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10.27
대구 염색공단 터줏대감, 스마트공장 매력에 빠져들다
부성

영업부 직원들은 스마트공장을 도입하고 나서 바로 모니터링해 납기일까지 전달할 수 있게 되니 몸이 편할 뿐만 아니라 핵심 업무에 신경 쓸 수 있게 됐다. 현장의 검사부서 직원들은 빠르고 쉽게 검사 기록을 할 수 있고, 잔일이 없어서 만족스럽다. 2년 전 스마트공장 구축에 첫발을 내디딘, 대구 염색산업단지에 자리한 면직물 염색가공 및 날염 전문기업 부성의 이야기다. 생산성에 관련된 효과 못지않게 무엇보다도 직원들이 만족해야 진정한 스마트공장이다. 부성이 바로 그런 만점짜리 사례다.

꽃무늬 원단

36년 역사의 염색·날염 전문기업

염색가공 제품 부성은 36년 역사를 자랑하는 면직물 염색가공과 날염 전문기업이다. 120여 개의 염색가공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대구시 서구의 염색산업단지. 이곳에 자리한 부성은 창업 36년의 역사를 지닌 업계의 대표적인 장수기업이다. 1994년 이미 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을 만큼 면직과 레이온 염색가공, 날염 등으로 한때는 직원 수 250명, 연 매출 300억 원을 올리던 기업이다. 면직물 제조 및 가공산업이 해외로 이전하면서 지금은 직원 수 95명, 매출 140억 원을 유지하지만, 퀼트 제품 위주의 해외 수출 물량이 전체의 60%를 차지할 만큼 여전히 품질력을 인정받고 있다. 염색산업단지에서는 오랜 세월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온, 자타가 공인하는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21세기 들어 제조 분야의 혁신이 필수 과제가 되면서 부성도 일찌감치 기초수준의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 전사적 자원관리)를 자발적으로 도입해 운영해왔다. 다만 스마트공장에 대한 접근은 한발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한동안 설비투자에 집중하면서 생산 규모를 키웠던 이유도 있었지만, 가공품목의 특성상 전처리 공정이 까다로운 천연섬유의 비중이 큰 데다 원단 입고 과정의 특수성으로 인해 스마트화가 어려운 점도 시스템 변화가 늦어지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매일 1시간 이상 아이디어 회의

2018년 들어 부성은 시대가 요구하는 혁신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이재준 상무는 말한다.
“ERP는 원재료의 입출고와 정산 문제는 해결하지만, 현장 상황을 바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마침 공단 내에 스마트공장을 먼저 구축한 동종 기업들이 있었기에 현장을 둘러보고 벤치마킹을 시도하게 된 거죠.”
사실 ERP를 운영하고 있었지만 매우 단순했고, 효과도 미미했다. 거래처 주문서류를 입력하고 생산량과 입출고 수량을 파악해 수기로 작성한 후 전산에 입력시키는 수준이었다. 그러니 실제로 체계적인 생산관리나 불량률 관리가 불가능했다.
주운현 영업부장은 기존의 시스템 내에서는 거래처와 신뢰를 쌓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한다.
“무엇보다도 거래처에서는 실시간으로 상황을 보고받길 원하는데, 그게 불가능했어요. 직접 생산 현장을 찾아야 공정 확인이 가능하고, 작업자들이 생산 정보를 일일이 수집해 수기로 작성하다 보니 시간과 노력은 많이 소모되면서도 신뢰성에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게다가 불량 발생 후 원인 점검 및 대처 지연으로 난감할 때가 많았습니다.”
막상 MES시스템을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애로점은 나타났다. 현재 염색가공 업계는 현장의 일반 생산직 근로자는 물론이고, 기술직 근로자들도 대체로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검사공정 근로자들도 대다수가 중장년층 여성들이어서 최신 기계 작동을 어려워하다 보니 처음에는 변화를 환영하는 입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현장에서 실제로 시스템을 활용하는 작업자들의 활용 여부인 만큼, 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고자 신경을 썼다. 이에 따라 영업부 직원들이 먼저 스마트공장을 파악하고 이해한 다음 현장에 가서 시스템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작업자를 위해 일일이 시범을 보이고, 잘못 작동하거나 실수하는 일이 생기면 다시 가르쳐주고 조언해주는 열정을 쏟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시스템 구축 초기에는 회사 실무자들과 시스템 공급회사 담당자가 거의 매일 1시간 이상씩 머리를 맞대가며 회사에 맞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으는 노력을 기울였다. 현장 직원들과 관리자들의 의견을 모아서 문제점을 보완하는 식으로 진행했고, 이정익 대표 또한 젊은 경영인답게 시스템 구축 개선을 독려하면서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해주었다.

