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Special
다시, 여행이다 : 여행의 현재와 미래
새로운 여행에 관한 이야기

이것은 반격의 서막,
희망의 1절이며 재도약의 첫걸음이다.
코시국에도 여행은 죽지 않았다.
다만 더 새롭게 진화했을 뿐.

확대보기해변의 여행가방 / 이륙하는 우주선

여행은 계속된다, 삶이 그러한 것처럼

“참담하다”고 했다. 여행 업계의 현재를 묻자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의 첫마디였다. 특히 여행 업계의 실업 문제는 이미 손쓸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까지 했다. 아직 완벽한 여행의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통한 버티기 수준의 대응 상황이 당장은 개선되기 어렵다고 했다.
여기까지 들으면 눈물과 한숨 일색의 우울한 인터뷰를 떠올리겠지만, 놀랍게도 여행은 ‘그럼에도’ 계속되고 있었다. 뜻하지 않은 시련으로 그야말로 폭탄을 맞은 여행 업계에서도 꾸준히 히트 상품이 나왔고 약진 기업이 등장했으며, 희망의 노래가 들렸다. 역시 위기는 기회이며, 포기는 배추나 셀 때 써야 할 단어라는 걸 새삼 또 배운다.

키워드는 ‘혼자, 가까이, 오래’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여행이 여행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어찌 보면 뻔한 수순이다. 하지만 이전과는 다르다. 일단 여행 단위의 규모가 확 줄었다. 소규모 가족 여행이나 나홀로 여행이 대세이며 프라이빗 여행을 선호하는 식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FIT(Free Independent Tour)’라고 하는데, 이처럼 개별 여행이 강화되면 자연스럽게 여행 플랫폼 비즈니스의 지각변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영상 기반의 여행 플랫폼 ‘트립비토즈’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개별 여행의 특성상 온라인여행사(OTA : Online Travel Agency)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할 것을 예상하고 마치 틱톡처럼 15초짜리 여행 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으로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트립비토즈는 이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우수관광벤처 최우수기업에 선정됐으며, 33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제품개발부터 시장 공략 직전까지 투자받는 것) 유치에도 성공했다. 모두 2020년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이루어낸 쾌거라 더욱 놀랍다.
가능성을 증명한 덕분인지 노랑풍선, 모두투어, 한진관광 등 대형 여행 기업들도 OTA 시장에 뛰어들었고, 레드캡투어나 참좋은여행 등도 시스템을 개편하거나 새로 구축하는 등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여행 업계 전반에 기분 좋은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그중에서도 지난 5월, 인터파크투어가 강원도관광재단과 함께 출시한 ‘워케이션’ 특화 상품이 소위 ‘대박’을 친 사건에 주목해야 한다. 이 상품은 불과 두 달 만에 무려 8,000박이 넘게 팔렸다. 일(work)과 휴가(vacation)의 합성어인 워케이션은 휴양지에서 업무와 휴식을 병행하는 지역체류형 근무를 뜻한다. 인터파크투어는 코로나 시국에서 여행자들의 한계와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강원도 130여 개 호텔 및 리조트와 협력, 워케이션 맞춤형 숙박 상품을 기획해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상품의 가치는 비단 판매량에만 있지 않다.
통상 국내 여행은 주말을 포함한 1박 2일이 암묵적 ‘국룰’이었다면, 워케이션 상품은 주중(일~목요일) 2박 이상 예약 고객을 대거 유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요일별 예약률을 비교해보면 수요일 예약이 무려 103% 증가했으며, 일요일 역시 53% 증가하면서 호텔이나 리조트의 공실률을 현저하게 줄이는 효과와 소비자 만족도를 동시에 잡는 대단한 일을 해냈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 시대의 여행법을 한 수 가르쳐준 기업은 또 있다. 바로 글로벌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다. 원래 에어비앤비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기업 중 하나였다. 그러나 특유의 유연함으로 어려움을 잘 이겨냈고, 현재 수많은 여행 플랫폼의 본보기로 우뚝 섰다. 그중에서도 인기를 끈 아이디어는 ‘장기투숙’. 얼핏 ‘그게 뭐?’ 싶지만, 여기에는 여행지의 개념을 유연하게 확장한 놀라운 발상의 전환이 숨어 있다. 이 아이디어가 성공했기에 인터파크투어의 워케이션 상품도 등장할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

확대보기세계 각국의 여행지 사진들

가격보다 ‘경험’

