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12.10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한 번의 폐업, 꿈을 향한 미완의 과정일 뿐!
실패를 자산화한 기업인 · ㈜비티엔 이병열 대표

㈜비티엔 이병열 대표는 지난 9월 2019 실패박람회에서 개최된 재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최고의 영예를 안은 재창업 아이템은 ‘구제역 청정지역 만드는 항체형성촉진제’. 한 차례 폐업의 아픔을 겪고 10년여 만에 다시 도전해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딘 이 대표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자.

구제역 피해 줄일 백신 항체형성촉진제로 재창업
한때 구제역 청정국으로 통했던 우리나라는 2000년에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현재는 백신 접종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구제역으로 몸살을 앓는 적신호국가 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2010년부터 2018년까지는 총 8번 구제역이 발생해 2010년부터 이듬해까지 353만5,792마리를 시작으로 2016년 3만3,073마리, 2018년 1만1,726마리, 올해 역시 돼지 2,272마리가 살처분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구제역으로 인한 누적 손실액이 2019년 1월 30일 기준 3조3,300억 원을 넘어섰다. 문제는 백신을 접종하는데도 평균 항체양성률이 2017년 기준 66%에 불과하다는 것. 이병열 대표는 이 점에 주목했다.
“백신을 접종해도 항체양성률이 낮은 것은 돼지 자체의 면역력이 낮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사료에 섞어 먹이는 백신 항체형성촉진제를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에 주사제 방식의 면역 촉진제가 있긴 했으나 대부분 고가의 수입품인 데다 항체양성률을 높이는 효과가 미미해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 대표는 2016년 ㈜비티엔을 창업하고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비티엔을 창업하기 전 그는 한 차례 폐업의 아픔을 겪은 재창업자였다. 제약 및 바이오벤처기업에서 20년 가까이 재직하다 2005년 함께 일했던 동료들과 의기투합해 설립한 건강기능식품 유통회사를 2년여 만에 폐업하게 된 것. 제품력은 자신 있었으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유통라인을 병원으로 한정한 것이 패착이었다. 더욱이 그땐 좋은 제품과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 사이에 간극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결국 만들어놓은 제품의 유통기한이 임박해 투자비용을 고스란히 날리고서야 현실을 깨달았다고.
국내 실패기업인의 다음 수순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이 대표도 신용불량자에 이름이 오르고 이 일 저 일을 전전하며 재기할 기회를 살폈다. 2010년 이식용 뼈 전문 벤처기업에 부사장으로 영입된 것은 그에게 또 다른 경험을 쌓는 기회가 됐다. 그전에 쌓은 생산 및 마케팅, 유통 등의 경험에 개발 및 전체 경영을 총괄하는 노하우까지 얹게 된 것. 비티엔은 이 같은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재도전한 이 대표의 두 번째 창업이었다.
“저는 이 사회에 꼭 필요한 공공재 같은 역할을 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어요. 벤처기업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함께 성장해나가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었지만 나만의 철학을 담은 제품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컸습니다. 때마침 구제역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이병열 대표 시장 니즈 살핀 아이템으로 재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
한 차례 폐업하는 아픔을 겪은 만큼, 재창업에 도전할 때 이 대표가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시장의 니즈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이었다. 구제역 백신 항체 양성에 의미 있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시장에서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가격대로 진입할 수 있는 방안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단국대학교 교수진과 산학협력으로 면역 증강 활성을 갖는 초저분자착염복합체 및 이를 포함하는 식품과 의학조성물 등에 대한 연구를 먼저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한 번의 폐업 경험이 있어서인지, 재창업 때는 하나하나 돌다리를 두드려보는 심정으로 하게 되더라고요. 돼지 면역촉진제로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일단 효능이 뛰어나야 하고 비용 측면에서도 축산농가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이어야 했죠. 그래서 이 두 가지에 대해 산학협력으로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하고 시작했습니다.”
정부는 2017년까지 1회 접종하던 구제역 백신을 지난해부터 2회로 늘렸다. 이에 따라 평균 항체양성률 역시 66%에서 78%로 높아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돼지 10마리 중 2마리는 구제역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 이 대표는 현재 자체 실험에서 자사 제품을 돼지 사료에 섞어 먹이면 95% 이상 항체양성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또 이 같은 성과와 가능성이 2019 실패박람회 재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현재 비티엔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고 임상실험을 진행 중이다. 내년 1분기까지 임상실험을 마무리하면 2분기에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대표는 앞으로 돼지뿐만 아니라 소, 염소, 양, 닭, 오리 등 가축전염성 질병 방제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체 백신 항체형성촉진제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나갈 것이라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첫 창업 때나 지금이나 희망과 리스크는 공존하는 것 같아요. 그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잘 잡느냐는 결국 저의 몫이고요. 저는 창업에 나서는 분들에게 늘 귀를 열어놓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빨리 접는 것도 현명하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성공한 이들보다 실패한 이들이 더 많긴 하지만 실패가 훈장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그래도 시작했으면 끝까지 가보라고 격려하고 싶어요. 그래야 후회가 없고 다시 도전했을 때 성공할 확률도 더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첫 창업에서 거의 바닥까지 떨어져봤기 때문에 지금의 재도전이 가능했다고 봐요. 더디더라도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야죠. 설령 한두 번 넘어지더라도 그건 모두 과정이니까요.”

이은정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2019-11-05]조회수 : 95
  • 목록으로
  • 프린트

유용한 정보가 되었습니까? [평균0점/0명 ]

500자 제한 의견달기
이름 비밀번호
내용
인증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수 있습니다.
우)52851 경상남도 진주시 동진로430 (충무공동) | 잡지구독문의 T.055-751-9128 F.055-751-9129
Copyright ⓒ KOSM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