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12.04
포스트 클라우드 시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업의 탄생
네비웍스

전자레인지, 카 내비게이션, 드론에는 공통점이 있다. 군사적인 목적으로 개발된 기술이 일상으로 들어온 사례다. 전자레인지는 레이더 기술이, 내비게이션은 GPS 기술이, 드론은 무인항공 기술이 민간부문에 사용되면서 생활에 유용한 기술로 재탄생했다. 국방과학기술은 첨단과학의 집결체다. 그 기술이 군사기술에 쓰였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최고의 기술이다. 국방 IT의 최강자 네비웍스는 20년간 국방 관련 기술력을 쌓아왔다. 이를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리드할 VR, AR, 클라우드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대폭 확대했다.

리얼BX 운용 모습영상 모의사격 훈련 체계 리얼BX를 운용하는 모습. 육군 4개 사단 예비군 부대에서 운용 중이며 총기 발사음과 반동도 구현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벤처기업이 옳다

리얼BX 브로셔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겪은 세대, 컴퓨터의 OS가 도스(DOS)에서 윈도우로 바뀌고 20세기에서 21세기로 넘어가는 과정을 일선에서 겪어낸 세대. 네비웍스(Naviworks)의 원준희 대표가 딱 그렇다. 학창시절에 컴퓨터를 처음 접했을 땐 프로그램이 너무 신기해서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다. 프로그래밍을 좋아했던 원 대표는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 IT 계열사에 입사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제조업이 기반이 되어 질서가 만들어지다 보니 당시에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사실을 본능적으로 느꼈던 원 대표는 1999년 퇴사를 결심했다. 마침 벤처 열풍이 불어 용기를 얻기도 했지만, 투자를 받거나 할 생각은 없었다.
“2000년에 창업은 했지만 아이템을 결정하고 시작하지는 않았어요. 단지 창의력을 맘껏 발휘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앞섰죠. 아이템을 결정할 땐 모든 가능성을 열어놨어요. 기술이 시장을 앞서야지, 시장이 기술을 쫓으면 안 되니까요. 안 되는 쪽부터 추렸어요. 포털사이트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고, 인터넷 관련 미들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도 너무 많았고, 보안솔루션 쪽도 제법 생겼고요.”
이때 원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이 종이 지도였다. 당시는 카 내비게이션이 일반적이지 않을때였는데, GPS(위성항법장치) 기반의 GIS(지리정보 시스템)을 개발하면 승산이 있겠다 싶었다. GIS 엔진을 국산화하니 방위산업 분야에서 관심을 보였고, 자연스럽게 무기체계 소프트웨어, 국방 지휘통제 소프트웨어, 해양 관제 소프트웨어 등 국방 IT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방위와 관련된 주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니 끊임없이 솔루션을 업그레이드 하고, 인증도 받아야 했다. 덕분에 기술개발 노하우가 점점 쌓였다.
네비웍스는 국제 공인 소프트웨어 개발 성숙도 모델인 CMMI(Capability Maturity Model Integration) 레벨 3 인증을 획득했다. CMMI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 표준 인증 모델로, 소프트웨어 개발 능력부터 개발 프로젝트 관리와 전사적 프로세스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글로벌 공신력을 갖춘 인증이다. 또한 관련 특허 19개를 획득하는 등 개발 제품의 품질에 있어서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소프트웨어다. 특히 이 회사에서 개발하여 GS 인증을 획득한 ‘DIRECT C4I(지휘통제 체계)’는 국산화를 통해 상당 금액의 국방예산 절감 효과를 거뒀다.

