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9.21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산업안전
산업안전 실태

산업안전 일러스트

10년 넘게 OECD 산재 사망률 1위 불명예
몇 해 전 부산 해운대 초고층 빌딩인 엘시티 건설현장의 55층 공사장에서 외벽에 붙어 있던 이동식 작업대가 떨어져 근로자 4명이 사망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4월에 발생한 이천물류창고 화재사고는 또 어떤가? 근로자 38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산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엘시티 건설현장 사고의 경우는 이동식 안전작업대(safety working cage)를 외벽에 고정하는 장치의 일종인 ‘슈브라켓’ 4개가 모두 이탈해 발생한 사고로, 연결 부품 결함과 안전교육 미실시가 주요 원인이었다. 이천물류창고 화재사고는 환기시설이 없는 지하에서 우레탄 작업을 하며 생긴 유증기가 2층 엘리베이터 공사를 하며 튄 불꽃과 반응해 대형 화재사고로 이어졌다. 우레탄 작업은 모든 시설이 완료된 후에 하는 마감작업으로, 원래 다른 공사와 함께 하면 안 되는 작업이다. 그런데 공기(工期)를 줄이려고 무리하게 화재 위험이 있는 두 작업을 병행한 것이 원인이었다. 두 사고 모두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켰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였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OECD 국가 중 산업재해(이하 산재) 사망률 1위라는 불명예를 10년 넘게 갖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산재로 사망한 근로자 수는 2,020명으로, 주5일 근로를 기준으로 볼 때 매일 9명이 산재로 사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산재 사망률이 높은 이유는 개인의 생명보다 기업의 이윤을 먼저 추구하는 기업문화와 산업안전에 대한 낮은 인식, 낮은 예산 확보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법 규정은 잘 갖춰져 있지만 처벌이 약해 사고가 난 곳에서 같은 문제가 계속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17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처리된 사건 1만3,187건 중 구속된 건수가 단 1건(0.007%)에 불과한 것만 놓고 봐도 산업안전에 관한 법 규정이 얼마나 느슨한지를 알 수 있다. 일각에서는 근로자가 죽으면 실제 권한이 있는 원청책임자를 처벌해야 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한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최근 산업안전보건법이 30년 만에 전면 개정된 가운데, 지난 7월 8일 산업현장에서의 근로자 보호를 위한 ‘산업현장 안전설비 의무화 법안’ 등 일부 개정 법률안이 발의되며 근로자의 목숨을 담보로 한 후진국형 산업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 안전 컨설팅이 중요한 이유
그나마 대기업에서는 산업안전의 중요성을 자각하고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점을 파악해 개선하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문제는 중소기업, 그중에서도 특히 소규모 제조현장이다. 열악하고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을 뿐 아니라, 사업주가 산업안전 시스템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최근 안전진단 및 산업안전 컨설팅 등 사고예방을 위한 솔루션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산업안전보건 컨설팅 전문기업 ㈜세이프어스는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과 관련해 사업주와 근로자가 알아야 할 법적 준수사항 등을 알려줌으로써 사업장의 산업재해 예방과 안전보건의식을 확립시키는 산업안전 컨설팅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의 사업주라면 꼭 받아야 하는 위험성평가제도 등 실질적인 컨설팅을 지원한다.
중소기업이 안전 컨설팅 전문기업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이유는 안전 인증이나 관련 법규 해석을 자체적으로 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복잡한 절차와 까다로운 서류 구비 등도 골칫거리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이 자율안전확인신고서를 획득해야 할 때 컨설팅 기업은 신고 대상 여부와 형식별 적용 범위를 판단하고, 신고 대상품으로 확인되면 신고를 위한 제반 서류를 준비하도록 도와준다. 이때 사업장이나 설치장소를 직접 방문해 해당 설비의 제작 및 안전기준의 적합 여부를 평가하는 등 꼼꼼한 지원이 이루어진다.
정부 차원의 안전 컨설팅 사업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은 지난 2018년부터 현장안전관리에 투자할 여력이 없는 중소기업을 위해 화학물질 관리 컨설팅 지원사업을 추진해왔다. 그중에서도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기업에서 사고 발생 시 주변 지역의 영향 정도를 평가하는 ‘장외영향평가서’ 작성이 의무화됐는데, 이를 모르는 기업이 많을뿐더러 수백 장의 장외영향평가서를 작성하는 일은 중소기업으로서 역량도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2019년에 안전 관련 컨설팅을 받은 ㈜대림은 표면처리 및 다이캐스팅 전문기업이다. 대림의 장종수 대표는 “주요 업무가 표면처리이다 보니 화학물질관리법에 대해서는 늘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장은 장외영향평가서를 화학물질안전원에 제출하도록 하는 ‘장외영향평가서 작성 등에 관한 규정’을 알게 됐는데, 시간이 빠듯한 상황에서 이를 작성할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그런데 마침 중진공에서 장외영향평가서를 준비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해 컨설팅을 받고 기간 내에 장외평가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사업은 현재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진공이 함께 추진하는 제조중소기업 혁신바우처 사업의 일환으로, 규제대응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근로자의 안전은 산업안전용품이 지킨다
산업안전 컨설팅도 중요하지만, 당장 현장에서 근로자를 지켜주는 것은 산업안전용품이다. 안전용품만 잘 착용해도 최악의 사고는 막을 수 있다. 산업안전용품은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보호구를 말하며, 외부에서 올 수 있는 충격과 위험요소들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은 추락, 끼임 등의 물리적인 사고나 충격을 예방하는 보호구를 떠올릴 수 있지만, 현장에 따라 호흡기, 소음, 화학물질, 방사선 등 다양한 위험요소들이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필요에 따라 알맞은 용도의 보호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산업안전용품의 종류는 워낙 많은데, 대표적으로 추락방지망, 절단방지 장갑, 진동방지 장갑, 차광보안경, 용접용 두건, 자동차광 보안경, 안전모, 송기마스크, 전면형 마스크, 안전장갑, 안전보호복 등이 기본적인 보호장비다.
최근에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첨단기술도 등장했다. 최근 잇따라 발생한 석유화학단지의 사고와 같은 대형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기술로 IoT, 로봇, AI 등 첨단기술이 본격 도입될 전망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하반기까지 자율주행으로 24시간 공장을 순찰하는 무인순찰 차량과 유해가스 감지 센서, 열화상카메라 등을 갖춘 지능형 CCTV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IoT를 활용한 ‘유해가스 감지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중소기업의 안전관리 시스템도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다. ㈜코너스는 위치기반 안전관리시스템인 ‘스마트 인명 안전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CES 2020에서 기술혁신상을 수상했고, 재난 안전 솔루션 전문기업 ㈜텔코코리아아이에스는 AI 기술을 접목하여 미래 시점의 위험도까지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을 밝혔다. 산업안전 사고가 점점 더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는 첨단기술의 개발 및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최진희 기자

[2020-08-05]조회수 :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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