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10.27
심리스 튜브의 선두주자, 강관 전문기업을 향해
티튜브

티튜브는 심리스 튜브를 전문으로 생산하며 한동안 침체돼 있던 국내 심리스 시장의 선두주자로 부상했다. 남다른 냉간압연 기술로 탁월한 품질을 구현한 것이 주효했다. 혁신을 통한 지속가능성을 고심하며 소재 개발부터 완제품까지 수직계열화 시동을 건 티튜브. 탄탄한 강관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정윤현 대표의 꿈이 시나브로 여물기 시작했다.

심리스 튜브

강관은 제조 방법과 모양, 재질, 규격 등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뉜다. 파이프 또는 튜브로 통칭하는데, 대개 가스나 수도 등을 나르는 것을 파이프, 주로 열교환기에 사용되는 것을 튜브라고 부른다. 파이프는 규격화돼 있으며, 기체나 액체 등 유체나 분체 수송을 전담하기 때문에 용량을 결정짓는 내경이 중요하다. 반면에 열교환 목적으로 사용하는 튜브는 규격화돼 있지 않고 대부분 주문제작이다. 파이프와 달리 외경이 기준인데, 주문제작인 만큼 파이프보다 엔지니어링 사양 및 제조 요구사항이 까다롭고 더 정밀하다.
제조 방법에 따라 접합부의 유무로 용접 강관과 무계목 강관(심리스관, seamlesspipe)으로 나눈다. 전자는 철판을 구부려 이음매를 용접하는 방식으로, 후자는 봉강(압연하여 막대 모양으로 만든 강재)에 구멍을 뚫어 성형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특히 심리스관은 빌릿(각형 단면의 강재, steel billet) 등의 소재를 가열해 천공기로 중심에 구멍을 뚫고 중공 소재로 만든 후 압연하거나 인발기 등으로 인발해 만들기 때문에 이음매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접합부가 없으므로 용접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결함을 보완해 고압, 고온, 저온, 내식 등의 특수 배관용, 기계 구조용 및 열교환기용으로 주로 사용된다. 각종 산업기계를 비롯해 화학 플랜트, 원자력, 항공, 자동차, 조선 등 활용분야도 광범위하고, 정밀한 심리스관은 반도체 기기 배관이나 선박 배관 등에도 사용된다.
국내는 주로 파이프 용접 강관을 중심으로 시장이 크고, 관련 기술 또한 발전했다. 반면에 심리스 튜브 관련 기술은 한참 뒤처졌거나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실제 심리스 튜브 관련 기술은 일본이나 독일 등과 비교해 최소 10년 이상 뒤처져 있다는 게 중론이다. 티튜브(대표 정윤현)는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드물게 심리스 튜브 전문기업으로 입지를 다졌다. 심리스 스테인리스스틸 튜브, Finned 튜브, 심리스 듀플렉스 튜브 등을 주력으로, 국내 열교환기 분야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심리스 튜브로 특화, 열교환기 TOP으로 우뚝

냉간압연 기술 티튜브는 남다른 냉간압연 기술로 탁월한 품질을 구현하고 있다. 국내 심리스 튜브 시장은 대략 8,000억 원 규모. 대기업에서 활약할 규모는 아니지만 갖춰야 할 기반 설비가 만만치 않아 중소기업에서 도전하기도 녹록지 않은 시장이다. 특히 국내는 파이프 용접 강관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있기때문에 심리스 튜브는 오랫동안 수입해 사용했다. 2005년을 전후로 국산화 움직임이 일었으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그마저도 무산되면서 심리스 시장은 좀처럼 활성화되지 못했다. 정윤현 대표는 이 같은 상황에서 2011년 티튜브를 인수해 수장 자리에 올랐다. 당시 티튜브는 10명 안팎의 직원이 매출 10억 원대를 유지하던 소기업이었다.
정 대표는 플랜트, 조선, LNG 분야에서 틈새를 노릴 수 있고, 100% 주문제작이라는 점을 고려해 원청으로부터 벤더 승인을 받을 수 있다면 심리스 튜브의 성장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정 대표 체제로 바뀐 후 티튜브는 해마다 매출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심리스 튜브로 특화한 것이 주효했다.
심리스 튜브는 4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열교환기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유체 및 기체 사이에서 열을 교환할 수 있게 설계된 열교환기는 LNG, 석유화학, 케미컬, 조선 기자재, 보일러, 자동차, 가전 등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되는 필수 기계장치다. 이에 티튜브는 우리나라 열교환기 제작기업 130여 곳의 파트너로 열교환기 분야에서 정상에 올라섰다.

