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12.05
고객 감동에 타협이란 없다
CJK얼라이언스 김상욱 대표

‘밑지는 장사는 하지 않는다’는 게 비즈니스의 원칙이다. 과연 이게 정답일까? 수처리 부품 유통 및 플랜트 사업과 정수 관련 수출제품 제조 전문기업 CJK얼라이언스를 이끄는 김상욱 대표는 좀 다르다. 고객 감동을 위해서라면 설령 손해를 보더라도 품질과 서비스 만족에 주력한다. 언젠가는 반드시 고객 감동이 부메랑이 되어 더 큰 비즈니스로 이어진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의 경영 전략은 통했다. 사업분야는 확대됐고 매출은 지속 증가추세다. 기업 경영은 16년이지만 CEO로서의 능력과 노하우는 그 이상이다.

김상욱 대표

CEO 연습 미리 하며 능력 쌓았다

‘어쩌다 CEO’라는 말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10대들도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창업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참가하고 스타트업과 벤처를 준비하는 시대다. 이미 30여 년 전이었지만 김 대표는 10대 후반부터 비즈니스를 꿈꾸던 주인공이다.
“학창시절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멋있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양복 입고 007가방을 들고 활약하는 사람들이었죠. 제 몸속에 발로 뛰는 사업가 기질 같은 게 숨어 있었는지도 모르죠.”
형제들이 줄줄이 공직을 택한 5남매 집안의 막내였지만 그는 달랐다. 공무원 시험은 눈에 들어오질 않았다. 화학을 전공했지만 무역에 관심이 많았고, 외국어 공부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도전적인 기질이 강하고 호기심도 많았다. 같은 목적지를 가더라도 두 갈래길이 있으면 익숙한 길보다는 새로운 길로 우회해보는 성격이었다. 섬유 대기업에 입사해 몇 년간 섬유 원료 생산공정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신기술개발팀에 합류하게 됐고, 결국은 그것이 창업의 단초가 됐다. 입사한지 5년쯤 되던 1990년대 중반에 신기술개발팀에서 당시 미국과 일본이 보유하고 있던 역삼투분리막 기술을 개발했다. 반도체, 제약, 발전, 화학, 정수기 등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초순수를 만들 때 필요한 필터였다.
개발 제품으로 신규 사업을 추진하려 했지만 회사는 IMF를 거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2000년 초 음용수시스템사업부가 사내벤처로 분사 독립하면서 팀장이던 그는 CEO의 자리에 앉게 됐다. 3년간 전문경영인으로 고군분투했지만 모기업이 힘을 잃은 상황에서 사업을 펼칠 역량은 축소되고, 결국 퇴사를 선택했다. 이것이 그가 창업에 나선 계기였다.
2014년 서울 송파구 주유소 건물에 위치해 있던 지인의 사무실 한 칸을 빌려 1인 창업을 감행했다. 역삼투분리막 기술개발 과정에서 주변 부품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확보한 그였다. 주 사업 아이템은 정수기와 수처리 관련 부품으로, 한·중·일 3국 무역을 진행했다. 중국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기도 하고 중국, 대만, 한국 제품을 일본으로 판매하기도 했다. CJK얼라이언스라는 상호를 지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다. 중국, 일본, 한국의 영어 첫 글자 C, J, K다.
시작은 무역업이었지만 김 대표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제조업과 플랜트로 사업부를 넓혀나가겠다는 야심이 숨어 있었다. 일본과의 무역을 통해 먼저 납기와 품질을 인정받았고, 거래처와 신뢰를 쌓으면서 창업 3년만에 정수기, 냉온수기 OEM 수출의 기회를 잡았다. 이때부터 CJK얼라이언스의 성장 페달에 가속도가 붙었다.

정수기 및 냉온수기 OEM·ODMCJK얼라이언스는 정수기 및 냉온수기 OEM·ODM 수출에 이어 제약, 바이오, 2차전지, 수처리 플랜트와 발전소 수처리 설비 관리·유지까지 사업을 다각화하며 성장했다.

ODM으로 일본에 납품 중인 물자판기ODM으로 일본에 납품 중인 물자판기는 향후 미국과 유럽 시장을 확대해나갈 수 있는 기능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코리아 기술력’ 업고 해외시장 먼저 공략했다

