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로컬 전성시대
고물과 보물을 가르는 한 끗 차이
에스틸

확대보기김용석 대표

과도한 자원낭비로 지구가 몸살을 앓으면서 전 세계가 지혜를 모으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업사이클링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재활용과 달리 버려지는 자원을 재해석해 상품의 가치를 도리어 높이는 것. 건설중장비 부품을 전문으로 생산하는 에스틸은 폐자원을 이용한 카운터 웨이트를 시작으로 낡고 버려진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고물에서 보물을 찾아내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오늘도 명작이 탄생한다.

확대보기한반도의 약도에서 인천항 배후단지 위치 고부가가치 복합물류 클러스터
인천항 배후단지


기존에 하역과 저장 기능이 중심이었던 항만 배후단지가 제조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인천항은 해양수산부의 제3차 항만 배후단지 개발종합계획에 따라 오는 2030년까지 단계별로 756만5,000㎡의 배후부지를 조성, 공급할 전망이다. 인천항만공사 홈페이지(icpa.or.kr)를 통해 부지 입찰과 입주 공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싱가포르나 네덜란드 같은 물류 선진국은 20여 년 전부터 항만 배후단지에 주목해 여러 가지 비즈니스 기능을 가미한 복합물류도시로 발전시키고 있다. 항만의 본래 기능인 수출입 화물 거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산업과 물류, 관광과 국제교류의 기능이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으로 향하는 주요 관문 중 하나인 인천항은 지속적인 물동량 증가로 동남아시아 교역의 전초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향후 인천항만공사가 신규 공급할 예정인 항만 배후단지 대부분이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해 있어 국내외 기업들의 관심이 높다.

확대보기에스틸 사옥

에스틸(대표 김용석) 본사가 입주한 인천북항 배후단지는 수출입에 유리한 항만시설과 인프라가 풍부하다. 북항의 17개 선석(배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단위)과 직접 연계돼 있으며, 청라국제도시가 인접해 지리적인 이점이 월등하다. 인천 구도심과 신도심을 연결하는 길목인 데다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와 경인고속도로, 수도권 외곽순환 고속도로와도 가까워 물류 이동이 손쉽다. 여기에 전체 면적의 약 20%가 녹지공간이라 쾌적하고 친환경적이라는 평을 얻고 있다.
인천항만공사 2020년 생산성혁신 파트너십 기업이자 2020년 인천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으로 선정된 에스틸은 지난 35년 동안 상생 경영을 펼치며 올곧게 성장해온 강소기업. 현재의 자리에 2015년 본사를 이전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중이다.

발상의 전환으로 이뤄낸 남다른 품질

“한자 이름을 보면 쇠 금(金) 자가 다 들어가 있습니다. 3명이 조촐하게 시작한 회사가 이렇게 성장한 것을 보면 태어날 때부터 철물을 다뤄야 할 운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여긴다는 김용석(金鎔錫) 대표. 1986년 신성자원을 설립,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2002년 법인명을 바꿨다. 굴착기, 대형 크레인, 지게차 같은 중장비의 다양한 부품을 생산하며 기술력을 입증받은 에스틸은 2000년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 G.R(우수재활용 제품) 품질인증을 받았을 만큼 일찌감치 환경 이슈에 민감하게 대응해왔다.
회사 성장에 있어 가장 손꼽히는 효자상품은 바로 카운터 웨이트(counter weight). 중장비 동체의 맨 뒤쪽에 부착된 무거운 균형추를 말하는데, 땅을 파거나 바위 등을 부술 때 굴착기나 크레인처럼 무거운 중장비가 전복되지 않도록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에스틸은 자동화 시스템을 기반으로 협동 로봇을 도입해 정확한 무게를 빠르게 만들어내는 것으로 업계에 정평이 났다.
“카운터 웨이트는 고철을 녹여 만드는 주물형과 박스에 충전물을 넣는 제관형으로 나뉩니다. 기존 주물형은 원료인 고철 가격이 비싸고 제작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점에 착안해 제철소에서 나오는 스케일(scale), 고철과 비중이 같은 분철이나 시멘트 등을 섞어 충진물을 만들어 박스를 채우는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이런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1년 두산인프라코어의 모체인 대우종합기계의 1차 협력사로 등록됐습니다.”
김 대표는 쓸모없이 버려졌던 폐자원을 가지고 혁신적인 생각을 했던 것. 그는 원가를 3분의 1로 낮췄을 뿐 아니라 제작기간까지 줄일 수 있었다. 지금도 두산인프라코어가 만드는 모든 굴착기에는 에스틸의 카운터 웨이트가 장착된다.
에스틸의 품질 시스템은 특정부서의 품질 검사만이 아니라 공정 간의 자율검사 및 제조이력 추적관리 체계에 의해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품질 및 납기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원가부터 기술경쟁력까지 모든 면에서 따라올 회사가 없기에 두산인프라코어 내에서도 카운터 웨이트만은 이원화되지 않은 유일한 품목으로 꼽힌다.

확대보기에스틸 제품

확대보기전기모터 / 작업중인 협동 로봇과 숙련된 전문가1_ 전기 굴착기는 기존 내연기관의 동력원을 전기모터로 대체한다.
2_ 협동 로봇과 숙련된 전문가가 함께 작업해 생산성을 높였다.

