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나라
202010.27
테라스에서 전기 만들어요
솔라테라스

해마다 여름이 지나고 나오는 전기요금 고지서에 가슴 졸인 적이 있을 것이다. 여름을 집 안에서 시원하게 보냈으면 그 마음은 더하다. 혹시나 누진세가 적용되지 않았을까 걱정도 앞선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미니 태양광발전기 설치로 말끔히 해결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전력공사의 전기요금 인상 소식에도 나 홀로 웃을 수 있는 비결은 솔라테라스에 있었다. 집집마다 발전기를 설치해 전기요금은 낮추고 환경은 보호하는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 말이다.

솔라테라스 직원들

현장에서부터 탄탄히 배우려는 자세

잘 다니던 대기업을 나와 진로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이직이라는 단어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당시 미래 자원인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이 많았던 솔라테라스의 최정동 대표는 2010년 강서구에 위치한 서울산업진흥원 창업보육센터에 입소해 창업 교육부터 받았다. 교육 과정에 참여하다 보니 당시 태양광발전의 발전 단가가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발전 단가의 10배가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본인조차 납득이 안 가는 일을 다른 누군가에게 설명할 길이 없겠다 싶어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마음속에 고이 간직하고 당시 유행하던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해보고, 미용기기 제조도 해봤다. 개발에는 성공했지만, 시장 상황이 달라지거나 판로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마치 보이지 않는 누군가가 앞을 막고 있는 것처럼 될 듯 안 되는 상황이 5년 넘게 이어졌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접어뒀던 마음을 다시 꺼내 든 2016년은 시장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었다. 태양광발전의 패널 가격과 발전 단가가 크게 낮아졌고, 설비시공 가격도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져 사업성이 확보되고 있었다. 이제는 도전해볼 만하겠다 싶었지만, 바로 창업에 뛰어들진 않았다. 몇 차례 시행착오를 해본 경험도 있었고, 용산에서 성공 신화를 일군 한 기업의 대표가 일을 배우기 위해 용산 전자상가에서 가장 밑바닥부터 경험했다는 이야기를 인상 깊이 새겨들었던 터였다.
“먼저 관련 업계에 가서 일을 해봐야겠다 싶었어요. 구글에 무작정 ‘태양광 업체, 취업’이라는 단어로 검색해서 나온 기업에 순서대로 전화를 돌렸어요. 그러다 미니 태양광 기업에서 설치기사를 모집한다는 연락을 받게 됐어요. 설치기사 일을 하면서 미니 태양광발전 업계나 시장의 현황을 차근차근 배우게 됐습니다.”
최 대표는 특히 태양광발전기 설치의 현실적인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어떻게하면 가장 좋은 설비로 효율이 높게 설치할 수 있는지, 디테일한 개선점을 찾고 솔루션을 연구하며 AS까지 배우고 나서 창업했다.
2017년에 설립한 솔라테라스의 첫 아이템은 태양광 패널 구조물이었다. 설치기사 경험을 통해 최 대표는 거치대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면 하루 설치 건수를 높일 수 있어 회사로서는 회전율을 높여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게 해서 솔라테라스는 미니 태양광발전기 거치대(STH995M)를 개발, 특허까지 획득했다.

2년 연속 서울시 미니 태양광발전 시공 기업 1위로 우뚝

솔라테라스가 미니 태양광발전 시공 전문기업으로 본격 탈바꿈한 것은 2018년이다.
“시장 상황이 좋아지고, 특허 개발한 태양광발전기 거치대에 대한 업계의 평가도 긍정적이어서 회사 경영 상태도 안정적이었어요. 이젠 태양광발전 시공업에 뛰어들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미니 태양광발전 시공업을 하려면 전기공사 면허가 있어야 했어요.”
마침 최 대표가 미니 태양광발전 설치기사로 일했던 기업이 경영상의 이유로 직원들을 정리해고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일부 직원들이 솔라테라스에 합류하면서 전기공사 면허를 획득하고 인적 인프라를 조성할 수 있었다.
미니 태양광발전 시공 자격을 갖춘 솔라테라스는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베란다 미니 태양광 설치 사업’에 참가 신청을 했고, 시공업체로 공식 지정됐다. 처음엔 욕심을 내지 않고 조금씩 시공을 했다. 하지만 다른 기업보다 독보적으로 손쉽고 안전한 구조물을 보유하고 있어서인지 솔라테라스를 찾는 곳이 많아지면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2018년 중반을 넘어가면서 18개의 서울시 미니 태양광발전기 시공 기업 중 3위로 치고 올라서더니 그해 최종 시공 실적 1위를 차지했다. 2019년이 되자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18개였던 미니 태양광발전기 시공 기업이 52개로 늘어났고, 시장의 파이는 30% 이상 줄었다.
“정부가 나서서 원전 하나 줄이기 종합대책을 실시해 시장 상황이 좋아지자 전기공사 면허가 있는 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레드오션 시장이 됐어요. 치킨게임이 시작된 거죠. 이때는 액셀러레이터를 더 밟는 쪽이 이익입니다.”
최 대표는 TV, 라디오, 전단지 광고, 아파트 앞 직접 광고 등 모든 채널을 통해 마케팅을 했다. 또한 무리가 되더라도 영업을 하는 설치기사의 수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한편, 자재도 대량으로 확보했다. 이렇듯 풀 베팅에 들어간 결과, 2019년 시공 실적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부산시와 경기도 대부분의 지역, 김해 지역 등의 미니 태양광발전기 시공을 책임지고 있다.
시장은 레드오션이 됐지만, 역시 준비가 안 된 기업들은 낙오됐다. 이 과정에서 최 대표는 무슨 일이든 너무 잘하려고 해도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때문에 시장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설치기사들을 닦달하지 않고 기초 교육을 통해 솔라테라스에 머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조성했다.

