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10.22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월간 기업나라 퀴즈이벤트 - 퀴즈 풀고 커피 한 잔 받자!
쓰레기통만 바꿔도 지구가 깨끗해져요
㈜이큐브랩

있으면 피하게 되는데, 없으면 또 찾게 되는 게 쓰레기통이다. 필요해서 찾으면 잔뜩 쌓인 쓰레기와 지저분한 외관에 눈살이 저절로 찌푸려진다. 하지만 그 쓰레기통이 ‘클린큐브’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매끈한 외관에 태양광발전으로 작동하는 압축기 덕분에 쓰레기가 넘칠 일이 없다. 게다가 IoT 센서로 데이터화해 수거 효율까지 높였다. 똑똑한 쓰레기통 개발에서 시작해 쓰레기 관리 솔루션으로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이큐브랩의 권순범 대표를 만났다.

이큐브랩의 클린큐브

사소한 사회적 문제를 재밌게 해결해보려고
지난해 미국 볼티모어시와 150억 원의 스마트시티 협약을 맺은 한국의 스타트업이 화제를 모았다. 태양광 쓰레기통 개발과 이를 활용한 수거 관리 솔루션을 통해 회사 설립 8년 만에 누적투자금액 총 118억 원을 유치하며 친환경 벤처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기업은 ㈜이큐브랩(대표 권순범)이다.
이큐브랩의 권순범 대표는 2011년, 대학교 2학년이 되던 해에 창업했다. 학창시절 사회적기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학업보다 일에 훨씬 더 재미를 느꼈다. 그래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 무작정 창업을 했다. 사회를 바꾸려는 어떤 원대한 사명감이 있었던 건 아니다. 그저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골칫거리를 재밌게 해결하고 싶을 뿐이었다. 가만히 있으면 바뀔 것 같지 않은 그런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거리에 넘쳐나는 쓰레기와 쓰레기통이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는 어김없이 쓰레기통이 있었고, 무심히 던지고 간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 신경 쓰였다. ‘집에서처럼 발로 한번만 꾹~ 밟아주면 두 배는 더 들어갈 텐데…’라는 생각과 함께, 이것이야말로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바뀔 수 있는 문제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아이템을 쓰레기통으로 정하고 아이디어 회의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사무실이 따로 없어 카페에서 시작했다. 쓰레기통이 어느 정도 찰 때마다 눌러주는 자동압축 쓰레기통을 만들기로 했다. 제품을 만들려고 하니 공간이 필요했다. 마침 동국대 창업지원센터로부터 공간과 자금을 지원받아 그곳에서 시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1년 내내 길거리에 서 있어야 하는 제품이다 보니 작동의 오류를 잡는 데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결하고, 또 해결하고, 한번 생길 때마다 문제를 처리하다 보니 시간은 두 배, 돈은 세 배가 들었다. 매출 없이 개발비만 계속 들어가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대한민국 실전창업리그 우수상, Europe-Korea Business Plan Competition 대상, 청년창업 열전코리아 대상 등 각종 공모전에 도전해 상금을 휩쓸면서 ‘클린큐브’ 제품 개발에 성공하게 됐다.

권순범 대표권순범 대표는 쓰레기차 한 대 없이 세계 쓰레기 수거 시장을 접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쓰레기 관리 솔루션으로 진화
태양광발전으로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내고, 그 전기로 쓰레기를 자동압축해주는 똑똑한 쓰레기통을 개발해 처음에는 서울시, 제주도, 대구 등 각 지자체와 계약하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통’만 바꾼다고 해서 쓰레기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이큐브랩은 한발 더 나아가 쓰레기 수거 관리 솔루션 ‘클린시티 네트웍스’를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클린 플렉스(초음파 적재량 감지 센서)가 장착된 클린큐브와 연동되어 쓰레기 적재량을 데이터화하여 분석하고, 수거 최적화 경로를 도출하는 통합 쓰레기 관리 서비스로 진화했다. 똑똑한 쓰레기통 개발이 도시의 미관을 해치거나 꽉 차서 이용할 수 없게 된 쓰레기통 문제를 해결한 셈이다. 또 실시간 관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수거차량 운행을 감소시켜 탄소배출 저감과 쓰레기봉투 절감뿐만 아니라 환경미화원들의 업무 효율성까지 높일 수 있어 경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권 대표는 기대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복병이 생겼다. 이큐브랩의 쓰레기 수거 관리 솔루션이 국내 쓰레기 처리 환경과 맞지 않는 것이었다. 한국은 쓰레기 처리를 정부에서 관여하고 있어 조달청을 통해야 했다. 공공입찰을 해야 하지만, 경쟁사가 없어 번번이 낙방을 했다. 이큐브랩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해외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출품해 반응을 살폈는데, 나가는 전시회마다 호응이 좋았다. 유럽이나 미국 등은 환경미화 분야가 대부분 민영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주는 이큐브랩의 제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특히 땅이 넓고 인건비가 비싼 나라에서는 효율적인 쓰레기 수거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쓰레기가 꽉 차면 알아서 줄여준다