코로나 시국에도 선방한 여행 기업을 이야기할 때면 단연 ‘모노리스’가 떠오른다. 모노리스는 자체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 테마파크인 ‘제주 9.81 파크’를 작년 7월 공식 개장했고, 30만 명의 방문객을 유치했으며, 하반기 매출이 상반기의 2배에 달하는 극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모노리스의 성공 비결은 한마디로 ‘재미’다. 모노리스는 ‘애월 바다와 한라산 사이의 스마트 놀이+터’라는 캐치프레이즈처럼 그림 같은 자연 속에서 무동력 레이싱이라는 이색 체험을 선사한다. 레이싱 자체도 신나지만 레이싱을 앱과 연동해서 꼼꼼하게 기록해주고 순위를 알려주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는 후문.
바야흐로 체험 여행의 시대다. 작년과 올해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거나 히트한 여행상품은 대부분 탄탄한 콘텐츠를 여행에 잘 녹여낸 기업들에서 탄생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승우여행사의 ‘대한민국 팔도유람 24박 25일’을 들 수 있다. 이 상품은 1인당 가격이 무려 475만 원으로 상당히 고가지만, 그만큼 충실한 가이드와 안전 위주의 소규모 모객, 지역별 별미 체험부터 야생 돌고래 답사, 동해 바다열차, 목포 국악 공연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골고루 체험할 수 있는 알찬 구성이 돋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작년에는 무려 완판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된 상품을 선보여 인기몰이 중이다.
국내 전문 여행사 ‘여행공방’의 자전거 여행상품도 눈여겨볼 만한데, 우선 판매 루트를 홈쇼핑으로 차별화한 전략부터 눈에 띈다. 기존 홈쇼핑 시장에서는 볼 수 없던 이색 상품이었기에 등장만으로도 많은 화제를 낳았기 때문이다. 또 여행공방은 원래 자전거 전문 여행사가 아니었음에도 이색 자전거 여행을 연달아 히트시키는 과정에서 자전거 여행 전문 플랫폼 ‘어드바이크(A:DBIKE)’를 출시하는 등 새로운 길을 찾고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타사의 귀감이 된다.

확대보기세계 각국의 여행지 사진들

‘가고 싶다’와 ‘갈 수 없다’ 그 사이

해외여행에의 욕구는 유사 이래 지금이 최고조일 것이다. 도대체 언제쯤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할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대답을 회피했다. 쉽게 단언할 수 없어서다. 물론 몇 가지 선택지는 있다. 우선 ‘백신 관광’. 몰디브, 알래스카, 러시아, 세르비아라면 백신도 맞고 여행도 즐길 수 있는 관광 상품이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백신을 활발하게 접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별 메리트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백신 접종 후에 떠날 수 있는 이른바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방법이다. 빠르면 이달부터 백신 접종자는 괌, 사이판, 푸켓을 무격리 여행할 수 있다. 프랑스도 백신 접종을 마친 외국인과 몇몇 코로나 안전국에 대해 무격리 입국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여행객에게 문을 열었다. 하지만 언제 백신을 접종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현 상황에서는 이 역시도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보기 힘들다.
여행 욕구를 달래주면서도 안전까지 놓치지 않는 비대면 여행상품도 틈새시장을 만들었다. 대표주자는 트래블테크 기업 ‘마이리얼트립’. 마이리얼트립의 ‘현지 라이브 랜선투어’는 코로나19로 오히려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해외여행 불가라는 청천벽력의 상황에서도 자포자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대응을 한 덕에 얻은 결과다. 마이리얼트립은 국내 여행으로 사업을 전환하여 전년대비 2,000% 성장을 이루고 창사 이래 최초로 대규모 ‘슈퍼 채용’을 예고하는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억눌려온 해외여행에 대한 보복심리로 ‘V자 반등’을 예고하는 여행 시장은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에의 기대감을 자극하고 있기도 하다. 올 추석연휴 해외여행 펀딩에 1억 원이 몰렸다거나, 1년간 가격을 동결한 ‘얼린 항공권’을 벌써 1만 명 이상이 구매했다는 뉴스가 좋은 예다. 국가 간의 자가격리 시스템이 해제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약 상품’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어쩐지 파티는 시작도 안 했는데 샴페인부터 터뜨리는 듯한 찜찜한 기분이 들긴 하지만.
올해 7월 20일,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마침내 우주여행을 떠난다. 부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다. 우주로의 도약도 가능한 시대에 고작 2~3시간 거리의 이웃 나라조차 마음대로 갈 수 없는 현실이라니. 현재까지 여행의 미래는 손에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신기루와 같다. 그럼에도 여행이 계속될 거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코로나로 헤어졌던 사람들과 만나야 하고, 그리웠던 그곳으로 떠나야 할 테니까.
분명한 것은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적응력을 키우고 끊임없이 진화하며 맷집을 키운 크고 작은 여행 기업이 건재한다는 사실이다. ‘참담하다’는 현실을 이겨내고 가능성을 찾은 열정의 여행 기획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언젠가 평화로운 여행의 시간이 다시 온다면, 잊지 말고 한 번쯤 떠올려볼 일이다. 코로나 시국을 버텨낸 안쓰럽고 대단하고, 그 속에서 수고한 여행 기업과 그 사람들을.

박성연 | 도움말 오주환 여행전문가, 유철상 상상출판 대표

조회수 : 591기사작성일 : 2021-07-08
기사 만족도 평가
별 개수를 클릭하여 기사에 대한 만족도를 평가해 주세요.
이 기사의 별점
평균 5점 / 2
  • 매우 불만족
  • 불만족
  • 보통
  • 만족
  • 매우 만족
별 5개 / 매우 만족

의견글 작성
  • (삭제 시 필요)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 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될 수 있습니다.
메뉴 열기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