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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급 면도날 8매가 9,900원, 실화냐?
선배기업 탐방기 _ 레이지소사이어티

구독만 과장이 사회생활을 시작할 무렵 미국에서 면도기 구독 서비스로 성공 신화를 쓴 달러셰이브클럽에 관한 기사를 접했다. 한 달에 1달러만 내면 면도날을 문 앞까지 배송해준다니, 이런 신박한 서비스가 왜 한국에 없는지 아쉬웠지만 이내 잊혀졌다. 그런데 3년 전 국내에서도 드디어 면도기 구독 서비스가 시작됐다. 비싼 가격 때문에 면도날 1개로 한 달을 버티는 구 과장으로서는 극강의 가성비로 13만 명의 회원을 확보한 레이지소사이어티 김정환 대표에게 궁금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확대보기김정환 대표 면도용품의 건강한 시장 생태계를 만들고 싶다는 김정환 대표 2018년 국내에서 잇달아 면도기 구독 서비스가 론칭됐다. 당시 구독 시장에서 어떤 가능성을 봤나?
미국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면도기 구독 서비스에 주목했다.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에서도 잘 작동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남성들에게 면도기는 평생 사용해야 하는 필수 소비재다. 그런데 시장을 들여다보니 특이한 점이 있었다. 질레트가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독점 시장이다 보니 제품 가격이 원가에 비해 너무 비쌌다. 소비자 입장에선 매번 사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불필요한 마케팅 비용을 걷어내 소비자들에게 건강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

프랑스 빅(BIG)의 면도기를 공급하고 있다. 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제품 구독에서 핵심은 품질이라고 판단했다. 30명의 평가단을 구성해 샘플링한 제품의 품질에 대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빅이 압도적이었다.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빅은 유럽권 면도기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브랜드다. 빅의 5중 날은 날이 각각 움직여서 밀착력과 절삭력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한번 써보면 금방 알 것이다.

독점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무작정 콜드메일을 보냈다. 당연히 답변이 없었다.(웃음) PPT 자료를 만들어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호소했다. 몇 달에 걸쳐 열 번 정도 메일을 보냈는데 드디어 회신이 왔다. 당시 빅도 내부적으로 구독 서비스 정책을 확립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의 제안에 공감해주었다.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다. 독점권은 따냈지만 우리에 대한 신뢰가 없는 상태여서 5중 날을 받는 덴 실패했고, 대신 3중 날 모델을 받았다. 잘 알겠지만 이건 엄청난 차이다. 스마트폰을 쓰다가 피처폰을 쓰는 느낌이랄까.

서비스 초기 사용자들의 반응은 어땠나?
2018년 5월 베타 서비스를 론칭했다. 면도날 4개를 3,900원에 제공했다. 론칭하자마자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하루에 1,000명씩 가입자가 늘어났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제품에 대한 피드백이 좋지 않았다. 역시 3중 날로는 무리였던 거다. 면도기 구독 서비스의 가능성은 충분히 검증됐지만 품질이 문제였다. 그래서 빅을 끝까지 설득해 5중 날을 공급받는 데 성공했다. 일부러 악플만 모아서 보여줬다.(웃음)

제품을 바꾼 것은 주효했나?
당연히 안 좋은 피드백의 비율이 대폭 줄었다. 이탈 고객에게 5중 날을 무료로 보냈고, 3중 날 사용자들에게도 5중 날로 바꾸기를 권장했다. 지금은 스타터키트를 사용해보고 난 뒤 구독으로 유입되는 비율이 90%에 이른다. 서비스 이탈률도 거의 없다.

확대보기면도기 날

Check Point
구독 유입률 90%의 비밀은?

•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 제공
• 제품 구독의 핵심은 역시 품질
• 면도용품과 시너지 효과

면도용품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는데, 구독 서비스와 시너지를 내고 있나?
면도와 관련된 일련의 모든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셰이빙젤, 토너, 로션, 클렌저, 애프터셰이브 5종을 직접 개발했는데, 특히 기존 폼 타입과 다른 젤 형태의 셰이빙젤에 대한 사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폼 타입을 바르면 면도 부위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사용자와의 직접 소통은 구독 비즈니스 회사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확대보기면도용품극강의 가성비로 호평을 받고 있는 빅의 면도날과 레이지소사이어티가 직접 개발한 면도용품

지난 2월 파격적인 가격의 슈퍼멤버십 서비스를 론칭했다. 반응은 어떤가?
1년 가입비 9,900원만 내면 8매 기준으로 16,800원이던 서비스를 9,900원에 제공한다. 4매 가격이 8,900원이니 엄청난 혜택이다. 이렇게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사용자들이 면도날을 자주 교체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면도날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인데, 자주 교체하지 않으면 여드름이나 모낭염 등 피부 트러블의 원인이 된다.

구독 시장에 도전해본 소감이 어떤가? 해볼 만한 비즈니스인가?
기업 입장에서 구독 비즈니스는 마케팅 비용 없이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얻을 수 있고, 소비자는 높은 가성비와 편리함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제품이 구독에 적합한 것은 아니다. 구독이라는 형태에 적합한 제품인지 철저하게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소비자가 틀렸다고 하면 틀린 것이다.

임숙경 | 사진 김성헌

조회수 : 429기사작성일 : 2021-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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