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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이슈
가상 교실에서 AI 교사를 만나다
에듀테크

1년 전 3월 2일은 그동안 우리가 알던 3월 2일과는 완전히 달랐다. 새 학기의 설렘을 안고 등교해야 했던 날, 학생이 학교에 갈 수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이후 학교는 물론이고 교육산업의 지형도가 확 달라졌다. 대면 중심의 교육 방식에서 비대면 교육으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첨단기술을 융합한 에듀테크는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이끌 신성장 동력으로 떠올랐다.

확대보기VR 콘텐츠

교육에 기술 입힌 에듀테크에 전 세계가 주목

학령인구의 감소로 역성장이 예상됐던 교육산업이 코로나19로 언택트, 뉴노멀 시대를 맞으면서 강력한 블루오션 산업으로 반전을 이뤘다. 전 세계 미래학자들은 AI,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첨단기술이 교육에 접목된 에듀테크(EduTech) 산업의 급성장을 예견하고 있다. 미래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석학이라 불리는 다빈치연구소 토마스 프레이 소장은 “2030년 지구상에서 가장 큰 인터넷 기업은 교육 관련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데이터 연구 기업 홀론(Holon)IQ는 세계 에듀테크 산업 시장이 2018년 1,530억 달러(약 178조 원)에서 2025년 3,040억 달러(약 44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듀테크에 적용되는 주요 기술은 VR·AR, AI, 로봇, 블록체인 등이다. 이 중에서 체험 기반 실감형 교육을 실현하는 VR·AR 기술의 경우, 2018년 18억 달러(약 2조 원)에서 2025년 126억 달러(약 14조 원)로 7배 높은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기기 보급 확대와 디지털 기기에 친숙한 세대의 증가가 에듀테크 확산을 더욱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주요 나라들은 교육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는 등 에듀테크 시장 선점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에듀테크 후발주자였지만, 정부 차원에서 매년 온라인 교육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일찌감치 미국을 따돌리고 전 세계 투자 규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덕분에 AI 교사를 교실 안에 들였다. 또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AI 교육 과정을 도입하고, 디지털 전환을 강화하는 교육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에듀테크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는 2019년까지 에듀테크 관련 유니콘 기업 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가 3개에서 2020년 8개로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외에 영국과 러시아, 인도 등에서도 에듀테크의 성장세가 무섭게 치솟고 있다.

〈세계 에듀테크 산업 시장 규모〉

확대보기2018년 $1,530억(178조 원) / 2025년 $3,040억(약 445조 원)자료 출처 : Holon IQ

에듀테크가 궁금해?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신조어 ‘에듀테크(EduTech)’는 기존의 학습 경험에 AI, VR, AR 등의 ICT 기술을 융합해 제공하는 교육 서비스 기술을 말한다. 기존 e러닝과의 차이점은 단순한 동영상 강의가 아닌 4차 산업혁명 기술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에듀테크의 핵심 기술은 크게 실감화 분야와 AI 분야, 연결화 분야가 있다.

실감화 온라인 교육에 재미와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사업군이다. AR이나 VR 기술로 교육 콘텐츠에 물리적인 제약을 없애는 것이 목표다. 3D 가상의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모습 등을 상상하면 된다.

AI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사업군이다. AI 교사가 학생들의 말하기 시험 답변을 분석해 후속 질문을 내는 서비스 등이다.

연결화 언택트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사업군이다. 원격 수업이나 온라인 학습 도구들이 연결화 분야의 주축을 이룬다. 원격교육 플랫폼 무들(Moodle)이나 구글의 클래스룸(Classroom), MS의 팀즈(Teams)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기업 주도로 시장 확대

한국은 IT 강국으로 아시아의 어느 나라보다도 빨리 에듀테크를 도입했지만, 보수적인 공교육 환경과 소극적인 투자로 발전 속도가 더딘 편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의 하나로 ‘인공지능 기반 원격교육 지원 플랫폼(AI 원격교육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교원과 학생이 직접 스타트업 기업의 신규 에듀테크를 시범적으로 활용해보는 공간인 ‘에듀테크 소프트랩’ 사업을 새롭게 편성하는 등 공교육 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들도 주도적으로 나서서 에듀테크 시장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IT 기업의 대표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AI, 클라우드 기술을 무기로 연 4조 원 규모의 국내 에듀테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카오의 경우 자회사를 통해 에듀테크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 기업 ‘카카오키즈’는 유·아동, 초등 교육 콘텐츠가 중심이었으나 최근 영어교육 전문기업 야나두와 인수·합병한 후 중·고등, 성인 교육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전통의 교육 서비스 기업들은 경쟁력 있는 에듀테크 스타트업과 협력해 자사 서비스에 에듀테크를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대교는 AI 수학교육 플랫폼 ‘노리’를 인수해 AI 학습 서비스 ‘써밋 스피드 수학’, ‘써밋 스코어 수학’ 등을 개발해 서비스를 출시했다. 웅진씽크빅은 실리콘밸리 머신러닝 스타트업 ‘키드앱티브’를 인수하고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학습자의 학습 행동 패턴을 분석해주는 서비스 ‘북클럽 AI 학습코칭’, ‘AI수학’, ‘AI독서케어’를 개발했고, 교원은 코딩교육 로봇 제작 스타트업 ‘럭스로보’와 제휴를 맺어 코딩 로봇 모듈을 활용한 컴퓨터·코딩 교육 서비스 ‘레드펜 코딩’을 출시했다.
이처럼 국내 에듀테크 산업은 전통의 교육 서비스 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술력을 갖추며 맞춤형 학습 서비스, 게임 기반 학습, 외국어 교육, 코딩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하고 있다.