김상욱 대표 김상욱 대표는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이 품질에 만족하는 비즈니스를 고집하면서 고객만족 경영을 강조하는 경영인이다. CJK얼라이언스의 사업 축은 크게 4개 분야로 부품 무역·유통, 정수기 및 냉온수기 OEM·ODM 수출, 제약 바이오 2차전지 수처리 플랜트, 발전소 수처리 설비 관리·유지다.
무역·유통업에 이어 두 번째로 도전한 정수기 수출 부문은 장기적으로는 자체 브랜드를 안고 글로벌 시장의 다크호스를 탄생시킬 수 있는 핵심 분야다. 국내 정수기 시장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춘추전국시대였다. 대기업들의 파워에 밀려 많은 중소기업들이 소리 없이 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수기 제조에 뛰어든 데에는 김 대표 나름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틈바구니에 끼어 살아남기 위해서 몸부림칠 이유가 없습니다. 비즈니스란 때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돌아서 가는 우회 전략이 필요합니다. 기술력만 인정받으면 얼마든지 길이 열리는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죠.”
일본 시장에 정수기 납품 물고를 튼 지 10년이 훨씬 넘었다. OEM 일변도였던 초창기와는 달리 ODM 비중이 커지고 있다. 정수기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일반적인 냉온정수기는 물론이고 수도배관 연결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장소에서도 별도의 장치 없이 원수 공급이 가능한 장치인 ‘ECO SERVER’, 대형마트에서 원하는 용량의 생수를 통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물자판기’를 생산한다.
기술과 품질에 있어서 깐깐하기로 소문난 일본 시장에서 건강과 밀접한 제품이 장기간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자체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 확대의 길을 열 수 있는 기술력과 품질력 파워의 확실한 담보가 된다.
“대한한국의 정수기 기술은 해외에서도 인정합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이 일본의 유명 기업에서 인정받고 있으니, 이제는 더 넓은 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역량을 제대로 갖춘 셈입니다. 해외시장을 겨냥한 자체 브랜드 제품이 머지않아 곧 나올 겁니다.”
김 대표는 일본 시장을 개척하는 데 성공의 나침반 역할을 해준 한 사람을 기억한다. 전 직장에서 만난 일본 대기업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고문에게서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었던 것. 1990년대 후반에 2년 동안 그와 함께 일하면서 품질관리, 공정관리, 자기관리, 이 세 가지는 CEO가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임을 배웠다. 일본 시장을 뚫고 장기간 거래를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자신이 벤치마킹한 이런 요소가 작용한 결과가 아니겠냐고 말한다.

능력 있는 직원 떠나지 않게 했다

중소기업의 성장을 더디게 하는 요인 중 하나는 인력관리 문제다. 비전이 없고 대우가 취약하면 직원은 제 갈 길을 찾아 떠나기 마련이다. 능력 있는 직원을 떠나지 않게 미리 처방하는 것도 CEO의 능력이 아닐까?
“우리 회사가 지금의 규모와 능력을 갖춘 데는 직원들의 공이 큽니다. 특히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회사의 버팀목이 되어준 임원과 간부들의 애사심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기업과 인재는 서로 간의 신뢰도 중요하지만, 그 신뢰를 이어갈 수 있는 끈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 대표는 비전 공유와 성과 공유를 중요시 여긴다. 사업 초기, 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같이 일하고 싶다고 그를 찾아왔다. 1인 기업으로 출발해 변변한 사무실도 못 갖춘 신생회사에 합류하겠다는 그들의 동참은 엄청난 자산이 됐다. 기술, 관리, 재무회계 분야의 전문인력이 합류하면서 해외 영업을 펼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다.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말했다. “작고 아담한 카페가 있는 사옥을 지을 것이고, 자체 브랜드 제품을 만들겠다”는 꿈을. 그리고 한 가지 더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연봉협상에서 연말 성과 여부에 상관없이 미리 성과급까지 계산된 연봉을 약속했다.
“인덕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직원들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중국과 일본을 수없이 드나들었죠. 통장과 인감도장까지 다 맡겼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뛴 만큼 해마다 좋은 결과가 나왔고, 사업은 꼬리를 물고 가지를 쳐나갔죠.”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목표 달성 대비 성과급을 강조하지 않아도, 그리고 대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와도, 초기에 입사한 임직원들은 자기 자리를 지켰다. 그 후에 입사한 직원들 역시 이직률이 미비한 수준으로 회사 성장과 함께해오고 있다.
김 대표가 직원들에게 이야기한 비전 중 한 가지는 이미 실현했다. 지난 2015년에 지금의 화성시 남양읍 주석로에 자가 공장을 마련하고, 1층에 직원들이 커피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를 만든 것.
이제는 각 부서마다 인재들이 고루 포진돼 있어서 향후 도약과 성장이 더 기대된다는 김 대표. 그는 기업문화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와 ‘너’가 아닌 ‘우리’라는 두 글자를 기업문화로 정착시켜나가는 중입니다. 서로를 존중하는 겸손의 마인드를 바탕으로 팀워크를 강조합니다. 회사가 지속 성장하고 구성원도 행복해지려면 개인의 능력 못지않게 팀워크가 기본입니다. 유능한 한 사람보다는 서로를 인재로 만들어주는 조직문화를 지향합니다.”

CJK얼라이언스 화성시 소재 공장2015년 지금의 화성시 소재 자가 공장을 갖게 된 김 대표는 창업 초기에 직원들에게 약속한 대로 1층에 커피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카페를 만들었다.

