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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창조적 파괴를 찾다
㈜브레이브팝스컴퍼니 이충희 대표

 

에듀테크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진출하면서 사업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전 세계 교실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모토로 교실의 창조적 파괴에 도전하는 ㈜브레이브팝스컴퍼니 이충희 대표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네이버와 티켓몬스터 출신의 인터넷 전문가 다섯 명이 내놓은 ‘클래스(Class)123’. 이미 전 세계 교사 5만 5,000여 명이 사용하며 창조적 파괴자로 진격 중이다.

세상을 바꾸는 교실, 인공지능을 이기는 교실
알파고가 이세돌을 4대 1로 이겼다. 세기의 대결인 만큼 큰 화제를 몰고 왔고, 대국이 남기고 간 흔적 또한 다양했다. 세 판을 내리 패하고도 분연히 다시 일어서는 이세돌을 향해 한 손으론 인간의 집념, 창의력에 박수를 치고, 다른 한 손으론 가슴을 쓸어내렸다. 분명한 건 노동시장에서 인간이 소외되는 시간이 예상보다 바짝 다가왔다는 사실이다. 가뜩이나 줄어드는 일자리, 피를 말리는 경쟁에서 우리 자신과 아이들의 미래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은 다시 한 번 우리의 교육현장을 돌아보게 했다.
엄청난 학습량, 상상을 초월한 빠른 습득능력, 인간의 영역이라고 불리던 직관력까지 인공지능(AI)이 침투하면서 이제 인간만의 창의력과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개발하지 않는 한 인간의 노동소외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가정이 현실로 느껴질 즈음, 반가운 기업을 만났다. 이충희 대표가 이끄는 ‘브레이브팝스컴퍼니’로, 이 회사는 미래의 교육환경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 실마리를 던져준다. 미국은 2010년부터 높은 태블릿PC 보급률을 바탕으로 온오프 교육을 동시에 하는 ‘블랜디드 러닝(Blended learning : 초·중등 교육에서 기존의 면대면 교육과 e-러닝 등을 결합한 교육방식)’을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강의라는 이름으로 에듀테크가 널리 보급되긴 했지만, 이충희 대표의 관심은 다른 지점에 있었다.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분야, 바로 창의력과 개성을 끌어올릴 수 있고 감수성이 살아 있는 즐거운 교실을 만드는 관계 중심의 인터넷 학급운영 도구가 그것이다.
“앞으로 학습현장은 티칭(teaching)보다 코칭(coaching)으로 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BS의 「거꾸로 교실의 마법」보셨나요? 거꾸로 교실(온라인 선행학습 후 오프라인에선 토론식 강의 등을 하는 ‘역진행 수업’)처럼 향후 학교의 역할은 단순한 지식전달 공간이 아니라,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순간의 학습을 돕는 쪽으로 변할 것이라고 예측해봅니다.”
이러한 예측 속에 탄생한 ‘클래스(Class)123’은 학생들과의 다양한 피드백을 공유할 수 있는 앱이다. 국어숙제를 잘 한 혜민이, 반찬을 가리지 않고 다 먹은 아림이, 힘든 친구들을 도와준 형준이를 교사가 으뜸카드로 칭찬하고, 이 기록은 전체 학생들은 물론이고 학부모와도 자동 공유한다. 학생들의 아바타를 앱에 등록하고 선생님은 아이가 수업에서 발표를 잘 했는지, 숙제나 준비물은 잘 챙겼는지 등의 구체적인 피드백을 학생, 부모와 공유할 수 있다. 이로써 아이들에게는 흥미를 유도하고, 학부모에게는 상세한 학교생활을 알려주며, 교사에게는 학생과 학급 관리가 쉬워지는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획일화된 주입식 교육이 아닌 저마다의 개성과 역량을 존중하는 교육이 가능하고, 올바른 가치관 정립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교실의 혁신을 예고한다.
클래스123의 효용성은 세계에서도 인정받았다. 2014년 국내에 론칭한 데 이어 2015년 영어와 일어 서비스도 론칭했다. 국내 교사 3만 3,000명, 해외 교사 2만 2,000명이 가입했으니 짧은 시간 내에 엄청난 가입률이다. 무엇보다 5만 5,000여 명의 교사를 통해 클래스123을 접한 학생 숫자가 전 세계 100만 명 이상이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유망한 사업성 덕분에 패트스트랙아시아와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티켓몬스터 신현성 대표가 투자(2014년 1월)했으며, SK행복나눔재단도 작년 12월에 임팩트투자(SK의 사회적기업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 후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성과를 평가해 투자하는 방식)를 단행했다.

