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12.11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건강한 우리 맛, 그 비법을 배우다
샘표 우리맛 공간

집밥이 더는 엄마의 요리가 아닌 시대가 되었다. 누군가에게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해야 되는 시대. 식문화 트렌드는 요리를 힘들고 어렵게 하기보다 쉽고, 간편하게, 그러면서도 맛있는 한 끼를 먹을 수 있게 변하고 있다. 간단하지만 맛있게. 이 어려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73년 역사를 가진 식품기업 샘표㈜의 노력은 2010년 요리 에센스 ‘연두’ 출시로 이어졌다. 전통적인 발효기술을 바탕으로 요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는 샘표. 그런 샘표가 그동안 연구해온 ‘우리 맛’을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지난해 본사 1층에 개방형 식문화 공간인 ‘샘표 우리맛 공간’을 오픈했다.

샘표 우리맛 공간 전경

샘표 우리맛 공간
주소 서울시 중구 충무로 2 매일경제빌딩 별관 1층
문의 02-3393-5500
홈페이지 www.sempio.com/experience/cooking

쿠킹 클래스세 번째 진행되는 사내 직원 대상 쿠킹 클래스를 준비하는 모습. 현재 54개 중 3개 팀이 참여했으며, 앞으로 51개 팀이 수업을 들을 예정이다.

요리 에센스 ‘연두’와 사내 쿠킹 클래스 참여자들1_ 요리 에센스 ‘연두’의 등장으로 샘표는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식탁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2_ 우리맛 연구팀의 참여로 진행된 사내 쿠킹 클래스. 그 어느 때보다 직원들의 참여도가 높다.

식문화 연구소에서 확장한 개방형 식문화 공유 공간
충무로역 7번 출구, 샘표㈜ 본사 1층에 ‘샘표 우리맛 공간’이라는 재미있는 공간이 생겼다. 2003년에 문을 연 샘표 식문화 연구소 ‘지미원’을 확장한 것으로, 기존 지미원에서 진행하던 쿠킹 클래스보다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유연하게 진행하고 있다. 단순한 요리법을 알려주는 쿠킹 클래스가 아닌 샘표 우리맛 연구소에서 찾은 ‘새로운 우리 맛’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춘 곳이다.
많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체험을 중요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는 요즘, 식품회사인 샘표가 ‘샘표 우리맛 공간’을 통해 보여주는 체험 프로그램이 특별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이 다른 곳과 차별화되는 것은 단순히 제품을 홍보하고 일회적인 경험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식문화라는 큰 틀에서 전통의 맛과 현재의 맛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내용을 소비자와 함께 나누는 데 있다. 즉, 샘표가 추구하는 이 시대의 ‘우리 맛’을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을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운영하는가가 포인트다.
샘표 우리맛 공간의 키워드는 ‘공유’다. 73년의 발효 노하우를 가진 샘표는 직원 중 20%가 연구원이라고 할 만큼 연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다. 시대별로 사람들의 입맛은 물론 식재료, 요리 방법 등 식문화 전반의 트렌드는 변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변화에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곳이 바로 식품회사다. 요즘 사람들이 원하는 ‘맛’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을 하려면 연구가 빠질 수 없다. 그 중심에 ‘한식’이 있다. 한식의 맛을 내는 기본인 ‘장(醬)’류 제품을 비롯해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기에 샘표에서는 우리맛 연구소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셰프, 인문학자와 영양학자, 과학자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한국을 벗어나 세계에서도 통하는 ‘우리 맛’을 연구하고 찾아서 이를 체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샘표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찾은 우리 맛을 여러 사람과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지미원에서 샘표 우리맛 공간으로 이어졌다.
샘표 우리맛 공간의 또 다른 특징은 유연하다는 것이다. 이는 물리적 공간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조리대가 고정되어 있지 않아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자유롭게 변형이 가능하다. 쿠킹 클래스를 할 때는 완벽한 주방공간이 되지만 ‘우리맛 위크’와 같은 전시나 세미나 형식의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는 그에 맞게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 그야말로 프로그램의 성격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한다. 그렇게 지난 1년 동안 샘표 우리맛 공간에 3만4,640명이 참여해 4,682가지 요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은 모두 레시피북으로 만들어져 일반 소비자에게 나눠줬다.
프로그램 참여는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할 수 있다. 따라서 샘표가 제안하는 쉽지만 건강한 우리 맛을 경험하고 싶다면 언제든 신청하면 된다. 최근에는 일반인뿐 아니라 사내 직원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시작했다. 주 52시간 근무제로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직원들이 집에서 요리할 시간이 많아져 직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한다.
또 건강한 식문화에 관심이 있다면 올 12월에 있을 ‘고기 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 캠페인을 위한 클래스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이를 위해 이미 채식 레시피도 개발한 상태다.

샘표 헤리티지 스페이스의 방문객을 위한 응접실샘표㈜ 본사 10층 샘표 헤리티지 스페이스에는 방문객을 위한 응접실이 있다. 이곳에서 샘표의 발자취를 한눈에 볼 수 있다.

