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10.27
엄마의 성장과 힐링을 응원하는 북카페
엄마의, 서재

요즘 매장의 일부를 문화 공간으로 대체하는 가구회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단순히 가구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문화 콘텐츠 공간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일룸도 함께하고 있다. 2019년 5월, 일룸 마포서대문점을 오픈하며 같은 층에 북카페 ‘엄마의, 서재’를 열었다. 주부, 엄마라는 이름으로 바쁜 하루를 보내는 여성에게 책과 함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며 엄마의 삶을 응원하고 있다.

‘엄마의, 서재’ 혼자만의 서재

엄마도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엄마의, 서재의 공간취재를 위해 연희동의 ‘엄마의, 서재’를 방문했을 때 동행한 사진기자를 보고는 매니저와 손님들이 순간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공간의 특성상 남성은 입장할 수 없는 곳이라 평소 출입을 하지 않던 남자가 성큼 들어오니 모두 멈칫할 수밖에. 취재 때문에 방문했다고 이야기한 후 잠깐의 해프닝은 마무리되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룸(대표 강성문)에서 문을 연 ‘엄마의, 서재’는 오직 여성, 그중에서도 엄마들을 위한 공간으로 여성만 입장이 가능한 곳이다. 지금까지 문화 공간을 방문했지만 이처럼 특정 손님만 방문할 수 있는 북카페는 본 적이 없었던 터라 호기심이 일었다. 개인이 북카페를 운영한다면 절대 하지 못했을 텐데. 기업이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기획을 하고 운영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2019년 5월, 이곳 마포서대문점을 오픈하면서 함께 북카페 형태의 문화 공간인 ‘엄마의, 서재’를 시작한 일룸은 단순히 일룸의 가구를 직접 사용하고 경험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룸이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경험할 수 있는 일룸의 첫 번째 브랜드 콘셉트 공간이다.
가구는 다른 제품군에 비해 소비 주기가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자주 바꾸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가구 매장은 어쩌다 한 번, 시간을 내어 방문하게 된다. 아마 일룸도 소비자가 제품구매의 이슈가 없어도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해 고민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엄마의, 서재’는 많은 고객층 중에 엄마들을 위한 공간을 만든 것일까? 여기에는 일룸의 주 소비자가 각 가정의 엄마들인 것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그들에게 혼자만의 시간을 통한 휴식과 성장의 시간을 주기 위함이 더 컸다. 실제로 한 사람의 사회 구성원으로 활동하던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육아를 거치며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순간부터 자신의 삶을 살기보다 엄마로서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혼자만의 시간을 좀처럼 내기 어렵다. 일룸은 가족을 위해 생활하는 엄마들에게 하루에 몇 시간이라도 오롯이 자신을 위한 혼자만의 시간을 줄 수 있는 공간을 기획했다.
물론 꼭 아이가 있는 엄마들만 이용할 수 있는건 아니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예비엄마’라고 생각한다는 브랜드마케팅팀의 정다솔 사원은 “굳이 엄마임을 증명하지 않아도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며, 여성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입장할 수 없지만, 방학에는 한시적으로 입장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엄마의, 서재’를 운영하는 담당자와 공간 매니저이자 엄마인 매니저 두 명의 섬세함이 빚어낸 결과다.
“방학 동안에는 엄마들이 오고 싶어도 24시간 아이들과 함께 붙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을 내서 오기가 힘듭니다. 그렇다면 아이들과 함께 와서 아이들은 숙제를 하거나 책을 읽고, 그 시간에 엄마들은 자신의 시간을 갖게 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북카페 한쪽에 아이들을 위한 도서를 비치하고, ‘방학맞이 퀴즈 프로그램’과 ‘쉼표데이’를 운영해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나 독서 퀴즈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에는 아이들이 책과 친해질 수 있는 ‘책이랑 친구 되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엄마의, 서재
운영시간 월요일~금요일 08:30~17:30
(목요일 저녁 8시까지, 주말과 공휴일 휴무)
이용요금 회원 4,000원 / 비회원 6,000원
(3시간 기준, 음료+쿠키 포함)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로 148
연락처 02-322-1132
홈페이지 www.iloom.com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iloom_library

‘엄마의, 서재’ 내부‘엄마의, 서재’ 내부. 책 읽기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편안하게 연출했다. 12인용 대형 테이블과 1인용 소파, 의자 등이 갖춰져 있어 취향에 맞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일룸 매장에서 ‘엄마의, 서재’로 통하는 비밀의 문일룸 매장에서 ‘엄마의, 서재’로 통하는 비밀의 문. 사실은 화장실을 가기 위해 사용하는 문인데, 어딘지 모르게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책을 통해 자기성장을 경험하다

