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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잘’ 잘 수 있으려나 봅니다
슬립테크

우리나라 성인의 3분의 1이 겪고 있는 불면증. 언젠가부터 “안녕히 주무셨어요?”, “잘 잤어?”라는 인사말이 들리지 않는다. 아침에 얼굴을 마주한 순간 누가 봐도 잘 못 잔 얼굴이다. 눈은 충혈됐고 낯빛은 누렇게 떴다. 불면증의 원인은 개인마다 너무 다양해 해결책도 천차만별이다. 영원한 숙제로 남아 있는 숙면의 길을 슬립테크에서 찾아보자.

확대보기수면

잠 못 드는 당신을 위한 기술

특별한 이유 없이 잠 못 드는 밤이 많다. 불면증으로 잠을 못 자면 다음날까지 영향을 주니 그 걱정에 잠을 더 못 이룬다. 잠들기 어렵고, 자주 깨고, 깊이 잠들지 못하고, 자도 자도 개운치 않고…. 불면증의 증상은 다양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30%가 일과성 불면증을, 10%가 만성 불면증을 경험하고 있으며, 2019년 수면장애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는 전년대비 13% 증가한 64만 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수면산업은 2012년 5,000억 원에서 2019년 3조 원을 넘어서며 7년 만에 무려 6배나 성장했다. 세계적으로도 수면산업이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는 2017년부터 슬립테크관을 따로 설치해 매년 신기술을 소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국제수면산업박람회-슬립테크’ 전시회가 지난해에 이어 제2회 대한민국 꿀잠 프로젝트, 슬립테크 2021이란 이름으로 지난 7월 8일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전시회에서는 침대와 베개 등 전통적인 소비재 외에 헬스케어, 바이오 분야는 물론이고 뷰티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제품까지 전 산업분야에 걸쳐 출품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슬립테크 스타트업들이 한데 모여 수면측정, 수면개선, 수면치료 등 3가지 주제로 토크 콘서트를 열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수면측정 분야에서는 에이슬립이 무선접촉식 기반의 수면상태 측정 기술을, 이원오엠에스가 침대 센서를 이용한 수면상태 측정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AI와 IoT 전문기업인 에이슬립은 와이파이 기술 기반의 비접촉 측정 방식을 통해 수면의 방해인자를 없애고 AI 데이터를 해석해 높은 정확도와 정밀한 분석으로 수면 환경을 개선하는 기술로 주목을 받았다. 수면개선 분야는 몽가타의 숙면 환경을 위한 움직이는 침대 스웨이베드 기술과 닉스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수면유도 제품의 원리와 기술이 소개됐다. 수면치료 분야에서는 아워랩이 수면무호흡증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구강 내 장치를, 웰트와 에임메드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를 선보였다. 한편, 전시회 부대행사로 수면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했는데, 총 10팀이 본선에 진출해 아이디어를 뽐낼 기회를 얻었다.

졸음의 순간을 모아 모아

슬립테크란 침구, 잠옷, 안대와 같은 다양한 수면용품에 IT, IoT, 빅데이터, 헬스케어 등의 기술을 접목해 수면상태를 분석함으로써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이다. 슬립테크는 크게 두 가지 카테고리로 나뉜다. 잠들지 못하는 불면증과 숙면을 방해하는 코골이(수면무호흡증)다.
불면증을 먼저 살펴보면, 불면에 시달린다고 해서 졸음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니다. 이 졸음의 순간을 모아 수면을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 닉스는 밀폐된 실내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할 때 졸음이 발생하는 현상을 이용해 잠을 유발하는 수면가전 ‘고슬립(Gosleep)’을 개발했다. 고슬립은 이산화탄소 농도를 증가시키는 사용자 맞춤형 혼합기체를 15분간 분사해 사용자가 몽롱함을 느끼며 쉽게 잠에 빠져들게 한다. 숙면을 돕는 ASMR과 아로마향을 함께 이용해 적절한 수면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 고슬립은 제품에 부착된 각종 센서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온도, 습도, 조도, 소음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 사용자의 수면 패턴과 환경을 분석하고 최적의 수면을 위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확대보기고슬립수면 최적의 산소 농도를 조성해 자연스런 수면을 유도하는 닉스의 고슬립(출처 : 닉스 제공)

이 제품은 수면제 등 수면의약품과 달리 내성이나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기준을 충족하고 있으며, 올 초부터 삼성서울대병원 측과 임상시험을 준비해왔다. 현재 생명윤리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불면증을 치료하는 앱 또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도 활발히 개발되고 있다. 실리콘밸리에 자리한 스타트업 빅헬스(Big Health)는 최근 ‘슬리피오(Sleepio)’라는 불면증치료 앱을 개발했다. 슬리피오는 정신치료 기법인 인지행동치료(CBT : Cognitive-Behavior Therapy)를 스마트폰앱으로 구현하는 방식으로, 다년간 임상 연구를 통해 불면증 완화와 우울증 개선 효과를 검증해왔다.
국내에서도 웰트와 에임메드가 슬립테크 2021에서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기술을 소개했다. 그중에서 에임메드는 최근 불면증 디지털 치료제 ‘Somzz’를 개발, 식약처로부터 디지털 치료기기 신속 제품화 지원을 위한 안전성 및 성능 평가기술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Somzz는 웨어러블 기기에 생체 데이터를 연동해 불면증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로 증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해 수치화하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 내년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와 202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불면증 환자가 과다 약물 처방으로 내성 및 부작용 우려가 있는 만큼 디지털 치료제와 병행하면 치료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며, 불면증 관련 디지털 치료제가 앞으로 슬립테크의 큰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한다.

