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1.27
2019년 한눈에 보는 중소기업 지원사업 안내도
국산 연질캡슐 성형기로 세계시장을 말랑말랑하게
창성소트프젤㈜

2006년 식물성 연질캡슐 성형기 개발로 시장을 선도해온 창성소프트젤㈜은 2012년 오백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데 이어 이듬해 천만불 수출탑을 품에 안았다. 현재는 세계 41개국으로 영역을 넓히며 이천만불 수출탑에 도전하는 중이다. ‘첫째 품질, 둘째 기술개발, 셋째 AS’를 강조하며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창성소프트젤의 수출 여정을 톺아보자.

창성소프트젤 생산라인

의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 등을 제조할 때 액상물을 충전하기 위해 젤라틴을 원료로 연질캡슐을 만든다. 말랑말랑한 연질캡슐은 액체 상태인 내용물이 몸에 빠르게 흡수되므로 약효가 확실한 것이 특징이다. 또, 내용물을 젤라틴으로 감싸고 있어 공기, 빛, 수분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하고 표면이 매끄러워 삼키기도 수월하다. 창성소프트젤㈜(대표 김주수)은 이 같은 연질캡슐을 성형하는 기계를 제조하는 전문기업이다. 1972년 우리나라 최초로 연질캡슐 성형기를 개발해 현재 국내시장 90%, 세계시장 35% 점유율을 자랑하는 강소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 회사의 성형기는 설계 단계부터 정밀함을 추구해 고속운전에도 내용물이 새지 않으며, 세계 최초로 젤라틴의 리본 두께를 0.01㎜ 공차로 유지하는 기술을 상용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장비 본체에 스테인리스와 아노다이징(표면에 균일한 두께의 산화막을 생성시키는 프리미엄 표면처리공법) 처리된 알루미늄을 사용해 내식성과 내구성을 극대화시킨 것으로 인정받았다. FTA 승인을 받은 원재료로 캡슐 접촉부를 만들어 장비의 내부식성과 안전성을 높였음은 물론이다. ㈜대웅제약, 동국제약㈜, 코스맥스바이오㈜, 풀무원건강생활㈜ 등 내로라하는 국내 제약기업과 건강기능식품 기업의 연질캡슐 제재 대부분이 이곳 성형기로 만들어지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뿐만 아니다. 창성소프트젤에 대한 명성은 해외에서 더 높다. 현재 이탈리아, 중국, 영국, 홍콩, 스페인, 호주, 뉴질랜드 등 세계 41개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174억4,984만 원. 창성소프트젤은 이 중 80% 정도를 해외시장에서 올렸다.

