히 접하기 어려운 영화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 누군가에게 오랜 시간 그리움으로 남았을 그 영화들이 대형 스크린을 통해 현실로 소환된다. 상영시간표는 한국영상자료원 홈페이지에서 미리 확인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영화에 대한 모든 것이 담긴 영상도서관
한국영상자료원 2층의 영상도서관은 관련 콘텐츠가 모여있는 국내 최대의 영화 멀티미디어 열람시설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출시된 DVD·블루레이·VHS, 영화 관련 도서와 논문, 시나리오 등의 자료가 5만여 점에 달한다. 게다가 61만여 점의 디지털 콘텐츠 및 정보 서비스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영화 마니아들에게는 이보다 훌륭한 놀이터가 없을 듯하다.
영상도서관답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방대한 관련 서적들이다. 일반 도서관보다 규모는 작지만 영화문화 서적들로만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전문성 면에서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7,000여 권의 일반서적, 2만 7,000여 권의 한국영화 시나리오, 국내에서 발행 중인 영화잡지는 물론 폐간된 잡지와 해외 영화잡지까지 보유하고 있으므로 원하는 자리에서 자유롭게 열람하면 된다. 문헌자료 복사가 필요할 경우, 3분의 1 범위에 한해 가능하다.
국내에 출시된 모든 영화를 블루레이·DVD·VHS로 감상할 수 있는 영화감상석도 별도로 있다. 1·2인석의 경우 당일 원하는 영화를 검색해 안내데스크에서 좌석 배정을 받는 방식으로, 지정된 자리에서 헤드폰을 착용한 후 영화를 보면 된다. 하루 이용 시간은 3시간. 1회 연장해 6시간까지도 가능하다. 최대 10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다인실은 전화 또는 방문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영상도서관에는 1,700여 장의 영화 OST를 감상할 수 있는 좌석, 확대기와 높이조절 책상 등이 설치된 장애인 전용석도 있다. 이용료는 무료이며, 안내데스크에서 회원증을 발급받은 후 자유롭게 입실하면 된다. 단, 이용 연령은 15세 이상으로 제한되며, 15세 미만은 보호자 동반 하에 이용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서 신착 자료와 주제별 컬렉션 등을 검색할 수 있으니 미리 확인한 후 방문하면 보다 편리하다.

TIP

한국고전영화를 집에서 즐기려면?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영화상영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인 KMDb VOD(www.kmdb.or.kr/vod)에서 192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제작된 400여 편의 한국영화를 만날 수 있고, 유튜브 한국고전영화극장채널(www.youtube.com/koreafilm)을 통해서도 영문자막과 함께 80여 편의 한국영화를 무료로 볼 수 있다.

한국영화박물관
문의 02-3153-2072
주소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400
운영시간 10:00~19:00(화~금)/10:00~18:00(토·일·공휴일)
 * 한국영화박물관은 매주 월요일 휴관
 * 영상도서관은 둘째·넷째 월요일 휴관
 *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은 21:00까지 연장 개방
전시해설 15:00(화~금)/11:00, 15:00(토·일)
관람 및 이용료 무료

정은주 객원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1,077기사작성일 : 20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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