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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강소기업에서 4차 산업혁명 주역으로
삼창주철공업㈜

우리나라 주조산업은 자동차, 전자, 조선을 지원하는 후방산업으로 오랫동안 제조업을 지탱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주조산업의 생태계는 취약하다. 주조산업계 80% 이상이 100인 미만의 영세성을 넘어서지 못하고, 3D업종이라는 편견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조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지 않으면 결코 획득할 수 없는 뿌리기술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주조기술로 진화한다면 충분히 신산업을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50여 년 전에 산업화의 기수로 주조산업에 뛰어들어 소방용 밸브 분야 수출전문기업이자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삼창주철공업㈜의 미래가 궁금해지는 이유도 바로 이 지점이다.

확대보기삼창주철공업의 생산라인

소방용 버터플라이 밸브, 아시아 최초 UL, ULC, FM 인증기업
인천국제공항에서 차편으로 20여 분 거리에 위치한 인천 서부산업단지에 삼창주철공업㈜(대표 이규홍, 이영표)이 자리하고 있다. 1967년 서울 구로동에서 삼창주작소로 시작해, 삼창주철공업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지난 1977년. 1981년에는 현 위치에 대지 6,629.7㎡(2,009평), 공장 3,983.1㎡(1,207평) 규모로 신축 이전하면서 인천시대를 열었다. 특히 구로에서 인천으로 플랜트 설비를 이전한 1987년에 삼창주철공업은 아시아 최초로 버터플라이 밸브(butterfly valve)에 관한 UL, ULC, FM 인증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는다.
이후 소방배관 분야의 밸브 부품을 주력 생산해온 삼창주철공업의 주요 생산 품목은 크게 3종류로 진화, 발전한다. 주물제품, 소방 밸브, 유전용 제품이다. 이 중 주물제품은 자동차와 상용차, 중장비와 건설기계, 철도차량, 농기계, 일반 산업제품으로 내수용이 다수를 차지한다. 소방 밸브는 버터플라이 밸브(그루브, 웨이퍼, 브론즈), 체크 밸브, 커플링 조인트, 스프링클러용 주름관으로 전량 수출된다. 유전용 제품은 플러그 밸브, 초크 밸크, 스위블 조인트, 펍 조인트, 해머 유니언, 로드 커플링, 각종 피팅류로 2016년 이후 진행한 신사업이다.
삼창주철공업의 기술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제품은 버터플라이 밸브. 아시아 최초로 받은 해외규격인증은 미국으로 수출하고자 하는 거의 모든 제품에 부착되는 임의규격이지만, 그 의미는 강제 규격과 다름없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해당 인증은 사용자의 신체상해, 인명 및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미국 내 유통제품에 대한 인증임에도 전 세계 소비자들의 신뢰성과 선호도가 높아 필수인증으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이어서 삼창주철공업은 또 다른 소방 밸브 부품인 게이트 밸브(gate valve, 1995년), 체크 밸브(check valve, 2015년)도 해당 인증들을 획득한다. 소방용 밸브 부품에서 시작된 해외규격인증은 이후 유전용 제품으로까지 확대된다. 유전용 제품(셰일가스 채취에 필요한 고압 밸브류)은 2016년 이래 미국석유협회에서 인증하는 API 6A, 16C도 취득했다.

제품 안전, 신뢰성 담보로 고부가가치 창조한 글로벌 강소기업
확대보기이규홍 대표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따르는 주조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하는 이규홍 대표 해외규격인증은 삼창주철공업 수출 확대의 일등공신이다. 삼창주철공업이 1995년 백만불 수출의탑, 2015년 오백만불 수출의탑, 2017년 천만불 수출의탑을 수상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도 해외규격인증의 역할이 컸다. 이뿐만이 아니다. 해외규격인증은 수출 중심으로 삼창주철공업의 매출 구조를 건강하게 바꾸는 데도 큰 보탬이 됐다.
현재 수출은 전체 매출에서 약 7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커졌다. 2014년 내수와 수출이 50:50으로 균형을 맞춘 뒤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규홍 대표는 수출 비중을 늘리면서 최근 3년 동안 연매출 200억 원대를 달성하며 안정된 사업을 유지하고 있다.
“버터플라이 밸브를 비롯해 수출하는 소방용 부품은 과거에는 내수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는 소방용 밸브 제품은 가격이 저렴한 중국 제품이 시장의 90% 이상을 점유하게 되었어요. 줄어드는 내수시장의 틈을 매운 사업분야가 수출사업이었고, 일찌감치 수출 중심으로 사업을 해온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된 셈이죠.”
수출은 결과적으로 삼창주철공업이 52년 차 장수기업으로 영속할 수 있는 비결이 됐다. 국내의 수많은 주조기업들이 쓰러지는 가운데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핵심 성공 비결이 수출이었다는 의미다. 수출이 곧 삼창주철공업의 글로벌 경쟁력이라고 이규홍 대표가 말하는 이유 역시, 미국에 자회사를 세운 1995년 이후 계속해서 수출 노하우가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32년 전 버터플라이 밸브, 자체 완성품 제조를 시작한 이유는 내수만 바라보는 주물 소재생산 기업에 머물다간 자칫 도태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체 완제품을 만들고 세계적인 기술인증을 받아보자고 나섰죠. 결과적으로 수출이 우리의 주조사업을 키우고 우리만의 차별화된 글로벌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거죠.”
이규홍 대표의 설명처럼 소방용 밸브 부품들은 UL, ULC, FM 인증은 물론이고 CE, KS, ISO를 비롯해 국가별 자체 인증인 GOST(러시아), EAC(유라시아) 인증까지 받으면서 세계 시장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대기업 존슨콘트롤즈의 시설관리 사업부서인 타이코(Tyco)로 전량 수출되고 있다. 시설관리 제품 가운데 안전성과 신뢰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만을 취급하는 타이코 브랜드는 세계 최고의 정밀도와 안전성을 확보한 제품의 품질까지 보장한다. 이규홍 대표는 1990년대 이래 주조산업의 위기 속에서 삼창주철공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을 타이코 수출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확대보기버터플라이 밸브와 기어박스1_ 삼창주철공업㈜에서 제조되고 있는 버터플라이 밸브
2_ 작은 사이즈이지만 핵심적인 기능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 수출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기어박스