기술력이 회사의 미래를 결정한다

에스틸은 현대건설기계, 현대제철 등으로 고객사가 다변화 되면서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그중에는 유럽 최대 규모의 건설 중장비 기업인 JCB, 일본의 히타치그룹도 있다. 수출이 늘어나면서 2008년 백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 2010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히든 챔피언으로 선정됐다. 이어서 2012년에는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잘나가던 에스틸에게도 힘든 시간이 찾아왔다. 쏟아지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현재의 자리로 이전하는 계획을 세웠는데, 완공을 앞두고 건설기계산업 자체가 불황의 사이클로 접어든 것이다. 진퇴양난의 시기를 겪었지만 오히려 내부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졌다. 임직원이 먼저 나서서 월급 20%를 반납하며 고통을 분담했다.
전 직원이 합심해 원가절감에 나서는 한편 이익률이 높은 신규사업을 추진하고, 사업 다각화를 꾀했다. 또한 아이디어 제안 제도 확대로 직원들의 참여의식에 동기를 부여하고 사내 공정기술 노하우를 축적하는 한편,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특허등록을 추가했다. 특히 2017년 2월에는 전기굴착기 형식승인을 완료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에스틸의 전기 굴착기는 현재 두산인프라코어를 필두로 현대중공업에 공식 모델로 출시됐다. 기존 내연기관 굴착기의 동력원을 전기모터로 대체하는 것으로, 매연이나 미세먼지 발생을 저감시켜 환경친화적이다. 최대 100m까지 유선으로 전력망을 연결할 수 있는 데다 진동과 소음이 적어 실내는 물론 도심 작업에 특화됐다. 분진 등으로 작업이 어려운 터널이나 광산, 산업현장 등에서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국제 유가가 연일 고공행진 중입니다. 디젤 굴착기의 경우 하루 8시간 가동하면 연료비가 연간 1억5,000만 원 정도 들어갑니다. 하지만 전기 굴착기는 같은 조건에서 연간 전기요금이 4분의 1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는 전기 굴착기와 관련해 설계부터 인·허가, AS까지 책임지고 있습니다. 안심하고 맡기셔도 좋습니다.”
글로벌 건설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에스틸의 매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신성장동력 마련에 박차를 가하며 3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에는 친환경 원료 및 연료개발에도 성공했다. 에스틸에서 생산하는 업사이클 원료는 폐자원에서 원료를 개별 취득해 최적의 조합을 찾아낸 것으로, 현재 스마트공장 설비를 마치고 양산 체제를 마련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다하는 정도 경영

“기존의 자원소모적인 제조 방식은 이제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폐자원 최소화를 원칙으로 효율적으로 자원순환 비율을 높이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폐자원 수거 및 업사이클 실력을 인정받고 글로벌 고객사와의 협업을 통해 친환경 원료를 활용한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상품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는 동반성장을 지향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해온 김 대표의 경영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에스틸은 그동안 2, 3차 협력사와 함께 발전하는 환경을 조성해왔다. 납품대금 전액 현금 결제, 유휴부지 무상임대, 장비 지원 및 기술진 파견, 성과공유제 과제 매칭 지원 등의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커다란 울타리 안에서 같이 생활하는 공동체로 여기는 까닭이다.
상생의 원칙은 에스틸만의 기업문화를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직원 멘토링제를 도입해 신입직원들이 사내 문화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 현재 에스틸에는 60대가 넘는 직원이 10여 명에 달한다. 최고령 직원은 무려 70세가 넘었다. 부서장 지위는 없지만 고문 혹은 신입사원 멘토 역할을 맡으며 고액의 연봉을 받는다. 이에 따라 일하기 좋은 회사로서의 이미지가 부각돼 직원의 약 25%가 지인, 친척, 가족 등으로 구성된 가족기업 형태로 발전하는 중이다. 또한 에스틸은 매달 작은 아이디어라도 포상하는 제도를 확립해 연간 3,0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자기계발 및 업무능력 향상을 위해 교육훈련 및 자격증 취득 지원(연간 60건 이상)을 적극 제공하고 있다. 노사협의회를 운영해 연간 50여 건이 넘는 애로사항을 접수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노사 간의 원활한 소통을 촉진하도록 한다. 이와 더불어 김 대표가 직접 손편지를 써서 200여 명의 임직원 생일과 기념일을 챙기는데, 일련의 노력 덕에 주인의식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토대가 완성됐다.
“100년 넘는 장수기업으로 회사가 오래 존속했으면 합니다. 이것은 어느 한 사람만의 노력과 의지로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직원들과 협력사 모두가 동반성장해야 합니다. 누군가는 월급 주기도 빠듯한데 언제 다 신경 쓰냐고 할지 모르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금세 답이 나옵니다. 주는 데 인색한 사람을 누가 좋아합니까? 나누는 것은 습관이고, 중독성이 강합니다. 성과 공유가 이뤄지면 신뢰가 쌓이고 반드시 좋은 결과로 되돌아옵니다.”
히든 챔피언을 꿈꾸고 있다면 이 말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가치를 우선으로 판단하는 시대, 롱런의 비밀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확대보기김용석 대표

이계선 | 사진 박명래

조회수 : 461기사작성일 : 2021-05-06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5점 / 3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