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1911.17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전 세계 아이들 손에 ‘말랑말랑’ 코블록이 들려지기까지
한국교육시스템㈜

세계 블록완구의 대명사인 레고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국내 기업이 있다. 기존의 딱딱한 블록과 달리 말랑말랑 무독성 특수소재를 사용한 신개념 블록으로 블록완구 역사를 다시 쓰기 시작한 한국교육시스템㈜. 현재 10여 개국으로 보폭을 넓히며 전 세계 아이들의 손에 ‘메이드 인 코리아’ 블록을 쥐여주겠다는 당찬 포부를 향한 여정을 시작했다.

코블록 제품

한동안 정체를 겪던 국내 완구산업이 부활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토종캐릭터 개발, 촘촘한 스토리텔링, 우수한 품질 등으로 글로벌 완구기업들과 정면승부에 나선 것이 시장을 역전시키는 토대가 됐다. 완구시장에서 10% 정도를 차지하는 블록완구로 범위를 좁혀도 마찬가지다.
한국교육시스템㈜(대표 김영순)은 국내 블록완구의 부활을 이끄는 대표 기업 중 하나다. 학습지 업계에서 일하며 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방법을 고민하던 김영순 대표는 2014년 100% 무독성 젤리형 블록을 선보이며 블록완구시장의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신개념 블록완구로 통하는 ‘코블록(Co-Block)’은 기존의 딱딱한 점 홀딩 방식이 아닌 면 홀딩 방식으로 제작돼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게 잡아주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또 유해성분이 기준치 미만으로 제작되는 경쟁기업 블록과 달리 코블록은 국내외 안전확인인증기관에서 유해성분이 전혀 없는 100% 무독성을 인정받았다. 아이들이 갖고 놀다 입에 넣어도 목으로 넘어갈 위험이 없는 크기에, 물고 빨아도 안전하며, 부드럽고 유연성 좋은 특수소재로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밟거나 던져도 다칠 염려가 없다.
주목할 점은 이 제품은 출시되자마자 국내 시장은 물론 세계 무대에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한국교육시스템은 미국, 유럽 등 세계 27개국에서 60여 개에 이르는 지적재산권을 획득하고 수출을 본격화했다. 그 결과 2017년 수출유망중소기업, 2018년 고성장수출역량강화사업 참여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현재는 탄탄한 국내 기반을 토대로 일본과 홍콩을 중심으로 미국, 중국, 베트남, 이스라엘, 독일, 싱가포르 등 세계 10여 개국으로 보폭을 넓혔다.

방위를 뚫고
가능성 확인 후 과감한 투자로 수출 본격화
김영순 대표 김영순 대표는 전 세계 아이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 코블록을 갖고 노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초창기에 완구 유통으로 국내에서 입지를 다진 김 대표는 코블록을 출시하자마자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시장 반응을 살피기 위해 우연히 전시회에 참가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큰 호응을 얻으며 마텔(Mattel)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완구기업들에서 러브콜을 받았던 것.
“세계 유명 완구브랜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국제완구박람회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코블록이 정말 뜨거운 반응을 얻었어요. 그때 세계 무대에서의 비전과 가능성을 확신하게 됐습니다. 사실 코블록을 만들면서 가장 염두에 둔 것이 육아를 하는 부모의 마음이었어요. 부모는 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밟거나 던져서 다칠까봐, 혹은 입에 물거나 삼켜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까봐 늘 걱정하잖아요. 그래서 그런 걱정을 아예 하지 않도록 안전한 완구를 만들었습니다. 부모 마음은 전 세계 어디든 똑같잖아요.”
그런데 김 대표는 이 천금 같은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수출 가능성을 확인했고 바이어들에게 러브콜도 받았으나 수출할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는 걸 그제야 깨달았던 것. 자체 생산공장 없이 OEM으로 진행하던 때라 마텔 등 글로벌 완구기업에서 원하는 물량을 댈 수 없었을뿐더러 가격경쟁력 또한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길로 김 대표는 자체 공장을 마련해 생산설비를 갖추는 등 수출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세계 무대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이상 미루거나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자금 여력이 없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에 도움을 요청했다. 자금을 확보한 후에는 물류창고로 사용하던 곳에 생산설비를 들였다. 그렇게 생산시설 구축에만 14억 원을 투자했다. 당시 한국교육시스템이 국내에서 유통으로 얻던 매출이 30억 원임을 감안하면 결코 작지 않은 규모였지만 김 대표는 한 치도 망설이지 않았다. 자체적으로 생산해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언제든 바이어가 요구하는 물량을 맞출 수 있으며, 무엇보다 수출 성장이 더딜 수는 있어도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하고 마케팅 부서를 대폭 강화해 미국, 유럽, 중국 등 현지 수출에 필요한 인증과 특허 등을 순차적으로 확보해나갔다. 또 해마다 최소 5차례 이상은 굵직한 국내외 전시회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시설 투자는 차치하더라도 전시회 참가나 세계 각국의 인증 획득은 중소기업에 부담이 되는 건 사실입니다. 인증을 유지하는 데 해마다 적게는 수백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씩 들고, 전시회 참가도 매번 그 정도 비용이 듭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비용이나 리스크라고 생각하면 안 되죠. 세계를 무대로 삼겠다고 맘먹었으면 당연히 해야 할 준비이자 투자입니다.”

