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2.28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고소한 참기름 냄새 퍼지는 도심 속 방앗간
쿠엔즈버킷

예전에는 동네마다 방앗간이 하나씩 있었다. 떡도 팔고 참기름도 팔면서 동네 사람들이 필요로 하면 여러 종류의 곡물을 가루로 빻아주거나 볶아주기도 했다. 그러다 도시가 커지면서 주택이 빌라가 되고 아파트가 되면서 이런 방앗간을 보기 힘들어졌다. 이제 우리는 참기름을 사기 위해 방앗간이 아닌 마트에 간다. 그러다 문득, 오래된 사진 속의 풍경이 되어버린 방앗간이 지금까지 있었다면 어떤 모습으로 우리 옆에 남아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런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딱 좋은 곳이 지난 4월, 동대문 광희동에 문을 열었다. 도심 속 방앗간을 콘셉트로 저온착유한 참기름과 들기름을 파는 ‘쿠엔즈버킷’이 바로 그곳이다.

쿠엔즈버킷 내부전경

수직형 착유 방식으로 공간 효율성 높인 도심형 공장
지난 4월 동대문 인근 광희동에는 특이한 건물이 문을 열었다. 마치 여러 개의 바구니를 켜켜이 쌓아 올린 듯한 건물은 이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문을 열기 전부터 동네 주민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던 이 건물은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요리사들도 사용하고 있는 참기름과 들기름 등 다양한 종류의 기름을 생산하는 ㈜쿠엔즈버킷(대표 박정용)의 도심 속 방앗간이다. 이미 여러 매체들로부터 도심형 공장, 도심형 오일 팩토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소개가 될 정도다.
쿠엔즈버킷은 지하철 2, 4, 5호선이 만나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번 출구, 큰길 뒤편 작은 골목에 위치해 있다. 큰길에서 살짝 안쪽으로 들어왔을 뿐인데 생각보다 조용하다. 주택가 특유의 고요함 때문에 이곳을 알고 찾아가지 않으면 무심코 지나칠 정도여서, 방앗간을 찾는 사람들이라면 주변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이런 곳에 왜 방앗간이? 호기심을 안고 조심스럽게 1층 매장 문을 열었다. 내부는 생각보다 넓지 않았다. 작은 공간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짐작했던 것보다 더 작게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대지면적 76.03㎡(23평)에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위로 높게 지어진 건물이다. 최대한 공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진 듯했다. 무엇보다 좁은 공간에 생산설비를 갖춰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직접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건물 설계 단계에서부터 그 부분에 집중한 게 아닐까? 이를 위해 쿠엔즈버킷의 박정용 대표는 기존의 넓은 공간에서 수평적으로 생산되던 설비를 건물 형태에 맞춰 착유 방식을 수직 공간에 맞게 개편하는 작업을 했다. 게다가 건물이 완성도 되기 전에 각 층마다 기계들을 미리 설치하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그렇게 완성한 것이 지금의 시스템이다. 지하 2층에 참깨, 들깨와 같은 원자재를 보관하고, 내부 엘리베이터를 통해 3층으로 재료를 이동한다. 여기서 깨끗하게 세척한 깨를 저온에 볶고 기름을 짠 뒤 2층으로 흘려보내 필터를 거쳐 병입된다. 이렇게 완성된 신선한 기름들은 1층 매장에서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가 된다. 그러다 보니 높게 솟은 건물은 마치 기름을 짜는 하나의 기계와도 같다. 땅값이 비싼 도심에서 방앗간을 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지금은 그게 또 쿠엔즈버킷만의 새로운 매력이 되었다.

쿠엔즈버킷 생산설비, 건물 외관, 저온착유 참기름 사진1_ 광희동 골목에 자리한 도심형 공장 쿠엔즈버킷은 마치 바구니를 여러 개 겹쳐놓은 듯하다.(출처 : ㈜쿠엔즈버킷 제공)
2_ 쿠엔즈버킷 2, 3층에 자리한 생산설비. 생산설비 구축은 도심형 공장 설계부터 계획되어진 것이다.
3_ 쿠엔즈버킷의 참기름은 저온착유한 기름으로 참깨 본연의 맛과 향이 뛰어나다.