확대보기뤼이드가 개발한 산타토익뤼이드가 개발한 산타토익은 AI 튜터를 토익에 접목시킨 모바일/웹 기반의 올인원 토익 학습 서비스다. (출처 : 뤼이드 홈페이지)

확대보기AI 수학 공부 애플리케이션 ‘콴다(QandA)’AI 수학 공부 애플리케이션 ‘콴다(QandA)’. 모르는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5초 안에 해당 문제 풀이를 무료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뤼이드 홈페이지)

맞춤형 학습 플랫폼으로 학습 격차 해소

언택트 원격교육이 장기화되면서 더욱 심화되는 교육의 양극화 현상을 해소해주는 해결사로 에듀테크 플랫폼 스타트업 기업이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플랫폼은 맞춤형 학습 서비스들이다.
먼저 AI 튜터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뤼이드(Riid)가 개발한 ‘산타토익’은 AI의 딥러닝 기술로 학습자가 틀릴 문제를 예측하며, 점수가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는 문제를 추천해 최단시간 내에 점수를 향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6~10문제만으로 개인별 맞춤형 문제와 강의를 실시간으로 큐레이션해 학습 커리큘럼을 설계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뤼이드는 이 기술로 특허를 취득했다. ‘액티브 러닝 기법을 적용한 머신 러닝 프레임워크 운용 방법, 장치 및 컴퓨터 프로그램’이라는 명칭의 특허로서 기존의 점수 예측 모델에서 진단고사 문제 추천 기능을 분리하여 강화학습이 적용된 전문가 모델을 운영하는 구조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현재 이 회사는 그 외에도 총 15건의 국내외 특허를 취득했고, 70건의 특허를 출원 중이며,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스타트업 클라썸이 개발한 강의별 소통 플랫폼 ‘클라썸’은 지난 1월 온라인으로 열린 CES 2021에 참가해 화제를 모았다. 대면·비대면 교육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온·오프라인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이 플랫폼은 특히 블렌디드 러닝(혼합형 학습)에 최적화되어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블렌디드 러닝은 온라인과 대면 학습을 혼합한 교육방식을 일컫는 말로,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더욱 활성화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매스프레소가 개발한 ‘콴다(QandA)’는 학생들이 모르는 문제를 사진으로 찍어 올리면 대학생들이 풀어서 알려주는 플랫폼으로, 지난해 12월 누적 다운로드 2,000만 건 돌파, 월 사용자(MAU) 7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올 초 누적 문제해결 수 15억 건을 돌파했다.

확대보기VR, AR 등의 실감형 콘텐츠VR, AR 등의 실감형 콘텐츠 활용은 디지털교과서 시대를 맞아 더욱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에듀테크로 만나는 미래 교실

로봇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AR 글라스를 쓰고 인체 탐험을 한다. VR 영상이 펼쳐지면서 마치 진짜 몸으로 들어간 듯 생생하다. 수업을 마치면 AI 교사가 배운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알려준다. 이 같은 미래 교실도 조만간 만날 수 있게 됐다.
VR 에듀테크 스타트업 브래니는 ‘21세기 미래의 교실’이라는 모토로 ‘쿠링 소셜 XR 클래스룸’을 개발했다. HMD(Head Mounted Display)를 쓰고 브래니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VR에 접속하면 교사, 친구들과 함께 VR에서 학습할 수 있다. AI 캐릭터인 쿠링이 교사 역할을 맡아 쿠링을 따라다니면서 인체의 신비, 공룡 등을 만나면서 하나씩 배워나가는 방식이다.
화석이나 심해어, DNA, 은하계, 공룡 같은 글로벌 커리큘럼에 맞는 18개에 달하는 콘텐츠를 개발하고 서비스를 준비 중인 이 회사는 VR을 기반으로 핵심 역량을 평가하고 개인화된 학습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다중장치 지원, AI 음성인식 시스템, 실시간 음성 채팅 등을 통해 학습 효과를 높였다.
에듀테크에서 VR, AR 등의 실감형 콘텐츠 활용은 디지털교과서 시대를 맞아 더욱 보편화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교과서는 이미 전 세계가 앞다퉈 도입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디지털 뉴딜 정책의 하나로 올해 안에 가시적 성과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던 가상의 교실에서 AI 교사에게 수업을 받는 날이 머지않아 올 것 같다.

최진희

조회수 : 831기사작성일 : 20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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