등고를 넘어
데드카피 등장, 발상의 전환으로 정면 돌파
이처럼 탄탄하게 준비했는데도 한국교육시스템은 수출 초창기부터 예상치 못한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중국 상하이전시회에 참가하고 6개월 후 코레카(Corecar)에 대한 데드카피가 중국 시장에 쏟아져 나온 것이다. 코레카는 코블록 개발 전에 먼저 출시한 승용완구로, 넘어질 위험이 없고 무소음 바퀴로 층간소음이라는 기존 실내 완구의 최대 문제점을 완벽히 보완, ‘한국의 붕붕카’로 크게 인기를 끌었다. 중국 시장에 미리 상표권 등록을 해놨으나 그런 보호막이 무색할 정도로 데드카피는 중국뿐만 아니라 국내에까지 흘러들어 한국교육시스템에 큰 타격을 입혔다. 김 대표는 데드카피의 등장이 단순히 매출 하락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데 더 큰 위기감을 느꼈다고 했다. 디자인과 상표를 똑같이 베낄 수는 있어도 품질만큼은 구현해낼 수 없지만, 이것이 코레카 전체 이미지와 신뢰를 갉아먹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성장동력이 제품에 대한 부모들의 전폭적인 신뢰와 입소문이었는데 데드카피 때문에 그 신뢰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무섭더라고요. 이 일 때문에 한동안은 상당히 위축됐어요. 당장의 매출 하락뿐만 아니라 중국 수출 자체를 멈추고 중국 시장을 버려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죠.”
중국은 미국, 일본과 함께 세계 3대 완구시장으로 통한다. 코트라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은 2002년부터 2016년까지 연간 복합성장률이 8.3%에 달할 정도로 완구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더욱이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면서 완구시장 규모는 한층 더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2025년 중국의 0~14세 인구가 2억7,200만 명에 이르러 영·유아 관련 산업이 대폭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곧 기회의 땅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또 시야를 넓히면 중국에서 데드카피 문제가 비단 완구시장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었다. 화장품, 게임, 의류, 프랜차이즈 매장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고 데드카피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 현실이었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김 대표는 포기 대신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데드카피의 위협이 미치지 못할 정도로 경쟁력을 높이자는 전략이었다.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면 발상을 전환해 오히려 큰 그림을 그리자고 마음먹었어요. 데드카피가 나온 것을 중국 시장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데드카피가 감히 따라올 수 없도록 우수한 품질로 승부하고, 데드카피가 위협하기 전에 또 다른 제품을 선보이면서 앞서가기로 전략을 바꾼 거죠.”
이 같은 김 대표의 전략은 주효했다. 제품의 질과 안전성을 중시하는 중국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처음엔 저렴한 가격의 데드카피에 눈길을 주던 소비자들도 점차 정품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한 것. 이 같은 과정을 거쳐 현재 한국교육시스템은 데드카피 위기를 극복하고 중국 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무독성 젤리형 코블록100% 무독성 젤리형 코블록. 아이들이 물고 빨아도 안전하며, 던지고 밟아도 다칠 염려가 없다.

