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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펀딩
세상의 모든 길이를 잰다, 똑똑한 줄자
㈜베이글랩스 스마트 줄자 ‘베이글’

 

시간을 측정하는 시계, 질량을 측정하는 저울, 온도를 측정하는 온도계 등. 이들은 디지털과 융합해 디지털 시계, 전자저울 및 스마트 체중계, 전자온도계로 진화했고, 대중의 삶 속에 깊이 파고들었다. 그런데 여전히 길이를 측정하는 줄자만은 아날로그 세계에 머물러 있다. 왜일까? 창조적인 의구심과 누구나 느끼는 사소한 불편함을 단서로 따끈따끈한 베이글이 탄생했다.

기업 강점
하나 다양한 사물이나 신체 사이즈를 잴 수 있게 휠, 초음파, 음성인식, 블루투스 기능을 장착한 세계 최초의 디지털 멀티줄자
창업 첫해 킥스타터, 인디고고에서 한국 벤처 중 최고액인 180만 달러를 모금해 시장성 검증
측정 데이터를 이용해 길이 관련 플랫폼 구축, 파생 비즈니스 극대화

흥행 점수 ★★★★★

흥행성 한마디
킥스타터 역대 30만 개 프로젝트 중 상위 0.04% 모금액을 기록했으며, 4,500% 초과 달성. 2016년 한 해 흥행 돌풍을 일으킨 스타트업의 92%를 달성하고, 이를 상향 조정한 결과 1억 원 목표금액 대비 109%를 달성했다.

#상품 라인업
디지털·휠·레이저·블루투스 탑재된 만능 재주꾼
2016년 베이글의 등장은 혜성과 같았다. K-Global Startup 사물인터넷(IoT) 분야 스마트 신제품개발지원사업 최우수상, OCE Discovery(캐나다) Global Start Pitch Competition Winner, 2016 IoT 이노베이션 어워드 대상, 도전! K-스타트업 2016 창조경제대상 대통령상 등, 2016년에 상이란 상은 죄다 휩쓸었다.
크라우드펀딩의 양대 산맥인 킥스타터, 인디고고를 섭렵하며 미국 크라우드펀딩 업체에서 한국 스타트업으로는 최고액을 모금했다. 2016년 1월 박수홍 대표가 창업한 ㈜베이글랩스의 스마트 줄자 ‘베이글’이 작년 한 해 동안 받은 성적표다.
모양도 비슷하거니와 주 고객층인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빵 ‘베이글’에서 브랜드명을 따왔다. 손 안에 쏙 들어올 만큼 심플하고 앙증맞은 이 기기는 만능 재주꾼이다. 줄을 쭉 빼면 디지털 화면에 길이가 표시되고, 먼 거리를 잴 때는 레이저를, 곡선을 잴 때는 휠을 사용한다. 게다가 측정값을 적은 메모지를 잃어버려 허둥지둥할 염려도 없다. 측정한 길이를 저장할 수 있고, 말하면 받아 적는(음성저장) 비서 역할도 톡톡히 한다. 무엇보다 이렇게 저장된 데이터 값을 블루투스를 통해 전송하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동기화할 수 있다.
시장에 나온 디지털 줄자, 블루투스 줄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반 줄자, 레이저·초음파 측정기, 워킹 카운터 등이 각각 존재했을 뿐, 이를 하나로 모으고 블루투스 기능까지 탑재한 것은 베이글이 최초라는 것이 중요하다.
기계공학과 박사학위를 받은 후 대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박 대표는 실험을 하면서 길이를 재는 도구가 제각각이고 결과 값도 매번 일일이 손으로 적어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시켰다.
소재도 독특하다. 방탄조끼를 만들 때 사용되는 ‘다이니마’라는 소재를 사용한다. “무게당 강도가 체인보다 강하고, 온도에 따라 늘거나 줄지 않아 내구성이 크다”며, “무엇보다 사람의 허리둘레 또는 구부러진 면을 측정하는 데 매우 적합하다”고 변대현 책임연구원은 말한다. 게다가 자체 개발한 센서 및 알고리즘을 통해 다른 디지털 줄자보다 줄자의 핵심기술인 정확도까지 확보했다.

 

#시장성·흥행성
DIY 보편적인 미국 및 유럽 시장에서 열광
미국 킥스타터 크라우드펀딩에서 35일 동안 135만 달러(15억 원)의 자금을 유치했는데, 이는 처음 목표로 설정한 3만 달러의 4,500%에 이르는 성과다. 킥스타터의 역대 30만 개 프로젝트 중 상위 0.04%에 해당하는 모금액이다. 킥스타터에 이어 인디고고 크라우드펀딩에서도 50만 달러(2017년 1월 현재 유치중)를 달성했다. 이 회사 제품은 크라우드펀딩으로만 해외 105여 개국에 2만 4,000개(2016년 12월 30일 기준)가 판매되었다. 유통업체로부터 이메일 러브콜도 300여 건이나 받았다.
세계 줄자시장 규모는 약 1조 2,000억 원으로 추산되며 미국·유럽이 주류시장이다. 이들 국가에선 DIY 개념이 보편적이라서 디지털 줄자에 대한 잠재수요도 높을 뿐 아니라 최근의 싱글가구 증가세와도 맞아떨어진다. 박 대표는 “창업 당시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했지만 예상보다 반응이 훨씬 뜨거워 놀랐다”며, 흥행만큼 카피나 미투 제품이 나올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에러를 잡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중국과의 기술장벽은 1년 정도라고 생각해 빠르게 브랜드를 구축하고 관련 플랫폼이나 애플리케이션으로 시장을 선점할 생각”이라고 대응책을 밝혔다.
게다가 베이글랩스는 지난해 한국거래소가 유망 스타트업을 위해 문을 연 스타트업 전용 장외시장 KSM에도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37개 기업 중 하나다. KSM은 코넥스를 거쳐 코스닥 등 정규 주식시장 상장을 유도하는 인큐베이팅 역할을 한다.