조립 전 미니 태양광발전기 거치대특허받은 솔라테라스의 미니 태양광발전기 거치대의 조립 전 모습

아파트 테라스에 설치된 미니 태양광발전기아파트 테라스에 안전하게 설치된 솔라테라스의 미니 태양광발전기. 솔라테라스는 태양광발전기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들에 안전 검증을 받은 국내산을 사용한다.

내실 다지고 차세대 먹거리 개발 나서

가정용 미니 태양광발전기가 점점 많아지자 품질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설치가 잘못되면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니 태양광발전 시공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하던 시기, 솔라테라스는 높은 설치 품질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다. 브라켓(bracket)을 2중, 3중 구조로 단단하게 설치하고 모듈 크기마다 다른 부분을 개선하는 것과 같은 문제점 해결 방안은 설치기사를 해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노하우다.
설립 첫 해인 2017년 3억 원이었던 매출이 2018년 45억 원으로 껑충 뛸 수 있었던 것도 설치의 안전성을 확보한 솔라테라스의 경쟁력 덕분이었다. 대부분의 경쟁기업이 역성장을 하고 있던 2019년에도 58억 원으로 플러스 성장을 한 솔라테라스는 코로나19로 시작해 역대급 긴 장마를 거친 올해는 전년 규모의 매출 실적을 유지하면서 공격적 마케팅보다 방어적 마케팅을 하면서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한편, 솔라테라스는 지속가능 성장을 위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포터블 태양광에너지 저장장치(ESS)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전력망과 통신망을 고루 갖춘 곳에서는 2G와 3G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어 태양광발전기로 생산한 전력을 값싸게 이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개발도상국이나 오지의 경우 기존 유선통신망 없이 4G, 5G이기 때문에 발전 가격이 비싸서 쓸 수가 없는 거죠. 포터블 태양광 ESS가 필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몽골 등 해외 오지에 독립형 태양광발전기를 지원하는 기관의 의뢰를 받아서 개발하게 된 최 대표는 관련 제품을 개발하기에 앞서 국내외 제품들을 알아봤다. 하지만 제대로 된 포터블 태양광 ESS가 어디에도 없었다. 이에 기술연구소에서 직접 개발하면서 필요한 부분은 외주 업체를 통해 개발, 현재 70% 개발이 진행된 상태다. 올해 안에 프로토타입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며, 해외 수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한국판 뉴딜의 일환인 정부의 그린 뉴딜 정책으로 태양광발전 시장의 규모가 커질 것은 분명하지만 아직 피부로 와닿지는 않는다고 말하는 최 대표. 그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기회가 왔다고 서두르지 않고, 경기가 나쁘다고 위축되지 않으며 또박또박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동 대표직원의 성장을 기다려줄 줄 알아야 좋은 회사라고 말하는 최정동 대표

최정동 대표의 스타트업 레벨업 가이드

▷▶ 지원금은 급하지 않을 때 확보해야
정부지원금은 생존 전략

스타트업은 흑자가 나는 와중에도 매순간 자금난으로 허덕인다. 거의 매주 하나의 숙제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초기에는 수주를 했다고 해도 자금이 돌려면 시간이 걸리므로 자금이 급하게 필요하지 않은 시점에 정부지원금을 확보해놓는게 좋다. 2017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받은 1억 원의 지원금은 추후 자재비로 요긴하게 사용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창업을 했으면 무조건 매출을 올려야 한다. 설립 초기에 미니 태양광발전 시공업에 바로 뛰어들지 않은 이유도 일단은 매출부터 올려야 다음을 도모할 수 있고,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매출을 위해서도 자금확보는 필수 생존 전략이다.

▷▶ 직원의 성장 기다려줄 줄 알아야
자신의 속도로 일할 수 있는 회사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역량이 다르다. 누구나 시행착오를 할 수 있다. 일하는 속도가 빠르지만 실수가 있는 직원이 있을 수 있고, 속도는 더디지만 일을 제법 잘해내는 직원도 있다. 일이 더딘 직원에게 속도를 강조하며 재촉하다 보면 실수를 하게 된다. 일은 빠르지만 잦은 실수를 하는 직원에게는 어떤 이유로 실수가 난 것인지를 정확히 알려주고 스스로 이겨내도록 기다려준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자기의 속도로 근력을 키우도록 해주는 게 좋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부작용이 생긴다. 직원이 성장해야 회사도 성장한다. 직원의 실수를 기다려주고 멘토링해줄 수 있는 역량이 대표에게 있어야 레벨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대표가 업계의 모든 업무와 문제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최진희 기자, 사진 박명래 기자

[2020-09-03]조회수 :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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