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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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상식력 고사
Good-bye
더 좋은 시작을 위한 좋은 끝

‘유종의 미’라는 말 아시죠? 해마다 연말만 되면 여기저기서 그냥 하는 소리려니 했는데, 곱씹을수록 참 어렵고도 무거운 말이라 여겨집니다. 셰익스피어는 심지어 “끝이 좋으면 다 좋다(All’s well that ends well)”라고도 했지요. 직장인에게 퇴사는 끝이요, 마무리요, 마침표이겠습니다만, 어쩌면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데 더 방점을 찍어야 하지 않을까요? 끝이 만족스러웠다면 다가올 시작은 더더욱 좋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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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blem is
문제는 이렇다
퇴사를 고민 중인 직딩입니다. 돌아보면 지난 3년간 때로는 보람으로, 때로는 행복으로, 때로는 눈물로 하루하루를 버텨왔던 것 같습니다. 어렵사리 입사한 첫 직장이고 좋은 인연을 많이 만나기도 해서 막상 회사를 그만둔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고 어쩐지 속상하기도 해요. 그럼에도 더 이상은 다람쥐 쳇바퀴마냥 무기력하게 굴러가는 직장생활에 소중한 삶을 저당 잡히고 싶지 않습니다. 일요일 밤마다 눈은 〈개그콘서트〉에 두고 마음은 불안과 걱정, 두려움에 시달리면서 웃지도 울지도 못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싫습니다. 배려라곤 없고 늘 야단만 치는 상사의 끔찍한 목소리를 떠올리면 절로 진저리가 쳐지기도 합니다. 당장 뾰족한 수가 있는 건 아니지만, ‘산 입에 거미줄 치랴’는 심정으로 과감하게 사표를 던져볼까 하는데요. 입사가 처음이듯 퇴사도 처음인지라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고 마무리를 해야 할지 도통 모르겠어요.
가슴속에 사표를 품고 때를 기다리는 직장인 A

Solution is
이야기는 이렇다

2017년,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비로소 행복을 찾았다는 이나가키 에미코의 자전적 고백서 《퇴사하겠습니다》가 등장한 이후 설렘 없는 밥벌이 따위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어떻게든 갑갑한 직장에서 탈출할 것을 권하는 책이나 멘토들이 속속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평생직장의 개념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100세 시대이다 보니 불안정한 노후 때문에라도 현재의 직장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위해 무언가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라는 충고가 이어지고 있기도 하지요. 2016년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의 1년 내 퇴사율이 무려 30%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이들은 어렵게 취업하고도 ‘워라밸’이나 ‘욜로’ 같은 삶의 가치에 부응하지 못하는 직장 내 분위기와 조직문화를 이유로 미련 없이 사표를 던진다고 해요. 사실 퇴사 고민 없는 직장인이 어디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 동료나 상사, 상사의 상사에게 한번 물어보세요. “출근하니 행복하냐?”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나’ 하고 쳐다볼 겁니다.

일에 대한 부담과 고민은 전 세대를 관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신입사원부터 부장까지, 대기업, 중소기업, 외국계 회사나 공공기관은 물론 제조업부터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의 조직과 모든 직급의 사람들이 행복 따위는 잊고 그저 하루하루를 참고 버티면서 보내고 있는 겁니다. 왜냐? 그놈(?)의 ‘먹고사니즘(먹고사는 일을 최우선하는 마인드)’ 때문이지요. 당장 일을 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고, 돈이 없으면 살 수가 없는데 ‘일의 의미’나 ‘행복’은 자연스레 뒷전이 될 수밖에요.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하셨는데, ‘인생을 저당 잡히기 싫다’는 마음은 십분 이해합니다. 허나 뾰족한 대안도 없이 사표부터 던질 생각을 하는 데는 우려를 표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안 돼요. 서점가에 온통 퇴사나 은퇴 후 장밋빛 삶을 사는 사람들의 에세이가 넘쳐나는 듯해도, 잘 찾아보면 ‘무턱대고 퇴사하지 말라’는 인생 선배들의 피 같은 조언서도 차고 넘칩니다. 적절한 준비가 없으면 퇴사 이후의 삶이 이전보다 더 불행해진 사례가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사람들은 자전적 에세이를 쓸 여력도 남아 있지 않고요.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퇴사 필독서’를 자처하는 장수한 작가의 《퇴사학교》(RHK)에는 퇴사를 꿈꾸는 직장인이라면 지금의 회사에서 꼭 배워 나와야 할 10가지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① 시간을 통제하지 못하면 시간에 끌려 다닌다.②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통해 적성을 발견해둬야 한다. ③ 현재 하는 일에서 실력을 쌓아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주어진 일부터 최고로 해내자). ④ 성과 없는 권리 주장은 아마추어나 하는 짓이다. ⑤ 자리가 바뀌면 풍경도 바뀌더라(상사가 되어야 상사의 마음이 보인다). ⑥ 업의 본질이 내 위치를 알려준다. ⑦ 조직의 운영 시스템은 생각보다 더 중요하다(조직을 잘 알아야 1인 기업도 잘한다). ⑧ 좋은 것 아홉 개보다 나쁜 것 하나가 더 커 보인다(회사는 퇴사하고 봐야 좋은 점이 보인다). ⑨ 나만의 일의 가치관을 정립해야 한다. ⑩ 결국은 먹고사니즘이다(돈 없으면 퇴사하고도 불행하다는 말씀).
저자는 위의 10가지 사항을 꼼꼼하게 준비해두지 않으면 퇴사 후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충고합니다. 언젠가 사표를 내고 자유를 얻는 그날이 왔을 때 웃느냐 우느냐는 바로 이런 준비과정의 충실함에서 오는 차이일 겁니다. 소개한 10가지를 완벽하게 준비했다고 자부하고도 퇴사 후의 세계는 당혹스러움의 연속이라는 점 또한 명심해야 할 겁니다. 누가 그러더군요. 회사 안이 전쟁터라면, 밖은 지옥이라고.