1976년부터 시작된 소비자와의 만남
샘표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기 시작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1976년 당시 가공식품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자 업계 최초로 주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공장견학은 지금과 달리 획기적인 일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는 지금 샘표의 다양한 우리맛 체험 프로그램으로 이어지고 있다.
콩을 발효해 장을 만드는 회사답게 오랫동안 꾸준히 진행하는 장기 프로그램으로 2006년부터 진행한 된장학교와 2013년부터 진행한 발효학교가 있다. 전통적인 식문화에 대한 프로그램이며, 그중에서도 발효학교는 10주 차 프로그램이다. 발효에 대해 인문, 과학, 조리, 영양학적 접근으로 깊이 있는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또 어린이들의 미감을 깨우고 채워주는 데 중점을 둔 프로그램도 많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인 ‘우리맛 주니어 연구원’은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아이들이 직접 식재료를 탐색하고 소스를 개발함으로써 맛의 변화를 직접 경험하게 한다. 이와 함께 진행하는 것이 ‘맛있는 추억을 그리다’. 올해로 7회가 되는 이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가족과 함께 식사했던 풍경을 그리는 것으로, 작년에 2만 명에서 올해는 4만3,000명이 참여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올해는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심사하며 좋은 그림과 나쁜 그림으로 순위를 나눌 수 없어 고심 끝에 결국 모든 아이에게 상을 수여해 다른 해보다 신경 쓸 게 많았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아이들의 미감에 유독 관심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 홍보팀 이윤아 팀장은 “이미 자신들만의 미감이 확고한 어른들의 입맛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며, “달고 짠 자극적인 음식에 노출된 아이들의 입맛을 변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이러한 노력을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이 외에도 우리나라의 식문화를 이끌어갈 차세대 인재들을 위한 ‘우리맛 특강’도 빼놓을 수 없다. 샘표의 인프라로 구성된 전문가와 학생들을 멘토와 멘티로 구성해 다양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고 보면 ‘샘표 우리맛 공간’은 갑자기 탄생한 것이 아니라 샘표의 이러한 히스토리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니라 우리나라 식문화를 주도하는 식품회사로서 사라져가는 전통 식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동시에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사회적 책임감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샘표 간장 수출용 패키지, 샘표 헤리티지 스페이스 70주년 기념 전시, 복동이 엄마 삽화가 그려진 샘표 광고 포스터1_ 샘표 간장 수출용 패키지
2_ 샘표 헤리티지 스페이스 한쪽에는 70주년을 기념해 아티스트들과 협업한 다양한 전시를 볼 수 있다.
3_ 샘표의 대표 이미지 ‘복동이 엄마’ 삽화가 그려진 샘표 광고 포스터를 실크스크린으로 표현했다

지금은 연두 시대, ‘연두하세요~’
이제 샘표보다 ‘연두하세요~’라는 CM송이 더 유명해진, 그래서 샘표는 몰라도 연두는 안다고 할 정도로 지금은 ‘연두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0년 처음 출시될 때만 해도 ‘조미료 아니냐’는 반응이었지만 2012년 본격적으로 TV광고를 시작하며 지금은 요리 본연의 맛을 더하는 필수품으로, 이제는 연두 없으면 요리가 불가능해질 정도로 주방의 잇템이 되었다.
샘표 간장 시대에서 요리 에센스 연두 시대로의 변화는 복잡하고 어려운 조리법 대신, 쉽고 간단한 것을 찾는 요즘 식문화 트렌드와도 잘 맞아떨어진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 연두에 대한 관심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뜨겁다.
해외 유명 셰프 사이에서 ‘매직 소스’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는 연두는 샐러드, 파스타 등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요리와 궁합이 좋다. 특히 채식과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건강한 식문화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연두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이를 확인한 계기는 2012년부터 스페인의 세계적인 요리과학연구소인 ‘알리시아 연구소(Alicia Foundation)’와 진행한 ‘글로벌 장(醬) 프로젝트’다. 알리시아 연구소는 OECD 국가 중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하는 국가로 한국이 선정된 이유를 찾던 중 우리나라의 장 문화를 알게 되었고, 이를 시작으로 연두는 세계인이 부담 없이, 그러나 가장 맛있게 채소를 먹을 수 있는 소스가 되었던 것이다. 2018년 뉴욕에 오픈한 ‘연두 컬리너리 스튜디오(Yondu Culinary Studio)’는 세계인의 맛의 현주소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연두의 위치가 어디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 팀장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그 첫 단추가 사람들의 호불호가 적은 연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샘표가 추구하는 ‘우리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라는 비전을 실현하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이다. 또 연두를 시작으로 한식에 입문한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간장, 된장, 고추장 맛에 빠진다면 그것이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환자가 아플 때, 당장의 병세를 호전시키는 약과 환자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보약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공간이나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홍보를 위해 단발성 이벤트도 필요하지만 이는 기업의 철학과 가치를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와 철학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려면 긴 안목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사명감과 철학입니다.”

하정희 객원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2019-10-30]조회수 :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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