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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영농후계자 곤충 ‘귀하신 몸’
FARM _ 곤충 이용한 미래 농업

 

농사짓는 곤충, 수분작업과 천적사업에 활용
곤충은 더 이상 체험학습이나 고부가가치의 미용 분야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농업분야에서도 곤충 활용이 확산되고 있다. 농축산업은 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고부가가치 친환경제품 생산을 위한 경쟁력 확보와 구제역 및 조류인플루엔자 등 가축 전염병의 근절은 물론이고, 토질과 수질 등의 환경 보존이 중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과일과 야채의 수분작업 벌, 병충해 및 전염병 방제 천적, 고성능 사료 및 거름생산 등에 필요한 곤충사육과 곤충을 활용한 제품 등이 농업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로 등장했다.
현재 농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수분작업 벌이다. 이미 사과, 토마토, 딸기 등의 수분작업에 수정벌이 활용되어 농가의 바쁜 일손을 덜어주고 농산물 품질을 높여주면서 재배농업인들에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딸기재배 농가의 경영 안정과 친환경, 고품질 농상물 생산을 위해 딸기재배 수정벌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토마토 역시 수정벌을 이용하여 수분작업을 한 경우 착과율이 11% 이상 향상되고, 공동과 방지 및 과중증대 효과도 30% 이상 증가한다.
수정벌과 함께 현실화된 농업분야 곤충 비즈니스는 천적사업. 특히 하절기면 파리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축산농가의 사육장 해충방제는 물론이고, 축분을 비닐로 덮어놓는 등의 물리적 방제와 저독성 약제를 뿌리는 화학적 방제를 대신 할 생물학적 방제가 그 수요처다. 대표적인 곤충은 파리 천적으로 알려진 배노랑파리금좀벌로,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는 배노랑파리금좀벌의 대량생산 기술을 신기술로 확정했다. 한국유용곤충연구소는 배노랑파리금좀벌을 사육시켜 만든 천적제품을 현재 축산농가에 판매하고 있다. 곤충의 애벌레 또한 농업분야의 고성능 사료와 거름으로 새 바람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가축 사료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동애등에의 번데기 제품은 일부 업체에서 생산되어 가축은 물론이고 양식장에까지 활용된다.

아직 걸음마 단계, 정부·농가·소비자의 공동노력 필수
하지만 곤충을 이용하는 농가는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정부가 개발과제를 통해 곤충자원 전문업체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발 빠른 농축산 농가들이 천적과 관련 제품을 활용한 친환경제품 생산에 뛰어들었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 곤충사육에 뛰어들었다가 사업을 접은 기업들의 경우, 사업타당성에 맞지 않아 실패한 경우다. 무엇보다도 수요가 많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이는 농가들의 생산비용과 효과로 직결된다. 설령 농축산물 생산자가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제품을 생산한다 하더라도 이에 따른 비용과 노고에 대한 가치를 가격 면에서 소비자들이 수용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농축산물의 천적곤충 사육과 제품 생산은 아직까지는 미래를 위한 투자개념이 강하다. 현재 발생하는 매출과 수익성으로는 사육하는 기업도 활용하는 농가도 수익성을 통한 성장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존하는 기업들의 경우, 그나마 정부의 연구개발 과제 참여를 통해 시험사육 및 연구개발 비용을 충당하는 등 여전히 형편이 어렵다. 곤충과 그 부산물을 이용한 제품이 친환경 농산물 재배와 농축산분야의 방제 역할에 첨병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홍보와 농가들의 적극적인 활용, 친환경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등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오늘의 과제다.

 천적곤충 생산기업 _ ㈜농업회사법인 한국유용곤충연구소
파리 천적인 파리킬러랩터 상용화

전남 곡성군의 인적이 드문 언덕배기 3,000여 평의 부지 위에 14종의 곤충사육 시설이 자리해 있다. 이곳은 파리의 천적인 배노랑파리금종벌이 접종된 파리번데기 ‘파리킬러랩터(Raptor)’를 생산하는 ㈜한국유용곤충연구소(대표 양영철)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파리킬러랩터는 봄부터 가을까지 축산농가에 판매된다. 축사에서 대량으로 발생하는 파리 감소를 위해 오남용되는 살충제의 사용량을 줄이고 파리 발생을 감소시킴으로써 가축의 질병을 차단시키는 파리킬러랩터는 매출 중 90%를 차지하는 제품으로, 국내 축산 해충시장의 10%를 점유한다. 파리는 이미 미국과 일본의 연구결과에서 수포성 구내염이나 조류독감 같은 가축유행성 질병의 매개체로 지적된 데다, 갈수록 친환경 축산물 생산이 요구되는 시점인 만큼 이 같은 천적제품 생산은 큰 의미를 지닌다.
파리킬러랩터와 같은 천적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한국유용곤충연구소는 이공학박사 출신의 연구인력을 비롯해 총 15명의 직원들이 매달려 일한다. 천적제품은 단지 해당 곤충만 사육할 수 있는 생산설비만이 아니라 상대 곤충도 동시에 사육해야 하는 애로점이 있다. 파리킬러랩터를 만들어내려면 파리 사육이 병행돼야 하는 원리다. 사육 시 적정온도 등의 환경조성에도 적잖게 공을 들여야 한다. 파리킬러랩터의 경우 우선 파리가 낳은 알을 모아 번데기 단계에서 기생벌과 한데 모아두면, 기생벌이 파리번데기 안에서 알을 낳게 된다. 알이 번데기 안에서 산란해 번데기를 먹어버리게 되는 원리다. 살아 있는 천적 기생벌이 파리 번데기에 기생된 캡슐형태로 들어 있는 자체로 상품이 된다.
미리 생산하여 겨울에는 냉동 보관했다가 봄이 되면 농가에 판매되는 이 제품은 축사와 그 주변에 방사되면 2~3일 만에 성충으로 진화하고, 암컷 한 마리는 파리 번데기를 탐색해 평균 100여 개를 사멸시킨다. 성충의 수명은 평균 14일이다. 이 천적의 주요 대상은 집파리, 침파리, 금파리, 쉬파리 등으로, 파리류 해충의 번데기가 대량으로 발생하는 장소인 양돈, 우사, 계사, 양견 등의 축사와 각 지역의 매립지 또는 식품공장 등이다.
한국유용곤충연구소는 현재 판매되고 있는 파리킬러랩터와 동애등에 외에도 다양한 천적곤충과 신약개발에 활용될 곤충들을 사육 중이다. 소나무재선충을 매개하는 솔수염하늘소의 천적 개미침벌, 시설원예 진딧물류 천적인 콜레마니진디벌, 응애류 천적인 굴파리류 등과 신약개발용 바퀴벌레 등등으로, 본격적인 상품화가 필요할 때 재빨리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전략 차원에서다.
현실적으로 “돈이 안 되는 길을 걸어왔다”고 말하는 양영철 대표는 곤충을 이용한 친환경농산물이 자리를 잡으려면 농민들과 정부관계자의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는 “무엇보다도 정부가 각 이해당사자들이 보완할 수 있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적극적으로 농민들을 교육하고 홍보해야만 친환경농법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다”고 전한다.

 

박창수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1,746기사작성일 : 20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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