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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벤트 플랫폼의 축을 옮기다
이벤터스

코로나19 감염 위기는 변화가 일상이 되기를 요구했다. 그 변화 속에서 누군가는 절망을, 누군가는 희망을 봤을 터. 오프라인 행사로 한창 성장세를 자랑하던 이벤터스에도 변화의 바람은 여지없이 불어닥쳤다. 다행히 그 바람을 탄 이벤터스는 새로이 성장 스위치를 켜는 데 성공했다. 이벤트 플랫폼 축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기며 국내에 웨비나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 됐다.

확대보기이벤터스 플랫폼 활용 행사

지난해 10월에 개최된 국내 최대 NPO 지원·산업 박람회인 ‘2020 NPO 파트너 페어’. 5일간 5,300여 명의 관람객과 100개의 부스 파트너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컨퍼런스 참여자는 2019년보다 무려 3배가량 늘어난 1,434명. 놀라운 것은 모든 행사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예년과 달리 온라인으로 전환해 파트너기관, 민간 비영리단체(NPO), 활동가들이 화상으로 비대면 미팅을 진행하고, 컨퍼런스 역시 온라인 생중계로 전했다. 그렇다고 행사의 주목적인 네트워킹에 소홀한 것도 아니다. 온라인 부스 100개를 통해 네트워킹이 원활하게 이뤄졌으며, 비영리단체에 일대일로 상담을 지원하는 NPO 상담소도 차질 없이 열렸다.
이 모든 행사를 온라인에서 가능케 한 주인공은 이벤트 테크 전문기업 이벤터스(공동대표 안영학·이정수)다. 이벤터스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세미나, 즉 웨비나 서비스 베타버전을 선보인 것이 지난해 3월.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 시점이 5월인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행보다. 숨은 반전은 더 있다. 이벤터스는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오프라인 행사 전문기업이었다.

확대보기이벤터스 플랫폼 활용 행사 확대보기이벤터스 플랫폼 활용 행사이벤터스 플랫폼을 활용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하이브리드해 진행한 행사

코로나19 위기에 오프라인 행사 줄줄이 취소

2015년 창업한 이벤터스는 이듬해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90% 성장률을 자랑하며 단숨에 업계 루키로 떠올랐다. 행사를 주최하는 호스트와 행사 참가자를 연결해주는 맞춤형 행사 지원 플랫폼 ‘이벤터스(event-us.kr)’를 구축하고, 효율적인 행사 진행을 돕는 IT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기존의 이벤트 전문기업 대다수가 행사 홍보, 티켓 판매, 진행 솔루션 등 특정 서비스만 제공하는 반면에, 이벤터스는 행사 전 참가자 모집, 행사 정보 문자 발송부터 행사 종료 후 참가자 데이터 분석까지, 행사 전 과정에 필요한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했다. 특히 실시간 질의응답, 설문조사, 모의투자, 퀴즈대회, 투표, 경품추첨 등 행사 진행에 필요한 30여 가지 맞춤형 솔루션은 이벤터스만의 강점이다.
2018년부터는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다. 서울시NPO지원센터, 한국MICE협회, 아산나눔재단, 서울관광재단,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 와디즈 등 주요 기관과 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NPO 파트너 페어, 대한민국MICE대상 시상식 및 컨퍼런스, 스타트업 데모데이 등 굵직한 행사를 도맡아 진행했다. 2018년부터 2019년 12월까지 진행한 누적 행사 건수가 무려 1만2,000여 건, 이벤터스 플랫폼을 이용한 누적 활성자 수는 170만 명을 웃돌았다.
꽤나 잘나가던 이벤터스에 제동이 걸린 것은 지난해 2월부터다. 코로나19 감염 위기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오프라인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기 시작했다. 초반에는 참가자 모두 마스크를 쓰고 방역과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켜 몇몇 행사를 진행했으나, 3월로 접어들면서 행사 문의 자체가 아예 끊겼다.
“1, 2월은 원래 행사 비수기로 통하고 3월부터 하나둘씩 행사가 열려야 하는데, 아예 문의조차 없어졌어요. 처음엔 6월 정도면 이 사태가 끝나지 않을까 하는 안이한 생각도 했죠. 그런데 매출이 브레이크 없이 곤두박질치니까 서서히 겁이 나더라고요. 3월 매출이 2019년 대비 8분의 1로 급감한 것을 확인한 순간, 진짜 위기구나 싶었습니다.”
이정수 대표는 그때부터 무조건 이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아야겠다는 생존 본능이 발동했다고 말한다. 그는 즉각 시장조사부터 시행했다. 고객은 여전히 행사를 개최하고 싶어 했다. 수요는 그대로, 다만 오프라인에서 대면 행사를 열 수 없다? 그렇다면 해결 방안은 하나였다. 직접 대면하지 않는 온라인에서 행사를 개최하면 되지 않을까? 이런 발상의 전환이 현재 이벤터스의 시그니처가 된 웨비나의 시작이었다.