제작공정 모니터링 시스템부성은 품질검사와 출하 단계에 중점을 두고 MES를 구축했다.

검사 정보 입력 시스템, 거래처별 출하 시스템 구축

5개월에 걸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인 결과 2018년 10월에 MES가 구축됐다. 단, 부성의 MES는 자동차나 전자부품 같은 단일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시스템과는 다르다. 보통 생산을 위한 원부자재 입고 시부터 출고 시까지의 전 과정을 공정 단계별로 각 장비나 작업대에 입력 장비와 함께 센서를 장착시키는 형태다.
부성의 주력사업인 염색가공 및 날염가공은 특수성이 있다. 고객사의 요구에 따라 도안을 디자인하고 제판을 구성하면 먼저 샘플 제작에 들어간다. 이상이 없으면 전처리 과정에서 염색이나 날염, 후처리 가공, 검사·포장 등을 거친다. 입고되는 원단이 일정한 야드의 뭉치별로 창고에 들어오지만, 종류에 따라서는 먼저 샌딩 과정을 거친 후 정련, 표백, 머슬라이징 등의 전처리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원단은 품목별로 서로 이어져야 한다. 게다가 화학섬유와는 달리 천연섬유는 입고 시 길이가 100m였다면 전 가공 공정을 거친 후에는 90m로 줄어드는 식이다. 여느 단품 가공 현장처럼 중간중간 수량 파악이 불가능하다.
날염 과정도 만만치 않다. 고객사가 요구한 레시피에 근거해 원료를 배합하지만, 인쇄의 특성상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서 차이가 발생한다. 작업자가 교체되면 균일한 가공이 안 되고 불량이 발생하게 된다.
이런 연유로 일반적인 MES 시스템 구축과는 달리, 부성은 품질검사와 출하 단계에 중점을 두었다. 날염가공되어 나온 제품은 검사 단계에서 작업자들의 눈으로 품질이상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특히 컬러의 경우 기계가 사람의 눈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때 현장 작업자들은 각각 장비 전면 우측에 부착된 터치 스크린을 눌러 공정 정보를 입력한다. 로트 넘버, 검사 호기, 검사 일자, 검사원, 검사 수량, 합격 여부다. 불합격 제품일 경우 염료 오염, 난단, 구멍 등 상세원인까지 체크한다.
검사 과정을 마치면 작업자들은 검사 내용이 인쇄된 스티커를 출력해 롤 형태로 포장된 제품 위에 부착한다. 이 과정에서 모아진 각 장비의 데이터는 MES 서버를 거쳐 생산관리자의 PC로 보내진다. 실시간 생산 실적의 신속한 수집·분석과 함께 고객에게로의 공정 현황 전달 또한 실시간으로 이루어지고, 현장 데이터 공유와 의사결정 신속화로 불량률 감소 효과를 거두게 됐다.
출하 시스템은 검사를 거쳐 합격, 불합격으로 나뉜 제품 중 합격 제품만 컨베이어를 타고 출하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때 제품은 거래처별로 자동 분류되어 출하장에 있는 각각의 제품 분출구로 나오는 방식이다. 다품종 소량 주문이 많아지면서 이 같은 출하 시스템은 인력 절감, 분류 및 배송 오류를 사전에 차단해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검사 스티커 부착 제품들 / 스마트화 한 날염 공정1_ 거래처별로 분류되어 컨베이어를 타고 출하장에 도착한 제품에는 제품 이력서이자 성적서나 다름없는 검사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2_ 작업자의 숙련도에 따라 품질 차이가 나는 날염 공정을 스마트화하려면 철저한 준비와 신중한 결정이 요구된다.

출력한 검사 결과 스티커, 포장된 제품 위에 부착작업자들이 입력한 검사 결과는 스티커로 출력되며, 포장된 제품 위에 부착한다.

