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12.05
그곳에 가면 기분 좋은 경험이 기다린다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은 볼 것도 많지만, 국내외 쟁쟁한 패션·뷰티 브랜드들의 보이지 않는 전쟁(?)이 치열한 곳이다. 덕분에 수준 높은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독특한 플래그십 스토어와 감각적인 아이템들을 마음껏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토종 더마코스메틱으로 시작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닥터자르트의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은 꾸준하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멀리서도 시원해 보이는 블루 앤 화이트 타일에 게임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귀여운 바이옴 4총사가 반기는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을 찾았다.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 전경

피부에 중요한 물, 빛, 공기를 필터하다

코스메틱 기업 해브앤비㈜(대표 크리스토퍼 킨더슬리 우드)가 2005년 론칭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자르트는 2016년 첫 번째 플레그십 스토어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을 가로수길에 열었다. 단순히 제품을 사용해보는 기존의 뷰티 브랜드와 달리 경험에서 벗어나 제품이 지향하고 있는 가치를 고객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공간이다.
닥터(Dr.)에 아트(Art)가 결합(join)된 닥터자르트는 과학적 분석을 통한 피부개선을 제안하는 한편, 그 결과물은 예술적 감성으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건강한 피부, 안전한 화장품’과 같은 키워드에 ‘기분 좋은 열정, 가지고 싶은’과 같은 키워드가 만나 닥터자르트가 완성되었다.
건강한 피부에서 오는 건강한 아름다움이라는 철학은 ‘필터 스페이스’라는 이름에서 잘 나타난다. 피부 건강의 기본이 되는 세 가지를 ‘물, 빛, 공기’라고 말하는 닥터자르트는 필터 스페이스 안에서 이런 세 요소를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를 위해 건물 전체에 필터링 시스템을 구축, 1층과 3층에는 정제된 깨끗한 물을 사용할 수 있는 워터바가 마련되어 있다. 2층의 스토어에는 공기를 주제로, 공기 순환 시스템으로 정제된 깨끗한 공기가 필터 덕트 관을 통해 내부로 유입된다. 빛은 1층 정원과 3층 발코니를 통해, 또는 내부 창을 통해 자연의 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은 1년에 3회의 정기 프로젝트와 연말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오픈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3회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보통 3개월에서 3.5개월간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닥터자르트가 추구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3층 공간 및 외부 테라스통창으로 외부의 빛을 내부로 끌어온 3층 공간. 외부 테라스 공간에서는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2층 스토어2층 스토어는 깨끗한 공기가 필터 덕트 관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 이곳에서도 바이옴 프로젝트의 귀여운 4총사를 만날 수 있다.

2층 스토어 제품 진열2층 스토어. 바이옴 라인 외에도 닥터자르트 전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포장 서비스가 진행되며, 프로젝트마다 다른 포장지가 사용된다.

“매번 프로젝트를 오픈하면서 동시에 ‘다음엔 뭘 하지?’라고 생각한다”는 커뮤니케이션팀 장영환 팀장은 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이를 위해 오랫동안 작업을 하며 닥터자르트의 브랜드를 잘 알고 있는 외부 크리에이티브팀과 협업을 하고 있다. 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데 평균 2개월 정도 소요되며, 모든 준비가 끝나면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설치작업이 마무리된다는 것.
“아무래도 고객들과 소통하는 공간인 동시에 상품을 판매하는 곳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빠른 시간에 설치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다행히 오랫동안 같이 호흡을 맞춘 팀들과 같이 작업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
운영시간 11:00 ~ 21:30
이용요금 무료
주소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11길 46
연락처 02-2135-5453
홈페이지 www.drjart.com

 바이옴 라인 제품 진열마치 실험실에 온 것 같은 공간에는 이번에 진행되는 바이옴 라인의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타일 사이의 QR코드타일 사이에 있는 QR코드. 눈썰미 좋은 당신이라면 놓치지 않았겠죠?

플래그십 스토어야? 미술관이야?

