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2.28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소비자가 이끌어낸 따뜻한 자본주의
소셜 임팩트 + 비즈니스

“자본주의는 자유방임형에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수정자본주의, 그리고 무한경쟁의 신자유주의를 거쳐 이제는 따뜻한 자본주의로 진화 중이다.” 영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아나톨 칼레츠키가 《자본주의 4.0》에서 한 말이다. 그가 말하는 ‘따뜻한 자본주의’의 전형적인 모습이 소셜 임팩트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단순한 ‘사회적 영향력’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사회적으로 긴급하고 중요한 이슈에 대한 유의미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소셜 임팩트는 사회 공헌, 불우이웃 돕기와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기업의 브랜드 자체와 결합한다는 점이다.

㈜다정한마켓 반려동물 간식 홍보 문구와 ㈜소이프스튜디오 디자인아카데미 교육생들이 디자인한 티셔츠

기업 평판을 염두에 두는 소비자들
소셜 임팩트(social impact)는 크게 두 가지의 큰 흐름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기존의 대기업들이 소셜 임팩트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소셜 임팩트 자체를 창업의 동기로 해서 스타트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 중국의 인터넷 기업 텐센트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중국인들이 많이 쓰는 메신저인 위챗의 QR코드 스캔 기능을 활용해 자폐와 장애아동에 대한 기부를 손쉽게 만들었다. 그 결과 총 2억3,0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50억 위안이 넘는 돈을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도 국내의 카카오메이커스, KT, CJ, 삼성 등도 각 분야에서 자신들만의 소셜 임팩트 활동을 하고 있다.
후자는 미국의 할리우드 배우 제시카 알바가 창업한 어니스트컴퍼니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는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친환경 기저귀를 생산하고 있으며, 유해 화학물질과 싸우는 비영리단체를 후원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보청기 제작 회사인 딜라이트㈜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창업 동기는 ‘비싼 보청기 가격 때문에 고통받는 노인들의 문제를 해결하자’였다. 수익이 목적이 아닌, 사회적으로 긴급한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 임팩트 창업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소셜 임팩트의 특징은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가 브랜드 자체와 긴밀하게 연관된다는 점이고, 심지어 기업의 경영, 제품 생산 과정에도 참여하게 된다는 점이다. 삼성은 국내에서 ‘소프트웨어 전사 1만 명 육성’을 기치로 교육생들이 학업에만 전념하도록 매달 100만 원의 교육비를 지급한다. 이러한 활동은 향후 삼성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높인다는 점에서 경영의 한 차원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 네슬레는 전 세계에 있는 코코아 납품 공장의 품질관리를 위해 작업환경을 개선하거나, 이를 위한 교육을 실시한다. 이렇게 하면 작업자들은 더 쾌적한 환경에서 더 질 좋은 코코아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활동을 접한 소비자들은 ‘네슬레 = 착한 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가치 소비’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기업들의 이러한 활동은 소비자를 전제로 진행된다. 만약 소비자에게 아무런 파급력도 없다면, 기업은 소셜 임팩트에 참여할 이유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소비 행태의 변화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과거 대중들의 소비는 ‘자신의 필요에 의한 소비’였다. 그리고 이러한 소비 활동에 간섭하거나 개입하는 것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 ‘가치 소비’라는 것이 매우 새로운 소비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지난 2019년 하반기, 《한국경제신문》은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와 공동으로 ‘2019 한경·입소스·피앰아이 기업소셜임팩트 조사(CSIS)’를 실시했다. 이는 15세부터 64세까지 소비자 1만 명을 대상으로 제품 구매에 기업의 사회적 평판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조사였다. 그 결과 응답자의 82%에 가까운 사람들이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할 때 해당 기업의 사회적 평판에 영향을 받는다’고 대답했고, 87%가 넘는 사람이 ‘기업을 평가할 때 환경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금의 소비는 과거의 소비와는 완전히 달라졌다. 설사 나의 필요에 의해 소비를 하더라도 해당 기업이 부도덕하거나 평판이 좋지 않을 경우에는 소비를 꺼린다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소셜 임팩트는 기업이 더 큰 이익에 봉사하는 경영 활동을 위해 행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소셜 임팩트를 단순히 돈의 차원에서만 본다면 이는 다소 협소한 이해에 그칠 것이다. 사실 소셜 임팩트는 이미 60년이나 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되돌릴 수 없는 소셜 임팩트 흐름
1960년대 초반, UN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아젠다가 제시됐다. 기업 활동이 계속해서 환경을 파괴하고, 약자를 돌보지 않는 부의 축적에만 멈춰 있다면 사회 개선의 여지는 사라지게 된다는 위기의식이 발로였다. 이후 수많은 논의를 통해 ‘지속가능한 발전’은 글로벌 기업들의 경영 어젠다가 되었으며, 기업은 물론이고 국가도 지켜야 할 하나의 지침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이 소비자들의 소비 패러다임 변화와 맞물리면서 소셜 임팩트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따라서 소셜 임팩트는 무분별한 양적 성장이 아니라 많은 사람의 삶을 개선하는 질적인 변화를 위한 활동의 위상을 가지게 됐다. 또 해양, 육상, 대기 등 전방위적인 환경의 개선, 그리고 빈곤을 퇴치하고 불평등의 해소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노력이라고 봐야만 한다.
이러한 소셜 임팩트의 등장은 기업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소셜 임팩트를 실천하지 않는 기업은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하고, 반면에 진정성 있게 소셜 임팩트를 추구하는 기업은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갓뚜기’로 불리는 오뚜기의 경영이 알려지면서 한때 라면시장 점유율이 30%까지 치솟았으며, 전반적인 경영상태 개선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상반기 오뚜기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도와 비교해 각각 11.3%, 26.9%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소셜 임팩트는 기업의 흥망성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기업들 역시 이 부분에 대한 지출을 꾸준하게 늘리는 추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17년 주요기업 198개의 사회 공헌 금액을 조사한 결과 2조7,000억 원을 넘어섰으며, 이는 전년대비 30%가 늘어난 수치다. 다만, 이 수치는 정확한 의미의 소셜 임팩트와 관련된 것만은 아니고 기업들의 일반적인 ‘사회 공헌 지출’이 포함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제 이렇게 한번 확산하기 시작한 소셜 임팩트는 되돌리기 힘들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인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었고, 이러한 소비 경향은 자녀들에게 대를 이어 문화로 정착된다는 점에서 기업의 소셜 임팩트는 향후 필수사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남훈 전문기자

[2020-01-13]조회수 :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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