이충희 대표의 창업 키워드

Class123 따듯한 기술 5만 5,000명 용감한 아빠들의 회사
학생의 다양한 피드백을 교사, 학생, 학부모와 공유할 수 있는 앱. 향후 IT 활용 가능성이 높은 교육현장을 타깃으로 삼았다. 콘텐츠 제공 중심의 과거 인터넷 서비스와 달리 관계 중심의 인터넷 학급운영도구라는 것이 차별점. 아이들의 특장점을 발견해주는 따듯한 기술. 감동 사례가 많다. 한 예로 학습능력이 또래에 비해 낮은 아이의 월등한 봉사활동 누적자료를 보고 아이에 대한 시각을 교정하고 자존감을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 세계에서도 인정받은 클래스123의 효용성. 국내 교사 3만 3,000명(초등학교 교사 18만 명 중 15%가량), 해외 교사 2만 2,000명이 가입해 사용 중이다. 이충희 대표를 비롯한 공동 창업자들은 모두 네이버와 티켓몬스터(티몬)에서 일한 공통점 외에도 아이들의 성장에 관심이 높은 아빠라는 점이 자연스레 창업에 녹아들었다. 그래서 지은 사명은 ‘용감한 아빠들의 회사(Bravepops Company)’.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교집합
하지만 아무리 유용한 도구라 해도 교사에게 짐이 되면 보급이 힘들 터. 아직 교육현장은 보수적이고 교사들의 평균연령은 높다.
“클래스123은 소통 도구입니다. 당연히 사용 주체인 선생님들에게 유용해야 합니다. 발표순서 정하기, 타이머, 자리배치, 출석부, 환경미화 등 학습 TV를 활용해 더 신나고 재미있게 만드는 수업도우미 기능이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누적자료뿐 아니라 1인 1역, 알림장, 일대일 편지 등 효율적인 학급 경영도 가능하고요.”
교사뿐 아니라 주 타깃인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겐 아바타와 칭찬 애니메이션으로 시각적인 효과가, 고학년에게는 인센티브 효과가 있어 긍정적이다. 그리고 부모들에게는 피드백이 가서 친근한 교실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부 학사와 석사, 기술경영경제정책 협동과정 박사를 딴 재원이다. 첫 직장은 네이버였지만 이후 티켓몬스터로 옮겨 지금의 공동 창업자들을 만났다. 공동 창업자인 손승현 개발담당 이사, 조영오 개발담당 이사, 이성민 개발담당 이사, 이용민 기획이사 모두 국내외 명문대에서 수학한 재원이자 네이버에서 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과 본격적으로 의기투합한 것은 티켓몬스터에서 같은 서비스를 만들면서부터였고, 1년간 지켜봐온 직무능력과 인간미를 바탕으로 머리를 맞댄 것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모두 인터넷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을 즐겼고, 대부분 아이를 둔 아빠라는 점에서 아이들의 성장과 관련된 인터넷 유틸리티 서비스가 자연스레 창업에 녹아들었다.
“저희는 자체 경쟁력이 있는 도구형 서비스에 자신이 있었어요. 교육현장은 향후 수요가 증가할 매력적인 분야이긴 했지만, 관심분야가 아니었다면 택하지 않았을 겁니다. 저는 누구든 자신이 잘하는 것 중에서 하고 싶은 것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하면서 재밌고 즐거운 것도 중요하니까요.”
이 대표는 30대 후반에 창업을 했으니 IT업계 창업 치고는 연령이 높은 편이다. 창업에는 젊은 패기보다 경험이 더 이득인가 아닌가를 궁금해하며 창업적기 나이를 물으니, 창업나이보다 ‘성과가 나기까지 버티는 시간’이 중요하다는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이 시간은 누구에게나 길어질수록 힘들다. IT업계는 통상 2년 안에 승패를 봐야 한다는데, 그 역시 2년이 지나면 명확해질 줄 알았던 사업이 아직도 미로 같음을 느낀다. 자신의 길이 집념의 시간이 될지 미련한 시간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창업가라면 누구라도 여지없이 갖게 되는 불확실한 시간속에 자신과 구성원들을 추스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의심하게 되면 나약해질 수 있는데, 공동 창업자의 좋은 점은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덜 외롭다는 겁니다. 자기 영역은 확실히 책임지고 이해도가 높아 서로 간의 소통이 수월하다는 장점도 있고요.”

