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2.28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건축으로 소통하는 공간
이건하우스

젊음의 거리 홍대에는 오래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미스터리한 건물이 한 채 있었다. 빨간 벽돌이 인상적인 이 건물의 간판에는 오로지 ‘기흥성’이라는 이름만 걸려 있을 뿐, 깨진 창문과 굳게 닫힌 문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랬던 이곳에 지난 2017년 건축자재 전문회사인 ㈜이건창호의 직영 전시장 ‘이건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드디어 미스터리한 건물의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이곳을 찾기 시작했다. 오랜 궁금증을 안고 이건하우스를 찾았다.

이건하우스 1층 내부

미스터리한 건물의 문이 열리다
사실 이건하우스가 들어선 건물은 인근 주민들에겐 꽤나 미스터리한 건물로 유명하다. 건물 외관이 일반적인 네모반듯한 것이 아니라 한쪽 끝이 삼각형처럼 뾰족한 데다, 간판에는 ‘기흥성’이라는 이름만 덩그러니 있어 정확히 무얼 하는 건물인지 그 정체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한동안 이곳은 방치되어 있었다. 대체 이 건물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러다 2017년 ‘이건’이라는 새로운 간판이 걸렸다. 종합 건축자재 전문기업으로 잘 알려진 ㈜이건창호(대표 안기명)가 소비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직영 전시장인 ‘이건하우스’를 이곳에 연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건축 관련 회사들이 영업의 방향을 B2B 중심에서 B2C로 전환하는 것처럼, 이건하우스는 이건창호가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문을 연 직영 전시장이다. 이건하우스를 기획하며 홍대를 비롯해 여러 곳을 찾아다녔다는 이건창호. 47년의 역사를 가진 이건창호로서는 어려운 선택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찾은 곳이 바로 이곳, 홍대의 미스터리 건물 ‘기흥성’이었다.
그렇다면 왜 이곳이었을까? 이번 이건하우스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원일 책임은 가장 먼저 장소성에 집중했다고 한다. 지금은 이건을 잘 모르지만, 앞으로 이건의 잠재고객이 될 20~30대 젊은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 그러면서도 지금 건축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곳. 그런 곳이 바로 홍대였다.
사실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기흥성’이라는 이름은 건축분야에서는 너무나 유명한 이름이다. 건축모형은 물론이고 자동차, 항공, 선박 등 다양한 분야의 모형을 제작했던 모형제작 1세대인 기흥성 씨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세운 곳이 바로 ㈜기흥성이고, 이곳은 1979년에 기흥성의 사옥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니 건축계 종사자들에겐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이건하우스 외관이건하우스 외관. 기존에 있던 ‘기흥성’ 건물의 빨간 벽돌 건물을 그대로 살렸다.