심면(深眠)의 세계로 초대

불면증 못지않게 잠을 방해하는 요소는 코골이다. 코골이를 해결하는 게 슬립테크의 주요 과제 중 하나다. 만성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자는 동안 평균 3,200번의 코골이를 하는데, 이는 자면서 240번 깬 것과 마찬가지다. 코골이의 경우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옆에서 같이 자는 사람의 숙면까지 방해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AI 데이터를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머리 위치와 호흡 패턴을 분석하여 수면관리를 해주는 스마트 기기들이 대거 등장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워치가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워치는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얕은 잠과 숙면 시간을 체크한다. 수면의 질과 시간을 측정해 얼마나 푹 잤는지를 알려주는 것으로, 그 원리는 가속도 센서에 있다. 자주 뒤척거리면 얕은 수면으로, 움직임과 심박수가 떨어지면 깊은 수면으로 인식하는데, 애플의 스마트워치는 혈중 산소 포화도를 측정해 수면무호흡증을 감지해내기도 한다.
국내 헬스케어 스타트업 아워랩에서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를 개발, 최근 식약처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디지털 마우스피스형 제품으로 개발된 옥슬립(oxleep)은 중력 센서로 환자의 자세를 감지해 똑바로 누워 잘 때는 턱을 앞으로 밀고, 옆으로 누워 기도가 열리면 턱을 원위치로 돌린다. 양압기처럼 산소포화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서울대학교병원, 멕아이씨에스와 인공지능 수면호흡 치료기술 개발에도 나섰다. 멕아이씨에스는 국내 유일의 인공호흡기 제조사로, 이들과 3자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AI 알고리즘 개발을 시작했다.

확대보기옥슬립아워랩이 개발한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의료기기 옥슬립은 구강에 삽입하는 디지털 마우스피스형 제품이다.(출처 : 아워랩 제공)

수면관리 홈 IoT 솔루션을 개발한 회사도 있다. 스마트 홈 솔루션 전문기업 이원오엠에스의 사물지능 플랫폼 다이브(Dive)는 자체 개발한 슬립센서와 컨트롤러로 사용자의 어떠한 직접적인 명령이나 하드웨어의 부착 없이 수면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IoT와 연동해 사용자가 깊은 잠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이브앱을 통해 수면시간을 바탕으로 한 수면 점수, 코골이 횟수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잠이 들었을 때 적합한 음악과 IoT 기기를 간편하게 호환할 수도 있다. 또 수면 데이터를 분석하여 전문가 조언을 제공하기까지 한다. 이 회사는 최근 생체 활성화 모듈 기술을 적용하여 기존 제품보다 업그레이드한 다이브 슬립센서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이 센서를 내장한 다이브 매트리스를 선보였다.

확대보기다이브이원오엠에스가 개발한 다이브는 차세대 ICT 기술을 활용해 사용자의 수면을 관리하는 사물지능 플랫폼이다.(출처 : 이원오엠에스 제공)

꿀잠에 아이디어 더하기

차세대 혁신 기술이 담긴 수면용 스마트 기기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음향기기 전문기업 보스(BOSE)는 최상의 숙면효과가 임상적으로 입증된 ‘슬립버드2(Sleepbuds™ II)’를 최근 국내에 출시했다. 기존 제품보다 더 향상된 노이즈 마스킹(noise masking) 기술과 휴식을 방해하는 소음을 상쇄시킬 새로운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도입한 이 제품은 미국 콜로라도 의과대학과 함께 슬립버드에 대한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해 빠른 수면효과를 임상적으로 입증했다. 제품을 착용한 모든 참가자가 코 고는 소리, 도시 소음 등에 대한 효과적인 소음 차단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 중 86%는 더 빨리 잠드는 효과가 있다고 답했으며, 76%는 숙면을 방해받지 않았고 80%는 전반적으로 수면의 질이 개선됐다고 답했다.
숙면을 도와주는 로봇도 있다. ‘섬녹스(Somnox)’는 베개 모양의 로봇으로 가슴에 안고 자면 사람이 호흡하는 것처럼 수축과 확장을 하며 움직이는데, 사용자가 긴장을 풀고 호흡을 조절하면서 숙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섬녹스에는 가속도계, 오디오 센서, 이산화탄소 센서가 장착돼 있는데, 모바일 앱과 연동해 숙면을 도와주는 심장박동 소리, 자장가 등 불면증에 도움이 되는 소리를 들려준다. 또 밝은 빛과 알람 소리로 잠을 깨워주기도 한다.
잠이 보약이지만, 잘 자는 것이 어려워진 시대다. 기술을 통해서라도 앞으로 잠 때문에 걱정하는 일이 없어지길 기대해본다.

확대보기수면용 웨어러블 기기 슬립버드 2음향기기 전문기업 보스가 개발한 수면용 웨어러블 기기 슬립버드 2(출처 : 보스 제공)

최진희

조회수 : 219기사작성일 : 202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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