군사훈련 시뮬레이션에서 산업 안전과 게임까지

2010년 전후로 군에서는 전술훈련에 시뮬레이션이 도입되기 시작했다. 실제 장비를 가동하는 것보다 비용 효율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전함과 같은 가상의 훈련상황을 만들어 시뮬레이션하면 충분한 훈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원 대표는 VR 관련 소프트웨어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해 2017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형태의 전술훈련용 소프트웨어 ‘리얼BX’를 개발했다. 최대 300명까지 훈련이 가능한 중대급 플랫폼인 리얼BX는 지휘관의 전술과 전략, 각 병사의 임무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한 훈련이다. K1A1 전차나 K200 장갑차 등도 실제 제원을 바탕으로 구현했고, T-62 같은 적성전차도 대항군으로 넣을 수 있다. 대항군은 AI는 물론이고 사람이 직접 조종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일부 군에서 도입해 활용하는 외국제 시뮬레이션 엔진을 대체해 한국군에 맞는 모의훈련 체계에 적용할 수 있는 리얼BX는 영상 모의사격 훈련 체계도 있다. 이는 스크린에 나타나는 가상 적군 등을 향해 실내에서 사격 훈련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훈련원의 행동을 센서로 감지해 엎드려 쏴, 앉아 쏴, 서서 쏴 등의 사격 자세를 인식한다. 실제 총을 쏘는 것처럼 소리도 나고 반동도 느낄 수 있어 예비군 부대가 대침투 훈련을 할 때 유용하다고 한다. 현재 육군 4개 사단의 예비군 부대에서 리얼BX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또한 현재 여단급으로 확대된 육군 과학화전투훈련단(KCTC)에 일선 부대가 입소해 훈련하기 전에 지형지물 등을 익히며 사전 훈련을 하는 데 활용할 수도 있다.
네비웍스는 최근 리얼BX를 기반으로 한 밀리터리 VR FPS 게임도 개발했다. 군사훈련 시뮬레이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개발된 게임인 만큼 무기를 비롯해 사격의 조준점, 탄창 재결합 등 실제 전투와 같은 현실감을 경험할 수 있어 밀리터리 게임 마니아들의 호평이 자자하다.
게임뿐 아니라 최근에는 산업 안전, 해양 구조, 의료 시뮬레이션, 스마트팩토리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네비웍스는 자사가 보유한 소프트웨어 개발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분야라면 어디든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시뮬레이터 RTTP 운용 모습가변형 전술훈련 시뮬레이터 RTTP를 운용하는 모습

해양 재난구조훈련 시뮬레이터 레스큐 원산업용으로 확대하여 개발한 해양 재난구조훈련 시뮬레이터 레스큐 원

VRSP 외관VR 시뮬레이터 플랫폼 VRSP 외관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의 기준이 될 것

네비웍스는 20년간 100여 개의 국가 주요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20여 개의 솔루션을 출시했다. 또한 20여 개의 관제 플랫폼 사업을 수행했고, 14개 이상의 시뮬레이션 서비스 제품을 개발하며 10조 원 이상의 고객 가치를 창출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기술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원 대표. 그는 지금까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오면서 필요에 따라 만들고 금방 사라지는 소프트웨어는 지양했다. SOA(서비스 지향 아키텍처) 기반의 검증된 서비스, 그리고 필요에 따라 손쉽게 수정이 가능해 경영환경 변화와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왔다. 이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사람으로서의 자존심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네비웍스는 B2G, B2B를 주요 사업으로 성장해왔습니다. B2G와 B2B의 장점은 안정적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일정 수준으로 올라가면 그 이상을 넘기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B2C 쪽으로 힘을 실을 계획입니다.”
네비웍스는 최근 스마트워크,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디지털 헬스케어, 디지털 관광문화) 등 B2C 관련 신사업을 확대하고 나섰다. 가시적인 성과도 냈다. 지난 4월 안양시와 안양예술공원을 스마트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스마트공원이란 스마트 경험, 편의, 서비스, 플랫폼, 모빌리티 등 5대 서비스를 한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원으로, 언택트 시대가 된 지금은 안양의 명소가 됐다. 또 7월에는 한림대학교 성심병원과 가상증강현실 스마트 진료체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처럼 네비웍스는 신사업 분야 확대를 통해 AI, VR/A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문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또 이를 통해 현재 매출의 90%가 방위산업 관련 소프트웨어인데, 2021년에는 신사업 분야 매출을 30%까지, 5년 내에 9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원 대표는 포스트 클라우드 시대를 맞아 20년간 쌓아온 소프트웨어 개발 노하우를 통해 궁극적으로 클라우드 네이티브(cloud native) 생태계를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한다. 클라우드 네이티브란 AI, IoT, 5G 등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IT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만들어나간다는 개념으로, 네비웍스는 ‘Cosmo Canvas’를 내세웠다. Cosmo Canvas는 네비웍스가 주도하는 포스트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기업 생존의 열쇠가 된 요즘, 클라우드 네이티브가 갈수록 주목을 받고 있다. 네비웍스의 클라우드 서비스 플랫폼이 모든 IT 기업의 기준이 되길 기대해본다.

원준희 대표가 말하는 혁신이란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

원준희 대표 회사를 창업할 때, 소프트웨어 개발해서 뭐 하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그런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생각은 확고했고, 자신의 생각을 믿고 실천했다. 혁신은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변화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성을 기울여 될 때까지 밀어붙이는 것이다.
창업 당시를 회상하면 기술에 대한 자신감 하나로 아이템을 구상하지도 않고 창업을 밀어붙였지만, 지금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 방법 같다.(웃음) 요즘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는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최진희 기자, 사진 김성헌 기자

[2020-10-08]조회수 : 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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