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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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로 세계로
영상보안의 다크호스, 세계를 지키는 눈으로
㈜프라비스시스템즈

 

㈜프라비스시스템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초창기부터 해외시장을 공략해 설립 4년 만에 ‘천만불 수출의 탑’을 거머쥐며 수출강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그 동력은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서영란 대표 특유의 수출전략. 안 되면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끈기와 근성,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섬세함, 무엇보다 마케팅이야말로 가슴 설레는 일이라는 그 남다른 감수성을 어찌 이기랴. 서 대표의 수출마케팅은 그래서 더 남달랐다.

㈜프라비스시스템즈(대표 서영란, 이하 프라비스) 본사 내 미팅룸에는 조선 후기 화가 신윤복의 「단오풍정(端午風情)」이 걸려 있다. 동양적이면서도 빨강, 노랑, 파랑, 초록 등 다양한 색채감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이 작품은 해외 바이어에게 프라비스의 정체성과 제품 성능을 피력하는 매개체로 제 몫을 톡톡히 한다. 프라비스의 주력제품인 디지털비디오레코더(DVR)가 얼마나 선명하게 사물과 환경을 인지해 전송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
프라비스는 2009년, 서영란 대표를 비롯해 영상보안업계에서 10년 이상 커리어를 쌓은 전문가들이 의기투합해 설립한 영상보안장비 전문기업이다. 짧은 업력에도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패키지와 디자인으로 무장한 DVR, 네트워크비디오레코더(NVR), 네트워크카메라(IP Camera) 등을 잇달아 출시하며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특히 전체 매출의 90%를 해외시장에서 거둬들일 정도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이름이 났다. 영상보안장비 시장이 발달한 미국, 영국, 독일 등에는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에 OEM 납품으로 진출했고, 일본, 인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에는 자체 브랜드 ‘PRAVIS’로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중이다.
초창기부터 해외시장으로 진출한 프로비스는 설립 1년 만에 ‘삼백만불 수출의 탑’을 받고 이듬해에 ‘오백만불 수출의 탑’, 2013년에 ‘천만불 수출의 탑’을 연이어 수상하며 세계무대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거꾸로 전략 하나
그 나라 날씨가 왜 중요하냐고? 정보가 곧 경쟁력이다
프라비스의 해외시장 진출은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오랫동안 영상보안장비 업계에 몸담았던 서 대표는 수출과 해외영업, 마케팅의 달인으로 통했다. 때문에 설립 초부터 영상보안장비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보다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호텔리어를 꿈꾸던 서 대표는 우연한 기회에 영상보안장비 업계에 발을 들였다. 이른바 국내 영상보안장비 1세대로 꼽히는 기업에 입사해 해외영업을 전담하게 된 것. 당시에는 국내시장이 더욱 척박했으므로 처음부터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관련 분야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꿈꾸던 일도 아니었기에 서 대표는 DVR이 뭔지, 인터컴이 뭔지, 영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것도 해외영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게 없었다. 그때 그가 선택한 것은 지인을 통해 영업과 마케팅 노하우를 익히는 것이었다. 업무시간에는 관련분야와 제품, 기술 등을 공부하며 일하고, 저녁이면 종합상사 등에서 일하는 지인들을 만나 어깨 너머로 노하우를 익혀나갔다. 굵직한 박람회나 전시회에 참가하면서 하나둘 바이어와 안면을 트고 거래처를 넓히며 네트워크를 형성했다.
서 대표는 공략할 시장을 정하면 가장 먼저 그 나라에 대한 공부부터 시작했다. 온라인으로든, 책으로든, 현지시장 조사를 통해서든, 그 나라의 기후부터 문화, 생활환경, 관습 등 정보라고 할 만한 것은 죄다 모았다. 시장 시스템을 파악하고 그 중 손에 꼽히는 바이어 리스트를 찾아내는 건 그 다음 일이었다. 무엇보다 서 대표는 공략할 회사에 대한 정보를 제일로 여겼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 적을 알아야 어디를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한 길이 보인다는 생각에서였다.
“공략할 대상이 어떤 기업인지를 알아야 공략할 수 있어요. 저희 제품이 좋다고, 우수하다고 강조하는 건 누구나 다 하는거죠. 중요한 것은 그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아는 것이에요. 당연히 그 회사에 대해 공부해야죠. 더불어 회사 거래처에 대해서도 알아야 해요. 그곳이 곧 저희의 경쟁업체니까요. 그 과정에서 경쟁업체보다 저희가 나은 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제안해야 승산이 있습니다. 이것이 곧 철저한 타깃맞춤 전략이죠. 바이어가 꼭 필요로 하는 것을 알고 그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하는 것도 모두 정보에서 출발합니다.”
서 대표는 이것이야말로 마케팅의 기본이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영상보안장비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는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도 이 기본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거꾸로 전략 둘
제품을 팔겠다고? 마음을 먼저 얻어라
정보를 모으는 것이 전략적인 측면이라면, 서 대표는 그 바탕에 신뢰가 깔려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실제 영상보안업계에서 일한 20년 내내 마케팅을 펴는 그의 신념이자 전략은 신뢰였다. 이름조차 낯선 한국의 작은 기업에 선선히 판로를 열어줄 바이어는 어디에도 없을 터. 이제 갓 첫발을 내디딘 프라비스가 손에 꼽히는 글로벌 기업들과 거래를 틀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쌓은 서 대표의 신뢰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서 대표는 단 하나의 제품을 주문하더라도, 바이어가 설령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를 하더라도 우선은 “Yes”를 외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이것이 또 다른 비즈니스의 기회가 된다는 믿음에서다. ‘No’라고 답하면 다음에 대한 여지가 전혀 없으니, ‘Yes’는 다음 기회를 위한 최선의 답인 셈이다. 일례로, 설립 초에 미국의 유명 바이어가 제품을 테스트해보고 싶다고 했을 때 서 대표는 10월부터 12월까지 꼬박 2개월을 직원들과 매일 밤을 새다시피 준비했고, 이런 노력과 성의는 바이어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됐다.
그가 이처럼 신뢰를 강조하는 이유는 수출이 사람과 사람간의 일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해외박람회 등을 꾸준히 다니며 수출 노하우를 쌓았다는 서 대표는 그 오랜 기간을 통해 ‘결국은 사람의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특히 사람과 사람 간의 일은 신뢰에서 비롯하고, 그 신뢰는 결국 디테일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1,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이 결국은 작은 서류 한 장에서 시작한다면 믿겠습니까? 그런데 현실이 그래요. 샘플 자료를 하나 보내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마음과 태도가 서류 한 장에 나타나는 거죠. 최선과 아닌 것의 차이는 ‘디테일’에 있어요. 사소한 것이라도 디테일하게 준비해야 합니다. 종이 한 장 차이일 수 있는 디테일이, 그 미세한 차이가 1,000만 달러 수출을 하느냐 못 하느냐를 가르는 기준이 됩니다.”
바이어와 신뢰를 쌓고 마음을 얻어야 진솔한 소통이 가능하며,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그 다음에 자연히 따라올 결과라는 것이다.

