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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전성시대
전기차 배터리 요람에서 무덤까지
피엠그로우

확대보기박재홍 대표

2010년 국토해양부 전기자동차 기술개발사업을 시작으로 2차전지에 IT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피엠그로우. 국내 최초로 전기버스 배터리팩을 출시하고, EV 운영을 포함한 관련 시스템을 제품화하며 꾸준히 성장해왔다. 수명을 다한 전기차 배터리를 대상으로 하는 후방산업에도 일찌감치 진출해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한 박재홍 대표.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공장을 신설하며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확대보기에너지 밀도가 20% 이상 향상된 2세대 배터리팩에너지 밀도가 20% 이상 향상된 2세대 배터리팩

확대보기한반도의 약도에서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위치 차세대 배터리 산업의 메카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철강 도시 포항이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특구가 위치한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는 2025년 12월까지 2단계로 나누어 구룡포읍과 동해면, 장기면 일대에 조성된다. 인근에 포항공항과 영일만항을 비롯해 포스텍과 한동대학교,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산학연 연구개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배터리 산업은 차세대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다. 요즘은 ‘제2의 반도체’라고 불리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머지않아 이를 능가할 것으로 예측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2025년 전기차용을 포함한 배터리 시장 규모는 1,67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18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1,500억 달러인 반도체 시장을 훌쩍 뛰어넘는다. 업계는 이미 공격적인 투자로 글로벌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배터리팩 양산 공장과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 피엠그로우(대표 박재홍) 역시 오는 5월에 공사가 완료되면 사업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010년 업계에 첫발을 내민 피엠그로우 박재홍 대표는 전기차 배터리에 IT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온 1세대에 속한다. 전기버스 맞춤형 배터리팩을 국내 최초로 제작하고, 세계 최초로 배터리 자동교환형 시스템을 선보였다. 또한 배터리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분석 진단해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는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이용한 에너지 저장장치 ESS(Energy Storage System)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피엠그로우는 지난해 ‘전기버스 배터리 리스 및 재사용 사업’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 실증 특례를 승인받으며 사회적 이목을 끌었다.
“전기차 배터리는 전기차의 핵심 요소이자 가장 비싼 구성품입니다. 전체 가격의 40%를 차지하지요. 그러나 초기 용량 대비 80% 이상 감소하면 사용 가치가 떨어집니다. 운행상의 이슈로 교체한 배터리는 본래 용도로 사용하긴 어렵지만 고출력을 요구하지 않는 용도로 변환해 얼마든지 재사용이 가능합니다. 해외에서는 이를 전문적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실증 특례 승인이 나면서 사업화의 문이 열렸습니다.”
10년 넘게 한 우물만 파온 저력이 드디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확대보기배터리팩 제어 보드ICT 기술을 접목한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제어 보드

확대보기전기버스 배터리 운용 게시판피엠그로우는 전기차 배터리에 IT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다.