확대보기이정수 대표이정수 대표는 이벤트 플랫폼을 온라인으로 발 빠르게 확장한 것이 새로운 성장동력이 됐다고 말한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플랫폼을 옮기다

지난해 3월, 이벤터스는 ‘온라인 이벤트는 이벤터스’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전사적으로 온라인 이벤트 플랫폼 개발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열흘 만에 웨비나 서비스 베타버전을 선보였다. 해외에서는 이미 활성화됐으나,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 웨비나는 그리 흔한 풍경이 아니었다.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그래서 ‘한번 해볼까’ 한 게 아니라, 아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중심축을 옮기겠다고 전사적으로 합의하고 재빨리 실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유튜브 등의 기존 플랫폼이나 줌 등의 화상회의 솔루션을 활용해보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국내 환경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가령 유튜브에서 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으나 다양하게 활용하려면 전문 유료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하고, 또 고객 대부분이 참가자 공간까지 그대로 노출되는 줌 솔루션을 선호하지 않았다. 이벤터스가 자체 플랫폼을 개발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어떻게 열흘 만에 서비스를 출시할 수 있었을까? 이 대표는 창업 초기에 개발한 기술을 기반으로 응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답했다. 애초 이벤터스는 교육 시장에서 출발했다. 수업시간에 질문을 잘 하지 않는 국내 교육 환경을 바꾸기 위해 모바일로 실시간 질의응답이 가능한 소통 솔루션 ‘큐에이(QA)’를 출시한 것. 그런데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교육 시장을 뚫기는 역부족이었고, 뜻밖에 행사 분야에서 큐에이를 활용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자연스레 이벤트 시장으로 진출하게 됐다.
“웨비나는 큐에이와 기술적으로 유사해 개발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이미 자체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고 적용 가능한 IT 솔루션이 있으니, 여기에 웹으로 방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만 개발하면 된다고 판단했죠. 물론 저를 비롯해 창업 멤버 엔지니어 세 명이 코피까지 쏟아가면서 열흘을 꼬박 쉬지 않고 달렸습니다.”
웨비나를 론칭한 이후 자체적으로 세미나부터 강의, 강연, 요가수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며 미흡한 점을 보완해나갔다. 또, 호스트 및 참가자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서비스를 개선하고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확대보기창업 멤버 5명. 왼쪽부터 이상혁, 최정호, 이정수, 안영학, 안재우현재까지 이벤터스를 든든히 지키고 있는 창업 멤버 5명. 왼쪽부터 이상혁, 최정호, 이정수, 안영학, 안재우

온·오프라인 구분 없이 행사가 일상이 되는 날까지

현재 이벤터스 웨비나는 호스트 중심의 ‘1 : 다수’ 방식으로 진행된다. 애플리케이션이나 송출 시스템 없이 이벤터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행사에 필요한 기능과 디자인을 갖춘 플랫폼을 수분 안에 만들 수 있다. 실시간 방송에 실시간 질의응답과 설문조사 등을 더해 온라인 행사에 최적화돼 있고, 유료 웨비나 중복 접속 방지, 온라인 출석체크, 참가자 간의 네트워킹이 가능하다.
이외에 전문 촬영 장비를 활용한 라이브 중계 및 영상 편집, 다각도 촬영 및 스위칭, 촬영 장소 추천 및 대관 등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고객의 요청으로 시작한 부가서비스는 이벤터스 내부에서 진행하기보다 여러 전문기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대표는 “파트너사와의 협업은 고객의 요청에 즉각적으로 대응한다는 것 외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파트너사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윈윈하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벤터스는 20여 곳의 파트너사와 함께 일하고 있다.
웨비나 서비스 론칭 이후 이벤터스는 성장사를 새로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누적 온라인 행사 수는 2,379개, 온라인 행사 참가자 수는 25만409명, 매출은 2019년 대비 220% 성장했다. 플랫폼 누적 활성자 수는 350만 명을 넘어섰다.
이벤터스는 앞으로 세미나, 포럼, 박람회, 컨퍼런스 등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던 국내외 다양한 분야의 행사를 온라인에서도 동일하게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더불어 다양한 수익 모델을 고민하며 세계 무대 진출도 고려 중이다.
“중심축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겼을 뿐, 호스트에게는 행사를 쉽게 준비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참가자에게는 원하는 행사를 맞춤으로 추천한다는 큰 틀은 변함이 없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오프라인으로 다시 옮겨갈 것 같지는 않고, 저희의 사업 전환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온라인, 오프라인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즐겁게 행사를 개최하고 즐기면서 행사가 일상이 될 수 있기를 꿈꿉니다.”

확대보기이벤터스 웨비나 활용 온라인 컨퍼런스 확대보기이벤터스 웨비나 활용 온라인 컨퍼런스이벤터스 웨비나를 활용해 이뤄진 스타트업 온라인 컨퍼런스

확대보기이벤터스 모바일 화면이벤터스는 실시간 질의응답, 투표 등 온·오프라인 행사 진행에 필요한 30여 가지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벤터스의 스위칭 버튼
#생존본능 #ICT기술 #타이밍 #실행력 #협업

• 경험 없이 창업에 뛰어든 지 6년 차. 그간 크고 작은 위기를 겪었으나, 올해 맞닥뜨린 코로나19 사태는 끝을 알 수 없는 불안을 야기했다. 우물쭈물 망설이다간 이대로 주저앉고 말겠다는 위기감에 생존본능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 오프라인의 모든 행사를 온라인으로 옮기자는 것을 전사적으로 공표하고 기존에 보유한 ICT 기술을 응용해 프로그램을 개발, 열흘 만에 웨비나 서비스를 론칭했다.
빠른 실행력으로 타이밍을 놓치지 않은 것이 시장을 선점하는 데 주효했다.
• 내부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고객의 요청사항은 외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리고, 어려운 시기에 서로 윈윈하는 모멘텀을 만들었다.

이은정 | 사진 손철희

조회수 : 1,283기사작성일 : 202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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