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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하나부터 열까지 다 널 위한 소리~ 잔소리 보감

 

잔소리 좋아하는 사람이야 없겠지만 그래도 해야겠다. 대한민국 아재들도 알 건 알아야 한다. 여심저격, 그거 별 거 아니다. 새해에는 어디서나 대접받는 매너남으로 거듭나자.

‘맥주 두 병에 오징어 하나’가 기본이 아니라…
고마워요. 이름도 모르는 당신 덕분에 이런 글까지 쓰네요. 우린 주일날 같은 예배당에 앉아 있었죠. 마치 운명처럼. 당신보다 뒷자리에 앉아 있던 탓에 설교 중에 연신 손을 치켜드는 당신의 행동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죠. ‘질문을 하려는 걸까? 할 말이 있나?’ 오만 가지 생각이 스치다보니 자연스럽게 목사님보다 당신과 당신의 손동작을 더 주목하게 됐어요. 그리고 곧 깨달았죠. 당신은 습관적으로 소갈머리를 두드리고 있었고, 거긴 예상대로 휑하니 비어 있다는 사실을요. 아무리 두피 마사지가 중요해도 타인이 이야기할 때는(더구나 설교 중에!) 잠시 참아야 한다는 간단한 매너조차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어요. 그런 사람들에게는 잔소리마저도 약이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도요.
그럼, 우리 기본적인 이야기부터 해보자고요. 설마 아직도 부하 직원에게 커피 심부름을 시키는 사람은 없겠죠? 믹스커피 타는 게 뭐 그리 힘들다고 유세냐고요? 커피 끓이려고 뽑은 직원이 아니라면 커피 타오라고 시키면 안 되는 게 당연하답니다. 상대방이 기분 좋게 “커피 한 잔 하실래요?” 하고 권하는 경우는 제외할게요. 또 있어요. “우리 때는 애 낳고도 바로 밭에 나갔다”는 류의 발언 말이에요. 백번 양보해서 그 댁에서는 애 낳고 밭에 나갔다고 쳐요. 그래도 그건 그 댁만의 특수한 상황이랍니다. 성급한 일반화는 곤란하다고요. 이제 막 임신·출산을 겪고 피로에 지친 여직원들이 들으면 화장실에서 눈물 빼기 딱 좋은 언어폭력이에요. 덧붙여 지하철 노약자석에 임산부도 앉을 수 있거든요. “새파랗게 젊은 주제에 뻔뻔하게 앉아 있네”라며 역정 내지 마시고, 혹여 임산부일 수도 있겠거니 하고 한 번만 더 생각해주세요. 끝으로 괜히 사내 단톡방 만들어서 퇴근 후에도 수시로 업무지시하고 그러지 마시고요. 퇴근 후의 시간은 오롯이 개인의 것이랍니다. “요즘 젊은 것들은 열정이 없네, 우리 때랑 다르네”라며 불평할 시간에 업무 효율을 높일 아이디어라도 하나 더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젊은이들이 기성세대 마음에 쏙 든다면 그건 더 이상 젊은 게 아니랍니다.