독보적인 냉간압연·인발 가공 노하우로 다양한 강종 생산

오늘날 티튜브가 있기까지 스테인리스강 300계열, 듀플렉스강 외에 카본T계열, 인코넬, 인코로이, 슈퍼 알로이 등 다양한 강종의 심리스 튜브를 정밀하게 냉간압연 제조하는 기술을 내재화한 것이 주효했다. 냉간압연은 가열하지 않고 상온에서 압연하는 기술로, 열간압연보다 표면이 미려하고 평활하며 가공성이 뛰어나다. 냉간압연 강판은 산세(철판을 산 용액에 담그는 과정)-냉간압연-청정-소둔(열을 가했다가 식혀 성질을 변화시킴)-조질 압연(가벼운 냉간압연)-정정 등 복잡한 공정을 거쳐 만드는데, 공정 간에 녹이 발생하거나 이물질 혼합에 의한 결함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티튜브의 또 다른 경쟁력은 인발 가공 노하우에 있다. 인발(drawing)은 단조의 여러 공정 가운데 하나로, 금속을 틀 사이로 통과시켜 원하는 형상과 크기로 변형시키는 작업이다. 정확한 내·외경 치수를 구현하고 직진도를 유지하려면 오랜 기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이 필요한데, 티튜브는 다양한 강종의 냉간압연과 인발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다양한 강종의 외경 1~276㎜, 두께 0.05~11㎜, 길이 최대 38m까지 생산 가능한 기술을 보유했다.
티튜브의 심리스 튜브는 품질 면에서도 단연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 있다. 기술력을 축적하고 품질을 안정화하기 위해 생산설비에 아낌없이 투자한 덕분이다. 정 대표는 기술기업의 경쟁력이 기술력에 있고,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뛰어난 품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2년마다 공장을 새로 건립하고 생산현장을 꾸준히 스마트화하는 것도 이런 믿음을 바탕으로 한다.

티튜브 시설 전경해마다 10억 원 정도를 강종 개발과 신규 설비 구축, 기존 설비의 유지 보수에 투자하고 있다.

품질검사 / 로핀 튜브1_ 티튜브는 다양한 검사장비를 갖추고 품질 안정화에 만전을 기한다. 2·3_ 직관 심리스 튜브 표면을 정밀하게 디스크 가공한 로핀 튜브. 티튜브는 직관 생산되는 모든 강종의 튜브를 정밀하게 로핀 가공할 수 있다.

소재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수직계열화 시동

최근 티튜브는 LNG 발전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자랑했다. 주력제품은 LNG 발전 산업 열교환기용 로핀(low-fin) 튜브다. 로핀 튜브는 직관 심리스 튜브의 표면을 정밀하게 디스크 가공한 것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콤팩트하고 고효율화하는 LNG 관련 장치에 적합한 설계로 열효율을 30~50% 향상한 것이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더해 직관 생산되는 모든 강종의 튜브를 정밀하게 로핀 가공할 수 있으며, 특히 듀플렉스강 계열과 T11 계열 등 고난도 강종을 로핀 가공하는 기술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지난해에는 GS칼텍스 MFC(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유분인 에틸렌, 프로필렌, 벤젠 등을 생산하는 설비) 프로젝트에 듀플렉스강 로핀 튜브를 단독으로 수주하고 납품을 완료했다.
눈여겨볼 것은 티튜브가 자동차 분야에도 진출한다는 점이다. 현재 자동차 사고 시 안전벨트를 제어하는, 일종의 폭발물이 설치되는 튜브를 개발 중이다. 안전벨트의 강력한 제지로 인한 손상을 줄이는 기능으로 현재 일부 고급 차종에만 적용된 부품이지만, 티튜브는 앞으로 적용 차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며 올 하반기 납품을 목표로 부지런히 달리고 있다. 또 수소전기차에 적용되는 공기압축기용 인코넬 튜브 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재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부품으로, 티튜브는 2021년 양산을 목표로 세웠다.
이처럼 보폭을 넓히는 중에 정 대표는 티튜브가 현재 갈림길에 서 있다고 밝혔다. 심리스 튜브로 특화한 것에서 벗어나 용접관으로 보폭을 넓힐지, 심리스 파이프로 보폭을 넓힐지 고민하고 있다는 것.
“용접관을 제조한다면 모든 튜브를 섭렵하는 것이고, 파이프를 제조한다면 심리스관 전체를 섭렵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쪽을 선택해도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또 파이프를 제조하려면 산세처리장을 구축해야 하는 등 여러 요인을 검토해야죠. 확실한 것은 어느 길이든 매력적이고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입니다.”
정 대표는 어느 길을 선택하든 원소재를 개발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산화에 앞장서겠다는 것을 목표로 소재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수직계열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리스 튜브로 시작해 입지를 다지고 강관 전문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티튜브의 내일이 더 기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티튜브를 기술 강소기업으로 이끈 비결
정윤현 대표

정윤현 대표 설비투자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티튜브는 해마다 10억 원 정도를 강종 개발과 설비 교체 및 보완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도 9억 원 규모의 냉간압연 설비를 교체해 생산성을 높였다. 신규 설비를 들이는 것 외에도 기존 설비를 안정화하고 적시에 유지, 보수해 품질 안정화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기술 전문가를 영입하다
티튜브 직원의 평균 연령은 30대 중반. 연구개발 인력 역시 마찬가지다. 젊은 기업으로 강점이 있지만, 변수가 많은 생산현장에는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정윤현 대표는 외부에서 50년 이상의 기술고문 2명을 영입해 이를 보완했다. 오랜 노하우를 체득한 고문을 중심으로 생산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품질을 안정화하는 데 성공했다.

혁신은 고객의 요구에서 나온다
정 대표는 고객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하면 혁신이 저절로 이뤄진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100% 주문제작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이 기본인 만큼 고객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고객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구현하면 그것이 곧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이은정 기자, 사진 손철희 기자

[2020-09-04]조회수 : 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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