거꾸로 전략 셋
마케팅이 두려운 일? 즐기면 길이 보인다
마케팅에 있어 서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도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는 그는 ‘쉽게 얻은 것은 쉽게 나가고 어렵게 얻은 것은 쉽게 나가지 않는다’는 믿음이 있다. 글로벌 바이어를 만나기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지만, 포기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어렵사리 명함을 얻어 이메일을 보내고 수십 번 전화를 하고, 그래도 만날 수 없다면 아는 인맥을 총동원해 기회를 만들기를 주저하지 않는 것.
“영업이나 마케팅은 저를 설레게 해요. 새로운 기회를 주고 도전해야 할 과제를 주잖아요. 처음부터 결과나 성과에 집착하면 기회나 도전이 부담스럽고 두려운데, 반대로 과정을 즐기겠다고 맘먹으면 두려울 게 없어요. 오히려 재밌고 설레죠. 먼 길을 떠날 때 목표점을 향해 무조건 달리기보다, 주변에 꽃도 보고 나무도 보면서 가다보면 어느 새 목표한 지점에 도달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예요.”
서 대표는 영업이나 마케팅이 가슴 설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비행기를 타고 하늘에 떠 있는 그 시간이 좋다는 것. 때문에 대표실 한쪽에는 항상 여행용 캐리어가 자리해 있다. 지금도 일 년에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살다시피 하고, 국내 D항공사에만 200만 마일리지가 쌓여 있을 정도.
프라비스는 올해 신제품 론칭을 준비 중이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모바일과 연동해 출입문을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한 첨단영상보안장비다. 중소기업으로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진 않으나, 서 대표는 미국을 시작으로 해외를 공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정보보안 전문 전시회 ISC WEST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는 그때를 생각하면 벌써 가슴이 뛴다고 한다.
지난해 프라비스 매출은 80억 원 남짓. 한때 매출이 120억 원을 웃돌았으나 2014년, 메인 칩 단종 위기 여파가 컸다. 서 대표는 ‘곧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 상장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를 명확히 했다.
“보안장비 시장은 결코 죽지 않습니다. 가격경쟁 때문에 힘들지언정 시장은 해마다 성장하고 있죠. 아날로그 보안시대에서 디지털과 네트워크 보안시대로 바뀌고 있어요. 고화질, 영상압축 효율성 기술, 제품 안정성에 대한 고객의 니즈도 증가할 거고요. 그 선두에 프라비스가 있습니다.”
프라브(Proud Realisers of Added Value)족은 부가된 가치를 통해 만족감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뜻으로, 브랜드보다는 자신의 안목을 중히 여기고 자신만의 스타일에 자부심을 갖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서 대표는 사명인 ‘프라비스시스템즈’가 ‘PRAV is System’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무장한 창조적인 기업을 지향하겠다는 포부를 담았다는 것. 짧은 업력에도 국내 영상보안업계의 다크호스로 부상해 이제는 세계를 지키는 눈이 되겠다는 프라비스. 당찬 포부를 실현할 날이 멀지 않은 듯했다.

이은정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1,172기사작성일 :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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