요즘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에서는 한창 ‘바이옴(Biom)™’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블루 앤 화이트가 벌써부터 여름을 연상케 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2019년에 출시한 ‘바이탈 하이드라 솔루션 바이옴’ 라인과 올해 출시된 ‘솔라바이옴’ 라인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바이옴’을 재해석한 것이다.
일반인에겐 다소 생소한 ‘바이옴’은 최근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떠오르는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접목한 것으로, 우리 피부의 생태계를 건강하게 해주는 제품들이다. 닥터자르트는 작년에 이어 올해 솔라바이옴 라인을 출시하면서 아직 소비자에게 생소한 ‘바이옴’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전체 공간은 1층의 바이옴 스토리 월과 정원, 2층의 스토어, 3층의 바이옴 게임 센터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기대감과 호기심으로 1층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딘지 좀 난해하다. 일반적인 플래그십 스토어와는 어딘지 달라 보였다. 1층 내부로 들어서니 벽면을 둘러싼 블루 앤 화이트 타일이 먼저 시선을 끈다. 마치 현실이라기보다는 게임 속 세계에 들어온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플래그십 스토어라기보다 설치미술을 전시한 미술관에 더 가까워 보인다.
이런 기자의 마음을 눈치 채기라도 한걸까? 장 팀장은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타일이 하나의 픽셀이 되는 것이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플레이 바이옴(Play Biom)’이라는 콘셉트로 진행되는 이번 프로젝트는 바이옴에 들어가는 소재 4가지를 게임 캐릭터 4총사로 만들었다. 4총사를 간단히 소개하면 피부장벽을 탄탄하게 지켜주는 ‘워리어 바이옴’, 건강한 피부를 만들어주는 ‘비너스 바이옴’, 피부 밸런스와 컨디션 관리에 도움을 주는 ‘마스터 바이옴’, 방어막을 형성해 예민한 피부를 보호하는 ‘가드 바이옴’이다. 이들 바이옴 4총사는 다양한 크기의 조형물로 만들어 외부와 내부에 설치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을 방문한 고객들은 처음엔 당혹스럽지만, 이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즐거운 바이옴 세계로의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곳곳에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은데, 우선 숨어 있는 QR코드부터 찾아보자. 30개 정도의 QR코드가 공간 여기저기 숨겨져 있는데, 이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할인쿠폰이나 3층 게임센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인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꽝’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실망하지 마시길. 아직 29개가 숨어 있으니 말이다. 여기에 4총사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증강현실(AR)도 경험할 수 있다. 아무렇게나 찍어도 재미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기에 요즘 흔히 말하는 인스타 감성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3층의 바이옴 게임 센터에는 오락기와 노래방이 있는데, QR코드로 획득한 코인으로 신나게 놀며 피부의 적인 ‘스트레스’를 날릴 수 있다.

3층 바이옴 게임센터3층은 프로젝트마다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는 곳이다. 이번 바이옴 프로젝트에는 오락실과 노래방이 있는 ‘바이옴 게임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다음엔 또 어떤 즐거운 것들을 보여줄까?

새로운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마다 스테인리스 소재의 차가운 벽면에 다양한 기획을 선보이며 새로운 색을 더하고 있는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 얼핏 보면 ‘대체 뭐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 또한 기획자들의 의도였다고 한다.
“공간을 구성하면서 기존의 뷰티 브랜드가 잘 시도하지 않는 것들을 많이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번에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것보다 한번 더 비틀어서 보여주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고객들 입장에서는 직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공간을 방문하는 고객의 호기심을 자극해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바랐다는 장 과장의 바람대로,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을 오픈한 후 입소문을 타면서 이곳은 가로수길에 가면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번엔 뭘 할까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그는 “덕분에 매출도 두 배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특히 외국인 고객들이 많이 찾아왔다.
바이옴 배지 4종 바이옴 4총사 배지들. QR코드를 열심히 찾으면 이 귀여운 4총사를 득템할 수 있다. 도전! 4년 동안 공간을 운영하며 총 13회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이것까지?’라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어느 땐 노란 펭귄이 정원을 가득 채웠다. 어느 땐 수영장이 생기기도 했다. 무엇보다 프로젝트를 기획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시대적 메시지’를 담는 것.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2018년 여름부터 진행하고 있는 ‘연구소 프로젝트’다. 매년 6월부터 8월까지 진행되는 이 프로젝트는 2018년에 잘 자야 피부 건강에도 좋다는 생각으로 ‘숙면연구소’를, 2019년에는 무더운 여름을 타파하는 ‘하하하 여름연구소’로 진행되었다. 올해는 면역력을 주제로 바이옴 프로젝트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원래는 3월에 시작해 6월이면 끝나는 일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연구소 프로젝트와 함께 좀 더 연장할 계획이다.
최근 닥터자르트는 모기업인 해브앤비가 2019년 12월 글로벌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 로더 컴퍼니즈(Estée Lauder Companies)에 인수되며 큰 변화를 맞았다. 국내 토종 브랜드로 시작해 글로벌브랜드로 한발 더 성장할 수 있는 새로운 터전이 마련된 것이다. 동시에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글로벌 브랜드 닥터자르트의 변화를 가장 먼저 보여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필터 스페이스에서 기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필터 스페이스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많이 준비해서 지금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늘 시대의 키워드를 읽고 그것을 우리만의 색깔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닥터자르트가 추구하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합니다.”
매번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늘 ‘고객이 원하는 것이 뭘까?’를 고민하게 된다는 장 팀장. 그의 고민의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필터 스페이스 인 서울에 담기게 될지, 그리고 그걸 어떻게 닥터자르트만의 관점으로 유쾌하게 해석해서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하정희 기자 사진 김윤해 기자

[2020-06-03]조회수 :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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