배터리 시장에 과감히 도전장을 던지다

알다시피 신성장산업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시쳇말로 때를 잘 만나 창업이 쉬울지 몰라도 기술력과 자금이 없으면 지속적인 성장은 불가능하다. 꾸준히 신기술을 확보하고 축적하는 과정에서 성능이 우수한 주력 제품이 생기고 수익성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영자가 미리 구상한 성장 로드맵이 분명해야 한다.
피엠그로우의 지난 10년을 들여다보면 전기차 산업의 전후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으면서 ‘배터리,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비전을 확고히 정립한 박 대표의 성장 전략이 눈에 띈다.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본래 2001년 유라클이라는 IT기업을 설립해 대표를 맡고 있었다. 그러던 중 전기분야에 관심과 호기심이 생겼고,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시장을 개척하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창업을 결심하던 당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이 막 태동하고 있었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것이 설레면서도 두려운 일이었지만, 그에게는 확신에 가까운 믿음이 있었다.
“과거의 통신 시장과 전력 시장이 꽤 닮았습니다. KT가 독점으로 사업을 진행하던 예전과 오늘날을 비교해보세요. 다양한 사업자가 경쟁하면서 통신망이 오픈되고, 여러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오픈 서비스 플랫폼이 생겨났습니때문이다. 전기분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서비스 중심의 시장으로 갈 것이고, IT기술이 많이 활용될 것이라고 봅니다.”
폐쇄된 시장이 개방되고 경쟁 구도가 생기면서 기회가 생길 것을 예측한 박 대표는 대기업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용차, 그중에서도 전기버스 배터리를 첫 아이템으로 선정하고 계단 밟기식으로 차근차근 자체 기술을 확보해나갔다. 2010년 국토해양부 전기자동차 기술개발사업에 참여하며 업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피엠그로우는 국내 최초로 전기버스의 배터리팩과 관련 시스템을 개발해 제품화했다.
배터리가 커질수록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박 대표는 운행 중인 전기버스의 원격 관리가 가능한 통합관리 시스템과 TOC(Total Operation Center)를 함께 구축했다. IT 회사를 이끌며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경험이 있어 기술적인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가 회사를 운영하며 느낀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자금과 시장 창출이었다.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것 같습니다. 실증 시장에서 매스 시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정책과 규제 완화도 필요하지만, 또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이 금융입니다. 일반 금융권에서는 신사업을 담보물로 인식하지 않으니까요. 중소벤처진흥공단을 비롯한 정책 금융 지원이 없었다면 지속경영은 불가능했을지 모릅니다.”

확대보기박재홍 대표

이제는 제조가 아닌 서비스 시대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피엠그로우는 현재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20% 이상 향상된 2세대 배터리팩을 완성해 양산에 돌입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배터리팩은 배터리 전압이나 전류, 온도, 충·방전 상태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분석하는 모니터링 솔루션까지 갖췄다. 한번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기존의 300㎞에서 400㎞로 대폭 향상되었으나 가격은 이전보다 더 저렴하다. 2020년 12월 기준으로 피엠그로우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버스는 약 90대가 운행되고 있다. 누적 운행 거리는 1,200만㎞가 넘는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만큼 조만간 수명을 다한 배터리들이 쏟아질 것입니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이슈이죠. 다행인 것은,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고 활용하는가에 따라 애물단지가 아닌 보물단지가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재사용 배터리가 일반 ESS보다 안전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에서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탄탄하게 기술력을 다진 피엠그로우는 일찌감치 후방산업에도 진출했다. 지난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xEV 폐배터리를 이용한 ESS(500㎾h) 기술개발 및 실증사업을 통해 재사용 배터리의 성능 평가와 잔존가치를 등급별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완성한 것. 이를 기반으로 리유즈(reuse) 배터리를 활용한 ESS를 제조해 현대제철과 상암에너지드림센터 등지에 공급한 바 있다. 차량과 달리 고출력을 하지 않기에 신제품 대비 성능은 70~90%까지 발휘되지만, 가격은 40% 이상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올해는 그동안 규제에 막혀 추진이 힘들었던 BaaS(Battery as a Service) 사업을 추진하며 두각을 나타낼 전망이다.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배터리 리스 및 재사용 사업에 대한 실증 특례 자격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피엠그로우와 컨소시엄을 맺은 운수업체는 배터리를 리스로 공급받고 재사용 배터리 기반의 ESS를 충전기 시스템에 연계, 운영하는 실증사업을 주도한다. 전기버스의 리유즈 배터리를 다시 전기버스 충전 시스템에 재활용함으로써 에너지 자원을 선순환하는 새로운 모델을 완성하는 것이 사업 목표다. 사업을 총괄하는 피엠그로우는 삼성SDI와 함께 데이터를 통한 배터리 성능 분석을 담당한다. 박 대표는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를 토대로 원격 차량관리 및 성능진단 장비 판매와 같은 신사업을 모색할 예정이다.
“우리의 경쟁력은 지난 10년간 쌓아온 데이터입니다. 일례로 이를 활용하면 전기차 보험료 산정, 중고차 가격 정보, 개인 맞춤형 정비 등의 서비스가 가능해집니다.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도 꼭 필요하겠지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좋은 파트너를 만나 우리 기술과 데이터를 접목해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자 합니다.”

확대보기공장 조감도포항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오는 5월 공장이 준공될 예정이다.

이계선 | 사진 박명래

조회수 : 890기사작성일 : 2021-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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