태양광으로 100% 충전, 전력 소모는 0%
클린큐브는 자동압축 쓰레기통이다. 통 안에 센서가 있어 쓰레기가 차면 압축기가 자동으로 작동하여 눌러주는 방식이다. 압축을 통해 적재 용량은 최대 8배까지 늘어난다. 당연히 수거 빈도 수도 그만큼 줄어든다.
자동압축할 때 드는 에너지는 뚜껑에 달린 태양광 집광장치에서 만들어져 전기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 햇빛이 좋은 날에 가득 충전하면 2주 정도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이 생산된다. 압축기의 누르는 힘은 약 500㎏ 정도로, 웬만한 쓰레기는 모두 눌러 압축할 수 있다.
태양광 집광장치, 압축기, 실시간 수거 현황 확인왼쪽부터 클린큐브 뚜껑에 달린 태양광 집광장치, 통 안에 장착될 압축기, 실시간 수거 현황 확인 장면
쓰레기통이 IoT를 만났을 때
이큐브랩의 친환경 쓰레기통 ‘클린큐브’는 IoT 기술과 만나 진가를 발휘한다. 클린큐브에는 무선 초음파 적재량 감시 센서인 클린플렉스가 달려 있다. 이 센서는 쓰레기통의 적재량을 모니터링해 이큐브랩의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이 데이터가 폐기물 관리 플랫폼인 ‘클린시티 네트웍스(CCN)’에 전송된다.
CCN은 이큐브랩의 모든 제품을 통해 전달되는 데이터를 통합해 보여주는 솔루션으로, 모니터링 환경, 스마트 대시보드, 분석 툴, 제어센터를 하나의 종합적이며 단순한 패키지로 제공한다. 또한 웹 기반으로 클라우드 호스팅 환경을 사용하므로 브라우저와 인터넷 연결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폐기물 관리 운영에 효율적이며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이라고 할 수 있다.
폐기물 수거 회사는 수거 차량 관리 플랫폼인 CCNx를 이용하면 더욱 편리하다. CCN에 추가된 기능인 CCNx는 CCN의 폐기물 관리 운영 데이터와 분석 기능을 활용하여 수거 경로를 수작업으로 진행하던 기존의 방식 대신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활용하여 최적의 경로 계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폐기물 수거 회사로서는 시간과 비용을 모두 절감할 수 있다.
IoT 기술 일러스트IoT 기술이 쓰레기통의 양과 수거 위치, 차량 경로까지 실시간으로 모두 분석해준다.

전 세계 40개국에 클린큐브 깃발을 꽂다
회사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었지만, 해외로 눈을 돌린 것은 대성공이었다. 사우디, 호주, 프랑스 등 해외 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기 시작해 지금은 거래 규모가 큰 순으로 미국, 호주,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총 40개국에 이큐브랩의 클린큐브와 쓰레기 수거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2019년 4월 현재 104개 도시에 7,577개 클린큐브가 설치되어 있다. 시범사업을 하자는 제안도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
솔루션 도입 후기도 상당히 긍정적이다. 일례로 미국 워싱턴D.C.의 경우 쓰레기 증가로 쓰레기통 설치가 덩달아 급증해 골머리를 앓던 중, 배랙스 로우, 프리덤 플라자, 인디애나 애비뉴 등 남동 및 북서 지역에 이큐브랩의 클린큐브 25대를 설치했다. 그런데 설치한 지역에 설치류가 감소했음은 물론이고, 쓰레기 배출량이 많은 지역을 파악해 수거 빈도를 주 21회에서 주 3회로 최적화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시장의 매출 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지난 2016년에는 로스앤젤레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더욱 공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8년 3월에는 약 150억 원 규모의 미국 볼티모어시 스마트시티 입찰에서 현지 기업을 따돌리고 사업권을 따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큐브랩은 향후 3년에 걸쳐 볼티모어시에 스마트 쓰레기통 4,500개를 설치해 쓰레기 수거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워싱턴D.C.와 더블린공항에 설치된 클린큐브전 세계 104개 도시에 7,577개의 클린큐브가 설치되어 있다. 사진은 워싱턴D.C.(좌)와 더블린공항(우)에 설치된 모습

‘쓰레기 우버’ 꿈꾼다
이큐브랩의 매출 비중은 2018년 기준 수출이 95%를 차지한다. 해외에서 먼저 기회가 열렸을 뿐이지 국내 시장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니 한국에서도 클린큐브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클린큐브 시범사업을 통해 150대의 클린큐브를 정식 도입했던 에버랜드는 스마트 폐기물 관리 솔루션을 통해 수거 효율성이 개선되는 등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으면서 올 3월 클린큐브 100대를 추가했다.
하지만 쓰레기 수거 관련 글로벌 시장의 규모가 600조 원에 달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해외시장이 목표인 것은 어쩔 수 없다고 권 대표는 말한다.
최근에는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권 대표는 얼마 전 상하이 출장을 다녀온 후, 그 규모에 놀랐다. 현재 상하이, 난징 등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상하이에 있는 쓰레기통 수만 무려 600만 개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현재 새로운 사업도 준비 중이다. 쓰레기 수거를 원하는 수요자와 쓰레기 수거 회사를 입찰을 통해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올해 안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론칭할 계획이라는 이 쓰레기 수거 매칭 플랫폼은 한마디로 ‘쓰레기계의 우버(Uber)’다. 쓰레기 수거 사업자는 쓰레기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수거 비용이 드는 것에 불만이 있다. 반대로 수거 기관은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지역을 중심으로 배차를 편성하는 것이 이득이다. 양쪽의 이해관계를 모두 만족시키는 시스템을 개발해 쓰레기 수거 시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대체불가한 존재가 되는 것이 이큐브랩의 포부다.

최진희 전문기자 사진 손철희 객원사진기자

[2019-05-02]조회수 : 614
  • 목록으로
  • 프린트

유용한 정보가 되었습니까? [평균0점/0명 ]

500자 제한 의견달기
이름 비밀번호
내용
인증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수 있습니다.
우)52851 경상남도 진주시 동진로430 (충무공동) | 잡지구독문의 T.055-751-9128 F.055-751-9129
Copyright ⓒ KOSM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