▶ ▶ ▶ 스마트공장 도입 성과
월 거래처 정산과 작업 마감 기간 월 8일 단축
불량률 3% 감소
생산현장 정보 수집 및 분석 고객 신뢰도 상승

날염공정 스마트화 및 DB화에 도전

부성의 스마트공장 구축 효과는 업종 특성상 부문별 증감에 대한 결과를 정확히 수치화하긴 어렵다. 하지만 체감하는 효과에 대해서는 모두가 만족한다는 입장이다.
영업부 직원들은 스마트공장 덕분에 현장을 파악하기 위해 생산팀에 수시로 전화하거나 직접 현장에 내려가서 공정을 확인해야 하는 과정이 줄어들어 한결 편해졌다고 한다. 스크린 터치와 정보입력 작업을 익히느라 처음엔 애를 먹었던 검사 단계 작업 인력들도 이제는 손으로 쓸 일이 없어지는 등, 잔일이 없어지고 편리해서 만족한단다. 또한 부서 간의 소통, 생산과 관련된 의사결정 체계가 신속해져 업무의 편리성이 전 직원에게 파급되는 효과를 낳고 있는 중이다.
MES 1차 구축을 통해 유용한 경험을 하고 그 효과를 입증한 기업들 대다수가 그렇듯이 부성은 향후 다른 공정에도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날염 현장의 경우 CCM(염료자동조액기)만 설치하는 데 4억∼5억여 원의 비용이 필요하고, 또 다른 애로 요인도 있어 1차 구축 시에는 감행하지 못했던 공정이다. 또 역사가 오래된 회사인 만큼 그간 진행한 날염작업 자료와 실적이 수만 건에 달한다. 이 중 현실적으로 활용가치가 있는 샘플과 앞으로 작업될 새로운 품목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생산성 향상과 고객만족 경영을 꾀할 수 있기 때문에 다음 단계에서는 꼭 도전을 해보겠다는 각오다.
스마트공장 구축은 비용이 투자되는 일이다. 각 산업마다 관련 장비 비용도 제각각이다. 따라서 중소 제조기업일지라도 각 단계별로 적어도 1억∼2억 원부터 많게는 10억 원대 이상이 투자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시스템 구축의 칼자루는 CEO가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간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구축 추세를 감안할 때 대체적으로 젊은 CEO일수록 더 도전적으로 과감하게 투자하는 면면이 드러난다. 부성은 창업자(고 이천환 회장)에 이어 지금은 2세 경영인으로 팔을 걷어붙인 이 대표가 활력 넘치는 경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젊은 CEO인 만큼 부성의 향후 스마트 혁신에 기대감이 모아지는 이유다.

부성의 스마트공장 추진 타임라인

부성의 스마트공장 추진 타임라인

스마트공장 추진 핫 어드바이스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거죠”
조운현 영업부장

조운현 영업부장 스마트공장은 전산화된 생산 관리의 시작이자 곧 기업의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업부의 예를 들면, 기존엔 관리자들이 작업 진행 상황을 현장에 직접 가보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었고, 매일 송장을 주고받는 식이었습니다. 이제는 공정을 사무실에서도 바로 점검할 수 있으니 불량이 생기면 즉각 대응해 바로잡을 수 있게 됐어요. 또 입출고 계산이 정확하게 이뤄지는 만큼 낭비가 줄어들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염색가공 중소기업으로서는 규모가 큰 편입니다. 스마트공장의 필요성은 일찌감치 인식하고 있었는데, 공정의 특수성 때문에 고민을 하다 보니 조금 늦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실행으로 옮겨 그 효과를 실감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추진하는 게 현명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 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아직 MES 초창기에 해당하는 1단계이고 생산관리에만 적용하고 있지만, 전 임직원의 만족도가 높아서 앞으로는 전 공정에서 활용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회사도 향후 시스템 도입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스마트공장 구축 도입을 놓고 할까 말까 고민하는 기업이라면, 일단 시도를 하길 적극 권유합니다. 다만, 내실을 기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자사 생산품과 생산 공정에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길 응원합니다.

박창수 기자, 사진 박명래 기자

[2020-09-04]조회수 : 371
  • 목록으로
  • 프린트

유용한 정보가 되었습니까? [평균0점/0명 ]

500자 제한 의견달기
이름 비밀번호
내용
인증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수 있습니다.
우)52851 경상남도 진주시 동진로430 (충무공동) | 잡지구독문의 T.055-751-9128 F.055-751-9129
Copyright ⓒ KOSM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