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12.11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왜’ 실패했는지 알면 창업 성공의 길이 보인다
실패 원인에서 시작하는 성공전략 KAIST 김인수 박사

KAIST에서 ‘기업 실패사례와 실패원인 분석’, ‘기업가 리더십과 실패 재도전’을 강의하는 김인수 박사는 실패경험의 자산화를 도우려면 실패사례를 분석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재창업자금을 지원받은 685개 기업 중 384곳을 분석해 첫 창업에서의 실패경험이 유의미하게 재창업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재창업자들이 성공하는 데 필요한 전략과 교육이 무엇인지 들어보았다.

실패한 기업의 공통점이자 대표적인 원인을 꼽는다면?
크게 보면 두 가지다. 하나는 아이템이 시장에 부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원하는 아이템을 출시하기보다는 창업자 스스로가 원하고 만족하는 아이템을 시장에 출시하기 때문이다.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분모는 시장이 요구하는 아이템과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실패 원인 중 하나는 해당 시장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이 뛰어들어 유통과 마케팅에서 실패하는 경우다. 미리 시장 경험을 쌓고 정보를 얻는다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김인수 박사 10여 년 전부터 창업 붐이 일면서 청년창업이 증가 추세다. 그만큼 2030세대 실패사례도 눈에 보이는데?
한마디로 준비가 덜 된 창업자가 많다. 해외 벤처나 스타트업 주역들을 보면 최소 3~5년은 동종업계에서 경험을 쌓고 창업에 뛰어든다. 청년들의 도전은 아름답고 멋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청년창업자들 중 대다수가 사회경험이 없고 실전지식이 부족해 실패위험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아이템만 좋다고 해서 성공할 수 없다. 시장을 모르다 보니 자신들의 생각과 기대치에만 집중한다. 아이템도 튀는 게 많고 프레젠테이션도 잘하는데 정작 사업계획서에 알맹이가 빠져 있다. 해당 시장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가 없다 보니 실제 비즈니스가 실행되었을 때, 구체적인 R&D 및 생산계획과 유통계약 그리고 금융계획 수립 등이 불가능하다. 이를테면 자금지원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수익과 비용을 철저하게 사전에 분석해봐야 하는데 이렇게까지 꼼꼼하게 사업계획서를 만드는 이들은 적다. 창업 전 비즈니스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후 도전하는 게 유리하다고 본다.

실패경험 자산화가 중요함을 교육하고 강조하는 전문가다. 실패경험 자산화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건가?
실패를 경험했다면 먼저 ‘왜 실패했는가’ 스스로 냉정하게 분석해봐야 한다. 실패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 그에 대한 문제와 해결책을 자신의 재도전에 적용시키거나 재창업에 시스템화시키면 실패경험을 자산화할 수 있다. 그러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 나의 부족한 점이 무엇이고 무엇을 잘못한 것인지를 모르고 재창업하는 이들도 있다. 또다시 같은 문제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정부나 지자체가 지원하는 재창업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실업률을 낮추고 고용창출을 높이려는 노력과 열정은 고무적인 일이다. 그 어느 나라 못지않게 적극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재도전과 재창업이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재도전은 ‘선택과 집중’의 관점에서 재도전과 재취업 등으로 구분될 필요가 있다. 한편, 재창업 분야에서는 하드웨어는 풍부한데 소프트웨어는 부족한 점이 있다. 창업교육과 재창업교육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 커리큘럼 자체가 달라야 한다. 재창업의 경우 철저한 실패원인 분석과 함께, 기업경영 관련 다양한 실무 이슈와 스케일업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또 다른 기업의 실패사례와 재도전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것이 필수다. 앞으로는 이런 것들이 강화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재창업에 도전하는 이들 중엔 빚 청산을 비롯한 자금 고민에 빠져 있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창업도 실패도 돈 문제로 직결되는 것은 우리나라 창업환경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비근한 예로 미국과 우리나라는 그 출발점이 다르다. 미국은 사전에 엄격한 심사를 거쳐서 민간자본 투자를 받아 창업이 이루어진다. 실패했다고 해도 창업자가 떠안아야 할 자금 고민은 크지 않다. 우리는 다르다. 창업자 스스로 얼마간의 자금을 마련하고 정부나 지자체 지원금을 활용하고 금융권 융자를 받는다. 이럴 경우 실패한 후에는 폐업절차를 밟는 과정에 시간을 빼앗기고 빚 정리를 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낸다. 이 때문에 실패경험을 자산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한다. 더욱이 신용불량자가 되거나 파산선고를 받으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할 기회 자체가 힘들어진다. 설령 재창업 지원자금을 받는다 하더라도 자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전문가들을 만나서 자신이 처한 경제적 환경, 아이템의 재기 가능성에 대해 충분히 멘토링을 받은 후 재창업의 길을 갈 것인지 판단하는 게 현명하다고 본다. 꼭 재창업만이 답은 아닐 수도 있다. 취업이나 협업의 길도 있다.

향후 재창업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서 정부나 지자체의 환경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재도전에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혁신적인 허브 기관이 필요하다. 해외의 재도전 환경은 다르다. 실패에 대한 학술연구와 기업들의 사례 적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패사례 공유를 통해 기술적용 실패, 시장출시 실패, 글로벌 시장 진출 실패, 투자유치 실패 등 다양한 사례 중심으로 분석하고 교훈을 제시해준다. 최근 들어 실패와 재도전 관련 포럼이나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일례로 대전시가 2020년 1월에 개관하기로 한 실패혁신캠퍼스는 재도전 창업자들뿐 아니라 선순환이 필요한 창업 생태계를 위한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본계획안은 실패와 성공 제품 전시 부문, 실패원인 분석 부문, 분석결과를 실제 창업과 기업운영에 적용하는 지원 및 컨설팅 부문으로 구성돼 있다. 대덕특구의 은퇴과학자들을 큐레이터로 배치해 실패사례를 안내하고 상담까지 해주기로 하는 등 도움을 줄 계획이라고 한다. 창업에서 재창업까지 아우르는 선순환 창업 생태계의 혁신적인 인큐베이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창업실패 그리고 재도전 KAIST 실패 사례 분석 및 전문가 Q&A
김인수 박사는
KAIST 기업가정신연구센터에서 연구조교수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한국거래소에서 코스닥시장 상장심의 위원과 한국국제경영관리학회에서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기술혁신전략, 글로벌기업가정신을 연구하고 있으며, 기업가정신의 한 축으로 해외기업과 국내기업의 실패사례와 실패원인을 연구하고 있다.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2019-11-05]조회수 : 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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