개발 중 제품현재 개발 중인 제품. 해당 언어와 결합시켜 교육완구 기능을 강화하고 고리를 결합해 더 폭넓게 놀이하도록 할 계획이다.

축척 밖으로
바이어 지원으로 시장 확장, 레고 아성에 도전
김 대표의 독특한 수출전략 중 바이어를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한국교육시스템은 그동안 인연을 맺은 바이어가 현지에서 홍보마케팅 활동을 펴겠다고 하면 그에 필요한 비용과 인력을 아끼지 않고 지원했다. 샘플 제품을 무상으로 지원한 것은 물론이고, 전시회에 참가하면 부스비용에다 인력까지 지원했다.
“저희 제품의 가치를 알아본 것만으로도 아주 고마운 일이죠. 기왕 한배를 탔으니 바이어들이 조금 더 편하게, 조금 더 힘차게 노를 저을 수 있도록 하는 건 저희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행동하는 사람에게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 평소 제 신념입니다. 그러니 저희 제품을 판매해보겠다고 오는 바이어들에게 더 폭넓게 기회를 주는 건 당연하죠.”
김 대표는 특히 홍콩과 태국 시장을 예로 들며, 이 같은 지원이 바이어들에게 또 하나의 동기로 작용하며 시장 확장의 가속페달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장조사전문기업 NPD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완구시장은 2016년 99조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오는 2021년 126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중국,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성장세가 가파를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호재에 힘입어 한국교육시스템은 올 하반기에 신제품 개발을 마무리하고 수출 성장의 터닝포인트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현재 코블럭에 각국의 언어를 결합해 교육완구로서 기능을 더 강화하고, 고리 등을 따로 개발해 더 폭넓은 놀이장난감으로의 변신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현재 수출물량이 가장 많은 일본과 홍콩을 중심으로 향후 미국, 중국 등으로 시장점유율을 점차 높여나가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지난 9월 두바이 전시회를 시작으로 10월 중국 선전 전시회, 홍콩 전시회, 내년 독일 뉘른베르크 전시회 참가도 준비 중이다.
“레고를 이기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레고 블록과 코블록은 서로 장단점이 분명합니다. 레고 블록은 딱딱해서 아이들이 갖고 놀기에 위험한데 코블록은 안전하죠. 반면 레고는 활용 연령층이 넓지만 코블록은 성인으로까지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그런데 관점을 달리하면 코블록은 노령층을 위한 놀잇감이나 교구로 활용하기에 강점이 있습니다. 그 틈새시장을 전략적으로 파고들어 레고와 어깨를 나란히 할 생각입니다. 앞으로 전 세계 아이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으로 유년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꿈입니다.”
김 대표가 블록마다 ‘메이드 인 코리아’를 새기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 세계 아이들이 ‘메이드 인 코리아’로 놀고 상상하고 꿈꾼다는 것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그 두근거림이 한국교육시스템의 수출 여정에 탄탄한 디딤돌을 놓기 시작했다.

업무회의한국교육시스템㈜은 초창기부터 해마다 최소 5차례 이상은 내로라하는 국내외 전시회에 참가하며 수출을 준비했다.

Check!
한국교육시스템㈜의 수출전략 Point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망설이지 않고 과감하게 투자해 수출을 준비한다.
데드카피에 휘둘리지 않도록 우수한 품질과 경쟁력으로 정면 돌파한다.
바이어를 동반자로 인식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이은정 전문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2019-10-08]조회수 :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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