3D프린터 주조시대 열어나갈 4차 산업혁명 준비기업
확대보기주물공정 폐기물인 폐주물사 주조기업에겐 주물공정 폐기물인 폐주물사에 대한 재활용 기술과 환경친화적인 대체재료 개발이 중요한 과제다. 최근 삼창주철공업의 우수한 기술력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제품은 소방용 밸브 제어용 기어박스다. 특히 기존에 비해 콤팩트해진 기어박스는 이전보다 작동이 쉬운 데다, 제조원가 절감에도 성공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삼창주철공업은 존슨콘트롤즈의 수천여 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우수 협력사 심사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 수상은 특히 수출시장 확대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수 있어 의미가 크다.
“타이코 수출 이력은 미국 이외 지역으로 진출할 때도 매우 좋은 이력이 됩니다. 어쩔 수 없이 소방 관련 제품은 각 수출국가에 맞게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타이코에 납품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기술력을 담보하는 잣대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타이코 납품은 가장 까다로운 인증으로 꼽히는 미국 해외규격인증을 통과했다는 의미와 다름없다. 또한 전 세계적인 유통망을 보유한 타이코 납품 제품은 곧 세계 유통을 의미한다는 것. 이런 가운데 중국 제품을 따돌리기 위해서라도 더 넓은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삼창주철공업의 주요 당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4~5년 전부터 2세 경영인 이영표 대표가 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해 해외 마케팅에 주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삼창주철공업은 후발주자이지만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을 견제하면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신사업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유전용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그중 하나이다. 지난 2016년 유전용 고압 밸브를 개발한 삼창주철공업은 주춤한 셰일가스 개발이 가속화될 시기를 대비하고 있다. 특히 유전용 제품은 기존의 주력품목인 소방용 밸브 부품에 비해 훨씬 더 큰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이외에도 또 하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신사업 분야가 ‘주조 방식을 응용한 3D프린터 개발’이다. 기존의 적층 방식 3D프린터와 개념이 다른, 주조 방식의 3D프린터 개발은 삼창주철공업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삼창주철공업의 ‘꿈의 제품’이 될 수 있는 이 같은 3D프린터 개발을 위해 이규홍 대표는 최근 정부개발과제를 신청했다.
“현재 독일에서 개발한 제품이 독점적으로 시장을 차지하고 있지만, 가격 면에서 우리 같은 주물공장에서 도입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국산화를 목표로 정부개발과제를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전기차 시대가 열린 마당에, 주물로 만든 자동차부품 다수가 사라질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제품개발은 곧 우리 사업의 미래가 걸린 일이지요.”
최근 주조기술은 점차 고품질화, 고효율화, 친환경화하는 추세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환경 규제에 따른 탄소배출량 저감을 비롯해, 자동차 경량화를 위한 경량부품 적용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주물 공정 중에 발생하는 분진, 소음 및 폐기물 등을 줄이기 위한 작업장 내 환경개선과 공정 자동화 역시 더욱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다. 이에 더해 주물 공정이 끝난 후 폐기물인 ‘폐주물사’에 대한 재활용 기술과 환경친화적인 대체재료 개발도 중요해졌다. 삼창주철공업이 ‘주조 방식의 3D프린터’ 개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신사업 과제이자 미래 먹거리로 꼽는 이유다.
이규홍 대표는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흐름을 따르는 주조기업만이 종래의 재래식 산업에서 탈바꿈하고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뿌리기업의 영속을 묻는 기업들이 찾아야 할 답은 어쩌면 이규홍 대표의 이 말 속에 있지 않을는지.

삼창주철공업㈜의 뿌리기술 리부트 돋보기

환경친화적 주물공장으로 한걸음 더!
공정 중에 발생하는 분진, 소음 및 폐기물 등으로 인해 사형주조 공장들은 기피시설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대부분의 공장 현장에서 ‘ACE(Automatic·Clean·Energy efficiency)’ 공정을 도입해 공정 자동화와 작업장 내 환경 개선,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과 에너지 효율성 증대 등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삼창주철공업 역시 환경친화적인 제조 공정을 만들고 환경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에 더해 주물을 다 만들고 난 후의 폐기물인 ‘폐주물사’에 대한 재활용 기술과 환경친화적 대체재료 개발에도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삼창주철공업의 ‘주조 방식의 3D프린터 개발’은 이런 상황에서 환경친화적으로 주조 공정을 구축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박은주 전문기자 사진 박명래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2,564기사작성일 : 201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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