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7.07
안 만나도 괜찮아! 닫히고 언택트
지금은 언택트 시대

앱으로 주문하는 커피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된 언택트
꼭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생존을 위한 집단생활에서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는 개인주의 사회로 변모한 지 오래. 아주 가까운 미래에는 개인주의를 넘어 초개인화 시대가 열릴 거라고 한다. 궁금한 건 친구 대신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되고, 심심하면 OTT 플랫폼의 다양한 콘텐츠를 영화관 못지않은 초고화질로 집 안의 대형 TV에서 감상할 수 있다. 남들과 뭔가를 도모하기 위해 ‘굳이’ 만나야 할 필요가 없어진 시대. 언택트(un-tact)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언택트는 《트렌트 코리아 2018》에서 김난도 교수가 처음 제시한 신조어다. 전자기기와 모바일 앱을 다루는 데 익숙하고, 불필요한 대인관계보다는 SNS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의 새로운 소비 성향에 주목한 용어인데, 이조차도 이젠 옛말이 됐다. 스타벅스의 앱 주문·결제 서비스인 ‘사이렌 오더’, 패스트푸드점과 영화관의 키오스크도 이제 밀레니얼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40∼50대의 언택트 소비 증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60∼70대 노년층도 배달 앱으로 식사를 주문할 수 있는 정도는 된다. 실제로 현대카드가 자사 고객의 카드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0대의 언택트 관련 결제금액이 2019년 1∼5월 기간에 전년 동기 대비 약 131%나 증가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나타낸 것으로, 언택트 서비스 이용이 전 연령대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로나19가 이러한 확산세에 불을 지핀 것만은 분명하다. 강제적으로 언택트 서비스를 경험함으로써 우리는 한발 더 빠르게 언택트 사회로 진입했고, 이로인해 근무 풍경과 소비 형태가 바뀌고 있다. 재택근무가 현실화되면서 화상 채팅 앱, 온라인 협업도구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화상회의 서비스인 ‘줌’과 구글의 ‘행아웃 미트’는 매일 다운로드 기록을 갱신 중이며, 중국의 업무용 앱인 ‘위챗 워크’, 알리바바의 ‘딩톡’, 바이트댄스의 ‘라크’는 접속자가 몰리면서 일제히 서버 마비를 경험했다. 이제 비대면 면접도 드물지 않은 일이 됐다. 11번가와 롯데홈쇼핑은 직원 채용 면접을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앞으로는 생각지도 못한 영역에서 언택트 비즈니스가 나타날 수도 있다.

눈치 볼 필요 없이 편하게! 진화하는 서비스
기업이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왜 언택트 서비스를 이용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초기에는 언택트 서비스의 확대를 대인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의 반작용으로 받아들였다. 판매원이나 배달원과의 접촉에서 오는 부담감을 줄여주는 키오스크와 무인점포, 무인택배함이 대표적이다. 비대면 세탁물 수거 및 배달 서비스인 ‘세탁특공대’, 쇼핑 바구니의 색깔로 고객이 점원을 필요로 하는지 여부를 구분할 수 있게 한 이니스프리의 새로운 매장 운영 정책, 택시 운전자들과의 불필요한 잡담을 피하려는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청각장애인을 운전기사로 고용한 서비스 ‘고요한택시’도 같은 맥락이다.
그런데 의외로 심리적인 요인보다는 ‘편의성’이 언택트 서비스를 확대시키는 결정적인 요인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설문조사 회사인 입소스에 의뢰해 2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언택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로 응답자의 68.7%가 ‘대기시간 감소’, ‘편리한 결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가능한 주문’ 등의 편의성을 꼽았다. ‘직원 및 판매원과의 접촉에 대한 부담’을 꼽은 응답자는 10.7%에 불과했다. 언택트 서비스도 결국 불필요한 시간 소비와 이동, 수고를 덜어주는 서비스 방식 덕분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다. 미리 주문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비대면 주유 앱 ‘오윈’, 직접 만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계약할 수 있는 전자계약 서비스 ‘싸인오케이’와 같은 새로운 언택트 서비스에 소비자들이 열광하는 것은 결국 편리함 때문이다.
특히 보수적으로 인식되어온 금융 업계가 언택트 시장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계좌 개설부터 상품 가입까지 은행 창구를 직접 찾지 않고도 처리할 수 있는 비대면 서비스가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비대면 계좌 개설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증가했다.
클릭 몇 번이면 집을 나서지 않아도 되는 언택트 서비스를 한번 맛본 이상 예전의 방식으로 되돌아가기는 어렵다. 코로나19가 종식된 후에도 언택트 열풍이 꺼지기는커녕 메가트렌드가 될 거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다.

메신져 언택트 비즈니스의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
언택트로 안전하게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시대. 이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역시 기술이다. 자율주행차, AR, VR, 클라우드, 5G 시스템은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 위한 접촉을 줄여주는 대표적인 기술이다. 줌, 행아웃 미트와 같은 화상회의 서비스를 위해서는 비디오를 압축해서 전달하는 Web RTC(Real Time Communication) 기술이 필요하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지원하는 프로토콜인 Web RTC는 오디오와 비디오를 녹화하고 연결하며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실시간 결제와 예약 서비스가 가능하려면 GPS 기반의 정확한 위치 서비스도 필수다. 또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확대는 핀테크의 발전에 힘입은 바 크다. 더 안전한 금융 서비스와 전자계약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얘기. 한국개발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금융기관 90곳 중 54%가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고려하거나 이미 개발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는 않는다. 언택트 시대가 폭풍처럼 몰려오고 있는 지금, 기업의 경영자는 경영전략의 변화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인터넷 전문은행이 잇달아 출시되고, 고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챗봇과 로보 어드바이저리를 도입해 비대면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는 추세다. 배달 서비스에 나선 편의점과 제과점의 새로운 시도도 이러한 추세를 따라잡으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제조업도 예외는 아니다. 볼보와 현대자동차, 케어카 등이 온라인으로 차를 팔기 시작했고, 심지어 신차 출시도 온라인으로 하고 있는 추세다.
언택트 비즈니스가 반짝 떠올랐다 사라지는 유행으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시장을 뒤흔들 메가트렌드가 될 것인지를 두고 내기를 한다면, 지금 시점에서는 후자를 선택하는 편이 유리하다. 유통업에서 시작된 언택트 비즈니스는 외식, 패션·뷰티, 금융, 생활 서비스에 이어 기업 내의 경영활동 전반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망설이기엔 너무 시간이 없다. 분명한 건, 세상이 언택트라는 방향을 택했다는 것이다.

임숙경 기자

[2020-05-07]조회수 : 391
  • 목록으로
  • 프린트

유용한 정보가 되었습니까? [평균0점/0명 ]

500자 제한 의견달기
이름 비밀번호
내용
인증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수 있습니다.
우)52851 경상남도 진주시 동진로430 (충무공동) | 잡지구독문의 T.055-751-9128 F.055-751-9129
Copyright ⓒ KOSM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