방위를 뚫고
전시회 투자는 바이어 신뢰 쌓는 왕도
김주수 대표는 창성소프트젤을 오늘날 수출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킨 주인공이다. 젤라틴 제조기업에서 수출 업무를 담당하다 무역기업을 창업해 독립했고, 거래처로 인연을 맺은 창성소프트젤을 인수해 수장으로 변신한 것이 2002년께. 김 대표는 처음부터 해외시장에 무게중심을 두고 창성소프트젤을 재편했다.
“인수 당시에는 우리가 국내에서 연질캡슐 성형기를 만드는 유일한 곳이었기 때문에 국내시장은 이미 평정한 거나 다름없었습니다. 협소한 국내에 머물러서는 더 이상 성장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해 해외로 눈을 돌렸죠. 기존에 무역에이전시를 통해 조금씩 진행하던 수출을 전면에 내세워 사내에 수출팀을 조직하고 직접 수출에 나섰습니다.”
김 대표가 직수출을 진두지휘하면서 가장 요긴하게 활용한 것은 전시회였다. 연질캡슐 성형기 특성상 직접 보고 시연하는 것이 필수인데, 국내든 해외든 전시회야말로 세계 각국 바이어를 고루 만날 수 있는 장이라고 판단한 것. 초창기에는 해마다 두세 곳 정도, 최근에는 해마다 6곳 이상 전시회에 참가한다.
문제는 참가비용이다. 중국, 홍콩 등 가까이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최소 3,000만~4,000만 원, 유럽 등 멀리서 열리거나 규모가 제법 크다 싶으면 최소 7,000만~8,000만 원씩은 족히 소요되므로 자금 여력이 넉넉지 않은 중소기업에서 감당하기는 결코 만만치 않았던 것. 그럼에도 김 대표는 ‘전시회 투자는 미래를 위한 씨 뿌리기’라는 신념으로 참가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2008년 국제금융 위기에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졌을 때에도 전시회 참가를 멈추지 않았다. 올해도 방글라데시 아시아 파마 엑스포(Aisa Pharma Expo), 베트남 프로팍(Propak), 호주 오스팩(Auspack), 이집트 파마코넥스(Pharmaconex), 중국 CPHI, 독일 CPHI 월드와이드, 인도 CPHI 등 굵직한 전시회에 단독부스로 참가했다.
“우리 회사는 장비제조 기업입니다. 몇천 원, 몇만 원에 살 수 있는 소비재가 아니라 기업의 명운을 가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를 투자해야 하는 제품이죠. 바이어 입장에서 제품을 보고 만지고 시연하는 것까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합니다. 이 모든 걸 하기에 전시회만한 장이 없죠.”
물론 김 대표도 전시회 참가가 매번 수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다만 한 해, 두 해 참가하다 보면 자사의 건재함과 가능성을 인정받게 되고, 바이어들과 안면을 트고 이름을 알고 이야기를 나누고 밥을 함께 먹으며 자연스레 관계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곧 신뢰로 이어지고, 이 기반 위에서 수출이라는 싹이 튼다고 했다. 처음이나 지금이나 모든 전시회에 김 대표가 직접 참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수 당시 매출 30억 원 안팎이던 창성소프트젤을 현재 여섯 배 이상 성장시킨 것은 김 대표의 이 같은 망설임 없는 투자와 성실함 덕분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시회 참가창성소프트젤㈜은 해마다 6곳 이상 굵직한 전시회에 참가하며 바이어와 신뢰를 쌓고 있다.

등고를 넘어
품질우선주의와 지속적인 연구개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김 대표가 가장 공을 들인 전략으로 ‘품질 향상 및 안정화’를 빼놓을 수 없다. 인수 당시 창성소프트젤에는 기술연구소가 따로 없고, 설계도면을 현장에서 그리거나 생산 도중에 수정할 정도로 관리 상태가 엉망이었다. 도면 관리조차 되지 않으니 품질이 일정할 리 만무했다. 반면에 그는 제조기업의 기본이자 생명이 곧 품질에 있으며, 안정화된 고품질이야말로 경쟁 우위요소라고 믿었다. 품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는 클레임 대응이나 AS로 인한 리스크가 크고, 장기적으로는 기업 이미지 하락이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 때문에 그는 사내 부설연구소를 개소하고 설계, 연구개발부터 품질 향상 및 안정화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2006년 세계 최초로 식물성 연질캡슐 성형기를 개발하게 된 것도 이 같은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ISO9001, CE 인증, UL 인증, ISO14001 외에 14개의 특허, 7개의 실용신안 등을 획득했다. 또, 최근에는 다이롤(연질캡슐 모양을 성형하는 부분) 크기가 250×320㎜로 가장 큰 연질캡슐 성형기(880SR)를 출시해 주목받았다. 이 성형기는 젤라틴 자동조절 시스템을 갖추고 다이롤 접근 시 자동 스톱 및 다이롤 풀림장치가 부착돼 있으며, 기계가 정지하면 젤라틴 흘러내림 방지장치가 작동하도록 돼 있다.
그런데 김 대표가 이처럼 품질관리와 연구개발에 방점을 찍게 된 데는 몇 년 전에 크나큰 수업료를 치른 경험이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 2013년 미국시장에 처음 수출하게 됐을 때, 납기에 쫓겨 성형기를 충분히 테스트하지 못한 채 출고해버렸던 것. 당시 미국 바이어는 약속한 생산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클레임을 제기했고, 창성소프트젤에서 다섯 번이나 AS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클레임을 온전히 해결하지는 못했다. 김 대표는 큰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는 들뜬 마음에 납기에만 집중해 최상의 품질을 간과한 것이 결국 바이어까지 잃는 원인이 됐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땐 그저 미국 첫 진출이라는 기쁨에 매몰돼 납기만 생각하고 성형기를 만족할 만큼 테스트하지 못하고 내보냈던 것 같아요.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생산성이었으나 최종적으로 바이어를 만족시키지 못했으니 저희로서는 할 말이 없었죠. 결국 수출액보다 AS비용이 더 들었고, 바이어까지 잃었습니다. 그야말로 뼈아픈 경험이었습니다.”
김 대표는 그때 이후로 몇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미국시장 진출에 고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번 떨어진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았던 것. 이 일을 계기로 창성소프트젤은 전체 직원의 15% 수준인 7명의 연구인력을 기술연구소에 두고 ‘품질우선주의’를 더 철저히 고수하게 됐다.