레스토랑에선 왜 그랬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리스토란테의 밤」이라는 수필을 읽어본 적 있나요? 거기엔 데이트 중인 한 남자가 등장하죠. 파스타를 ‘추르릅-추르릅’거리면서 잘도 먹어대는 남자요. 하루키는 그 소리가 얼마나 듣기 싫었던지 마치 “지옥의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 같았다”고까지 표현했고요(데이트는 어떻게 됐을까~요?). 그럴 줄 알고 파스타집 근처엔 얼씬도 않는다고요?
2월은 밸런타인데이를 비롯해 졸업·입학 등의 소소한 행사가 많은 달이에요. 구정을 지낸 다음이라 식사를 겸한 비즈니스 미팅도 꽤 있을 때고요. 간단한 매너 몇 가지만 알아도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여심까지 저격하는 매력남이 될 수 있으니 조금만 노력해보세요.
일단 어색하더라도 모임에 여자 멤버가 있다면 의자 정도는 살짝 빼주는 것도 ‘나 달라졌어!’의 좋은 신호탄이 될 거예요. 쑥스럽다면 아내나 어머니, 딸 등 가족들에게 먼저 연습해보는 것도 좋죠. 그거 아세요? 옆에 앉은 여성의 와인이나 물, 냅킨 등을 살뜰히 챙기는 게 다 남자들의 몫이라는 거. 상사라는 이유로 동석한 여직원에게 꼬박꼬박 시중을 들게 하는 건 외국인 바이어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심어주기에 딱 좋은 행동이에요. 어찌어찌 식사를 시작했다고 쳐요. 냅킨은 어디에 있죠? 냅킨 따위 신경 안 쓴다고요? 식사 전에 냅킨으로 앞섶을 가리는 것이야말로 테이블 매너의 시작점이에요. 냅킨으로 앞섶을 가려야 허리를 곧추 펼 수 있고, 허리를 펴야 상대방의 눈을 보면서 식사를 하죠. 고개를 숙이고 음식을 먹는 모습은 비즈니스 식탁에서는 최악의 매너로 꼽혀요. 상대의 눈을 보면서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 이거야말로 여자들이 원하는 매너남의 정석이죠.
식사를 마치고 커피나 홍차 등의 차를 마실 때도 매너가 필요해요. 받침접시가 있다면 한 손으로는 찻잔을, 다른 한 손으로는 받침접시를 들고 차를 마시는 것이 기본이죠. 하지만 이건 아시아인들에게는 다소 낯선 문화이긴 해요. 중국이나 일본, 우리나라에서는 전통차를 마실 때 잔받침은 그대로 두고 찻잔을 두 손으로 들어서 오른손은 찻잔을 감싸고 왼손은 찻잔을 받쳐야 하거든요. 이런 건 센스 있게 상대를 봐가면서 상황에 맞춰 마시면 되겠네요.

‘잔소리’라 써도 ‘애정’이라고 읽기를
이참에 꼭 당부하고 싶은 게 하나 더 있는데요. 바로 악수 매너에요. 악수는 수많은 비즈니스 전략가들이 주목하는 최고의 인사법이자 소통 방식이에요. 첫 악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비즈니스의 성공이 좌우될 정도예요. 수십 장의 명함 속에서 나를 어떻게 각인시키죠? 바로 힘차고 자신감 넘치는 악수가 답이랍니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보고 미소를 지으며 강하게 2초간 손을 잡으세요. 절대로 고개를 숙이지 마시고요. 상대의 눈을 보는 것, 그것이 바른 악수 매너예요.
한번 입을 열었더니 잔소리 거리가 끝도 없이 떠오르네요. 명함을 주고받을 때 제발 받자마자 지갑에 넣지 말라거나, 와인 마실 때 건배는 첫 잔만 하고 건배할 때도 상대방의 눈을 주시하라 등등. 하지만 지적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또 ‘담배 끊어라, 술 마시지 마라, 뱃살 빼라, 돈 많이 벌어 와라’ 등 가정 내 잔소리도 이미 넘쳐날 테고요.
그래도 이거 하나만은 알아주세요. 잔소리도 귀 기울이면 약이 될 때가 있다는 것. 매너가 밥 먹여준다는 점도요.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이야기하는데요. 앞서 이 글이 탄생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준, 교회에서 마주친 당신께는 주님께서 보다 풍성한 머리숱을 허락하시길 바란다는 축언을 드리며 글을 맺습니다. 진심이에요, 아멘.

 Happy Report
★ 아재 추천도서 대발견! 『아저씨 도감』(윌북)

01 아저씨가 어때서? 아저씨들도 관찰하고 분류해보면 그 나름대로 ‘생물학적’ 의미가 있음을 알려주는 책. 이해하기 힘들었던 아저씨들의 기괴한 행동들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고나 할까? 남자는 누구나 아저씨가 될 수밖에 없으며 아저씨들도 한때는 찬란한 청년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02 책이라면 담 쌓은 당신도 이 책은 읽는다! 독서와는 거리가 먼 전형적인 아재에게 이 책을 슬쩍 보였더니 ‘킬킬’거리면서 끝까지 읽는 것이 아닌가. 책 속 어딘가에서 자신과 똑 닮은 도플갱어(doppelganger)를 찾고는 잠시 소름 돋아 하기도. ‘이거 나 도촬한 거 아냐?’ 하면서(일본의 아재들인데도!).

03 아가씨에게 보여줘도 좋다 평소 흠모하던(?) 아가씨 그런 거 말고 트러블이 잦았던 여직원이나 대화가 끊긴 딸에게 권해봐도 좋을 책. 아재라면 질색하던 이들도 다소 호의적인 눈으로 아저씨들의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박성연 전문기자 참고도서 『럭셔리 매너』 (동문선)​

조회수 : 968기사작성일 :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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