웬만한 북카페보다 더 잘 관리되고 있는 ‘엄마의, 서재’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당연 ‘책’이다. ‘엄마의, 서재’에 들어서는 순간 다양하게 큐레이션된 서가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처럼 책을 중심에 둔 이유는 ‘엄마의, 서재’가 엄마들의 성장을 응원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일룸의 기업문화와 깊은 연관이 있다.
일룸의 브랜드 슬로건인 ‘Belief Creating a Better Life’라는 말처럼, 일룸에서는 우리 삶을 보다 낫게 하는 데 필요한 것은 가구뿐만이 아니라 책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일룸은 매월 한 권의 책을 선정해 적 직원들에게 나눠주고, 독서토론을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직원들은 책을 통해 성장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런 경험을 확장하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책을 매개로 하는 서재를 기획하게 되었던 것.
‘엄마의, 서재’는 엄마라는 역할 속에서 잠시 세상과 거리를 둘 수밖에 없었던 여성들에게 책을 통해 세상과 다시 관계 맺기를 시작하라고 말한다. 이곳에 구비된 책은 ‘최인아 책방’과 협업해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문학, 철학과 같은 인문서적은 물론 경제, 과학, 예술과 같은 전문서적에 이르기까지 총 14개 분야, 약 2,000여 권의 책이 갖춰져 있다. 또한 매월 5권의 신간 도서가 입고되며, 월마다 주제에 맞는 추천도서를 중앙에 두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공간 매니저들도 별도의 도서를 추천함으로써 선택의 문턱을 낮췄다.
“처음 방문하는 분들은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기도 하세요. 그럴 땐 언제든 저희 매니저들에게 물어봐주시면 됩니다”라는 유현빈 매니저. 필요하면 그가 먼저 다가가 친절하게 설명하기도 한단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기본적으로 월 2회 정기 세미나가 진행되는데, 이때 평소 만나고 싶었던 작가와의 만남이나 캘리그래피, 엄마들의 토크살롱과 같은 다양한 주제의 참여형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특히 지난해 11월과 12월에 걸쳐 진행한 엄마들의 토크살롱의 경우 심리상담 및 마음 교육 전문가와 함께 진행한 프로그램으로, 참여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고 한다.
물론 이런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행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기업에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브랜드와 제품을 홍보하지만 그것은 직접 소비자를 만나는 것이 아니다. 반면 ‘엄마의, 서재’는 다양한 니즈를 가진 소비자를 현장에서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게 된다. 기대를 가지고 진행한 프로그램이지만 참여자들이 싫어하기도 하고, 반대로 ‘과연 좋아할까?’ 걱정했던 프로그램은 뜨거운 호응을 받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요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엄마의, 서재’에 왔다가 바로 옆에 있는 일룸 매장을 방문하기도 하고, 매장에 왔다가 ‘엄마의, 서재’를 방문하며 소비자들은 그동안 몰랐던 일룸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이처럼 ‘엄마의, 서재’가 판매를 목적으로한 공간은 아니지만, 이곳에서의 기분좋은 경험이 언젠가 소비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입구에 비치한 매니저들의 추천도서처음 공간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어색함을 줄이기 위해 매니저들의 추천도서를 입구에 비치했다.

필요한 건 편안하게 즐기겠다는 마음의 준비뿐

공간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편안함’이었다. 바로 옆에 있는 일룸 매장과는 별개의 출입구를 사용하기 때문에 매장을 방문해야 한다는 부담이 없다. 내부도 일룸 로고가 과하게 노출되어 있거나 상품에 대한 소개를 하지 않았다. 굳이 찾는다면 ‘엄마의, 서재’의 빨간색 쉼표 정도가 전부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독서하는 데 집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공간이 ‘혼자만의 서재’다. 일룸을 대표하는 ‘볼케’ 시리즈의 1인 리클라이너 소파가 있는 이 공간은 혼자 조용히 책을 읽기도 좋지만, 잠깐 낮잠을 자기에도 그만이다. 실제로 낮잠을 자며 재충전하러 오는 이용자도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외에도 개인용 책상이나 소파에 등받이 쿠션 등 일룸의 제품들을 배치해두었다. 창가 쪽에 있는 12인용 대형 테이블은 작업공간이 필요한 엄마들을 위한 곳이다.
그렇다고 혼자만 올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때론 여러 명이 모여 같이 이야기도 하고, 독서모임이나 공부를 할 공간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럴 땐 공간 한쪽에 마련된 소모임 공간을 이용하면 된다. 최대 6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회원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사용해도 좋다. 재방문률이 50% 이상이라는 사실만 봐도 ‘정말 엄마들에게 하루에 3시간, 아무 걱정 없이 사유와 휴식을 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가장 바라는 것은 ‘엄마의, 서재’를 소비자들이 아주 편안하게 이용하는 것입니다. 저희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충분히 즐기고 재충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는 정다솔 사원은 간혹 아빠의 서재를 요청하는 사람들도 생겼다고 이야기한다.
방문객들의 서평이나 방문 소감으로 제작한 북마크나 책갈피처럼 소소한 이벤트를 통해 소박하지만 삶의 활력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해나갈 예정이라는 ‘엄마의, 서재’.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이곳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게 하는 공간이다.

엄마들이 책을 읽고 쓴 서평과 소감 글엄마들이 책을 읽고 쓴 서평과 소감 글.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으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엄마와 아이들이 같이 올 수 있는 ‘쉼표데이’등교 개학이 연기된 아이들을 위해 한시적으로 엄마와 아이들이 같이 올 수 있도록 했다. ‘쉼표데이’를 연장 운영함으로써 아이들은 숙제를 하거나 책을 읽고, 엄마들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하정희 기자 사진 김윤해 기자

[2020-05-07]조회수 :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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