연질캡슐 모양을 성형하는 다이롤과 기술연구소 연구개발1_ 연질캡슐 모양을 성형하는 다이롤. FTA 승인을 받은 원재료로 캡슐 접촉부를 만들어 내부식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2_ 창성소프트젤은 기술연구소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및 품질관리까지 완벽을 기하고 있다.

축척 밖으로
완벽한 AS 갖추고 히든챔피언으로 발돋움
김주수 대표 김주수 대표는 세계시장 진출 전략으로 ‘첫째 품질, 둘째 기술개발, 셋째 AS’를 꼽았다. 창성소프트젤은 AS시스템이 완벽하기로도 유명하다. 설계단계부터 생산, 출고, 납품까지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함에도 불구하고 설치 환경에 민감한 장비이기 때문에 AS는 필수. 경쟁기업에서 대개 판매부서 직원이 생산부서 직원과 동행해 AS를 진행하는 것과 달리, 창성소프트젤은 AS만을 전담하는 CS본부를 따로 두고 제품 설치부터 교육, AS까지 도맡아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응대 매뉴얼을 마련했다. 특히 ‘고객이 요구하면 24시간 안에 클레임을 해결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력을 제공하든지, 필요한 부품을 전달하든지, 아니면 전담직원이 직접 방문하든지 간에 어떻게든 24시간 안에 다시 장비를 가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올해 초에도 중국 고객이 부품 관련 AS를 요구했을 때 국내에서 부품을 구해 사내 임원이 비행기로 직접 중국으로 날아갔다고. 또, 장비에 대한 AS 외에 연질캡슐 생산 관련 컨설팅을 진행하는 것도 이곳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생산을 위한 온·습도 조건부터 공장의 전체 레이아웃까지 컨설팅해 로스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는 것.
“완벽한 AS가 바이어들의 신뢰를 더 공고히 다지고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믿습니다. 사실, 우리 제품은 중국시장에서 중국 제품들보다 세 배나 가격이 비쌉니다. 그런데도 우리 제품을 고집하는 이유는 그만큼 제값을 하기 때문이죠. 중국시장에서 창성소프트젤 제품은 품질이 균일하고 뛰어나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사용하다가 설령 고장이 나더라도 곧바로 AS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믿고 쓴다고 인정받았습니다.”
올해 이곳 매출 목표는 190억 원. 김 대표는 11월 말 현재까지는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라고 강조했다. 내년에는 매출 250억 원, 이천만불 수출탑 수상에 도전할 계획이다. 올 연말에 현지 법인 설립을 마무리하는 유럽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고 내년 미국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더불어 현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연질캡슐 인쇄기 및 내년에 계획하고 있는 연질캡슐 비전 시스템, 젤리형 비타민성형기 개발을 완료하면 새로운 성장동력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은 숨은 강자, 히든 챔피언은 한 분야에서 장시간 기술력을 축적하고 꾸준한 혁신으로 경쟁기업과 격차를 벌이며 지속성에 무게를 둔다고 강조했다. 이 요건을 이미 충족시킨 창성소프트젤은 더 넓은 세계를 항해하며 점유율을 높여나갈 일만 남았다.

Check!
창성소프트젤㈜의 수출전략 Point
바이어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전시회 참가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품질우선원칙을 철저히 고수한다.
‘24시간 내 문제 해결’ AS 시스템으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한다.

이은정 전문기자 사진 김성헌 객원사진기자

[2019-12-06]조회수 : 1,052
  • 목록으로
  • 프린트

유용한 정보가 되었습니까? [평균0점/0명 ]

500자 제한 의견달기
이름 비밀번호
내용
인증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수 있습니다.
우)52851 경상남도 진주시 동진로430 (충무공동) | 잡지구독문의 T.055-751-9128 F.055-751-9129
Copyright ⓒ KOSM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