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08.09
줄 서지 말란 말이야!
㈜나우버스킹

소문난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다가 길게 늘어선 줄 때문에 포기하고 돌아선 경험,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마침내 들어간 음식점에서는 괜한 보상심리가 발동해 맛에서 느끼는 감동이 반감됐던 경험도 있을 것이다. 맛집뿐 아니라 공연장, 스포츠 경기장 등의 줄 서기는 늘 귀찮은 존재다. 웨이팅 고객관리에서 매장관리 O2O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거듭난 ㈜나우버스킹은 줄 없는 편리한 세상을 만들기에 분주하다.

전상열 대표

위기에서 빛난 소프트웨어의 힘
잘 만든 소프트웨어가 코로나19에 이토록 유용하게 사용될 줄은 몰랐다. 맛집의 웨이팅 고객관리 서비스인 ‘나우웨이팅’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활용된 것이다. ㈜나우버스킹 전상열 대표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올해 초, 출근을 하던 중 회사 인근 약국에 줄을 선 인파를 보고 깜짝 놀랐다. 사람들이 몰려 있으면 안 되는 상황에 줄을 서다니. 전 대표는 즉시 자사의 서비스가 도움이 될 만한 곳을 찾았고, 당장 시급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와 약국 등에 나우웨이팅을 지원했다. 나우웨이팅을 이용하면 현장에서 대기할 필요가 없어 2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나우버스킹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한 방안을 생각하다가 피해가 가장 심한 대구경북 지역의 나우웨이팅 이용 소상공인들을 위해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서비스 이용료를 면제해주는 혜택도 제공했다. 나우웨이팅의 후속 서비스인 키오스크와 포스를 출시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맞은 코로나19 사태로 회사도 타격을 입었지만, 전 대표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는 것이 파트너로서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자 회사에도 좋은 일이 생겼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이 코로나19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저금리 경영안정 자금을 지원하는 데 나우웨이팅 서비스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현장 접수만 가능한 이 정책자금을 신청하기 위해 소상공인 수백 명이 몰려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우버스킹은 전국 62곳의 소진공에 나우웨이팅 서비스를 설치해 대기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임으로써 대출 상담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했다. 또 긴급재난자금 지급과 관련해 각 지자체가 나우웨이팅 서비스를 도입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나우버스킹의 신속한 지원은 결과적으로 회사에 도움이 됐다.

챗봇주문 QR코드 인식화면

맛집에서 줄 서다 개발하게 된 나우웨이팅
전 대표는 네이버 근무 당시 마음에 맞았던 사람들과 함께 2014년 나우버스킹을 설립했다. 보통은 아이템을 정하고 창업을 하는데, 전 대표는 일단 시작부터 했다. 이후 IT 흐름을 공부하면서 어떤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할지 천천히 생각했다.
“인터넷 등장 이후 IT 흐름을 보면, 2000년대 초반 검색 엔진이 생기고 이후 인터넷상에서 각종 커뮤니티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트래픽이 발생하더니 온디맨드 경제(수요자가 요구하는대로 서비스, 물품 등이 온라인 또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경제 시스템)가 대세로 자리 잡더군요. 이 상황에서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생기는 트래픽을 온라인으로 끌어오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뜨겠다 싶었어요.”
그러던 중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한 멤버가 웨이팅 서비스를 개발해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아이템이 정해지자 개발은 속전속결이었다. 2016년 9월 베타버전을 출시했고 2017년 1월 나우웨이팅이 정식 출시됐다. 나우웨이팅은 카카오톡 기반 O2O 웨이팅 고객관리 서비스다. 이용 고객이 태블릿에 연락처를 남기면 매장 앞에 줄을 서지 않고 대기시간을 자유롭게 활용하다가 호출 알림 톡이 오면 입장할 수 있다. 손님은 기다리지 않아 좋고, 매장 관리자는 웨이팅 등록을 한 고객의 목록을 확보해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이다.
나우웨이팅은 현재 웨이팅 고객 관리 서비스 업계에서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비결은 카카오톡 기반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극대화한 데 있다. 비슷하게 출발한 기업들이 스마트폰 앱을 기반으로 한 것에 비해 나우웨이팅은 누구나 사용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해서 앱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카카오톡 플러스친구를 맺으면 쿠폰과 포인트를 생성해 재방문을 유도하는 등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주요 고객인 소상공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역을 구분해 무작위로 서비스하기보다 셀럽 매장(유명 맛집)을 주요 타깃으로 정하고 시작한것도 또 다른 성공 요인이라고 전 대표는 말한다.
“2016년 베타버전 출시 후 지인 부모님이 운영하는 서울 3대 족발집 중 하나인 영동족발에서 두 달 동안 시뮬레이션했어요. 매장 특성상 손님들의 연령대가 높아 점주의 반응은 시큰둥했죠. 웬 신문물인가 하는 분위기였어요. 하지만 연령과 상관없이 한두 번 이용해본 고객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좋았고, 종업원들도 굳이 문밖에 서 있지 않아도 되니 서서히 문이 열리더라고요.”
이후 나우웨이팅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고객의 수도 점점 늘어났다. 또 운 좋게도 영동족발을 방문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한 관계자 눈에 띄면서 도입이 결정되어 사업 확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2020년 3월 기준으로 나우웨이팅은 영동족발,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를 비롯해 애슐리, 만석닭강정, 홍철책빵, 전시 및 테마파크 등 2,200여 곳에서 1,300만 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서울중부센터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 웨이팅 도입 사례 / 카카오톡 챗봇 주문 화면1_ 나우웨이팅 서비스는 전국 62개소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도입됐다. 사진은 서울중부센터 긴급경영안정자금 대출 웨이팅에 도입된 사례
2_ 카카오톡 챗봇 주문은 사용자는 기다리지 않아 편리하고 매장은 혼잡도를 줄이고 매장 회전율을 높여 효율적이다.