의심하면 나약해진다, 단지 나갈 뿐
IT 생태계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정상의 면적은 그리 넓지 않다. 기회의 땅처럼 보이는 스마트폰 생태계도 피 말리는 경쟁을 뛰어넘어야 뿌리를 내릴 수 있다. 이 대표는 한때 지인이나 회사 안의 성공한 창업가들을 지근에서 관찰하면서 성공 해법을 찾으려고 한 시간이 있었다. 하지만 성실성과 근성과 같은 일반론 외에 별다른 패턴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팀이 좋아서, 아이템이 좋아서, 강력한 카리스마 때문에, 내성적이지만 철저해서…. 결국 성공 패턴은 100인 100색이었다. 끝내 버텨서 되기도 하고, 미련하게 버티다 안 된 경우도 있었다.
“다만 근성, 끈기가 중요하다는 것은 압니다. 새 프로그램을 발표하면 처음에 반응은 뜨겁습니다. 하지만 이내 사그러들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선 이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 필요 수순인데, 짧게는 6개월~1년, 길게는 2~3년 걸리는 작업입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느냐 아니냐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봐야겠죠.”
수익창출에 대해 묻자, 그는 ‘산책 나온 개’와 ‘사람’을 이용자 가치와 매출에 비유했다. 개가 사람보다 앞설 수도 뒤따를 수도 있지만 결코 사람을 떠날 수 없는 것처럼, 이용자 가치가 있는 곳은 반드시 수익화가 가능하다는 것. 그렇기에 세상의 모든 교사가 사용하는 ‘클래스123’을 개발하고 론칭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종국엔 사랑받는 회사, 사회에 기여하는 서비스, 지속 가능한 회사를 꿈꾼다는 사람 좋은 넉넉한 이 대표의 웃음 속에서 언뜻 입신 9단을 꿈꾸는 초단자의 심지를 엿본다.

이충희 대표의 좌충우돌 창업 분투기

창업은 거절의 연속
창업은 끊임없는 거절의 연속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는 이 대표. 창업이란 세상 어딘가에 있을 투자자들에게 투자보고서를 만들고 설득하며, 소비자들과는 ‘써보세요’와 ‘싫어요’를 반복하는 실랑이라고. 계속되는 거절은 마음의 상처를 넘어 다시 시도하는 것조차 두려워지는 후유증을 낳기 쉬우니 스트레스 푸는 요령 하나쯤은 챙기는 것이 좋다.

불편한 상황을 미리 구상하고 방지한다
그는 경영 멘토로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송인애 대표를 뽑았다. 송 대표의 질문은 날카롭고 때로는 불편했다. 생각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상황에 자신을 던져보고 시뮬레이션하게 했는데, 이게 약이 됐다. 철저한 준비는 최악의 상황을 피해간다.

소비자가 먼저, 투자자는 다음
투자자보다 소비자가 먼저다! 사용자인 교사에게 서비스 사용후기와 개선방향까지 듣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이 도출됐을 때 비로소 사업계획서를 들고 투자자를 찾아갔다.

최윤경 객원기자 사진 박명래 객원사진기자​

조회수 : 1,662기사작성일 : 2016-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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