2층 EAGON LAB2층의 EAGON LAB에서는 이건창호, 이건라움, 이건마루의 다양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비움으로써 다양한 실험이 가능해진 ‘이건하우스’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 이건하우스는 그렇게 시작됐다. 최근 사람들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이 반영된 ‘나만의 집’이 주는 매력에 빠져들기 시작하면서 개인들의 집짓기 열풍은 오랫동안 B2B 영업을 했던 기업들에게도 변화를 일으켰다. 이건창호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반응한 것이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될 수 있을까? 이런 고민들은 이건하우스를 쇼룸과 갤러리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1층과 2층으로 구성된 이건하우스에서 가장 중요한 콘셉트는 ‘비움’이다. 그동안 이건의 이름을 걸고 만들어진 수많은 제품들을 채우기보다 비움의 미학을 통해 공간을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이곳에서는 다양한 실험들이 가능하다.
1층 쇼룸은 이건창호, 이건라움, 이건마루의 베스트셀러와 신제품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했고, 갤러리 공간에서는 다양한 전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에도 2월에 5인의 건축가들이 함께 진행한 ‘2019 SDAK 공간의 기획’ 전시와 3월에 전성은 작가의 ‘내면의 시선’을 진행했다. 5월 15일부터 6월 17일까지는 구승민 건축가의 건축드로잉전 ‘인격의 공간’이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건 갤러리에서는 건축을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주제의 전시가 진행될 예정이다.
1층이 이건하우스와 소통하는 공간이라면, 2층의 ‘EAGON LAB’은 좀 더 깊은 이야기들이 오가는 장소다. 이건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소재의 제품들을 직접 비교하고 체험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품 상담과 견적, 시공에 대한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아카데미 공간에서는 교육, 세미나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한편 40년이 넘은 오래된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기엔 턱없이 낮았던 천장과 네모반듯하지 않아 효율성이 떨어지는 공간, 게다가 정화조까지 내부에 있었다. 악조건 속에서 이건하우스만의 특징을 살려야 했다. 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낮은 천고를 최대한 높이니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이건하우스만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 끝이 뾰족한 2층 세미나실은 건물 내에서도 가장 집중도가 높은 공간이 되었다.
공간 안에 최대한 많은 제품을 설치해 보여줄 수도 있었지만, 이건하우스는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부담스럽지 않고 최대한 편하게 들어와서 이건의 제품을 온전히 느끼고 갈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자세히 보면 건물 밖 풍경이 하나의 액자처럼 보이고, 햇살은 공간을 따뜻하게 감싼다. 창이 하나의 프레임이 되어 비워둠으로써 사람들이 돌아갈 때는 충분히 채워 갈 수 있도록 했다.

2층 EAGON LAB과 아카데미 공간직접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EAGON LAB과 아카데미 공간이 있는 2층.

1층 휴식공간과 갤러리1_ 이건하우스 직원과 방문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1층 공간, 잠깐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_ 건축가 구승민의 개인전 ‘인격의 공간’ 전시 모습. 이번 전시는 5월 15일부터 6월 17일까지 1층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건축’을 키워드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
그렇다면 이건하우스가 생각하는 소비자는 누구일까? 김원영 책임은 “집을 짓고 싶어 하는 건축주, 집을 설계하는 건축가들이 이건하우스가 생각하는 소비자”라고 설명한다. 이건하우스가 건축주와 건축가가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그는 이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작년에 기획한 ‘오픈하우스’ 프로그램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는 이건창호의 제품으로 집을 지은 건축가가 자신이 직접 설계한 집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사실 집을 짓고 싶지만 자신에게 맞는 건축가를 찾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 건축가의 포트폴리오를 보기가 쉽지 않다. 이에 이건하우스는 그런 소비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무엇보다 일반 소비자들은 건축자재에 대한 정보가 부족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건’ 하면 건축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모르는 사람들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건축자재의 특성상 고가의 제품이 많아 일반 소비자로서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기가 쉽지 않다. 그마저도 광고나 미디어에 노출이 되지 않으면 브랜드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이건창호가 이건하우스를 만든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미래의 고객인 20~30대 젊은 소비자들에게 이건의 이름을 인지시킬 필요가 있었다.
이건하우스를 연 지 2년이 지난 지금, 조금씩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 요즘 이건하우스의 가장 큰 숙제는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열린 공간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여전히 건축자재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는 소비자들에게는 그 문턱이 높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김원일 책임은 건축 전문가는 물론이고, 건축에 관심 있거나 인테리어, 리모델링 계획을 가진 일반인들도 오가며 쉽게 들러 달라고 당부했다.
“이건하우스는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전시나 행사할 공간이 필요하면 연락 주세요. 이건하우스를 통해 많은 건축가들이 건축 관련 비평 포럼이나 세미나 등으로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건축에 대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전시제품

이건하우스
운영시간 10:00~19:00(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61
문의 1522-1271
입장료 무료
홈페이지 www.instagram.com/eagonhaus/

하정희 객원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2019-06-04]조회수 : 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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