그럼에도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자유입니다. 도저히 더는 안 되겠다고 판단이 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사표를 던져서라도 마음을 다독여야죠. 다 살자고 하는 일인데, 지금 죽을 만큼 괴롭다면 억지로 버티고 있는 자신이 처량하고 우울하기만 할 뿐입니다. 다만 퇴사할 때 ‘첫인상만큼 마지막 인상도 중요하다’는 점은 기억하세요. 확실한 인수인계와 깔끔한 데이터 정리, 책상과 서랍 정돈 등은 기본입니다. 아무리 미워도 직속 상사에게 직접 사표를 전달하는 것도 챙겨야 할 매너고요(요즘은 사표대행 알바가 성행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이왕 사표를 낸다면 최대한 악감정을 죽이고 좋은 인상을 남기도록 해야 합니다. 세상은 좁고 사람 일은 알 수 없으며, 언제나 인맥이 최고의 자산이기 때문이죠. 보통 한 달 전에 사표를 내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이는 법적으로 정해진 기간은 아니에요. 원한다면 오늘 사표를 제출하고 바로 회사를 그만둬도 문제는 없답니다. 퇴사 시점을 미리 알리고 조율하는 것은 인간적 차원에서 도리를 다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뿐이니까요.

그런데요. 무슨 일이든 도망치듯 끝내고서는 절대로 개운함을 맛볼 수 없어요. 《퇴사하겠습니다》의 저자 이나가키 에미코 역시 무려 30년의 직장생활을 충실히 해내고서야 퇴사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의 찬란한 퇴사 후 삶은 묵묵히 버틴 30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겁니다. 노파심에서 하는 말입니다만, 솔직히 3년은 퇴사를 선택하기에 다소 짧은 시간이 아닌가 합니다. 지금 당장 가슴 설레는 일을 찾은 게 아니라면 힘들더라도 조금만 더 버텨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가슴속에 사표를 품고서요. 언젠가 회사를 당당하게 떠나는 날, 사례자의 빛나는 뒷모습이 오래도록 타의 귀감이 될 수 있을 때까지만이라도요. 스스로 납득할 만한 기분 좋은 끝맺음이야말로 앞으로 펼쳐질 더 좋은 시작을 향한 최고의 응원가이자 동력이며 마중물이랍니다.

Plus ++
참견에 참견을 더하자면

퇴사 욕구를 잠재우는 신묘한 비법 5
01 마그네슘 약을 먹는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내 마그네슘이 급격히 저하되어 근육이 뭉치고 피로가 한결 쌓인다고. 마그네슘 한 알로 분노가 사르륵 녹는다.
02 행복한 사람은 잠꾸러기. 평소 숙면을 돕는 견과류와 우유, 치즈 등을 챙겨 먹고 침실을 최대한 어둡게 꾸며 양질의 수면 루틴을 만들 것.
03 화날 때는 햇볕 아래에서 무작정 걷기. 낮 시간에 밝은 햇볕을 쬐는 것은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을 만드는 데 효과가 탁월하다.
04 억지로 웃는 표정 짓기. 입만 웃어도 기분이 한결 나아진다는 사실.
05 감사일기 쓰기. 꾸역꾸역 쓰다 보면 기적처럼 감사한 일이 줄을 잇는다.

 

박성연 참견 전문기자
참고도서 《나는 매일 퇴사를 결심한다》(라온북), 《회사 다니기 싫을 때 읽는 책》(유페이퍼), 《회사 그만두는 법》(에이도스)

조회수 : 1,259기사작성일 : 2019-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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