소상공인도 데이터 기반 경영이 가능하도록
당초 맛집을 찾은 고객의 편의를 위해 개발한 서비스인데, 나우웨이팅을 도입하는 곳은 매장, 즉 소상공인들이다. 그래서 서비스도 소상공인들이 매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시스템으로 고도화해나갔다.
2019년 3월 카카오톡 챗봇 주문 서비스를 시작한 데 이어 올 4월부터는 나우웨이팅 포스와 키오스크를 출시했다. 매장별 고객의 입장, 주문, 결제데이터를 분석해 소상공인들도 데이터에 기반한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카카오톡 챗봇 주문의 경우 소상공인도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한 모바일 주문 결제 서비스다. 스타벅스의 사이렌오더와 비슷한 방식으로 손님은 카톡하듯 편리하게 주문하고, 직원은 포스와 연결된 주문 확인용 태블릿으로 현장 주문과 챗봇 주문을 한눈에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안드로이드 기반의 선불형 시스템인 나우웨이팅 포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고객 응대와 신속한 주문 처리를 돕는다. 가령, 고객이 주문할 때 누적 방문 횟수와 최근 방문일, 최근 주문 메뉴 등을 알려주기 때문에 종업원의 눈썰미로 알아봤던 단골을 데이터를 통해 정확하게 알아보고 응대할 수 있다. 점주는 ‘사장님센터’를 통해 채널별, 시간대별 주문·매출 정보를 분석해서 매장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고, 판매된 메뉴의 주문 수, 주문 금액을 분석할 수도 있다.
“단순 웨이팅 서비스에서 종합적인 매장 운영 및 경영 관리 서비스로 고도화할 수 있었던 것은 나우웨이팅을 사용하는 소상공인들 덕분입니다. 초기에 효과를 본 사장님들이 입소문을 내주기도 했고, 서비스 개선에 대한 아이디어도 많이 주셨거든요.”
낙후된 소상공인의 IT 인프라에서 사업 기회를 찾은 전 대표는 그들이 더 쉽게 도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IT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신경을 쓸 계획이다. 올해는 특히 전통시장 내 점포에 나우웨이팅 서비스가 도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나우버스킹의 버스커들팀의 업무를 공유하고 방향성을 함께 고민하는 ㈜나우버스킹의 버스커들

전상열 대표의 스타트업 레벨업 가이드

▷▶ 일하는 사람이 주인공인 회사
No Busking? 아니 Now Busking

사명을 나우버스킹으로 지은 데는 재밌는 일화가 있다. 창업 멤버가 영국을 여행하던 중, 한 버스커가 ‘No Busking’이라고 적혀 있는 벽보 앞에서 ‘No’에 ‘w’를 붙이고 거리 공연을 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는 것. 순간 그 공간은 흥겨움의 도가니가 됐다. 그래서 ‘지금 버스킹을 하자’는 의미에서 사명을 나우버스킹으로 정했다. 전 대표는 나우버스킹을 설립하기 전 네이버에서 근무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주주 중심 경영에서 발휘되는 창의성은 강요된 창의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재밌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창업을 결심했고, 회사의 가치를 ‘일하는 사람이 주인공인 회사’로 정했다. 나우버스킹은 구성원(버스커)들이 같이 만들어나가는 기업으로 자율과 책임, 신뢰를 바탕으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공감을 추구하며 협업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고민
공익을 위한 스타트업의 적극적 행동

전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관심이 많다. 현재 대한상공회의소 청년스타트업 포럼위원회 회원 및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복지분과장 역할을 열심히 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그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스타트업이 양적 성장을 달성한 것은 분명하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엘리트주의를 지향하는 점이 늘 아쉬웠다. 그래서 전 대표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말할 때 유니콘 기업을 얼마나 육성하는지에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소상공인이나 소외계층을 도우며 사회에 기여하는 스타트업이 잘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한다. 최근 주류 스마트 주문과 관련해 ICT 규제 샌드박스 통과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낸 것도 스타트업이 더불어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최진희 기자 사진 박명래 기자

[2020-07-07]조회수 :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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