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09.17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우주를 향한 골드러시가 시작됐다
우주산업의 현주소

실리콘밸리 거물들이 우주에 베팅하는 이유는?
페이팔에 이어 테슬라까지, 손대는 족족 성공 신화를 쓰며 ‘미래의 설계자’로 불리는 일론 머스크는 우주개발 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하면서 우주선에 테슬라의 전기차를 실어서 보내겠다고 호언했다. 아마존을 세계적인 유통공룡으로 키운 제프 베조스는 달을 정복하겠다는 야심을 자신이 설립한 민간 우주탐사기업 블루오리진을 통해 실현할 심산인 것으로 보인다. 지구에서 가장 성공한 사업가로 꼽히는 이들이 이토록 우주를 탐하는 이유는 뭘까?
1957년 구소련이 스푸트니크 위성으로 우주경쟁의 신호탄을 쏜 지 60여 년. 당초 강대국들이 세계의 패권을 쥐려는 욕심에서 시작한 경쟁이지만, 이제 우주개발은 단순히 과학적 호기심을 채우기 위한 것도, 자존심 싸움을 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지구는 환경오염과 자원고갈, 식량과 물 부족 문제에 직면했다. 실제로 제프 베조스는 지구 환경을 해치는 중공업을 달에 이전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주 쓰레기 수거 기업, 우주 장례식 서비스 기업이 등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주자원이 지구에 새로운 경제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그동안 진행된 달 탐사 결과, 달에는 철, 마그네슘, 티타늄 등 100여 종류의 광물자원이 매장되어 있고, 핵융합 발전의 핵심 원료인 헬륨3가 최대 500만t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태양계 주위를 도는 소행성은 금, 니켈, 팔라듐 등 지구에 희소하게 존재하는 금속을 다량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이 달 탐사와 행성탐사 계획을 잇달아 발표하며 우주개발에 나서는 것은 우주 자원과 에너지를 선점하려는 데 있다.
일본은 지난해 9월 목성 인근의 소행성 ‘류구’에 소형 탐사로봇을 실은 ‘히야부사 2’를 착륙시켰고, 미국의 화성 탐사로봇 ‘인사이트’도 지난해 11월 화성 적도 부근의 엘리시움 평원에 안착한 후 지질분석 임무를 수행 중이다. 1997년 패스파인더를 화성에 보낸 후 여덟 번째 화성 탐사다. 중국이 지난 1월 인류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시킨 ‘창어 4호’는 탐사 장면을 담은 사진을 지구로 보내왔다.

지구밖으로 발사된 로켓 그래픽이미지

미래 가치를 놓고 벌이는 우주 영토전쟁
자원과 미래 에너지 확보 측면 외에도 우주산업은 다른 산업에 미치는 기술적인 파급효과가 상당하다. 위성기술이 대표적인 예다. 지구 궤도에 떠 있는 대부분의 위성은 방송·통신, 자원탐사, 기상관측, 재난구조 등 연구 및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민간기업의 인터넷망 확보 인프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인터넷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해 저궤도 위성 3,000여 개를 발사해 우주 인터넷 시대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결국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지구도 지배하게 되는 셈이다.
이외에도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준 많은 기술들이 우주개발 경쟁에서 나왔다. 어지간한 가정에 한 대씩 설치돼 있는 정수기는 아폴로 계획 당시 나사가 우주인의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고, 단열재도 혹한의 우주로부터 우주선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우리가 매일 SNS로 소통하는 인터넷도 결국 우주통신망 기술에서 시작됐다. 우주선의 무게를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개발한 티타늄은 우리 실생활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선글라스를 처음 착용한 것도, 진공청소기를 맨 처음 사용한 것도 우주인이다. 아폴로 계획 당시 개발된 나사의 특허 3,000여 종 가운데 약 1,300종이 상업화돼 인류의 생활에 편리함을 더했다. “우주개발에 1달러를 투자하면 7~12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언급한 앨빈 토플러를 비롯해 많은 전문가들이 우주가 미래 부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달 탐사계획 그래픽이미지

뉴스페이스의 키워드는 ‘기술융합’과 ‘민간 참여’
현재 우주개발은 세 단계로 진행되고 있다. 인공위성 및 발사체 개발이 첫 단계이고, 우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단계가 두 번째다. 마지막은 달과 화성 등 다른 행성으로 진출하는 것이다. 현재 우주 선진국들은 우주관광 등 우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단계에 와 있다. 우주사업은 곧 정부사업이라는 틀을 깨고 민간기업이 시장에 참여하면서 이러한 흐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더욱이 위성 서비스, 통신장비는 물론이고 위성과 발사체를 직접 제조하는 스타트업까지 가세해 스타워즈를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목적 실용위성과 천리안 위성 개발을 통해 세계에서 11번째로 스페이스클럽 회원국에 이름을 올렸다. 저궤도 관측 위성을 비롯해 소형 위성 분야에서는 국제적인 수준으로 기술을 끌어올린 상태다. 2013년에는 러시아 기술로 제작한 한국의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됐고, 지난해 11월에는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누리호’ 시험발사체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소수의 선진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중대형 로켓 엔진 보유국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선진국에 비해 늦긴 했지만 누리호를 활용해 한국 최초의 달 탐사선 시험 비행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우주산업 수준은 아직 세계적인 흐름에서 크게 뒤처져 있다는 평가다. 아직까지 전세계 우주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간한 〈2018 우주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도 우리나라 정부의 우주 관련 예산은 GDP의 0.046%로, 미국의 0.224%, 러시아의 0.122%에 크게 뒤처져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우주분야 활동 금액은 2013년 2조4,168억 원에서 2017년 4조1,452억 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고, 우주개발 예산은 1993년 22억 원에서 2017년 7,837억 원으로 356배나 증가했다.
현재 국내에는 300곳이 넘는 기업이 우주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누리호 시험발사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중견·중소기업만 60곳이 넘는다. 우주개발 스타트업의 활약이 두드러진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드림스페이스월드㈜ 등 ‘큐브샛’이라 불리는 초소형 위성을 개발하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큐브샛은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다. 현재 우주개발의 키워드가 4차 산업혁명, 기술 융복합, 민간 참여, 창업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이들의 등장은 주목할 만하다.
전 세계 우주산업 트렌드가 정부와 민간의 융합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그동안 정부 투자와 정부출연연구소 중심의 연구를 해온 우리나라도 민관 협력 모델을 확대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다. 더 나아가 미래 우주개발을 위해서는 민간기업을 키우려는 노력도 시급하다. 출발은 늦었지만 입장이 늦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여전히 지상에 머무는 동안 누군가는 벌써 미래의 부를 가져다줄 우주로 향하고 있다.

임숙경 전문기자 사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19-08-01]조회수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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