#성장과 미래
공구, 패션 등 관련 산업 성장세, 길이 기반 플랫폼으로 확장할 터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가정용 인테리어 제품을 파는 홈디포에만 납품해도 3,000여 개에 달하는 매장을 유통망으로 확보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이러한 추세는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마케팅 및 유통 계약을 위한 자회사(Bagel Labs, Inc)도 설립했다.
10억 달러로 추정되는 공구산업 외에도 신체 치수가 필요한 글로벌 온라인 패션시장 역시 2002년 이후 연평균 17.5%씩 성장해 2015년 매출 120조 원(매출의 약 6%를 차지)을 돌파했으며, 건강 치수를 재는 모바일 헬스케어(mHealth) 시장 역시 2015년 145억 달러에서 2020년 588억 달러로 연평균 32% 성장할 전망이다.
박 대표는 ‘신기하고 흥미로운 아이템’이라는 시장의 반응을 넘어 어떻게 하면 전문적인 줄자로 발전해 나가느냐를 다음 과제로 삼았다. 무엇보다 박 대표는 온라인, 특히 IoT와 결합한 플랫폼을 만들어 베이글로 측정한 길이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베이글의 핵심 기술이자 차별화 포인트는 길이 기반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패션, 헬스케어, DIY, 인테리어, 가구 등 길이와 관련된 데이터가 쓰이는 곳은 예상 외로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플랫폼과 연결된 줄자는 현재 세계 어디에서도 시도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축적된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고 소비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어떻게 제공하며, 이를 위한 플랫폼으로 어떠한 비즈니스를 파생하느냐에 따라 사업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자 리얼 인터뷰
㈜베이글랩스 박수홍 대표

크라우드펀딩계의 양대 산맥을 모두 석권했다. 준비과정과 비법을 알려달라.
미리미리 철저한 준비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최소 3개월 전부터 준비했고, 캠페인 기간에는 두 명의 담당자가 미국에 상주하면서 현지 상황에 대응하는 노력을 쏟았다. 두 서비스는 장단점이 다르다. 트래픽 측면에선 킥스타터가 인디고고보다 3배 많지만, 인디고고는 커스터마이징이 수월하고 트래픽 분석이 편리하다.
캠페인 기간도 고심해서 잡았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기간, 휴가철은 피했다. 해외 미디어의 경우 프로세스가 오래 걸리기 때문에 사전에 미리미리 접촉하고 일정을 조율하며 대응했다.
추후 달성률은 지속해서 회자되기 때문에 마케팅 차원에서 너무 무리한 금액을 설정하지 않고 적정한 목표액을 설정했다.
크라우드펀딩 이용자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영미권 고객이 많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마케팅을 설계했다. 하지만 본질을 앞설 수는 없다. 제품이 혁신적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1년을 준비하고 세 번의 시제품을 거쳤다.

크라우드펀딩으로 얻는 가장 큰 이점은 무엇인가?
제품 출시 전에 반응을 알아볼 수 있으며, 실제로 고객들의 요구사항을 접할 수 있어 좋다. 예를 들어 크라우드펀딩 모금이 60만 달러 이상 되면 색상 1개를 추가(흰색, 검정색)하고, 90만 달러 이상이면 수평계 부착형 액세서리를 추가하며, 120만 달러 이상이면 실리콘 케이스와 벨트클립, 손목 스트랩을 추가했다. 수평을 맞추는 보조장치가 있으면 좋겠다든가, 측정하다가 떨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고객의 요구 및 개선사항을 반영한 조치다. 완성도가 높아졌을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구축, 홍보효과, 유통망 확보, 추가 투자유치 등 톡톡히 덕을 봤다. 또 양산자금을 먼저 확보할 수 있어 자금운영 면에서도 유리하다.

창업한 지 첫돌이 지났다. 기업철학과 꿈꾸는 기업의 상이 궁금하다.
대기업 연구소에서 4년을 근무하다 창업 아이템을 가지고 큰 그림을 그려볼 기회를 얻고 싶어 2015년 5월에 사표를 냈다. 엔지니어 출신인 나를 보완해줄 제품디자이너를 소개받아 2015년 10월 시제품을 만들고, 그 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한 명씩 영입했다. 현재 직원이 8명인데, 2명을 더 영입할 계획이다. 많은 기업에서 정치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얼마나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는가? 누구나 생각하기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회사가 바로 우리가 꿈꾸는 기업문화다. 무엇보다 베이글랩스 출신이면 확실히 인정해줄 수 있을 만큼 회사와 직원 모두 상호 발전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고 싶다.

작년에 가장 주목받은 스타트업 중 하나였다. 한 해를 겪으면서 사업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궁금하다.
사업은 매순간이 부담이며, 힘들지 않은 순간이 없다. 각 분야 전문가인 팀원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준비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길이와 관련해서 혁신이 이뤄지지 않은 분야를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으로 뛰어들었지만, 개발이든 양산이든 성과든 기한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시장은 냉정하다. 작은 것부터 시장의 반응을 보며 추진하는 것이 위험부담을 덜 수 있어 좋다. 크라우드펀딩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본인이 소화할 수 있는 비용과 기간, 현실적으로 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최윤경 전문기자 사진 박명래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1,211기사작성일 : 2017-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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