쿠엔즈버킷 입간판
도심형 방앗간 ‘쿠엔즈버킷’

운영시간 10:30~20:30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 64길 5-4
문의 02-538-0441
홈페이지 www.queensbucket.co.kr

쿠엔즈버킷이 말하는 건강한 지방은 뭘까?
쿠엔즈버킷은 자신들의 제품에 대해 낮은 온도에서 기름을 짜낸 저온착유 방식의 ‘건강한 지방(fat)’이라고 소개한다. 건강한 지방? 뭔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단어의 조합은 쿠엔즈버킷에 대한 궁금증을 극대화시킨다. 쿠엔즈버킷이 말하는 건강한 지방, 좋은 기름은 대체 뭘까?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단순히 음식의 맛을 고소하게 하는 부재료가 아니라 참기름, 들기름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완성된 맛을 가진 주재료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올리브기름이 지역에 따라, 착유 정도에 따라 맛이 다르듯 참기름이나 들기름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산지, 품종, 볶음 정도에 따라 다른 맛을 냅니다.”
박 대표는 쿠엔즈버킷의 기름은 저온착유로 생산해 참깨와 들깨 본연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좋은 기름의 맛이 궁금하다면 이곳 광희동 방앗간을 찾아달라고.
쿠엔즈버킷에서는 건강한 지방, 좋은 기름을 생산하기 위해 먼저 전국의 참깨, 들깨 농가와 계약 재배를 한다. 필요하다면 직접 우수한 종자를 농가에 보급하기도 한다. 이렇게 재배된 원재료로 저온 또는 냉압 착유를 통해 원재료의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는 기름을 생산하고 있다. 그리고 광희동 방앗간은 이러한 생산과정을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확인한 후, 믿고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물론 회사가 성장하면서 대량생산의 필요성도 생겼다. 실제로 전북 익산의 국가식품클러스터에 대량생산 설비를 구축해 공급을 늘렸다. 그렇다고 저온착유라는 생산방식까지 바뀐 것은 아니다. 그런 점에서 도심형 공장인 광희동 방앗간은 쿠엔즈버킷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기름 생산을 멈추지 않는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는 공간이다.
“생산과정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사람은 지속적으로 신경을 쓸 수밖에 없습니다. 동시에 소비자들은 그 제품을 믿고 구매할 수 있는 것이죠.”
이곳에서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먹는 기름이 어떻게 생산되는지, 그 공정을 직접 보고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1층 매장에서는 이곳을 방문한 소비자들이 참기름과 들기름 외에도 마늘유, 파뿌리유, 흑마늘유 등 여러 종류의 기름을 시음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기름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다.

방앗간 층별 안내,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지하1층 사진1_ 방앗간 층별 안내
2_ 여유롭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지하 1층. 동네 주민들이 종종 반상회를 하기도 한다.

단순한 식재료 이상의 의미를 가진 ‘참기름
광희동에 오픈한 쿠엔즈버킷의 도심 속 방앗간은 쿠엔즈버킷이 2013년 역삼동에 열었던 오프라인 매장의 후속이라고 볼 수 있다. 박 대표는 2012년 창업 후 그 이듬해에 바로 역삼동의 아파트 단지 안에 직접 참기름과 들기름을 짜서 판매하는 매장을 오픈하고 6년 동안 운영하면서 쿠엔즈버킷만의 새로운 ‘기름’들을 세상에 알리며 도심 속 방앗간을 꿈꿨다고 한다. 그는 광희동 방앗간이 그 연장선장에 있다고 설명한다.
“과거에는 소규모 식품제조공장이 동네마다 하나씩 있었잖아요. 도시가 팽창하면서 도심 외곽으로 밀려났지만 그 정서만큼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기름이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라고 말하는 그는 “참기름에는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도심 속에 방앗간을 오픈하면서 그런 감성을 어우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는 것.
요즘 ‘방앗간’이라고 하면 어머니만 찾는 곳이 아니라 어머니와 딸, 그리고 손자, 손녀들이 함께 찾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좀 세련된 공간이 필요했다. 필요한 기름도 사고, 맛있는 커피 한 잔 하며 이야기할 수 있는 곳. 그래서 멀리서도 쿠엔즈버킷의 광희동 방앗간을 찾아올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단다. 그러기 위해선 이웃 주민들과 가까워지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지난 7월에는 방앗간 앞의 작은 공간에 ‘들밥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지하 1층 카페 공간에서는 반상회를 하기도 하고, 비건 디저트를 만드는 4층 온스에서는 요리 체험이 진행되기도 한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동대문답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덕분에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방앗간 덕분에 동네가 밝아졌다는 주민들의 이야기가 조금씩 들려오기도 한다.
방앗간은 열린 소통의 공간이라고 말하는 쿠엔즈버킷. 이제 광희동의 방앗간을 통해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이 시작되었다. 앞으로 이곳에 어떤 재미있는 일이 생길까? 낮은 주택 사이로 뾰족하게 솟아오른 쿠엔즈버킷의 방앗간. 아직은 미완의 공간이지만 이곳을 찾는 사람들로 인해 더 많은 이야기들이 생겨날 것 같다.

1층 매장에 진열된 제품1층 매장에 진열된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 참기름, 들기름 외에도 마늘유, 파뿌리유, 흑마늘유 등의 제품들을 시음해본 후 구매할 수 있다.

하정희 객원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2019-08-30]조회수 :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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