품질로 고객 감동에 집중한다

CJK얼라이언스는 최근 4∼5년 사이 매출 상승세가 확연하다. 수처리 플랜트 사업에 이어 발전소 설비 관리·유지 사업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이다. 사실 이 분야의 사업을 시작한 당시에는 결코 웃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9,000만 원에 계약서를 썼는데, 일을 끝내고 계산해보니 2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어요. 2차전지 관련 회사에 1억 원도 안 되는 제품을 납품하고 5년 동안 50회 정도 AS를 해줬습니다. 미련하다는 소리를 들을 만큼 품질에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김 대표는 오히려 그게 잘한 일이었다고 말한다. 고객과의 관계에서 품질과 서비스만큼은 후회 없이 열성을 펼쳤더니 그것은 결코 손해 보는 일이 아니라 신뢰와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고객들이 그야말로 돈 되는 더 큰 계약을 해주는 일이 발생하곤 한단다.
“손해를 보더라도 고객이 품질에 만족하는 비즈니스를 고집합니다. 고객 만족 없이 이윤만 많이 남기는 수주는 절대 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에게 당부합니다. 품질은 못 따라주는데 수주액만 크면 언젠가는 부메랑이 되어 엄청난 타격으로 돌아온다고요. 고객이 만족하면 자신들이 성장해서 더 큰 일거리를 주고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게 됩니다.”
플랜트 사업은 해외 각지에 수출되는 만큼 설비 시운전이 필수이고, AS도 필요해 직원들이 현지로 직접 가야 한다. 코로나19로 인해 해외출장에 비상이 걸렸지만, 직원들은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 헝가리, 폴란드 등지를 다녀왔다. 장기간의 자가격리까지 거치면서 자기 역할을 다해준 직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라는 김 대표. 그는 올해 상반기 매출 목표를 넘어선 것도 품질과 서비스로 고객 신뢰와 만족을 일군 성과였다는 입장이다. CJK얼라이언스는 지속적인 수출 확대로 2017년 3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고, 최근 몇년 간 제약·바이오 2차전지 등의 플랜트 사업이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매출 분포도를 고르게 유지해온 4가지 사업을 앞으로도 균형 있게 확대,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탄산수를 기반으로 한 정수기, 냉온수기, 물자판기를 비롯해 소비자가 직접 설치 가능한 스마트정수기 제조 시장을 개척하면서 ‘CJK’ 자체 브랜드를 탄생시켜 미국, 유럽 등지로 수출시장을 넓혀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성급하게 달려들기보다는 철저히 준비한 후 사업을 추진하는 기질이 강하다. 그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수출 전략을 세우고, 다양한 SNS와 유튜브를 이용한 ‘Water Talk 방송국’을 만들고 있다. 물과 수처리 관련 부품 및 제품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10월 초부터 자체 스튜디오에서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또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일본의 거래처와 신제품개발에 관한 실시간 화상회의를 펼치고 있다. 그를 보노라면 역시 준비된 CEO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김상욱 대표가
2030 CEO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김상욱 대표 초심을 지켜라
중소기업에서는 사업을 키워가는 과정에서 CEO의 권한도 점점 커져간다. 그러다 보면 사업 초기에 가졌던 초심을 잃는 경우도 있다. 본래 회사가 가고자 했던 길과 목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업과 무관한 비즈니스에 욕심을 내는 경우다.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놓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초심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겸손함으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라
인간관계에서 겸손함은 최고의 덕목이다. 모든 비즈니스는 인간관계에 기초한다. 내가 겸손하지 않으면 직원도 거래처도 가족도 친구도 모두 잃게 된다. 아무리 유능하고 뛰어난 능력을 지녔어도 사람을 잃으면 사업은 유지하기 어렵다.

변화에 미리 준비하라
세상은 변화하는데 내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면 경영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한 것이다. 5G 시대에 2G 통신기기를 고집하는 것이 바로 그런 예다. 신기술, 새로운 문화에 대처하지 않으면 사업은 퇴보하기 마련이다. 환경의 변화를 미리 읽고 사전에 준비하는 CEO만이 장수기업을 이끌어가는 수장이 될 수 있다. 사업은 나 자신을 만족시키는 게 아니라 고객을 만족시켜야 하는 일이라는 것을 깊이 새겨야 한다.

박창수 기자, 사진 김윤해 기자

[2020-10-07]조회수 : 968
  • 목록으로
  • 프린트

유용한 정보가 되었습니까? [평균5점/32명 ]

500자 제한 의견달기
이름 비밀번호
내용
인증
* 불건전한 내용이나 기사와 관련없는 의견은 관리자 임의로 삭제 될수 있습니다.
우)52851 경상남도 진주시 동진로430 (충무공동) | 잡지구독문의 T.055-751-9128 F.055-751-9129
Copyright ⓒ KOSM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